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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추남을 위한 핑크빛 교과서 ‘아마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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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이다. 가을은 남자를 위한 계절 아니던가? 그리하여 이번 미소녀메카에서는 학창시절 핑크빛 추억을 가진 추남(秋男)을 위해 ‘아마가미’를 골라봤다. 사실 이 게임의 엔딩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이지만, 한 달 만에 힉스입자보다 찾기 힘든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가? 앞으로 100일도 안남은 크리스마스의 해피엔딩에 도달하고 싶은 추남들에게 핑크빛 교과서 '아마가미'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아마가미(甘噛み): 반려동물이 애정표현으로 주인을 힘없이 무는 행동



변태라는 이름의 신사 ‘타치바나 쥰이치’의 크리스마스 데이트 성공기

‘아마가미’는 ‘트루 러브 스토리’, ‘키미키스’를 제작한 엔터브레인에서 2009년 출시한 미소녀게임이다. 2006년 당시 살짝 기울어가고 있던(?) 엔터브레인이 최후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출시했던 ‘키미키스’가 의외의 성공을 기록하자, 그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으로 나온 것이 바로 ‘아마가미’였다.


▲ 우리는 그들을 신사라 부른다

‘아마가미’는 ‘키미키스’와 마찬가지로 가족이 함께 즐기는 PS2로 발매된 미소녀게임이라 직접적인 성적 묘사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그 대신 주인공의 변태적인 취향이나 행동이 오고 갈 뿐. 한참 불모지와 같았던 2000년대 후반부 미소녀게임 시장에서 ‘아마가미’는 정통 미소녀게임을 표방하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극찬을 받았고, 첫날 출하량 60%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그 성공에는 스토리에 비중을 두는 비주얼노벨과 다르게 히로인과 점차 가까워지는 관계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실제 연애(?)를 하듯 풋풋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서라고 한다.


▲ 온 가족의 PS2의 수위를 넘나드는 이벤트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주인공의 변태적인 행동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마치 게임 내에 성적 묘사를 기대했지만 볼 수 없어서 실망한 게이머를 위해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개발사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그 예가 히로인에게 '노팬티 건강법에 대해 아세요?', '가슴이 언제부터 커지기 시작했어요?' 등 경찰서급행열차티켓급(?) 질문을 서슴없이 하고, 눈썹, 오금(무릎 뒤), 배꼽, 손가락 사이, 인중 등 각종 예상치도 못한 부위에 키스가 오고가는 패기 등을 말할 수 있다. 이런 행동을 하고도 은팔찌를 안 차다니, 정말 핑크빛 청춘 아니겠는가?

차분한 색조와 파스텔 그림 같은 그림체와 소소한 재미

2013년 첫 미소녀메카 주제였던 '에어'편에서 모에가 넘치는 미소녀지만 무언가 미묘한 느낌을 주던 리프 소속의 일러스트레이터 히노우에 이타루의 그림체를 소개한 바 있다. '아마가미'도 역시 엔터브레인 소속의 일러스트레이터 타카야마 키사이 특유의 그림체로 유명하다. 그의 그림은 특별히 튀거나 묻히지 않는 차분한 색조와 파스텔풍 그림체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핑크빛 학창시절과 변태(?)의 이야기

타카야마 키사이는 본래 대만인으로, 평소에 활동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주로 잡지나 게스트로 간혹 얼굴을 비추는 정도. 일러스트 외에 다른 분야(개발 등)의 지식도 많이 보유한 바 있어서 엔터브레인의 초창기 작품인 '트루 러브 스토리: Summer Days, and yet...' 에서는 그를 포함한 세 명이서 게임을 제작했다고 한다.

게임 내에서 변경할 수 있는 클래식 사운드 같은 경우 BGM, 보이스가 흔히 '뚜뚜뚜~' 거리는 방식의 FM음원으로 출력되고, 게임 속 배경으로 그려져 있는 콘솔이 사운드에 맞춰 변경(예: 세가 세턴→메가 드라이브)되어 등장하는 등 소소한 재미가 함께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은 단순히 에뮬레이터 음원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음악 담당인 이와다레 노리유키가 PC-8801(1981년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가정용 컴퓨터)을 사용해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 그들의 센스를 느낄 수 있었던 클래식 모드

'아마가미'는 인기를 등에 업고 2010년, 2011년 애니메이션으로 두 차례 방영된 바 있으며, 각종 O.S.T와 드라마CD(캐릭터 성우들이 목소리로 연기하는 앨범), 2011년에는 PSP로 이식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마가미'는 엔터브레인를 대표하는 미소녀게임으로 평가받았으며, 이것으로 그들은 앞으로 10년은 더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아마가미'를 빛내는 주요 인물 소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넘나들며 본인을 '변태라는 이름의 신사'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다니는 주인공 타치바나 쥰이치와 숨겨진 히로인을 제외한 주요 인물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기자의 개인적은 취향(?)은 웃음소리가 귀여운 타치바나 미야.



'아마가미'를 대표하는 히로인 중 한 명, 게임 패키지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서 '타이틀 히로인'이라고도 부른다. 주인공 타치바나 쥰이치와 같은 반에 다니는 친구이자 위원장이다. 문무겸비, 용모수려, 예의까지 바른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전형적인 우등생이라 캐릭터 디자인마저도 매우 평범하다.



설정에서는 매우 평범한 여고생으로 보이지만, 캐릭터 캐치 프라이즈의 '가면 우등생'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겉과 속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명 '흑화' 혹은 새디스트 성향이라 설명하면 쉬울 듯하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그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주인공과 함께 있을 때는 그의 신사적인 행동에 독설을 내뱉거나 웃으며 구타하는 등 각종 멋진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이러한 성격은 집안사정으로 인한 일종의 내숭이라 할 수 있고, 사실은 동갑내기 여고생보다 성격이 조금 강하면서도 더 여린 복합적인 타입이라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평소에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갭모에'의 여신으로 평가받았다.



다도부 소속의 히로인, 주인공과 소꼽친구 사이다. 캐치 프라이즈에서 알 수 있듯이 조금 통통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본인은 그것을 콤플렉스라 생각한다. 그 덕분(?)에 시나리오를 진행하다 보면 상당히 포근한 느낌을 준다. 약간 덜렁거리고 주인공을 좋아하는 모습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천진난만해서, 여동생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특별히 매력적이거나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지만 덜렁거리는 성격과 통통한 몸매 덕분에 나이가 있는 남성(?)팬들에게 소소하게 인기를 얻는 히로인.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책까지 찾아보다가 결국 단 것만 보면 참지 못해 먹고 난 후 후회하는 등 보기만 해도 귀여움이 넘치는 여고생이다. 게다가 주인공에게 싫다는 내색도 안하고, 배드엔딩에서도 전혀 슬프지 않게 마무리를 해서 '대인배' 호칭을 얻은 바 있다. 그녀를 대표하는 최고의 대사(?)는 '동급생'에서도 등장했던 무엇을 선택하여도 똑같은 결말이 나오는 '리호코는 귀엽구나!'



주인공과 중학교 2학년부터 알고 지냈던 클래스메이트. 서로 스스럼없이 지내는 이성친구라 할 수 있다. 주로 주인공에게 장난을 치고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편. 학교에서는 트러블 메이커이자 무드 메이커이며,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끼어들기를 좋아해서 중학교때 별명이 '키비토(게임 내 배경이 되는 마을)의 핵탄두'라 불렸다.



운동신경이 좋고, 의협심도 강해서 친구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처리해주려고 노력하는 히로인. 게임 초기에 주인공의 귀를 깨물며 등장하는 이벤트가 있어서 게임 제목인 '아마가미(애정표현으로 힘없이 무는 행동)'를 실제로 보여주기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각종 집안일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덕분에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코스튬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주인공과의 배꼽 키스 등 조금 오글거리는 이벤트도 많아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주인공보다 1살 어린 여동생 타치바나 미야의 반 친구이자,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의 히로인. 나이에 비해 몸매가 성숙(?)해서 타치바나 미야에게 곤란한 짓을 많이 당한다. 성격은 매우 솔직하고, 예의가 바르며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일편단심형 후배다.



선배를 동경하는 후배, 후배를 귀엽게 바라보는 선배라는 콘셉 덕분에 같이 지내면 상당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얌전한 성격과 다르게 만화나 특촬물을 좋아하는 '오타쿠'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한다. 동화처럼 흘러가는 시나리오나 튀는 이벤트도 없고,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이 게임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아쉽게도 인기가 적은 편이다. 참고로 타나마치 카오루는 그녀를 보고 '몸매, 트윈테일, 니삭스 삼신기를 가진 여고생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수영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이자, 주인공의 여동생 타치바나 미야와는 반 친구다. 캐릭터 프라이즈의 '잘 보살펴주는 쿨한 후배'로 알 수 있듯이 나이는 어리지만 주인공을 잘 챙겨주는 타입이다. 첫 만남에서 조금 차가운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의외로 얌전하고 예의바르기도 하며, 장난도 거는 마치 고양이 같은 여고생이다.



게임 내에서 가장 노출도가 높은 편이고, 대부분 스쿨미즈(학교 수영복) 복장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PS2의 수위는 지키는 편이다. 성격 탓에 친해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내면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라 꾸준히 함께해야 한다. 그녀를 지지하는 팬들의 말을 빌리자면 '후배지만 쿨하고 내숭을 떨지 않는 성격'을 매력 포인트라 한다.



주인공의 선배이자 학교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히로인. 캐릭터 프라이즈의 '천연여왕'에서 알 수 있듯이 천진난만하고 재미있는 성격과 주인공을 능가하는 '신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선배지만 여동생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나나사키 아이와는 조금 반대되는 스타일이다.



중간에 '러블리'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인과 영국인의 혼혈아다. 연상이라고는 하지만 성격이나 귀여운 것을 못 참는 모습을 보면 천상 여동생으로 비춰지곤 한다. 독특한 성격 탓에 가장 스펙타클(?)한 이벤트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여담이지만 유일하게 공략이 가능한 선배라서 가장 연애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연애를 만만하게 보면 벌이 내린다'

'아마가미'는 앞서 언급했듯이 히로인과의 관계와 과정에 초점을 둔 작품이라, 전체적으로 '키미키스'와 '트루 러브 스토리'에 등장했던 여러 진행 방식을 보완하고 변경했다. 랜덤하게 이루어지던 히로인 이벤트를 폐지하거나, 히로인마다 따로 구성해야 하는 대화 시스템을 통합시키면서 최대한 간단한 진행과 히로인과의 관계에 더 비중을 뒀다. 게임을 진행하며 등장하는 선택지를 잘못 선택하면 배드엔딩이 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플레이하는 내내 두 명의 히로인과 다섯 개로 구성된 호감도를 올리고, 이벤트를 보면서 스스로 결말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선택지에 따라 상심하는 히로인의 표정에 상당히 죄책감을 많이 느끼곤 한다. 


▲ 여자친구를 잘 대해줘야 한다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은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게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데이트에서는 주인공이 아닌 히로인이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벤트 장면을 보여주는 등 게임의 기본 콘셉 중 하나인 '연애를 만만하게 보면 벌을 받는다'를 여과 없이 보여주기에, 절대 몇 주 만에 여자친구를 만들 수 없다는 권선징악(?)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추남을 위한 이야기

기자가 '아마가미'를 처음 접한 건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던 시절이었다. 애니메이션은 게임 내에 보여주는 신사적인 행동이나 시나리오를 모두 표현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작을 못 해본 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 당신도 신사라면 애니메이션이라도 찾아서 보자

두 달만 있으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다가온다.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은 분이나 과거 핑크빛 학창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아마가미'를 통해 대리만족을 해보는 것이 어떠할까? 콘솔이 없다면 국내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이라도 찾아보자. 나름 흥미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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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디오
장르
연애시뮬
제작사
엔터브레인
게임소개
'아마가미 에비코레+'는 PS2로 발매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아마가미'에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제점을 개선한 타이틀이다. 신규 요소로 시나리오 상에서 마작을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이 추가되었다. PS2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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