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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성앓이, 누가 그들을 눈물짓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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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장르를 막론하고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유저들은 작은 밸런스 변화에도 불만과 불평을 토로하고 다른 직업을 키우거나 게임을 접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금씩 직업 밸런스와 인구의 균형이 맞지 않기 시작하면 점점 유저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유저들의 바람과 개발사의 의도는 항상 같을 수 없고, 그 사이의 접점을 조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1.9 업데이트가 테스트 서버에 이루어지고, 다양한 소식들이 쏟아졌다. 거기엔 신규 스킬과 아이템 옵션 등 직업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직업게시판과 테스트 서버의 직업 채널에서는 환호성과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각 직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특히나 살성 게시판의 분위기는 장례식장 그 자체였다. 지금도 커뮤니티 사이트와 공식 홈페이지 곳곳에서 이번 패치에 대한 살성들의 불만이 터지고 있다. 과연 무엇이 살성들을 이토록 눈물짓게 한 것일까?


▲ 곳곳에서 한탄이 터져나오는 살성 게시판


 

이번 업데이트의 커다란 변화 중 하나였던 ‘충격 해제’. 이 스킬의 등장은 PvP판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간 단시간에 결판나던 전투는 행동불가 쿨타임 기술의 사용을 계산하며 공방을 주고받는 전투로 변화하였다. 많은 유저들이 이러한 변화를 환영했지만, 살성만은 그렇지 못했다. 그간 암습 후 쿨타임 스킬을 전부 쏟아 단시간에 결판을 짓던 살성들은 이제 다른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이다.


▲ PvP의 큰 변화를 부른 충격 해제

그렇다면 충격 해제를 사용한 상대에게 다시 스턴기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되물을 수 있지만, 그것 또한 쉬운 일만은 아니다. ‘충격 해제’가 살성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스턴을 푸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7초간의 스턴 저항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모든 캐릭터가 이제 ‘균열의 갑옷’ 스킬과 똑같은 효과를 가지게 되었고, 이 때문에 살성의 다른 스턴기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암습까지 하향되면서 살성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반격기에 대해서도 살성들은 불만을 내비쳤다. 타 클래스에 비해 살성의 반격기인 ‘연쇄 화인’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리 대미지와 함께 문양 각인을 할 수 있는 이 스킬은 일정 확률로 5단계까지 문양 각인이 가능하다. 검성의 경우 무조건 두배의 공격력을 갖게 되지만, 살성은 일정 확률이라는 조건 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핸디캡을 갖고 있는 셈이다.


▲ 다른 직업의 반격기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게 살성들의 주장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파워북)

이처럼 ‘충격 해제’의 등장은 이번 패치에서 살성들에게 가장 큰 재앙으로 다가왔다.

 

양손 무기를 사용하는 클래스들의 불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합성 시스템. 그러나 이 시스템에 대해서도 살성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합성 후의 능력치가 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석 슬롯과 함께 공격력의 향상 등 그 수치가 그저 기존 양손 무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지나치지 않느냐는 게 살성들의 의견이다.


▲ 합성 무기의 성능은 과하게 좋다?

합성 시스템의 등장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끈 무기는 ‘늘어나는 무기(이하 늘무)’ 옵션, 즉 사정범위를 늘려주는 옵션을 가진 무기들이었다. ‘상대방에게 맞지 않고 때릴 수 있다’는 ‘늘무’ 옵션의 장점은 PvP를 즐기는 밀리 클래스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었고, 무기 선택에 많은 고민을 하게 했었다. 업데이트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 유저들은 합성할 무기를 미리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해당 아이템이 드롭되는 던전에 가려는 파티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늘어나는 무기들은 고가에 루팅 거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뜨거운 반응만큼이나 큰 논란이 되고 있다.


▲ 패치 소식 이후, 뜨거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군단장 창`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파워북)

살성들은 ‘양손 무기 합성 시 하나의 무기만 ‘늘무’ 옵션을 가지고 있으면 합성 무기도 그 옵션을 갖게 된다’라는 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손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특수 옵션을 적용받기 위해 해당 옵션을 가진 무기를 쌍수로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합성 무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공격 속도 증가, 마법 계열 클래스의 시전 속도 증가 옵션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검성

단검, 장검, 전곤, 대검, 미늘창, 활

수호성

장검, 전곤, 대검

마도성

보옥, 법서

정령성

보옥, 법서

살성

장검, 단검,

궁성

장검, 단검,

치유성

법봉, 전곤

호법성

법봉, 전곤

<직업별 착용 가능 무기>

또한, 이번 합성 시스템에 대해 살성들은 ‘특정 클래스가 완전히 배제된 불공평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양손 무기만 가능한 합성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한 손 무기만 착용하는 클래스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처지인 수호성이나 치유성은 대검과 법봉이라는 대안이 있지만, 살성은 그야말로 한 손 무기 밖에 착용할 수 없다. 개발사의 의도가 어땠건 간에, 시스템적으로 완전히 배제되어버린 꼴이다. 소외 당하는 양손 무기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그 해결책이 과연 ‘합성시스템’의 등장밖에 없었는지, 많은 살성들이 의문을 던지고 있다.

 

1.9 업데이트에서 다른 능력치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물리 치명타 저항/방어 옵션. 이 옵션은 치명타에 맞을 확률 또는 치명타 대미지를 줄여주는 옵션으로 물리와 마법의 형태로 구분되어 있다. 게다가 PvP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뒤,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현재는 아이템 강화와 일일 퀘스트 보상 날개, 주문서를 통해서만 올릴 수 있지만, 이후 업데이트에서 치명타 저항 옵션 아이템들이 등장한다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온 치명타저항

치명타 저항 옵션은 유저들의 아이템이 점점 좋아지면서 높아진 딜링 능력을 조절하려는 의도로 등장한 듯하지만, 이로 인해 밀리 클래스는 장비 세팅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다른 유저의 치명타 저항이 높아질수록 딜러들은 치명타를 높여야만 기존과 같은 치명타 확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치명타에 대한 너프나 마찬가지다.

특히 살성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살성이 착용하던 무기들은 기본적으로 높은 치명타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타 클래스보다 높은 치명타 능력치를 가질 수 있는 살성의 특성이 이 옵션의 등장과 함께 희석된 것이 문제다. 결과적으로 다른 클래스들과 비슷한 치명타율을 갖게 됨으로써 살성만 개성을 잃어버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실 1.9 업데이트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살성이 직접적으로 하향된 내용은 없다. ‘충격 해제’와 ‘치명타 저항’ 옵션의 등장이 살성의 매력을 없애 버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그 외의 변경사항은 없기 때문이다. 업데이트를 맞이하여 살성들도 기대가 컸던 만큼, 다른 직업에 비해 상향의 혜택을 느끼지 못한 그들은 큰 실망감을 느꼈고, 이에 대한 아쉬움이 불만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라이브 서버에 업데이트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변경의 여지가 있기에, 애써 키운 캐릭터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닐까? 또, 시간이 흐른다면 업데이트에 적응한 유저들이 다양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 좌절하기보다는 좀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으로 캐릭터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되며, 흘리던 눈물을 닦고 꿋꿋하게 일어설 살성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aion@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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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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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은 천족과 마족, 그리고 두 종족을 위협하는 용족간 극한 대릭을 그린 RVR 중심 MMORPG다. 동서양 신화 및 설화를 바탕으로 개발된 1,500여개 이상의 퀘스트와 5,000장 이상의 원화 작업 및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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