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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 선두를 달리던 엔씨소프트는 2023년부터 급격하게 힘이 빠졌다. 연 매출은 2.5조 원에서 1.7조 원으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 역시 5,590억 원에서 1,373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엔씨소프트가 선택한 비장의 한 수는 대표 체제부터 전반적인 체질을 개편하는 것이었다. 창업 때부터 유지해 온 김택진 대표 1인 체제를, 2023년 12월에 영입한 박병무 대표가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한 것이다.
박병무 대표는 2024년 3월 28일에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박 대표가 앞세운 전략은 확실했다. 경영진을 포함한 희망퇴직과 개발 자회사 분사 등을 토대로 다소 비대하다고 평가됐던 본사 규모를 축소하고, 자체 개발에 퍼블리싱까지 동원한 신작 확보로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는 점이다.
이 중 구조조정은 회계상으로는 성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회사 성장보다는 '관리' 영역에 가깝다. 더 큰 확대를 바란다면 매출 증가가 뒤따라줄 필요가 있고, 특히 신작이 그 동력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다. 더불어 개발진 다수가 이탈하면서 자연스레 개발력 감소 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박병무 대표 취임 후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아쉬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병무 대표는 작년에 내부 평가 기준을 조정해서라도 많은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신작 다수를 시장에 선보였다. 2024년에 출격한 주요 신규 타이틀은 배틀크러쉬, 호연, 저니 오브 모나크다. 세 게임 모두 별도 매출이 공개되지 않을 정도의 미미한 성적에 그쳤다. 호연과 저니 오브 모나크는 각각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블레이드앤소울과 리니지를 기반으로 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고, 난투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던 배틀크러쉬는 5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박병무 대표 취임 후 엔씨소프트 히트작은 '0'인 셈인데, 내부 평가 기준 조정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엔씨소프트 작년 연 매출은 1조 5,781억 원으로 11%가 줄었고, 영업손실 1,09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의 59%를 차지하는 주요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게임별로 보면 리니지M은 전년보다 1% 낮아지는 데 그쳤으나, 리니지2M은 30%, 리니지W는 41%, 블레이드&소울2는 38% 감소했다. 앞서 이야기한 게임 중 가장 오래된 리니지M 매출이 가장 높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그리고 올해 매출도 리니지M이 견인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신작 흥행보다는 기존작 업데이트를 토대로 매출을 떠받치는 경향이 짙다.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목됐던 해외 실적 부진도 작년 기준으로 보면 해소되지 못했다. 관련 시도는 많이 있었다. 작년 10월에는 쓰론앤리버티를 글로벌에 출시했고, 작년 12월에는 저니 오브 모나크를 한국,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등 241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그럼에도 작년 해외 매출은 5,437억 원으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로열티 매출은 쓰론앤리버티 영향으로 26% 증가했으나, 아시아가 35% 감소한 것이 컸다.
이에 올해 들어서는 블레이드앤소울2 중국 출시, 리니지2M 동남아 6개국 서비스, 블레이드앤소울 네오 스팀 출시 등으로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블레이드앤소울2의 중국 성적은 현지 마켓에서 집계조차 안 될 정도로 처참한 성적이고, 나머지 분야에서도 극적인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 엔씨소프트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줄었고, 2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7% 늘었다. 여기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는 37%, 2분기에는 36%에 그쳤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5%였다.
마지막으로 퍼블리싱 및 국내외 투자 역시 아직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작년부터 스웨덴 문 로버 게임즈, 미국의 엠티베슬,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 등 해외 개발사에 투자하며 신작 확보에 나섰고, 국내의 빅게임스튜디오, 미스틸게임즈 등에 투자하며 각각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을 손에 넣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게임 중 현재까지 출시된 것은 없다.

출격이 요원한 신더시티, 아이온 2의 어깨가 무겁다
엔씨소프트 자체 개발작은 아이온 2와 신더시티가 있다. 이 중 신더시티는 올해 게임스컴에서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PvE를 중심으로 한 시연 버전이 공개됐는데, 비주얼은 괜찮지만 조준 방식과 컨트롤이 불편하고 건플레이 측면에서는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출시까지는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서비스를 종료한 배틀 크러쉬를 포함해 프로젝트M, 도구리 어드벤처, 택탄 등 기존에 제작하던 신작 다수를 정리했다.
종합하자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까지 3개 IP를 주축으로 한 매출 신장은 한계에 다다랐고,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 투자 등으로 확보한 슈팅과 서브컬처로의 진출은 아직 첫 발도 못 뗀 상황이다. 박병무 대표가 구상한 계획은 있으나, 본격적으로 시행 단계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러한 행보는 올해 3월에 김병규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 넷마블과 확연히 차이나는 부분이다. 올해부터 코웨이 경영에 집중하던 방준혁 의장이 넷마블을 직접 챙기고 있으며, 김병규 대표 체제에서는 주기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며 괄목할 성과를 이어갔다. 올해 주요 타이틀만 따져도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까지 3종을 출격시켰고, 세 게임 모두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신작 수명이 짧아지고 있으며 낮은 영업이익률 등이 과제로 남아 있으나, 넷마블은 신규 타이틀 출시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박병무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19일 출시되는 아이온 2를 통해 반드시 뚜렷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저니 오브 모나크, 블레이드앤소울을 원작으로 삼은 블레이드&소울2가 모두 미진한 성적에 그쳤기에, 아이온 후속작을 자처한 아이온 2마저 참패한다면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는 3개 IP를 토대로 한 신규 타이틀이 모두 시장에서 외면받았다는 참담한 결과를 보게 된다. 아울러 박병무 대표 역시 취임 후 '첫 히트작'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1일에 공개한 생방송에서는 어비스 등 45레벨 이후 즐기는 주요 콘텐츠와 유료 아이템 구성, 개발 방향성 등이 소개됐다. 골자는 유료 아이템은 멤버십, 패스, 꾸미기 아이템으로 제한하고, PC와 모바일 모두 수동 컨트롤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쓰론앤리버티를 연상시킨다. 쓰론앤리버티 역시 유료 상품 판매가 적었고, 전면 수동으로 즐기는 MMORPG를 지향했다. 다만 상품 구성과 컨트롤 방식은 재미와는 연결되지 않으며, 자동을 기반으로 설계한 필드를 수동으로 플레이하도록 하며 길 찾기 등에 애로사항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요컨대 저렴하고, 수동 조작의 맛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아이온 2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이온 2만의 색다른 재미나 참신한 게임성을 선보여야 눈이 높아진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다. 유료 아이템 자체가 정액으로 판매되는 패스와 멤버십 중심이라 게이머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매출 성장에 직결된다. 오는 11월 출격할 아이온 2가 어려운 과제를 달성하며 위기에 빠진 박병무호 엔씨소프트를 구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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