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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과 먹거리! 미국초행 크앙의 ‘E3 2013’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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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3 2013' 이 열린 LA컨벤션센터 전경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지난 주는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게임쇼, ‘E3 2013’ 이 열렸으니까요.

지난 13일(현지시간) 대망의 막을 내린 ‘E3 2013’ 은 최근 몇 년 새 가장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훗날 올해의 E3를 추억하자면 아마도 신형 콘솔을 주축으로 한 ‘빅 웨이브’ 가 휩쓸고 간 게임쇼로 기억될 것 같네요. 그만큼 많은 게임업체들이 관심을 보였고, 진기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세계 최고의 게임쇼를 만들어냈습니다. 너무나도 보고 찍고 전달해드릴 게 많아서, 3일이라는 시간이 찰나에 지나가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10일 정도 했으면 좋겠는데…

게임메카에서도 ‘E3 2013’ 기간에 특별취재팀을 편성해서 행사 현장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의 다양한 모습을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렸습니다. 미국에 처음 가 본 기자들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공항 풍경부터 길거리, 음식점, 호텔방까지 사진을 찍고 다니더군요. 촌스럽게 말이죠(제가 그랬다는 겁니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았다는 것이겠죠?


▲ 이런 것까지 찍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딱딱한 게임정보 얘기를 떠나, ‘E3 2013’ 이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이모저모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흑인 갱단을 만나 갱스터 랩 대결을 벌이고 총탄이 오가는 가운데서 바이크를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대모험은 없지만, 미국 한가운데 떨어져 허둥대는 서울 촌기자의 ‘GTA: Gamemeca Theft Auto’, 시작합니다.


E3 2013 회장 이모저모

‘E3 2013’ 이 개최된 LA 컨벤션센터는 ‘LA 국제오토쇼’ 등 다양한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초대형 행사장입니다. E3 기간에 맞춰 이 큰 회장 전체가 ‘게임’ 에 특화된 장소로 변하는데요, 곳곳에 걸려 있는 대형 현수막과 랩핑된 이미지, 포스터, 각종 코스플레이어와 조형물 등은 멀리서도 이 곳이 E3 행사장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이번 ‘E3 2013’ 의 최대 화제는 소니의 PS4와 MS의 Xbox One이었습니다. 또한, 이 둘과 퍼스트-서드파티 관계로 얽혀 있는 수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이에 발맞춘 차세대 게임을 대량으로 공개하며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 역시 이번 행사의 주역은 PS3와 Xbox360... 아니, PS4와 Xbox One이었습니다

일단, 올해 E3는 철저히 콘솔과 아케이드, 혹은 PC게이머들을 위한 행사였습니다. 출전작들을 보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PS4와 Xbox One 뿐 아니라 엔비디아 쉴드, 오우야, 오큘러스 등의 신규 기기, 그들에 맞춘 콘솔게임과 PC용 온라인게임이었거든요. 물론 북미에서도 모바일게임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E3 2013’ 을 찾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모바일이 아닌 전통적인 콘솔, 아케이드, PC게임이었고 참가 업체들은 그들의 기대에 한껏 부응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나 일본 ‘도쿄게임쇼’ 등에서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특히나 ‘지스타’ 에서는 회장의 과반수가 모바일게임으로 꾸며진 것과는 꽤나 대조되는 현상입니다. 사실 ‘지스타 2012’ 현장에서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게임쇼 관람하러 왔는데 모바일게임만 하고 간다’ 라는 불평이 나오기도 했는데, 미국은 국토가 워낙 넓잖아요? 300~400km가 아닌 3000~4000km를 날아왔는데 그들이 기대하던 콘솔게임 대작은 없고 모바일게임만 가득하다면? 미국이 총기소지 허용 국가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건이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쇼 자체는 지나치게 복작거리지 않고 적당히 붐비는,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느낌이 듭니다. 회장 자체도 넓은 데다가 타 게임쇼에 비해 관람객 수도 적은 편이죠. 올해는 작년보다 약 2,500명 늘어난 48,200명의 관람객을 기록했지만, 2~30만 명이 입장하는 타 게임쇼에 비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분위기에서 게임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방문객들의 나이대가 다소 높다는 점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비중이 높긴 했지만, 평균 나이대가 30~40대는 되어 보였습니다. 가족이나 학생, 혹은 20대 방문객이 주를 이루는 ‘지스타’ 등과는 다른 모습이죠. 아, 물론 미국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노안인지라 저희가 보기엔 30대여도 실제로는 20대 초반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노년 게이머도 상당수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전반적인 게이머 연령이 높긴 높습니다. 역시 전자 게임의 원조 국가답네요.


▲ 입장 전에는 한 곳에 사람이 몰려 이렇게 와글와글했지만


▲ 전체적으로 이런 밀도였습니다.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고 많은 것도 아니죠


▲ 일례로 휠체어를 타고 게임쇼를 관람하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다들 불편함 없이 편하게 돌아다니시더군요

▲ 표정들이 다들 밝습니다

▲ 헐...


▲ 부스 모델부터 업계 관계자, 관객들까지 모두 여유를 가지고 게임쇼를 즐깁니다


▲ 아, 이분들은 좀 지치신 것 같네요

다만, 미국의 인터넷 사정은 정말이지 미국답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미국답지 않다는 말은 뭔가 부족하고, 빈곤하고, 쾌적하지 않았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호텔의 Wi-Fi는 사람들이 조금 몰리자 카카오톡 메세지조차 보내기 힘겨울 정도로 느렸고, 'E3 2013' 회장은 아예 3G와 전화조차 제대로 터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얼핏 들어보니 통신망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하는데... 결국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몇 시간을 들여 한국에 전송한 뒤, 대신 게재를 부탁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분위기를 전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크앙 기자는 사진 송부를 위해 새벽 4시까지 멍하니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최악의 인터넷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어 갱들이 거닐고 다니는 LA 뒷골목을 뚫고 한인 PC방으로 가고 싶었지만, PC방도 자정이 지나면 문을 닫는다는 소리가 들려와 포기했습니다. 아무튼 한국이 얼마나 통신망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중고게임의 메카, 게임스탑

사실 이번 미국 취재에서는 게임쇼 회장 외에 딱히 특별한 곳을 찾아가지는 못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자체가 해가 지고 나면 문을 여는 상점이 많지 않은데다가, 다운타운 지역을 제외하면 치안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기자는 LA의 밤거리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사실 LA도 사람 사는 동네인지라 억지로 사람들에게 시비 안 걸고, 뒷골목이나 으슥한 길거리를 골라 다니지 않는 이상 위험한 일은 드물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조심하며 다닌 터라 별다른 사고는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렇게 체험기를 쓰고 있죠.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생겼다면 ‘LA 한인타운서 한국 기자 총 맞고 중상’ 같은 기사가 이 자리를 대신했을 겁니다.


▲ 이런 뒷골목만 안 찾아가면 됩니다
사실 인터넷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자포자기로 뛰어들고 싶었어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말로만 듣던 ‘게임스탑’ 입니다. 북미 최대 중고 게임 거래샵인 ‘게임스탑’ 은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데요, 단순히 용산이나 국제전자센터 매장 정도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엄청나게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고객도 상당히 많아서, 북미 게임회사들이 유독 ‘중고게임 규제’ 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게임스탑’ 말고도 월마트, 세븐일레븐 등에서도 손쉽게 중고 게임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그 심정, 알만 합니다.

제가 방문한 게임스탑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시티워크 지점입니다. 얼핏 보면 대규모 게임 매장인데요, PS2부터 PS3, Xbox, Xbox360, PSP, PS비타, Wii, NDS, 3DS 등 기존에 출시되어 있는 대부분의 플랫폼의 게임이 대부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보존 상태 역시 새 제품을 연상시킬 정도였구요. 중고 게임만이 아니라 신작 게임도 판매하고 있으며, ‘GTA 5’ 나 ‘라스트 오브 어스(방문 당시 미출시)’ 등의 대작 게임의 경우 자체적인 예약 판매까지 진행 중이었습니다. 여기에 각종 게이밍 주변기기를 비롯해 액세서리, 포스터 등도 판매하고 있어, 게임스탑 하나만 둘러봐도 미국의 게임 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가격 또한 꽤나 저렴합니다. 중고 기기의 경우 닌텐도 Wii가 79.99달러(한화 약 9만 원), PS3가 199.99달러(한화 약 22만 6천 원), Xbox360의 경우 149.99달러(한화 약 17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이루고 있었으며, ‘리멤버 미’, ‘퓨즈’ 등은 상당히 신작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덤핑 가격으로 9.99달러(한화 약 1만 1천 원, 2종 이상 구매시)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중고 게임은 그 출시 시기와 공급량에 따라 인기 게임의 경우 20달러대 중~후반, 비교적 비인기 게임의 경우 20달러 중반에서 10달러 후반까지, 위처럼 9.99달러의 덤핑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도 많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3DS 게임 중 가지고 싶은 게임이 너무 많았습니다만, 국가 코드 문제로 군침만 흘리다 왔습니다. 아예 본체까지도 사 올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미국 방문 기회가 적군요. 향후 Xbox One 등에서의 중고 게임 규제가 시작될 경우 게임스탑 등의 중고 게임 판매점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텐데, 1년쯤 후에 다시 방문해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 게임스탑 시티워크 지점입니다. 벽 뒤에 공간 많이 있어요




▲ 인테리어만 봐도 단순한 동네 가게는 아닙니다






▲ 한국 기준으로 봐도 꽤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던 중고/신품 게임들


▲ 'GTA 5' 예약 판매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해외 배송 가능 여부를 몰라 못 샀습니다


비싸고 느끼하지만 맛있는… 미국의 먹거리

게임 외에 저를 놀라게 했던 것은 미국의 비싼 물가입니다. 흔히들 최근에는 국내 물가도 많이 올라서 일본이나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제가 체감한 관광객 물가는 꽤나 높았습니다. 특히 먹거리가 말이죠.

넓디 넓은 LA 컨벤션센터를 돌아다니다 보면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파지기 마련입니다. 본 기자 역시 배가 고파져 게임쇼 회장 내의 카페테리아를 찾았습니다. 피자,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 캘리포니아 롤까지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가격이 참 무섭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피자 한 조각에 5달러(한화 약 5,500원), 음료 한 잔에 3.25달러(한화 약 3,600원), 샐러드 하나에 9~12달러(한화 약 1만~1만 3,400원) 정도 하니까요. 국내 기준으로 약 2배 정도 비싼 가격입니다.

물론 재입장이 자유롭기 때문에 바깥에서 끼니를 해결해도 되지만, 어차피 이쪽 물가가 거의 다 이렇거든요. 카페테리아가 외부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애초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냥 익숙해지는 게 낫죠. 괜히 한국 물가하고 일일히 비교하다간 스트레스만 받아요. 뭐, 카페테리아 내의 음식은 조금 짜긴 했지만 제 입맛에는 충분히 괜찮았습니다. 미국 음식들이 은근 퀄리티가 좋아요.




▲ E3 회장 내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와 음식물 가판대들






▲ 굉장히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사진에 보이는 보통 크기의 피자 한 조각과 음료 작은컵이 8.25달러입니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 비해서도 상당히 비싼 가격이죠

다만 미국식 음식만 먹다 보면 상당한 애로사항이 발생합니다. 바로 ‘느끼함’ 이죠. 미국식 음식이야 국내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고 익숙한 맛이지만, 대부분의 음식들이 치즈나 버터를 대량으로 투하해서 맛을 내기 때문에 몇 끼 연속으로 먹다 보면 조금 질립니다. 유럽이나 중국에서도 버터나 기름을 많이 쓰긴 하지만, 미국은 그 중에서도 최고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미국에 그렇게 탄산음료가 많았던 이유 말입니다. 탄산음료 종류만 따지면 국내의 3~4배는 되는데, 처음 보는 음료만 골라 마셔도 배가 꽉 찰 정도더군요.

고기라던가 과일 등의 농산물은 국내보다 훨씬 싸더군요. 중간에 들른 한인마트에서는 성인 남자 주먹 두 개는 들어갈 만한 바구니에 가득 담긴 체리가 2달러, 수박 하나가 5~6달러로 국내보다 상당히 저렴했으며, 한인 고기집에서 먹은 등심은 1인분이 400~500g은 될 만한 위엄을 자랑했습니다. 그 외에 기름값이나 교외 집값 등도 꽤나 저렴한 편이라 아마도 생활 물가는 생각보다 낮을 것 같기도 하네요.

고백하자면, 미국식 음식만 먹다 질린 기자는 따로 있습니다. 크앙 기자가 속한 기자단은 미국에서 죽어라 한식만 먹었거든요. LA 한인타운은 상상 이상으로 한국색이 강했습니다. 곳곳에서 한국어가 통하는 것은 물론, 인심까지 한국과 같았습니다. 아침엔 된장찌개백반, 점심엔 한식부페, 저녁엔 한국식 갈비, 다음 날 아침은 우거지갈비탕... 이런 식이었으니까요. 심지어 한인호텔의 한국인 웨이터 아주머니께서는 "밥 한 그릇 더 줄까잉~?" 이라며 구수한 인심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물론 추가요금은 없었죠. 덕분에 저는 미국 여행 내내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은 커녕, 오히려 미국 음식에 대한 욕구까지 생겼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날 밤에 시차 때문에 잠을 못 이루며 패스트푸드를 배달시켜 먹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진짜입니다.






▲ 미국식 음식만 먹다 보면 사실 매우 느끼합니다
심지어 피자 튀김, 초코바 튀김 등도 시판된다고 하니까요


▲ 그래서 탄산음료가 정말 많습니다. 중국이 차(茶) 문화라면 미국은 탄산 문화에요
사진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딸기맛 환타




▲ 대신 과일이나 고기, 곡물, 기름값은 정말 쌉니다


'E3 2013' 을 마치고…

이번 미국 출장에서는 ‘E3 2013’ 이 열리는 LA 외에도 밸브 본사가 위치한 씨애틀에도 방문했습니다. 비록 씨애틀에서는 24시간 정도밖에 머무르지 못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코스트코, 아마존닷컴 등이 탄생한 지역이자 세계 3대 미항답게 다양한 볼거리와 경치에 취해 다녔습니다. 평소에는 구름이 끼고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되는 씨애틀이지만, 1년 중 2~3달만 지속된다는 맑은 날씨 ‘에메랄드 썸머’ 기간에 방문한지라 씨애틀의 아름다운 항구와 교외, 시내 지역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씨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 타워에서는 두 번 다시 카메라에 담기 힘든 멋진 전경을 건졌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게임회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밸브 본사의 모습은 정말이지 부러움 그 자체였는데요, 대외용 모습이 아닌 실용적 복지 형태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국내의 경우 겉으로 홍보하는 복지와 실제 직원들이 느끼는 복지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요, 밸브의 경우 그 반대일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배려의 손길이 회사 곳곳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숨어 있었거든요. 참 부럽습니다.
 
▲ 바이바이 E3! 내년에 또 봐요
 

▲ 보기 드문 씨애틀의 맑고 고운 풍경


▲ 옷걸이까지 밸브! 인상깊었던 밸브 본사

미국에서 느낀 점이라면,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국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입국 시 공항 직원이 ‘무슨 일로 미국에 방문했냐’ 는 질문에 ‘E3’ 라고 답하면 못 알아들을까봐 ‘Electronic Entertainment…’ 라고 풀어 말하고 있으니 단번에 “Oh! E3 Gameshow!” 라고 알아듣더군요. 그 외에 LA나 씨애틀 등에서도 거의 똑 같은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지스타 출장 간다’ 는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게임업계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라면, 공항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미국에는 초고도비만 체형이 꽤나 흔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한 백인 승객이 한 분 있더군요. 사실 본 기자도 상당히 살이 찐 편이라 비행기 좌석에 앉으면 옆사람에게 방해될까봐 몸을 약간 움츠리게 되는데, 이 분은 딱 보기에도 비행기 좌석에 못 앉을 것 같았습니다.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을 했죠. 저 사람은 비행기에 어떻게 탈까? 몸이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설마 가운데 팔걸이를 젖히고 두 자리를 차지하나? 같은 생각 말이죠.

답은 간단했습니다. 그는 퍼스트 클래스(혹은 비즈니스 클래스일지도)로 향했습니다. 그 분이 퍼스트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부담 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체형 때문에 억지로 고급 좌석을 끊은 것이겠죠. 최근 미국에서는 비만 승객 전용석이 탑재된 비행기를 운행하기도 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승객의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받는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역시 현대인의 최고 과제는 다이어트가 아닌가 합니다.


▲ 이상! E3 탐방기를 마칩니록맨! 풋춰핸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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