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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름부터 X-세대 느낌, 신천 ‘뿅뿅게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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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지순례를 진행하는 Ryunan입니다. 2012년 5월 ‘천호 펀존 게임센터’ 를 시작으로 성지순례 기사를 연재한 지 어느덧 1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일본이나 부산, 천안 등 다양한 지역의 게임센터를 취재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저 역시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 명의 아케이드 게이머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도권에 게임센터 소개가 주를 이루게 되더군요.

사실 저도 성지순례에 남겨진 ‘저희 지역도 와 주세요’ 같은 댓글을 볼 때마다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 바람을 이뤄드리지 못해 늘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언제나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다 많은 곳을 소개시켜 드리겠다는 제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으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성지순례를 통해 지방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도 충실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성지순례의 대상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그 이름도 게임센터다운 ‘신천 뿅뿅게임장’ 입니다.


▲ 번화가 한복판에 위치한 ‘신천 뿅뿅게임장’

서울지하철 2호선 신천역에 위치한 ‘신천 뿅뿅게임장’ 은 90년대부터 영업을 시작한 오랜 전통의 게임센터로, 2000년대 불어닥친 아케이드게임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고도 꿋꿋이 살아남은 곳 중 하나입니다. 게임센터가 거의 사라진 지금은 송파구의 자존심이자 터줏대감과도 같은 존재죠.

실제로 송파구 전체를 통틀어 활발히 영업하고 있는 게임센터는 8호선 송파역의 ‘토탈게임랜드’, 2호선 잠실역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게임센터’, 그리고 장지동 가든파이브의 CGV ‘조이박스’ 까지 단 네 곳 뿐인데요, 그 중 코나미의 ‘E-amusement’ 대응기기가 가동 중인 곳은 이 ‘뿅뿅게임장’ 한 곳 뿐입니다. 본격 리듬게이머들에게는 사실상 송파구의 유일한 게임센터라고도 불립니다.


 월드 카니발의 빨간 간판을 찾으세요!

‘신천 뿅뿅게임장’ 은 수많은 주점과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는 신천역 유흥거리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2층 규모의 대규모 게임센터이기 때문에 상당히 눈에 띄는 편인데요, 때문에 게임을 위해 일부러 찾아온 코어 유저 뿐 아니라 지나가던 일반인들도 호기심에 많이 찾아오곤 합니다.


 누구나 5백원이면 자신의 괴력을 자랑할 수 있는 좋은 나라

다른 게임센터도 비슷하지만, ‘뿅뿅게임장’ 의 경우 술집과 음식점이 모인 번화가라는 특성 덕분에 게임센터 앞에 위치한 펀치 게임기의 인기가 유달리 높은 편입니다. 기계가 닳아 버린 모습만 봐도 알 수 있겠죠? 주로 술에 얼큰하게 취한 대학생(혹은 직장인)들이 주로 플레이하는데, 간혹 여대생 무리가 모여 괴력 자랑을 할 때도 있더군요(의외로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유흥가 중심가이기 때문에 항상 인파로 북적북적!


 크레인 게임은 훌륭한 게임센터의 수입원이자 유저들의 흡혈귀입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뿅뿅게임장’ 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게임센터입니다. 때문에 입구 쪽에는 호기심에 들어온 일반인들을 노린 게임이 집중 포진되어 있으며, 코어 유저들을 위한 기기는 안쪽, 혹은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기기는 농구게임과 인형뽑기 크레인 기기들입니다. 다만 필자의 경험으로 이 곳의 크레인은 다른 게임센터의 크레인에 비해 집게의 힘이 상당히 약한 것 같더군요. 나름대로 오랜 기간 이 곳을 다녔음에도 인형을 성공적으로 뽑는 모습을 못 봤으니까요. 참고로 평소 게임에 관심이 없는 라이트 유저들은 크레인과 농구게임 라인 뒤로 잘 넘어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게임센터의 기본 옵션이 되어버린 건슈팅 2종

이 곳에는 슈팅게임 2종도 위치해 있습니다. 역시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타임 크라이시스 4’ 와 ‘하우스 오브 데드 4’ 입니다. ‘1945’ 시리즈가 국민 슈팅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 나 ‘철권 태그 토너먼트 1’ 이 국민 대전격투 게임이라면, 국민 건슈팅 게임으로는 위의 두 게임이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게임을 할 줄 모르는 커플이나 여성들도 이 게임만큼은 즐길 수 있어요


▲ 레이싱 게임 한 판... 이라고 하기엔 그냥 의자

건슈팅 게임의 왼쪽에 위치한 레이싱게임으로 세가의 ‘해머’, 그리고 ‘아웃런 2SP’ 가 각각 한 조씩 가동 중입니다. 다만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은 편은 아니고, 주로 ‘아웃런’ 왼편의 ‘펌프 잇 업’ 을 플레이 할 때 앉아서 구경하기 위한 의자의 용도로 활용된다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 외에 에어탁구 등 커플이나 여성분들을 위한 게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E-amusement 대응의 코나미 게임은 이 곳에 전부!


 비트매니아 2DX와 최신 정발작품, 팝픈뮤직 서니파크까지!

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기기들은 1층 구석과 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게임장 내 유동인구로 인한 플레이 시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거니와,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않는 확실한 매니아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은 셈이죠.

이 곳의 리듬게임 보유 현황은 코나미의 E-amusement 서비스가 대응되는 ‘유비트’, ‘리플렉 비트’, ‘사운드 볼텍스’ 부터 시작하여 최근 정식 발매된 ‘팝픈뮤직 서니파크’, 그리고 ‘Beatmania 2DX’ 까지, E-amusement를 대응하는 국내 출시작 5종이 모두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라인업은 마니아 유저들이 ‘신천 뿅뿅게임장’ 을 계속해서 찾게끔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국산 리듬게임은 이 쪽에 있습니다

물론 코나미의 음악 게임 말고도 국산 음악게임인 ‘EZ2DJ’ 신작 ‘EZ2AC - 엔드레스 서큘레이션’, 그리고 ‘펌프 잇 업 피에스타 2’ 도 있습니다만, 위의 두 게임은 공간 관계상 리듬게임 존이 아닌 일반 체감게임 구역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 한 판에 250원!

‘뿅뿅게임장’ 의 재미있는 모습은, 모든 체감게임에 500원 동전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최신 게임들이야 500원의 요금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임기(일반적으로 300원의 요금을 받는 EZ2AC 등)도 500원 동전을 넣어야 한다는 점이 약간 의아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엔 500원으로 2번의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따져 보면 손해는 아니죠. 리듬게이머 입장에서는 평균 300원에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을 250원에 즐길 수 있으니까요.

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500원에 2크레딧 정책을 잘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라, 간혹 2크레딧이 들어간 상태에서 1크레딧만 플레이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는 점이죠. 때문에 가끔 매장을 훑어보면 빈 기계에 코인이 들어가 있는 상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EZ2AC’ 플레이 유저들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운동화 신고, 봉 꽉 잡고 국민곡인 터키행진곡을…

라이트 유저들이 많이 찾다 보니,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펌프 잇 업’ 의 인기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펌프 잇 업’ 도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이 되어버렸지만, 이 곳 ‘뿅뿅게임장’ 은 타 게임센터의 비해 라이트 유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옛날에 ‘펌프 좀 했다’ 하는 분들은 죄다 한 번씩 밟아보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종 게임 포스터가 게임센터 벽에 한가득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음악게임 존에 정식 발매된 게임 포스터가 붙어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 옥션에서는 간혹 저런 포스터 한 장에 몇 만, 때로는 몇 십에서 백만 원 단위의 가격이 붙곤 합니다.


 비디오 게임 존으로 올라가는 2층 계단

게임센터 입구 오른편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일단은 펌프, 드럼, 이지투디제이, 노래방, 자동차, 비디오게임 등이 표기되어 있지만, 지금은 실제 기기배치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거의 의미가 없다고 봐도 됩니다. 화장실이 2층이라는 것을 제외하면요.


▲ 이제는 고전게임이 된 네오드럼, 그리고 희귀해진 펌프잇업 구 기체

2층에 올라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이제 고전게임이 된 ‘네오드럼’ 과 구형 기체로 가동 중인 2004년작 ‘펌프 잇 업 익시드 2’ 입니다. 이 두 기체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1층의 타 음악게임과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하고 계속 이 자리를 지켜왔는데, 공간 배치의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지 그 원인은 불명입니다. 일단은 흔히 즐길 수 없는 구 시리즈 ‘펌프 잇 업’ 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10년이 넘은 노후한 기체인데다 유지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더 비시바시는 왜 1층이 아닌 2층에 있을까요?

계단 구석에는 난타 게임 ‘더 비시바시’ 1대가 가동 중입니다. 이 게임은 1층으로 내려와도 충분히 라이트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텐데, 굳이 일반인들이 잘 오지 않는 2층에 숨어있는지 의문이군요.


 비디오 게임의 절반은 ‘철권’

1층이 체감게임 및 크레인 게임 위주라면, 2층은 철저하게 스틱형 비디오 게임 유저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철권’ 을 비롯한 격투게임이 2층의 메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라인업을 보면 ‘철권 6’ 이 2조, 그리고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3조가 있고, 구석에 다른 격투게임이 3조 돌아갑니다.


 철권 말고 우리도 있다!

‘철권’ 의 반대편에는 일반 비디오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어째서 이 곳에 있는지 의문인 ‘이니셜 D’ 가 한 조 돌아가고 있는 것을 같이 볼 수 있는데요...


 홀로 외로이 떨어져 있는 이니셜D 버전5

‘아웃런’, ‘크레이지 택시’ 와 함께하지 않고 어째서 이것만 2층 구석에 홀로 떨어져 있는지도 의문스러운 부분 중 하나인데, 같은 장르의 게임끼리 모여있지 않고 따로 떨어진 모습이 조금 을씨년스러워 보입니다.


 추억 속 게임과 대형 모니터와의 다소 어색한 만남

‘이니셜 D’ 와 마주하고 있는 세 개의 격투게임. 좌측부터 차례대로 ‘철권 4’,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 4’ 입니다. 특히 15년차 게임 ‘KOF 98’ 의 경우 구형 CRT 모니터가 아닌 16:9 와이드 화면의 신형 비디오 게임 박스에 들어가 있으니 게임의 도트가 하나하나 선명하게 보이네요. 왠지 어울리지 않은 턱시도를 입은 것 같은 묘한 위화감까지 느껴집니다.


 노래를 부르려면 2층으로 오라!

‘철권’ 뒤에는 이처럼 코인노래방이 늘어서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도 엄청나게 인기가 있는 코인노래방을 2층에 배치시킨 것은 기기 배치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쩌면 2층에 올라올 일 없는 일반 유저들을 2층으로 유도하는 역할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게임센터의 화장실은 2층의 카운터 옆에 있는데, 화장실 끝에는 열리지 않는 비상구가 있습니다. 비상구 앞에 경고 문구대로 함부로 문을 열다가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낭떠러지니까요.

지금까지 서울 송파구의 터줏대감 ‘신천 뿅뿅게임장’ 을 돌아봤습니다. 나름 역사가 깊은 이 곳 역시 상당한 풍파를 겪어왔는데요, 한국 아케이드게임 시장 축소기에는 허술한 기기관리와 신작게임 투자 부족으로 인해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최신 게임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및 24시간 영업을 내세워 송파 및 강동, 강남쪽의 매니아 유저들을 다량 유치하며 다시 전성기의 활발한 분위기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록 정식 발매가 불발되었지만 한때 코나미의 DDR을 잇는 새로운 댄스게임인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의 인컴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했고요.

‘신천 뿅뿅게임장’ 이 위치적인 이점에 만족하여 투자를 게을리 하던 예전의 모습을 잊고, 송파~강남 라인에 거주하는 아케이드 게이머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곳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상 성지순례의 Ryunan이었습니다.

신천 뿅뿅게임장 근처 맛집

1. 엄청나게 매운 중독성있는 냉면 ‘해주냉면’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서울의 ‘3대 매운냉면’,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창신동의 깃대봉냉면, 청량리의 할머니냉면,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바로 이 신천의 ‘해주냉면’ 입니다. 이 곳은 한 그릇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그리고 자가 제조한 특제 비법양념이 특징으로, 이 매운맛에 도전하려는 수많은 손님들로 인해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들어가는 진풍경이 항시 연출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냉면은 사실 여름 음식이 아닌 겨울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이런 매운 냉면은 여름엔 먹기 힘들 겁니다. 보기만 해도 침샘이 자극되는 화끈하게 매운 냉면 한 그릇, 도전해 보세요!

메뉴 : 물냉면 4,000원 / 비빔냉면 : 4,000원




▲ '해주냉면' 의 외관과 매운 비빔냉면

2. 겨울엔 얼큰한 김치찌개 한 냄비, 신천 ‘탕’

신천의 유흥가 쪽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달리 ‘탕’이라는 간판의 붙어있는 가게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돼지고기와 묵은김치를 커다란 냄비에 넣고 전골처럼 끓여낸 김치찌개 전문점인데요, 신천 ‘탕’이라는 곳은 이 곳에 김치찌개를 유행시킨 원조집으로, 맛있게 익은 묵은지 김치와 돼지고기 덩어리가 통째로 들어가 겨울철 몸을 따스하게 녹일 수 있는 음식으로 최고입니다. 식사 손님은 물론, 김치찌개를 안주로 하여 음주를 하는 손님들까지 몰려 항상 북적거리는 곳.

메뉴 : 김치찌개 (소 2~3인 : 16,000원 / 대 4~5인 : 27,000원)




▲ 돼지 김치찌개로 유명한 신천 '탕'

3.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아닌 까르보나라 치킨 '뿔레치킨'

까르보나라 하면 흔히들 스파게티를 생각하기 쉬운데, 까르보나라 소스를 끼얹은 독특한 치킨을 파는 ‘뿔레치킨’ 신천점이 이 근처에 있습니다. 이 곳의 까르보나라 치킨은 한입 크기의 순살치킨 위에 특제 까르보나라 소스와 야채를 썰어 내 놓는데요, 느끼할 것 같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고소하면서도 계속 손이 가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메뉴 : 까르보나라 치킨 (15,000원) / 과일양념치킨 (15,000원) / 크림생맥주 (3,000원)




▲ 뿔레치킨 신천점의 까르보나라 치킨


▲ 신천역 주변 해주냉면, 탕, 뿔레치킨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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