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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야 소녀를 그려줘] 프린세스 메이커 2, 아동노동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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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늘 구현할 게임은 프린세스 메이커. 그 중에서도 명작으로 칭송받는 2편이야.
나라를 구한 용사의 연금이 1년에 500G인데, 마을 레스토랑 스테이크 한 끼 가격이 200G인 가혹한 세계지.
한 달 식비가 30G인 걸 생각해보면 생필품은 싸지만, 그 이외의 모든 물가가 비싼 건가?
이렇듯 연금으로는 겨우 먹고만 살 수 있으니, 딸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해.
아동노동이 정당화되는 중세 판타지 세계니까 가능한 일이지.

먼저 배경과 스타일을 잡아보자.

“90년대 스타일, 중세 판타지, 분홍색 원피스에 곱슬곱슬한 머리의 소녀를 그려줘”

성공적
▲ 성공적

음 적당히 옛날 화풍으로 잘 묘사됐군.
이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자. 대부분 평범한 활동들이니 시작부터 "키에엑" 할 일은 없을 거야.
첫 번째 아르바이트는 집안일이야.

“집안일, 요리, 청소하는 소녀를 그려줘”

저거... 음식...?
▲ 저거... 음식...?

중세 판타지인데 노란 고무장갑이 등장하는 건 애교로 봐줄게.
근데 대체 저 가스렌지는 뭐야!
그리고 손에 든 건 냄비인가? 손에 든 건 뜬금없이 뒤집개고, 걸레로 추정되는 천이 음식과 뒤섞여 있군.
집안일과 요리, 청소를 한 번에 입력한 내 잘못이네.
그렇다면 집안일 중 하나만 시키자.

“접시를 선반에 정리하다”

성공적
▲ 성공적

역시, 이상한 명령 실수만 없으면 "키에엑" 할 건 없다고.
이제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해보자.

“여관에서 아르바이트, 이불을 세탁하는 소녀”

드럼 세탁기가 때가 잘 빠지죠
▲ 드럼 세탁기가 때를 잘 뺴죠

드럼 세탁기이!? 이 게임 배경은 중세 판타지라고!
아까 부엌에 가스레인지가 있었을 때 슬쩍 '중세' 가중치를 올려놨는데도 이 모양이야!

“커다란 물통에 이불을 담가서 세탁하다!”

이불에 누워서 빨래를?
▲ 이불에 누워서 빨래를?

음... 배경을 여관이라고 지정하니 내부 숙박 시설을 중점으로 표현하다가 '이불 빨래'를 '이불 위에서 빨래'로 잘못 해석했구나.
그렇다면 장소를 바꾼다.

“여관의 뒷마당! 물이 담긴 커다란 통에 이불을 넣는다! 빨래!”

물 in 통? 통 in 물?
▲ 물 in 통? 통 in 물?

통에 물을 담으라 했더니, 물에 통을 띄웠구나. 물이란 깨달음을 은유하는 것인가...
뭐, 어찌됐건 물이 담긴 통에 이불이 담겼으니 그럭저럭 빨래 아르바이트는 성공 아닐까?
다음 아르바이트는 돈을 많이 주는 농장 일이야.

“쇠스랑으로 짚 더미를 수거하기”

저게... 쇠스랑?
▲ 저게... 쇠스랑?

저게 쇠스랑님? 마스터 위쳐도 한 방이면 충분한 쇠스랑이 뒤집개로?
쇠스랑이 영어로 'pitchfork'인 건 확실해 보이는데... 왜 안 나오지?

“쇠스랑(pitchfork)을 강조!”

나는 죽음을 수확하는 자
▲ 나는 죽음을 수확하는 자

이건 쇠스랑이 아니라 큰 낫(scythe) 아니니?
둘 다 같은 농기구라고 아무거나 가지고 온 거야?
다른 농장 일을 하자. 이번엔 말에게 밥을 주는 거야.

“말에게 당근을 먹이다.”

09 머리에 당근... 예쁘네
▲ 머리에 당근... 예쁘네

대체 말 귀는 왜 토끼 귀야? 저런거 그리라고 한 적 없는데?
'당근→토끼가 좋아함→토끼' 같은 의식의 흐름이야?

“토끼를 금지어로 추가!”

당근을 찾아보세요(0/5)
▲ 당근을 찾아보세요(0/5)

당근을 무슨 숨은그림찾기처럼 여기저기 숨겨놨군.
이걸 어떻게... 어떻게 이해시키지......

에잇, 그냥 다음 아르바이트로 간다!
이번엔 마을의 식당에서 일해야 해!

“마을의 식당, 손님에게 스테이크를 서빙하는 소녀”

이... 이렇게 서빙하면 되나요?
▲ 이... 이렇게 서빙하면 되나요?

스테이크를 맨손으로?
내가 접시에 올리라고 안 해서 그렇구나. 내 잘못이네.
...... 설마 진짜 그런 이유야?

“접시 위에 올린 스테이크를 손님에게 서빙!”

접시에 올린 후 이렇게 서빙하면 되나요?
▲ 접시에 올린 후 이렇게 서빙하면 되나요?

스테이크를 접시에 올리긴 했는데, 서빙은 맨손으로?
내가 손님에게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를 서빙하라고 안 해서?
...... 진짜로?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를 들고, 손님에게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를 전달!”

그럭저럭 성공
▲ 그럭저럭 성공

손님의 특징을 따로 적지 않으니 소녀와 외형이 공유되어 나오는군.
아무튼 서빙은 그럭저럭 성공이야.
이제 주방에 가서 무를 썰자.

“주방에서 부엌용 식칼로 무를 썰다. 장소, 도구, 대상, 행위 모두 입력했다.”

대참사
▲ 대참사

맙소사, 싹둑싹둑 열매 능력자였나?
악마의 열매를 금지어로 지정하면 되나?

컥... 마지막 아르바이트로 가자!
이번엔 보육원 아르바이트야! 아기들을 돌보는 역할이지.

“보육원에서 아기 돌보기, 우는 아기를 달래는 소녀”

울음바다
▲ 울음바다

애가 너무 서럽게 울잖아! 우는 걸 달래라고 했더니 같이 우는 건 또 뭐야?
이대로는 애가 탈진하겠어. 까꿍을 해주자. 영어로는 'peekaboo'라고 하는군.
그냥 까꿍만 입력하면 또 엉뚱한 게 나올 것 같으니, 행동을 순서대로 묘사해 줄게

“아기에게 까꿍,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리기”

의미불명의 동인지 표지처럼 됐다
▲ 의미불명의 동인지 표지처럼 됐다

대체 왜? 뭣 때문에?
'손으로 얼굴을 덮다'를 뜻한 'cover'를 책 표지 커버로 해석한거야?
중의적 표현인가?

키에에에엑!!
▲ 키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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