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블리자드, 와우에게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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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게임메카 이덕규

와우에서 배워라 1부① 칼림도어 구상
 와우에서 배워라 1부② 스랄과 그롬헬스크림
 와우에서 배워라 1부③ 하이잘산 전투와 오그리마 개혁
와우에서 배워라 2부① 얼라이언스 숨겨진 역사 

블리자드, 와우에게 한수 배워라!!
오픈 때만해도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와우가 상용화 후 하루아침에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독단적인 서비스 행태를 비난했고 블리자드는 대화와 설득대신 밀어붙이기 식의 불도저 마인드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바닥에 떨어진 양자간의 신뢰관계는 좀처럼 주워 담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블리자드는 그들의 피조물인 와우에게 한수 배워야 할 듯싶다.

지금의 블리자드는 독단적인 경영마인드로 백성들에게 버림받고 쓸쓸히 프로즌 쓰론에 오른 아사스의 모습과 같다. 만약 그들이 이해와 설득을 중시한 오크족 영웅 스랄의 경영마인드를 따랐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 미안하지만 블리자드는 그들의 피조물인 와우에게서 한수 배워야 할듯 싶다!! 그들이 만약 스랄의 경영마인드를 따랐다면 저런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와우는 비단 블리자드뿐만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 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오그리마의 영광을 일으킨 오크의 영웅 스랄, 부도직전의 기업을 과감한 개혁으로 살려낸 나이트 엘프의 지도자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신속한 상황판단과 과감한 혁신으로 한낮 하청기업에 불과한 포세이큰을 대기업의 반열에 올린 언데드의 실바나스 윈드러너 등 와우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영웅들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펼쳐져 있다.

▲ 독단적인 경영마인드로 부하들에게 버림받고 쓸쓸히 프로즌 쓰론의 왕좌에 오른 아사스 왕자

▲ 부도직전의 나이트 엘프 기업을 과감한 개혁으로 다시 살려낸 나이트 엘프의 지도자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 마법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형인 말퓨리온에게 버림받고 결국 비극적 운명을 맞게된 일리단 스톰레이지

과연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와우가 제시하는 지혜는 무엇일까? 격동의 세월을 살면서 종족의 영광을 이끈 영웅들의 이야기를 경제적 관점에서 풀어보았다.

스랄의 오그리마 창업신화

불황에는 호드의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하라!
오크는 2번에 걸친 아제로스 전쟁에서 패해 완전히 파산했던 종족이었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제기에 성공한 저력 있는 종족이기도 하다. 그들은 불도저와 같은 추진력, 명예와 신의로 중시하는 단결된 힘,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신념으로 오그리마의 기적을 일구어 냈다. 그 영광은 절망의 끝에서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성공의 기틀을 마련해준 스랄이라는 지도자가 있기에 가능했다. 스랄의 오그리마 신화, 그 성공비결을 벤치마킹 하자.

▲ 절망의 끝에서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마련해준 위대한 리더 스랄!

IMF와 오크의 파산!!
1997년 몰아닥친 IMF 한파는 한국정부는 물론 기업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은 초유의 사태였다.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거리에는 실업자와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는 주변국의 비아냥거림 속에 남은 것은 끝없는 좌절감과 엄청난 부채뿐이었다.
스랄이 창업할 당시 오크종족도 한국의 IMF와 다를 바 없는 처지였다. 얼라이언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오크는 모든 재정이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또 클랜간의 반목으로 인해 국론분열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스랄이 창업하기 이전 오크기업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을까?

▲ 두차례에 걸친 얼라이언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호드는 종족의 모든 재정이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아제로스 국제투기단, 불타는 군단

우리가 IMF로 국가부도를 맞게 원인은 해외로부터 불어 온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득이 날만한 나라에 돈을 투자한 후, 단기간 이익을 내고 빠져나오는 국제투기집단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들 국제투기집단들이 운영하는 자금을 ‘헷지펀드’라고 한다.

호드기업 또한 불타는 군단의 헷지펀드에 철저히 농락당한 케이스다. 버닝리전을 지금의 경제개념으로 해석한다면 헷지펀드를 조성하는 국제투기단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악마의 피’를 다른 종족들에게 투자해 급기야 종족 전체를 삼켜버리는 무서운 국제투기집단들이다.

그들이 빌려주는 피는 한방울이면 족하다. 하지만 그 대가는 종족 전체의 운명과 맞바꿀 만큼 엄청난 부채로 돌아온다. 버닝리전은 이미 1만 년 전에 나이트 엘프의 경제를 뿌리 채 흔들어 놓은 바 있다. 비록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의 경제개혁으로 실패했지만 그 후에도 다른 종족들에게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뻗쳐왔다.

2차 아제로스 전쟁
오크의 침몰은 얼라이언스와의 무리한 전쟁에서부터 비롯됐다. 2차 아제로스 전쟁(워크래프트 2의 이야기)이 막바지에 이른 당시, 대마법사 카드가는 다크포탈을 닫아 오크의 자금줄을 끊어버렸다. 졸지에 본사(드래노어)로부터의 지원이 끊긴 오크는 사면초가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들은 불타는 군단의 피를 함부로 빌려 쓰는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 불타는 군단의 피를 마신 오크는 광폭한 전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후에 그들이 지불해야 할 피의 대가는 종족의 운명을 바쳐야 할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불타는 군단의 피는 일시적으로 그들을 광폭하게 만들어 전투력을 상승시켰다. 피를 마신 오크는 잔인한 ‘워락’으로 변해 처참한 살육을 펼쳤다. 하지만 드워프, 엘프, 휴먼 등 연합한 얼라이언스의 막강한 자금력과 인력 앞에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대부분 오크들이 죽거나 노예로 팔려갔다. 얼라이언스에게 패한 오크는 파산을 선언했고, 남은 것은 불타는 군단에게 갚아야 할 엄청난 피의 대가였다.

본사 드래노어의 파산, 다크포탈을 넘어
오크의 본사인 드래노어의 사정은 더욱 딱했다. 드래노어는 아제로스 원정군에게 자금과 군사를 지원해 주는 오크의 모체다. 앞서 말했듯 휴먼은 다크포탈을 닫아 오크의 자금줄을 끊어 전쟁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 로데론의 테레나스 왕은 카드가에게 다크포탈을 넘어가 드래노어를 완전히 말살시켜 버리라는 무서운 계획을 명했다.

▲ 대마법사 카드가와 그의 결사대의 활약으로 오크의 고향인 드래노어는 순식간에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만다. 드래노어의 멸망으로 호드는 결국 파산에 이른다

이에 드래노어를 책임지고 있던 네쥴은 종족을 버리고 혼자 도망가기 위해 다크포탈을 억지로 열었다. 하지만 폭주하는 에너지로 인해 순식간에 드래노어는 풀 한포기 나지 않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카드카와 5용사는 대재앙으로 부터 아제로스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며 포탈을 닫았다(스톰윈드 성 입구에 세워져 있는 동상의 주인공이 바로 카드가과 5명의 결사대다. 만약 당신이 휴먼족이라면 스톰윈드를 방문할때 이들 숭고한 희생에 대해 경의를 표하라).

흔들리는 리더십
드래노어 멸망 후 호드의 리더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더욱 끔찍했다. 총회장 오그림 둠해머는 휴먼의 포로가 되어 온갖 굴욕을 겪어야 했고, 그와 함께 호드를 경영했던 굴단은 살게라스 무덤을 열다가 데몬들에게 사지가 찢겨 죽었다. 또 저항군을 이끌고 최후까지 얼라이언스에게 맞섰던 네크로스는 드래곤 여왕 알렉스트라쟈에게 온몸이 뜯긴 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 호드의 양대 지도자 오그림둠해머(좌)와 굴단(우). 하지만 이들의 반목은 오크가 전쟁에서 패하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됐다

드래노어 자금을 관리했던 네줄은 피의 대가를 바라는 불타는 군단 킬제덴에게 잡혀 살점이 하나하나 뜯겨지는 극악의 고문을 당하며 죽어갔다(네줄의 원혼은 이후 리치킹의 원천이 된다). 살아남은 원로급 지도자는 워송 클랜의 그롬 헬스크림 정도. 설상가상으로 불타는 군단은 남아있는 오크들에게 끊임없이 피의 대가를 요구했다. 결국 오크종족은 최종 부도를 선언했다.

▲ 살아남은 오크들은 대부분 떠돌이 신세가 되거나 포로수용소에서 갇혀 희망없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호드 정신은 실종됐는가?
살아남은 오크들은 집단포로수용소에 보내지거나 인간의 노예로 팔려갔다. 수많은 클랜들이 도산했고 오크 포로수용소에는 실업자,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로 전락한 오크들은 서서히 무기력상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과거 역동적인 전사로서의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패배주의와 좌절감만이 팽배해 졌다.

그나마 오크를 지탱해준 불타는 군단의 피가 효력을 상실하자 그에 따른 박탈감은 오크사회를 극심한 공황상태로 몰았다.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시대, 마치 연이은 경제난으로 삶의 의욕마저 상실한 한국 서민들의 실상과도 같다고나 할까? 시대정신이 실종된 오크사회는 더 이상의 희망도 미래도 없었다.

▲ 스랄은 프러스트 울프 클랜의 족장 듀로타의 아들이다. 프러스트 울프 클랜은 늑대를 타고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호드 역사상 가장 용맹한 종족이었다

 

2장. 스랄, 호드를 일으키다

1차 대전이 한창인 암흑의 시대, 아델라스 블랙무어라는 인간장교가 황량한 눈밭에서 오크아기를 발견했다. 블랙무어는 이 아기를 스랄(노예)이라고 이름 짓고 노예이자 검투사로 길렀다. 사실 스랄은 용맹한 프러스트 울프 족의 지도자 듀로타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교활한 굴단이 자신의 뜻을 거역한다는 이유로 듀로타의 가족을 참살하고 결국 스랄만 살아남아 눈밭에 버려진 것이다. 이런 천애고아가 20년 후 아제로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가 된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준비된 리더, 스랄
스랄은 암울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인간들의 모진 학대를 받아야 했다. 오크가 전쟁에서 패하자 인간들의 박해는 날로 심해졌다.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다. 이런 스랄에게 단 하나의 위안이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그를 돌봐준 블랙무어의 하녀 타레사였다. 스랄은 그녀를 누나처럼 따랐고 타레사도 스랄을 친동생처럼 돌봐주었다.

▲ 인간의 손에 의해 길러진 스랄은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인간들에게 모진 학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역경을 딛고 당당히 호드의 리더로 발돋움한다

여기서부터 스랄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시작한다. 당시 오크들은 인간에 대해 ‘교활하고 나약한 종족’, ‘무조건 죽여야 할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종족에 대한 우월감은 다른 종족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타심을 낳았다.
하지만 스랄은 달랐다. 그는 타레사를 만나 인간 중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렇듯 스랄은 다른 오크보다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노예로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었다.

오크추락의 5가지 원인
청년이 된 스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탈출을 시도했다. 그는 아제로스 전역을 여행하면서 견문을 쌓았다. 특히 여행 중 오크 포로수용소를 둘러본 스랄은 오크들의 비참한 실상을 누구보다도 깊이 절감했다. 스랄은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끝에 눈 덮인 고산지대 끝에서 그의 종족을 만날 수 있었다.

▲ 인간에게서 탈출한 스랄은 자신의 정체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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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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