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선을 넘고 나자 무서울 정도로 몰두하는 두 사람. 오늘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익숙해진 걸까, 마치 연인처럼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하루미: 내일, 어떻게 할까? 히로미: 응? 내일? 하루미: 벌써 잊어버렸어? 내일 등교일이잖아. 히로미: 아, 그렇지, 그렇지. 하루미: 역시 나가야겠다. 학교 안간게 아빠한테 들키면 안되고, 반 애들한테도 의심 살 테고. 히로미: 그렇겠지. 하루미: 그러니까, 전처럼은 안 되는 거야? 내일은 꾹 참아야 된다고. 히로미는 하루미가 정말 좋아져버리고 있다. 예전에는 그냥 동생으로써 '좋아'했지만, 몸까지 하나가 된 지금,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더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제동을 걸고 있지만, 이대로 관계가 지속된다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위험함을 느끼는 히로미. 부모님들이 돌아올 시간도 점점 가까와지고 있는데… 히로미: (그러고보니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오면 이 관계도 끝나겠지…) 오후의 풀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수영부 학생들이 한쪽에선 열심히 연습을, 다른 한쪽에선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하루미도 있었고 히로미도 있었다. 히로미는 한창 친구 레이지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줄곧 하루미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 중이다. 히로미: (혹시 나처럼, 하루미도 나에 대해서…) 레이지: 그건 그렇고, 하루미짱. 요즘 최근 이상하게 신체 라인이 여자답게 변한 거 같은데. 히로미: 가슴 큰건 옛날부터 그랬다구. 레이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전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어. 움직임이라던가 분위기라던가… 확실히 성숙해졌다니깐. 나중에 하루미에게 레이지 녀석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말해두기로 하는 히로미. 레이지: 저건 말이지, 남자친구가 생긴거야. 응, 틀림없어. 히로미: 남자친구? 레이지: 응, 여름방학이니까 별로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 히로미: 남자친구…말이지. 레이지: 오빠로서는 어떠냐? 저렇게 귀여운 여동생한테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면? 히로미: 좋은 일이지 뭐. 계속 혼자서 있을 것도 아니구. 레이지: 뭐, 그렇지. 하루미짱 정도 레벨이라면 남자애들도 가만 놔두지는 않을 것 같고… 그래도 혹시 이상한 남자한테 걸리면 어떡하냐? 하루미짱을 울게 만든다든지… 히로미: 그 새끼를 죽여버리겠다!!!! 레이지: -_-;; 야야, 농담이야… 순간 흥분한 히로미, 놀라서 주변을 쳐다보니 부원 몇 명이 놀란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히로미: … 미안. 레이지: 아냐, 사과할 것까진 없고. 훗,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동생을 생각해주는 오빠가 있으니, 하루미짱은 정말 행복하겠구나. 히로미: … 행복… 하루미에게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의 행복은… 방과 후 집에 가려고 교문 앞을 나오니 하루미가 마중 나와 있다. 생각지도 않게 집에 함께 가자고 지금까지 기다려준 하루미를 보니 왠지 어제까지의 하루미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혹시… 하루미: 어떻게 한 건대? 같이 가? 아님 가지 마? 그렇군. 하루미는 '남매'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건 나도 계속 생각하고 있던 것. 부모님이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 해서든 끝내지 않으면 안 된다. 전철에서 내린 후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지난 번 갔던 연꽃길로 가자고 한다. 역시 '남매'라서 두 사람의 생각이 통한 것일까… 아니면 '연인'이라서…? 하루미: 이제 곧, 아빠 엄마가 오시겠네. 히로미: 그렇겠지. 하루미: 그러면, 역시 그만둬야겠지.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미가 말한다. 그래. 지금까지의 관계, 이곳에서 모두 없었던 일로, 아니… 그저 즐거웠던 추억으로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거야. 분명 하루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 이렇게 히로미는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생각은 계속 이어진다. 하루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지금 말할 수 없다. 말해선 안 된다는 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만일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말해서, 하루미가 내 기분을 받아들여준다면… 우리들은 지금 이상으로 더 열중하게 되겠지. 이 관계를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숨기면서… 하지만 그렇게 계속 숨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넘치는 기분을 다른 사람이 알게 돼버릴 것이다. 관찰력이 조금이라도 좋은 녀석들이라면 우리들을 한번 보기만 해도 무언가를 느낄 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주변에서 알게 된다면… 세상이 어떤 눈으로 우리들을 바라볼 것인가는 어린애라도 알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하루미를 어떻게 지켜줄 것인지 자신이 없다. 하루미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그게 지금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다. 세상의 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이 살아가야만 하는 인생이라니… 그러기에 더욱 더 말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있었던 서로의 행동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서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H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하루미: 우왕 싫어! 나중에 음란하다고 미움받으면 그건 다 바보 오빠탓이니까! 히로미: … 괜찮아. 하루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하루미: 엣? 히로미: 그래도 혹시 미움받으면, 나한테 와서 맘껏 울어도 돼. 어릴 때 그런 일 있을 때 항상 그랬던 것 처럼말야. 하루미: … 히로미: … 하루미? 히로미: 그렇게 … 상냥하게 대하지 마… 이 바보오빠야… 드디어 울음을 터뜨리는 하루미. 여름, 연꽃, 저녁노을, 새 우는 소리, 옆에 있는 하루미… 최고로 아름다운 것들만 모여있는데 왜 이렇게 슬픈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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