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WOW)> 메카리포트> 특집기사] 제작상의 이유를 들어, 혹은 확장팩의 등장으로 뒤섞여서 게임의 스토리가 엉망이 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패키지로는 창세기전 시리즈부터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등등 여러 게임들은 자사 게임의 스토리의 완결성을 기하고자 전문 스토리 작가를 초빙하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다. 하지만, 스토리는 게임의 밸런스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수정하기 어려운 노릇, 게임 제작사에게 양날의 검으로 존재하는 이것에 대해, 스토리 좋기로 소문난 와우의 경우는 과연 어떠할지 지금부터 파헤쳐 보자.
불타는 성전 얼라이언스의 신종족 드레나이. 블리자드는 이들을 등장시키고자 고심하다 최악의 카드를 집어들고 말았으니 그것은 바로 드레나이 = 에레달 설정이다. 바로 이 때문에 에레달 종족 설정이 변경되었으니, 이제 살게라스의 타락을 설명하는데에 상당한 난점이 생겨버렸으니...... 본래 에레달과 드레나이는 서로 연관성이 없었고 드레나이는 오크에게 점령당한 드레노어 종족이었으나, 확장팩의 드레나이는 등장하면서 에레달의 일원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외모도 훤칠하게 바뀌고 살게라스와 비슷한 외향을 가지게 되었다. 이 억지스러운 설정 때문에 살게라스는 그저 별 이유도 없이 타락해버린 녀석이 되어버렸으며 그 후 살게라스가 착한 에레달을 타락시켜 버렸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기존에 밝혔던 스토리 라인을 아예 뒤엎어 버렸으니, 이는 블리자드도 인정하는 부분으로써 신캐릭 추가를 위해 블리자드가 끼워넣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후후후, 다들 우리가 죽은 줄 알았지만 사실은 살아있었습니다." 라는 막장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설정은 와우에서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우선 워크래프트에서 다크포탈을 파괴하러 떠난 카드가와 전우들을 들 수 있겠는데 이들은 게임에서 분명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샤트라스에 가면 멀쩡히 다친곳 없이 살아있다. 가히 슈퍼맨 급의 생존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슈퍼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메디브. 그 역시 카드가와 로서 등에게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역시 죽은 것이 아니었다. 예언자로 등장하여 모두에게 경고를 주는 역할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라딘이 있다. 워크3에서 아서스에게 살해당했던 그가 살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비행포격선 때문에 살아 돌아왔던 것인가? 혹은 그가 얼라이언스에 인기가 좋아서? 무라딘은 소설에서는 아서스의 치료를 받았다고 나오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선 기억상실 상태로 살아있다는 스토리로 게임마다 설정이 조금씩 다르다. 이 역시 블리자드의 조금은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와우의 스토리에서는 나이트 엘프가 마법을 남용하여 마법 자체에 중독되었었고 이에 대한 반성으로 드루이드와 가까이 하게 되었던 나이트 엘프. 스스로 마법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이들에게 마법사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에 따르면 당시 엘프 귀족들 중에서 다트리마 썬스트라이더(즉 쿠엘탈라스 왕국, 하이엘프와 블러드 엘프 왕가의 초대 선조이자 초대 국왕)를 따라가지 않고 잔류를 결정하고 방황하며 은둔해 있다가 대격변을 계기로 다시 등장한 엘프 귀족들이 바로 나이트엘프 마법사라 한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내부사정은 따로 있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이 있다. 블리자드는 대격변의 변화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을 택하였고 그것이 나이트엘프 법사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이것은 타우렌 기사, 트롤 드루이드 등과 더불어 블리자드의 큰 결정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이제 그림자 숨기 후 양변을 시전하는 법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타우렌에는 기사가 생기고 노움에도 이제 사제가 생긴다. 타우렌 기사의 경우, 자연에는 결국 빛의 힘도 포함된다는 설정으로 자연의 힘중 태양의 힘, 즉 대지모신의 축복을 받았기 때문에 성기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노움의 경우 드워프들과 함께 지내면서 빛의 힘을 믿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나타난 퀘스트와 설정들이라 끼워 맞추기 설정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제 캐릭이 있지만 노움 사제가 나오면 반드시 새로 키울 거라면서 얼라이언스 노움 증가설을 이야기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우스갯소리로 이미 놈리건이 망한 이유가 노움에 힐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던 그들. 이제 놈리건이 탈환된다니 혹시 노움의 사제 영입을 기점으로 변화하는 것인가?
아서스의 리치왕은 억지로 탄생한 것이며 넬쥴이 리치왕으로 있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스토리상 강력한 포스를 풍기는 절대자 넬쥴이 고작 일개 인간이었던 아서스에게 먹힌다는 설정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 실제로 리치킹은 넬줄과 아서스가 합쳐진 새로운 무엇이라고 하지만 넬쥴의 의식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그 증거. 실제 게임에서도 리치왕을 쓰러뜨리면 아서스의 이야기만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데, 서리한에 리치왕(넬쥴)의 의식이 들어있을거라는 의견과 서리한은 그저 리치왕(넬쥴)이 아서스를 부르고자 창조한 도구일 뿐이며 투구안에 넬쥴의 의식이 잠자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블리자드가 스토리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다소 흐지부지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얼라이언스 왕의 귀환에 대한 설정도 조금 문제가 있다.
코믹스에서 바리안 린과 관련된 스토리를 보면 바리안 린은 사악한 마법에 때문에 기억을 잃고 떠돌아다니며 검투장에서 일류 검투사로 살아가다가 정신을 차리고 왕궁으로 복귀하여 분열된 2명의 자신이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이렇게 강한 그가 고작 데피아즈단에게 당하다니. 참으로 미스테리하다. 아무래도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호드의 쓰랄, 싸울팽 등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바리안린과 무라딘을 복귀시킨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실제 바리안 린의 모델링도 연약한(?) 순수청년에서 칼 자국과 마치 무사를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을 한 강인한 녀석으로 변경되었으니 말이다.
시간의 흐름을 담당하는 노즈도르무 일족. 와우의 평화는 그들에 의해 지켜지고, 이를 막으려는 나쁜(혹은 착한) 용군단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이 설정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아주 많다. 그렇다면, 왜 영웅의 어렸을 때를 노려 습격한다거나. 실패해도 다시 간단하게 시도하지 않는 것일까? 시간의 동굴을 구현함으로써 시간 이동을 표현 게임과 만화 등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딜레마를 와우 역시 떠맡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블리자드의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우려먹기 차원에 등장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플레이어가 체험해보지 못한 역사 속 와우의 일원이 되어 볼 기회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설정의 오류는 현재도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속칭, 스토리빠라는 이들의 스토리 모순점 제기와 더불어 원래 역사는 정해진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거라는 블리자드 옹호파들이 현재도 게시판 등에서 많은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여기서 스토리빠들의 주장은 우월했던 워크3의 스토리를 와우가 망치고 있다는 것.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 정립되었던 스토리와 지금 와우의 스토리는 조금 차이가 있으며 와우에서 콘텐츠를 위해 용의 위상들을 타락시키고 스토리를 뒤집으며 카리스마 있는 영웅급 인물들(일리단, 캘타스 등)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막장 드라마도 욕하면서 보는 것이 재미라고, 와우도 그런 테크를 타지 않았나 의심된다는 이야기. 블리자드가 새로운 재미를 위해 스토리를 수정했다면, 그 변경된 스토리가 실제로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지 역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와우 같은 경우도 관련 상품(소설, 코믹스, 게임 워크래프트)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설이 난무하는 등 스토리가 꼬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터, 이러한 유저들의 걱정도 사실 블리자드를 위한 채찍이며 더 잘하라는 격려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올 대격변에서는 스토리와 재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기를 블리자드에 바란다. 글_게임메카
윤 용 기자 (순찰대원, lycnis@gamemec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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