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식당 옆에 새 식당이 생겼더군요. 겉보기에도 더 화려하고, 전에 다니던 식당의 주방장도 스카우트 해와서 그런지 그곳을 찾아가 보게 되었죠. 그 주방장이 `신 메뉴`를 내놓더군요. 저같은 손님의 입장에서는 `신 메뉴`가 `구 메뉴`보다 맛있길 바랄 것이고, 주방장 역시 맛있게 만들려고 많은 연구를 했겠죠.
`테라`도 이제 곧 식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새로운 음식입니다. 주방장은 오랫동안 음식을 만들어온 베테랑이고, 재료 또한 최고급이죠.
저는 잔뜩 기대하고 주방장이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어보았습니다.
1. 캐릭터 선택 - 개개인의 입맛을 모두 맞춰줄 수 있다.
음식의 색은 먹는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죠. 그만큼 첫 인상이 중요한 것이고 보기에 흉하면 맛도 없을 것 같다는 말이겠죠. , `테라`에서는 그 색이 얼마나 다양하고 보기 좋을까요?
아리따움, 멋짐, 귀여움 등등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각각 다른 인물상을 원하죠. 그런 점에서 일단 테라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군요. 왜냐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에서 모든 유저들의 취향을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죠. 한결같이 아름답기만 한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만 즐비한 게임들보다는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더군요.
다만 커스터마이징 부분은 아직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온`이나 `C9`의 경우, 캐릭터의 신체 구조를 모두 자기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지만 `테라`는 아직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네요.
2. 인터페이스 - 콘솔 게임을 하는듯한 착각?
종전까지 먹던 음식은 포크로 콕콕 찌르면 바로 입에 넣을 수 있었는데, 이번 신 메뉴는 포크를 주지 않더군요. 어찌 해야 될 지 난감해하고 있는데, 주방장이 와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테라`는 논타겟팅 게임입니다. 그 동안 타겟팅되는 게임만 해오던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몹시도 어색한 시스템이 아닐 수가 없죠.(콘솔게임이나 C9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한결 낫겠습니다만...)
그런 불안감을 미리 안고 시작했는데, 웬걸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더군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NPC 근처에 가면 그때그때 시스템메시지를 화면 중앙에 띄워주는데 손이 멀리 갈 필요 없이 F키를 누르면 대화가 진행됩니다. 또한 Alt키를 누르면 바로 일반 타겟팅 게임처럼 메뉴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F키와 Alt키는 주로 사용하는 이동키 WASD와 가까이에 위치해두는 센스 덕에 사용하기가 참 편하더군요.
아직 적응이 덜 되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투 시에는 컨트롤이 좀 어렵더군요. 특히 느릿느릿한 공격을 자랑하는 광전사의 경우는 타점이 너무나 현실적인 탓에 바로 앞에 있는 적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게임의 발전을 위해선 이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죠? 아 물론 좀 더 편하게 고쳐주면 더 좋겠습니다.
3. 그래픽 - 좋으면 뭐하나, 어차피 낮춰서 해야 되는데?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죠. `테라`는 시작부터 이 `보기 좋은 떡`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허나 이 먹음직스러운 떡을 보지도 못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지겠죠?
최고 사양으로 전체화면으로 돌려본 `테라`의 세계는 아름다웠습니다. 그 동안 느껴봤던 그 어떤 온라인게임들보다 좋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정도였죠...
그렇게 감탄 한번 하고 나서는 사양을 내리고 창모드로 플레이 했습니다.
컴퓨터 사양이 구리다느니 소리를 듣기 싫어서 먼저 말하지만, 저는 그래픽 카드를 태울 정도로 컴퓨터를 힘들게 한다는 루머를 가지고 있는 C9도 최고사양으로 무난히 돌리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BT라 유저가 얼마 없는 상황에서도 이런데, 나중에는 어찌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냥 어서 빨리 최적화 좀 신경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4. 테라 만의 매력 - 아직은 없다?
논타겟팅이고, 그래픽이 월등히 좋고, 유저 편의를 봐주는 등등. 뭔가 장점은 많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다만 `테라`가 이대로 정식 서비스를 한다면 저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논타겟팅이 매력이라고요? 저는 C9을 했던 유저라 솔직히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래픽은 앞서 말했다시피, 최적화 되면 다시 이야기 해도 늦지 않을 것 같고요. 인터페이스가 보기에도 좋고 편리한 건 정말 장점일 뿐이지 매력일 수는 없겠죠.
이건 큰 문제입니다. 한 번의 호기심으로 그 음식을 맛볼 수는 있겠지만, 생각보다 맛이 없거나 전에 먹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다시 그 음식을 먹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맛집`이 되려면, 맛도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 입소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게를 삐까뻔쩍하게 짓고, 광고를 아무리 해대도 정작 손님들이 맛을 못 느끼면 소문도 안 나고, 그 곳은 망할 수밖에 없겠죠.
물론 한 명의 보잘 것 없는 사견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미 수없이 많은 온라인 RPG 게임에 익숙해있는 유저들의 높아진 입맛을 자극할 `킬링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이 점을 명심해둬야 `테라`도 아쉽게 잊혀져 간 다른 게임들의 길을 따라 밟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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