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아이온에서
‘왕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최고의 귀족 클래스 치유성. 하지만,
파티플레이 시 동료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파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지탄받는 자리가
바로 치유성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 불거진 ‘용신장의
전곤’ 논란과 치유성을 무시하는 유저들의 거듭된 발언은 오늘도 열심히
팀의 체력을 책임지는 그들을 힘 빠지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터져버린 걸까, 최근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특별한 글이 하나 올라오면서 많은 치유성 유저들의 뜨거운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치유성의, 치유성에, 치유성을 위한 모임. 치유성
인권 보장 위원회(이하 치보회)! 그 중심에 서 있는 유클레아스 서버
‘함주낭’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함주낭: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함주낭:
유클레아스 서버에서 치유성을 플레이하고 있는 함주낭입니다. 치유성
인권 보장 위원회 유클레아스 연합을 맡고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작고 귀여운 캐릭터로 플레이 하고계신 `함주낭`님
|
치유성
인권 보장위원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함주낭:
저희 치보회는 치유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단체로 파티 내에서 치유성의
권리를 저해하는 행위나 아이템 분쟁 등을 제재하고 예방하기 위하여
발족한 단체 입니다. 회원 수는 현재 약 300명 정도이고요. 우연한 계기로
만들게 되었는데 예상보다 상처받고 피해받은 치유성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
공식 홈페이지에 `함주낭`님이 올리신 치보회의 발족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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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성의
권리를 저해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궁금합니다. 함주낭:
주로 제보가 들어오는 사례를 예로 들자면 파티 내에서 치유성을 무시하는
발언이나 욕설, 또는 사용하지 않을 아이템을 입찰하고 나서 외부의
분들에게 판매하려 한다거나 하는 행위 같은 것들이죠.
아까
말씀하신 우연한 계기라는 게 어떤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함주낭:
공식 홈페이지의 치유성 게시판을 자주 보는데요, 게시판의 글들을 읽다
보니 억울한 사연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치유성분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치유성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일종의 신문고 역할을
하는 단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치보회를 발족하겠다는
글만 올렸었는데 생각이상으로 일이 커지면서 처음부터 150여 명의 많은
치유성분이 가입해 주셨어요.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등록되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다른 유저 분들에게도 인정받는 하나의 확고한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치보회의
주 활동인 ‘사건 접수 및 처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함주낭:
일단 치유성분들께서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의 사건 사고들을 보시고
저한테 쪽지나 방명록, 또는 귓말로 제보해주세요. 제가 그 제보를 받고
피해자 분들과 대화를 하거나, 대화가 불가능할 때는 방명록이나 게시판의
사건 관련 글들을 토대로 판단합니다. 해당 사건이 개인적인 오해들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치유성이 피해를 받은 일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큰 기준이고요. 이러한 심사를 통해 치유성의 피해가 가해진 사건이며
이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접수가 되면 그때부터 활동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치유성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회원 분들께 연락을
취해 함께 비매너 유저의 방명록을 통한 경고가 이루어집니다. 이 후에
사과 또는 보상이 3일 이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사건이 일어난 서버에
글을 올리고 캐릭터를 차단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조치가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그럼
현재로서는 다른 서버 분들과의 연락 체계는 쪽지와 귓말 외에는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함주낭:
당장은 연락 체계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 그렇게 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공식 홈페이지의 쪽지, 방명록, 직업게시판을 이용한
방법밖에는 없어서 활동에 제약이 많이 따르는 상황이에요. 회원 수가
늘면 카페 등을 통해 연락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에요. 앞으로 다른
방향들을 생각해보고 좋은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혼자
모든 일을 심사하고 처리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함주낭:
힘들죠. 아무래도 혼자서 하다 보니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일도 많고
부작용도 생겨요. 종종 욕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응원해 주시는
치유성분들의 글을 보며 힘을 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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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모든 일을 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
치보회의
활동은 어떻게 보면 게시판과 방명록을 통한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게임 내에서 직접적으로 성과를 얻은 적은
있나요? 함주낭:
음…. 우선 사건 사고의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하지 못하는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이 활동을 하는
이유 자체가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다른 유저 분들께서 저희의 활동을 보시고 치보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다른 직업 게시판에서도 저희 단체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활동 자체의 존속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을
내다보고 활동하는 단체네요. 멋집니다. 그러면 현재까지 활동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나는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함주낭:
아직 시작 단계이고 할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각 서버의 대표로 활동하실
유저분들도 뽑아야 하고, 사건 사고가 빈번해지면 전 서버의 치유성
분들의 전체 파업까지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러기엔 아직 회원 수도
많이 부족하고 여러가지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그럼
여태까지 다루신 사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사건인가요? 함주낭:
아무래도 ‘용신장의 전투망치 먹자 사건’ 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어떤 유저 한 분이 치유성 분이 드시기로 한 아이템을 제멋대로 입찰해서
드시고는 치유성분께 500만 키나에 팔겠다고 하신 사건이었습니다. 치보회의
활동은 사건 직후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제보는 들어오고
있었어요. 이후에 가해자분은 아이디 변경을 하셨는데 이것도 저희가
알아내서 결국 그분은 그 캐릭터로는 활동하실 수 없게 되었죠. 최근
‘용신장의 전투망치’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데 이번
사건이 다른 아이템에 대한 분쟁과 비매너 유저분들에 대한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템이 뭐길래...
|
어떻게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이 사건이 가장 큰 사건이기도 하겠네요. 함주낭:
네 그렇죠. 이 사건 이후로 저희 단체에 가입하신 회원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저희
기사를 보고 또 다른 억울한 치유성 분들이 치보회를 찾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주낭:
그랬으면 좋겠네요.

치보회
활동을 하시면서 다른 유저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함주낭:
주변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였어요. 힘들겠지만 큰일을 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욕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소수지만요. 모든 유저 분들의 생각과 제 생각이 일치할 수 없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와 뜻이 맞는 몇몇 분들이 계시기에
보람을 느끼면서 하는 거죠. 응원하신 분들은 대부분 치유성 분들이셨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수호성이나 호법성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아이템 때문에 일어나는 직업 간의 분쟁이 이유가 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함주낭: 아무래도 게임 속의 문제들이다 보니 아이템에
대해 민감하신 분들이 많아요.
치보회를
만들만큼 치유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치유성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함주낭:
치유성은 ‘파티의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파티의 후방에서 힐을
하다 보면 다른 직업 분들보다 세심하게 파티 원들을 챙기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게임상에서 친분이 쌓여 많은 분과 인연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워낙 치유성의 수가 적다 보니 파티에 참가하기도
어렵지 않고 언제나 인기인이라는 점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치유성이 개선해야 할 가장 아쉬운 점은? 함주낭:
파티 내에서 치유성이라는 클래스의 위치가 힐러를 맡고 있지만, 현재
아이온 내에서는 치유량 증가에 대한 마석이나 아이템 옵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힐 자체가 치유성의 장비보다는 개인의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파티원의 장비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오히려 치유성의 장비
자체는 힐을 하는데 중요하지 않고요. 아이템이 치유량과 관계된 옵션들이
추가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힐러라는 위치가 갖는 스트레스도 상당해요.
파티의 상황을 예측하고 위험을 대비해야 할 때가 잦거든요. 이런 점들을
다른 유저분들도 이해하고 실수했다고 치유성분들을 너무 질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치보회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함주낭:
결국 앞으로의 목표는 치보회 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없이도 치유성 분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으로썬 이 상황이 바로 개선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선은 치보회의 회원 수 증가와 단체 유지에 노력할
것이고 점차 단체가 커진다면 각 서버 별로 대표 유저분들을 선정하려고
합니다. 각 서버 분들과의 자유로운 연락이 이루어진다면 전 서버의
치유성분들이 단합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치보회 없이도 치유성들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아이온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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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있었던 치유성 전체 파업 같은 전서버적인 활동도
하고 싶으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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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보회
회원들과 다른 치유성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함주낭:
치유성의 자유와 권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아무도 치유성의 권리는 지켜주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치유성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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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치유성의 구원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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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주세요. 함주낭:
처음 인터뷰 제의를 받고 많이 놀라고 떨렸어요.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치보회에 대해 더 많은 유저분께 소개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상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속 시원하고 기사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기도
하네요. 치보회는 치유성들이 단합해서 아이템을 더 먹고 잘 되자는
의도가 아니라 자신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너무
비뚤어진 눈으로 보지 마시고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치보회의
활동이 큰 성과를 내거나 게임 내에서 직접적인 성과를 보여준 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 많은 치유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될 치보회의 멋진 활동들을 기대해본다.
치유성
인권 보장 위원회의 탄생은 어찌 보면 유저들간의 오해와 욕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기 위해 하는 게임,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플레이하며 모두가 즐거운 아이온 세상이 되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aion@gamemec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