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오늘도 채집성이라 불리는 천족 꼬꼬마 캐릭터가 엘테넨을 어슬렁거리고 있어요. 용필이 형님의 노랫말처럼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가 아니라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 불리고 싶지만 레기온 사람들은 그냥 하이에나 채집성이라 놀려대요.
사냥이 아닌 순수 채집 + 제작 의뢰만으로 만 레벨을 찍으려는 채집성의 대 위업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기온 식구들은 그저 재료 좀 달라고 굽실거리고 있어요. 대체 누가 누구한테 하이에나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어요.
채집성은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도 않다.’는 말을 그제야 이해했어요. 어쩔 수 없이 모아둔 채집물들을 레기온 하이에나들에게 뜯기고 다시 채집을 하러 엘테넨으로 향해요.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멀 정도로 휘황찬란하고 고귀한 자태를 뽐내는 아다만타이트가 채집성을 반겨주며 위로해 줄 거예요.
이미 엘테넨의 모든 채집물 리젠 위치를 기억하는 채집성에게 아타만타이트를 찾아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에요. 레이더에 채집물 위치를 표시해주는 ‘채집꾼 모자’는 뉴비 채집성에게나 어울리는 물건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여태까지 순수 채집 + 제작의뢰만으로 레벨을 올린 채집의 달인답게 몬스터의 인식범위를 피해가며 채집하는 것은 기본 페시브 스킬로 자리 잡았어요. 손쉽게 첫 번째 아다만타이트를 발견한 채집성은 비 사이로 막 갈 기세로 몬스터 사이를 유유히 지나 땅을 파기 시작해요. 광물을 곡괭이로 캐지 않고 땅을 파 채집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지만, 뿌리까지 뽑아 아껴 쓰라는 NC의 참된 교훈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요. 첫 번째 타겟을 우클릭하는 순간 믿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어요. 채집 게이지에 보라색 광채가 비추며 단 1초 만에 아다만타이트의 뿌리를 뽑아낸 것이에요.
채집성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요. ‘오늘 하루 일진이 좋구나!’라고 좋아하며 두 번째 아다만타이트를 우클릭 하는 순간 Olleh! 순수한 아다만타이트 광석이 떴어요! 채집성은 마치 오늘 로또를 사지 않으면 다시는 인생역전이 일어나지 않을 듯한 느낌의 천운이 자신에게 강림했다고 확신하며 기쁨의 봉산탈춤을 춰요.
채집성은 오늘이야말로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며 세 번째 채집물로 이동해요. 유유히 활강을 하며 커다란 암벽을 도는 순간 까마귀 까치 무리가 오작교를 연결해줄 기세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걸 발견해요. 눈앞에 펼쳐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채집성은 당황해요. 분명 이 지역은 마족들이 올 이유가 전혀 없는 지역임에도 대략 2~3파티 규모의 마족들이 천족들을 썰고 있어요. 사냥이라곤 데바 전직 퀘스트 밖에 해본 적이 없는 채집성은 평타 한 방 날리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썰렸어요. 하루종일.
채집성은 ‘첫 끗발이 개 끗발이다.’라는 명언도 오늘에서야 이해했어요. 다음날 분노한 채집성은 이 어처구니 없는 일화를 다른 채집성들과 공유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요. 순간 채집성은 자신의 캐릭터 사진이 어처구니 없는 제목과 함께 메인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해요.
채집성은 자신을 오토 취급하는 마족과 NC에게 분노하며 해명의 댓글을 남기려 하지만, 자신을 두 번 죽이는 레기온 식구들의 리플을 발견해요.
채집성은 거품을 물어가며 레기온 식구들에게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이나 까먹으라는 할미넴의 욕설을 내뱉어요.
40레벨을 눈앞에 둔 닥사성은 오늘도 어김없이 벨루스란의 키눈가프 얼음도시로 향해요. 데바 전직 퀘스트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미션과 퀘스트를 하지 않고 순수하게 사냥만으로 레벨업을 해온 닥사성은 그저 묵묵히 몬스터만 사냥할 뿐이에요. 직업도 솔플에 최적화되었다는 정령성이라 무한 사냥이 가능해요. MP가 없어도 알아서 몬스터를 잡아주는 바람정령이 고마울 따름이에요. 간혹 같이 퀘스트를 하자며 파티 초대를 하는 다른 유저들이 있지만 닥사성은 그런 친절함마저 귀찮게 느껴질 뿐이에요.
닥사성은 파티 플레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어 인맥이라곤 같은 서버에 플레이 하는 만 레벨 친구밖에 없어요. 그나마 매일 암포가고 시공 타느라 정신이 없어 같이 놀아주지도 않아요.
당장에라도 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분노의 헥토파스칼 킥을 날려주고 싶지만 귀여운 바람정령이 “날 두고 로그아웃하지 말아줘!”라며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말하는 것 같아 계속 사냥을 해요.
하루종일 귀여운 바람정령과 몬스터 사냥을 즐기고 저녁을 먹으려던 찰라 만 레벨 친구 녀석이 이제 슬슬 파티플레이를 배워야 한다며 자신의 수호성 부 캐릭터로 접속해 억지로 불신 파티에 납치해요. 부 캐릭터가 있음에도 같이 사냥하자는 제안을 거절했던 녀석에게 분노의 헥토파스칼 킥을 연속으로 먹여주고 싶지만 나를 위해 인던 파티를 만들어준 친구가 한편으로는 고맙게 느껴져요.
닥사성은 빛의 속도로 파티원 소환 스킬을 검색해봐요. 솔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스킬이라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내요. 아차 싶었지만 이미 배우기에는 늦었어요.
파티원들이 모두 모이고 불신을 탐험하기 시작해요. 정신없이 진행되는 파티 플레이가 낯설지만 색다른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딜링을 해요. 드디어 마지막 보스인 크로메데가 눈앞에 보여요. 재정비를 하고 바로 시작한다는 친구의 말에 휴식을 누른다는 것이 정령 공격 명령을 입력해 바람의 정령이 크로메데에게 돌진했어요. 당황한 친구가 바로 크로메데에게 달려갔지만 불쌍하게도 바람의 정령은 이미 이 세상에 없어요. 물론 바람의 정령이 없다고 못 잡을 크로메데는 아니지만 아무런 아이템이 나오지 않자 파티원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웃사이더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나를 까는 파티원들에게 변명조차 못하고 있는 닥사성은 파장을 맡은 친구에게 구원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친구 녀석이 앞장서서 닥사성을 까고 있어요.
닥사성은 바로 컴퓨터를 끄고 친구의 집으로 뛰어가요. 글: 게임메카 최성호 기자(aion@gamemec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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