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신소] 유려하고 유머러스한 쯔꾸르 '아르티스 임팩트'

8월 둘째 주는 유독 눈에 띄는 신작이 다수 출시됐습니다. '마피아: 올드 컨트리' 외에도 '타이니 북샵', '귀멸의 칼날 히노카미 혈풍담 2', '이즈 디스 시트 테이큰' 등 여러 재기발랄한 타이틀이 다수 나왔죠. 그 중 유독 눈에 띈 픽셀 그래픽 RPG가 있었는데, 바로 '아르티스 임팩트(Artis Impact)' 입니다. 

아르티스 임팩트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쯔꾸르(RPG 메이커) 신작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특유의 픽셀 그래픽입니다. 첫인상은 손으로 그린 듯한 진지한 스케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또 멸망해가는 세계가 배경인만큼 그래픽과 더해져 시작부에는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죠.

하지만 이런 진지한 분위기는 게임 시작 5분 만에 깨져버립니다. 게임의 주인공은 상복처럼 검은 드레스와 희고 긴 머리를 지닌 여자 요원 아카네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범상치 않은 전투력을 보유했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상당히 바보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메이지 온천에서 임무를 수행하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특산물 모찌 떡을 떠올린다거나, 숙박비를 안 내서 임무 도중 쫓겨나 근처 동굴에서 자다가 북극곰과 마주하기도 하죠.

특히 당황스럽거나 기묘한 상황과 맞닥드리면, 아름다운 아카네의 표정이 한껏 일그러지며 얼굴 개그를 선사합니다. 전반적으로 일본 만화책 특유의 과장된 연출이 두드러지죠. 이타적이고 귀여우면서도 자주 망가지는 아카네와 상반된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도우미 로봇 '봇'의 대화는 이런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강화합니다.

전반적인 플레이는 고전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 생활 시뮬레이션을 더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 아카네는 각종 임무를 받아 이를 수행하기 위해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도시 밖으로 나가면, 캐릭터와 도시가 자그맣고 귀엽게 도식화되죠. 기술에 의존하던 인류 문명은 붕괴됐고, 위협적인 AI는 생존자들을 천천히 압박해옵니다. 살아남은 이들 중에는 저항을 포기하지 않은 특수요원 집단 '리트'가 있으며, 아카네 역시 이들의 일원입니다.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는 여러 생활 관련 활동이나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합니다. 주변 마켓에서 아르바이트로 추가 수입을 얻거나, 은행 이자나 부동산을 관리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헬스장에 가서 몸을 단련하고 펀칭백을 두들기며 약간 강해지는 것도 가능하죠. 이를 하지 않아도 메인 스토리 진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반복하다 보면 비밀스런 상호작용이나 숨겨진 요소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합니다. 사이드 퀘스트에서는 독창적인 퍼즐풀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전투는 JRPG 느낌의 턴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다만 최근 호평을 받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처럼 역동적인 요소는 적고, 서로 정직하게 스킬과 공격을 주고받습니다. 적들은 한번 제거되면 다시 부활하지 않으며, 핵심 보스전 외에는 전투 자체가 적은 편입니다. 대신 보스전에 돌입할 때 유려한 픽셀 연출이 강조되며, 이때만큼은 진지하고 멋진 아카네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르티스 임팩트는 11일 기준 스팀에서 '대체로 긍정적(79% 긍정)' 유저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숨 막힐 듯 아름답고 예술적인 픽셀 그래픽", "쯔꾸르라고는 믿기지 않을 품질", "가장 매력적인 요소가 숨겨져 있어 잘 찾아봐야 하는 게임" 등 호평이 나옵니다. 다만 메인 스토리만 진행하면 분량이 상당히 짧고 수많은 이야기를 모두 놓칠 수 있어 불친절하며, 전투가 단조롭다는 지적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