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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일본 오사카, 세가와 남코 직영 게임센터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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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게임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있어요”

몇 년 전, 우연히 전해들은 이 말은 실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개인 점포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와 달리, 일본의 경우 ‘라운드 원’, ‘타이토 스테이션’ 등의 대규모 체인형 게임센터 뿐 아니라, 아케이드게임을 제작하는 게임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게임센터가 성황리에 운영 중이라는 내용이었죠.

일본 게임업체들이 이러한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팬 서비스와 타이틀 인지도 상승, 그리고 피드백 수집 등의 목적입니다. 실제로 일본 게임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아케이드 게임센터 운영’ 이라는 항목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이윤 창출을 도외시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최고급 시설과 관리를 통해 유저들에게 극한의 아케이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제 마음 속 아케이드 게이머의 혼이 불타올랐습니다. 결국 얼마 전, 저는 오사카행 티켓을 든 채 인천공항에 서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주 성지순례는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세가와 반다이남코 직영 게임센터 두 곳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휴대폰 카메라를 활용한지라 사진의 화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세가 직영 게임센터, 우메다 조이폴리스


▲ 우메다의 랜드마크죠, HEP Five의 관람차는 어디서든 보입니다




▲ HEP Five 외관과 내부, 빨갛고 커다란 고래 역시 명물 중 하나죠

첫 번째 목적지인 세가 직영 게임센터 ‘조이폴리스’ 는 오사카 지역 최대의 번화가 중 하나인 우메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메다는 5~6개의 전철역이 ‘별개로’ 존재하는 곳으로, JR 니시니혼 오사카역, 키타신치역, 한큐 전철 우메다역, 한신 전기철도 우메다역, 오사카 시영 지하철 우메다역, 히가시우메다역, 니시우메다역 등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미궁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처음 온 사람은 무조건 길을 잃는,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죠.

그러나 ‘조이플러스’ 를 찾는 것은 의외로 쉽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지상으로 나온 후에, 위에 보이는 저 건물을 찾으면 되거든요. 위 건물은 한큐 그룹에서 운영하는 백화점 ‘HEP FIVE’ 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빨간색 관람차가 특징입니다. 우메다 어디서든 고개만 들면 보이니, 오사카 초행길이자 길치인 저도 손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 관람차를 타면 복잡한 우메다 시내 뿐 아니라 오사카 전체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HEP FIVE’ 는 1층부터 7층까지 평범한 백화점(이라고는 해도 볼 게 무지 많은)이지만, 7층에 대관람차 탑승구가 있다는 것과 8~9층에 위치한 세가 ‘조이폴리스’ 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오늘 저희의 목적지는 ‘조이폴리스’ 지만, 하늘 끝까지 올라가 우메다 시내를 내려다보는 대관람차도 나름 재미있고 스릴넘치니 한 번쯤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조이폴리스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입니다


▲ '조이플러스' 의 대략적인 안내도, 8층과 9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금연 안내문과 미성년자 출입 제한 안내문입니다
만 16세는 7시 이후 출입이 금지되는군요

‘조이폴리스’ 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건물 7층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조이폴리스’ 8층에 입장할 수 있으며, 9층의 경우 내부에 위치한 또 다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조이폴리스’ 는 2개의 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층인 8층에는 인형뽑기와 슈팅 게임, 메달과 리듬게임 등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아케이드게임들이 밀집해 있으며, 9층에는 흡사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어트렉션과 함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티커사진기 존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10시 이후 미성년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국내 게임센터와 달리, 연령대 별로 출입 통제 시간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만 16세 미만은 오후 7시까지, 만 18세 미만은 오후 10시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더군요. 만 16세면 우리 나이로 고등학생 1~2학년 정도인데, 오후 7시면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드네요. 참고로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입니다.




▲ 이... 이건 미로인가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에 진입하면, 곧바로 기상천외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인형뽑기 기계들입니다. 네? 국내에도 흔히 보이는 인형뽑기 기계가 왜 기상천외하냐구요? 이유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기기 때문입니다. 차마 셀 수 조차 없을 정도의 기계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이란…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인형뽑기 기계만으로 미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왼쪽도, 오른쪽도, 앞뒤 모두 인형뽑기 뿐입니다. 만약에 ‘인형뽑기 공포증 환자’ 가 존재한다면, 이처럼 무서운 공간도 없겠죠?



▲ 가... 갖고 싶다!


▲ 플레이 요금입니다, 실력에 따라서는 저렴하다고도 느낄 수 있겠지만...


▲ 뽑은 경품을 담아갈 수 있는 소닉 비닐봉지도 무상 배포 중입니다

요즘엔 우리나라도 인형뽑기 경품이 많이 고급화되었지만, 일본의 인형뽑기 경품은 그야말로 ‘돈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상품들이 많습니다. 봉제인형 뿐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피규어나 베개, 사진엔 찍히지 않았지만 음식류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저도 굉장히 갖고 싶었지만, 제 실력으로는 10000엔을 넣어도 인형 하나 못 뽑을 것 같아서 관뒀습니다.

플레이 요금은 1판에 100엔(한화 약 1,100원), 500엔을 넣을 경우 보너스 1판이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요즘엔 국내에서도 인형뽑기 한 번 하려면 500원짜리 동전 두 개는 넣어야 하니, 크게 비싼 요금은 아닙니다. 나름 기술만 있다면 쉽게 뽑을 수 있다 보니, 아래 사진처럼 경품용 비닐봉투까지 제공하더군요. 누가 세가 직영점 아니랄까봐, 봉투에도 소닉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 소닉 봉투라도 한껏 챙겨 오고 싶었지만, 어글리 코리언이 되긴 싫었기에 간신히 참았습니다.


▲ 세가 게임센터지만 반다이남코의 '태고의 달인' 이나...


 '마리오 카트 아케이드' 도 있습니다

세가가 운영하는 게임센터이긴 하지만, 반다이남코의 ‘태고의 달인’ 이나 ‘마리오 카트 아케이드’ 같은 게임도 보입니다. 아래에 소개하겠지만, 캡콤의 ‘몬스터헌터’ 를 활용한 게임도 존재합니다. 단, 리듬게임으로 유명한 코나미 표 게임은 하나도 없습니다. 얼핏 듣자하니 아케이드 게임업계에서 세가와 코나미가 직접적인 라이벌 관계인데다 코나미와 게임 운영관련 정책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뭐 별 수 없죠. 대신 코나미표 리듬게임은 오사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게임센터들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독특하고 멋진 총이 장착된 게임기

지나가던 중 문득 눈에 띈 게임입니다. 얼핏 봐서는 왠지 아동용 슈팅게임처럼 보이는데, 총이 심상치 않더군요. 아마도 저기 나 있는 홈에 카드를 끼워 플레이하는 방식인 듯 합니다. 플레이 장면을 꼭 보고 싶었는데, 평일 이른 오후 시간대라 플레이 장면을 못 본 것이 한이 됩니다.


 그래서 준비한 유튜브 영상, ‘우정장착 부토버스트’ 라는 게임입니다

이후 조사해 보니,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카드를 저 총에 넣어 게임을 즐기는 하이브리드 형 게임 '우정장착 부토버스트' 였습니다. 총에 세 가지의 카드를 끼워 특수 능력을 발휘시키며 싸우는 게임인데, 실제로 모은 카드를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 보기만 해도 섬뜩해지는 슈팅 게임 '다크 이스케이프 3D'


▲ 안 그래도 무서운 좀비가 3D로 달려듭니다

한켠에는 반다이남코의 슈팅게임 ‘다크 이스케이프 3D’ 가 보입니다. 겉보기부터 심상치 않은 으스스함을 뽐내는데요, 박스 형태의 기체 내부에 들어가 플레이를 해야 하는 터라 공포를 더욱 자극합니다. 심지어 제목에서와 같이 화면이 3D 입체로 되어 있어, 좀비가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오는 느낌까지 줍니다. 무안경 3D 입체 기능을 지원하긴 하지만,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2D 변환 기능도 지원하더군요. 호기심에 한 번 플레이 해 봤는데, 심장을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게 하는 기괴한 장면들에 놀라다 보니 정말 허무하게 게임 오버를 맞이했습니다. 플레이 요금은 1인 200엔입니다.






▲ 수많은 박스형 슈팅게임들이 존재합니다

이 곳의 슈팅 게임은 이처럼 박스 형태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조금 오래된 게임들은 1플레이 100엔으로 국내와 비슷한 가격에 플레이 할 수 있었고, 3D 입체가 적용된 최신 게임들은 대부분 200엔 대의 플레이 요금이 적용되더군요.


 슈팅게임 코너를 지나니, 뭔가 번쩍번쩍한 곳이 나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무려 몬스터 헌터 메달게임입니다


 저도 한번 앉아 봤습니다...만 플레이 방법을 모르겠네요

슈팅게임 코너를 지나가면 유난히 번쩍이는 공간이 나옵니다. 바로 메달게임 존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기기는 무려 캡콤의 ‘몬스터 헌터’ 를 소재로 한 메달 헌팅게임인데요, 기기 한 대 당 최대 여섯 명이 동시에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개인 플레이가 이루어집니다.


▲ 동전이 가득 쌓여 있어서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파칭코를 연상시키는 메달게임. 메달을 구입하려면 환전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마치 일본에 가득한 파칭코를 보는 느낌입니다. 동전을 넣고 플레이하면 동전이 나오니까요.

다만, 파칭코와 다른 점이라면 메달에서 현금, 혹은 메달에서 경품으로의 환급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벌어들인 메달은 기계를 통해 개인 계정에 적립이 가능한데요, 이렇게 적립한 메달을 다음 플레이 시 다시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용도입니다. 지난 성지순례에서 소개한 중국 게임센터의 경우 암암리에 코인을 돈으로 바꿀 수 있었지만, 일본의 경우 이런 부분에서 엄격하다고 합니다. 즉, 메달은 오로지 게임을 즐기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죠.






 메달게임이라고 해도 낚시, 공룡사냥, 경마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존재합니다




 가장 멋있었던 메달게임, 동전이랑 공이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옆으로 갔다 점프했다....

도박이라는 편견을 걷어내고 보니 굉장히 다양한 메달 게임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위쪽의 복잡하게 생긴 기계형 게임기는 동전과 고무공이 기계 사이사이로 빠져나가거나 공중을 날며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더군요. 게임 방법을 자세히 몰라 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쯤 되면 상당히 건전한 게임 문화가 아닌가 싶습…


 여... 여긴 아무리 봐도...


 어...어라?


 으... 으음...


 그냥... 슬롯머신이네요

아니… 건전하다는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그냥 어른들의 즐길 거리네요. 네. 그렇네요… 농담이구요, 약간 도박성이 짙긴 하지만 환급 시스템이 막혀 있으므로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파칭코나 도박장과는 다른 점입니다. 동전을 딸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스코어일 뿐, 실제로 얻는 것은 만족감 외엔 없습니다.


 메달게임에서 얻은 메달을 저장할 수 있는 '메달 뱅크'


 메달게임 이용 시의 주의사항입니다

메달게임을 즐기기 위한 메달을 구입, 적립하는 메달 뱅크 기기입니다. 아래의 주의사항에서 볼 수 있듯 만 16세 미만의 플레이는 금지되어 있으며, 메달의 현금 환급이나 거래도 엄연한 불법입니다.

사실 국내 성인오락실 업계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형태가 이런 모습이 아닌가 싶은데요, 메달의 불법적 거래를 엄격히 막을 수만 있다면 국내 도입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입할 경우 ‘제 2의 바다이야기 사태’ 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겠죠.


 그럼 9층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8층 게임센터를 모두 돌아본 후 9층으로 올라가겠습니다. 8층과 9층을 이어주는 에스컬레이터는 매장 내에 존재하니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맨 위에서 소개했듯, 9층은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어트렉션과 스티커 사진기가 존재합니다. 사실 국내에도 디스코 팡팡 등 놀이기구를 가져다 놓은 게임센터가 몇 있는데요, 놀이공원에 비하면 규모가 살짝 작은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 곳에서도 별 기대는 안 했는데…




▲ 본격적이다 못해 놀이공원을 능가하는 포스를 풍기는 귀신의 집




▲ 전 포스터만 봐도 심장마비가 올 기세입니다

맙소사. 웬만한 놀이공원보다 무서워 보이는 공포의 집이 초장부터 만만찮은 기세를 뽐냅니다,. 들어가 보질 않아(이런 걸 죽기보다 싫어하기에) 상세한 내부 소개는 할 수 없지만, 대충 포스터만 봐도 도깨비가 삐용! 구미호가 야옹! 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닌 듯 합니다. 아마 이 곳에 들어갔다면 전 여기서 기사를 쓰고 있지 못하겠죠.




 무려 후룸라이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탑승형 어트렉션 '와일드 리버'


▲ 2인용 비행 게임인 '스카이 크루징'

귀신의 집 외에도 위처럼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롤러코스터나 급류타기 게임은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실감나는 화면과 진동을 통해 실제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을 주는 방식입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롤러코스터와 슈팅 게임을 접목시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만든 기구도 있다고 합니다.


 어트렉션 이용권 판매기입니다




 오사카 점에는 총 일곱 개의 어트렉션이 존재합니다. 도쿄점에는 더욱 많은 어트렉션이 있다고 하네요

‘조이폴리스’ 오사카 우메다 점에는 총 일곱 가지의 어트렉션이 있으며, 각각 탑승 요금은 600엔입니다. 이를 대체할 Big 3나 자유이용권 같은 요금제도도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시간 관계상(그리고 예산 관계상) 차마 타 보지 못한 점은 아직까지도 아쉬움으로 남네요.

어트렉션 기구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본 여중/고생들이 단체로 이용하는 경우가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아니, 아예 9층엔 여중/고생들만 있는 것 같았어요. 아무리 이런 어트렉션 기기들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는 해도 이상하리만치 여성의 비율이 높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옆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상치 않은 길을 지나면...






 수많은 스티커사진기 기기로 이루어진 미로가 또다시 나타납니다!

다름아닌 초대형 규모의 스티커사진기 코너가 9층에 존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상 9층은 어트렉션과 스티커사진기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둘 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코너다 보니 많은 여학생들이 8층의 인형뽑기 존을 거쳐 바로 9층으로 올라오는 코스를 밟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범국민적 인기를 끌다가 최근에는 영화관 옆 게임센터 등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스티커사진기. 그러나 일본에서는 매년 새로운 버전의 스티커사진기 기기가 출시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최신형 기기는 죄다 일본 제품이기도 하구요.




 무려 의상 대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번 입어보겠....

여기에 더해 이 곳에서는 스티커사진 전용 의상 대여 서비스까지 실시하며 여성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습니다. ‘HEP FIVE’ 에서 쇼핑을 마친 고객들과 귀갓길에 놀러 나온 학생들의 최종 목적지가 바로 이 스티커사진이 아닌가 싶을 정도더군요.




 매장 내에 마련된 카페와 쉼터


 화장실도 백화점 수준 이상입니다

게임과 스티커사진을 즐기다 지친 고객을 위한 다양한 먹거리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워낙 자판기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보니 아이스크림부터 각종 음료, 스낵을 파는 자판기가 곳곳에 설치되었고, 크레페와 버블 티 등을 판매하는 카페, 그리고 웬만한 가게 크기를 자랑하는 쉼터까지… 그야말로 ‘오락실’ 이 아닌 ‘도심 속 놀이공원’ 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화장실 역시 백화점 수준으로 깔끔하면서도 게임센터의 특색이 살아 있고요.

세가 직영 게임센터 ‘조이폴리스’. 세가가 직접 운영한다는 얘기만 듣고 섣불리 ‘세가 게임만 있겠군’ 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을 산산조각낼 만한 규모와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리듬게임과 스틱형 게임(철권 등)이 빠져 있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즐길 거리가 많기에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위치 역시 오사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우메다 한복판이니, 오사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한번 일정에 넣어 보시기 바랍니다. 게임에 관심이 없더라도 충분히 즐길 만한 ‘놀이동산’ 이니까요.

반다이남코 직영 게임센터, 철권 뮤지엄

다음으로 소개할 성지는 반다이남코가 운영하는 게임센터 ‘철권 뮤지엄’ 입니다. 사실 이 곳의 방문 계획을 잡을 때만 해도 ‘철권’ 관련 상품과 역사가 모여 있는 박물관 형태의 가게인 줄 알았습니다. 이름부터가 뮤지엄이니까요.


 '철권 뮤지엄' 이 자리하고 있는 덴덴타운의 남코 빌딩


 총 5층 건물 중 '철권 뮤지엄' 은 3층입니다

‘철권 뮤지엄’ 은 일본 관서 지역 오타쿠들의 성지, 덴덴타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덴덴타운은 도쿄의 아키하바라처럼 다양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 관련 상점이 모여 있는 지역인데요, 그 중에는 ‘오타로도(오타쿠+Road)’ 같은 명물 거리도 있습니다. ‘철권 뮤지엄’ 은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남코 빌딩 3층에 자리잡았습니다.

참고로 이 남코 빌딩은 1층은 반프레스토나 단간론파 등으로 꾸며진 스토어, 2층은 ‘아이돌마스터’ 로 꾸며진 공간, 3층은 ‘철권 뮤지엄’, 그리고 4~5층은 가라오케(노래방)와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가의 ‘조이폴리스’ 에 비하면 다소 규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일단 제목부터 ‘철권’ 이 들어있으니만큼 그 전문성은 남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매장 1층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단간론파' 관련 상품들

남코 빌딩 1층을 장식하고 있는 ‘단간론파’ 입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방영과 함께 ‘단간론파 1&2 리로드’, 외전격 소설 등이 출시되면서 나날이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게임인데요, 등신대 판넬과 각종 소품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실로 아름답습니다. 참고로 전 여기서 조그마한 모노쿠마 풍선을 하나 샀죠.


 '철권 뮤지엄' 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으면


 '철권' 팬들의 성지인 '철권 뮤지엄' 이 등장합니다

‘철권 뮤지엄’ 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개인적으로 별 관심 없는 2층을 지나 단번에 3층까지 올라가면 ‘철권 뮤지엄’ 이 나옵니다. 입구에서부터 ‘철권’ 관련 포스터가 반겨주는데요, 아마 주기적으로 뭔가 대회 같은 것이 열리는 모양입니다.




 '철권' 팬이라면 감탄할 만한 '철권 6' 오프닝의 명장면도 충실히 재현되었습니다

‘철권 뮤지엄’ 에 들어서자 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모형입니다.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철권 6’ 오프닝을 한 번이라도 보신 분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할 만한 장면! 카즈야와 진의 부자 싸움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피규어 수집에는 취미가 없지만, 이런 멋진 작품은 하나쯤 갖고 싶네요. 뭐, 비매품인데다가 만약 구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갈 테니 욕심은 버려야겠지만요…


 그리고... 사방이 '철권 태그 2' 로 가득한 스테이지가!

카즈야와 진 모형을 뒤로 하고 눈을 돌려 보면… ‘철권’ 으로 가득한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최신작인 ‘철권 태그 2’ 만 얼핏 봐도 10조(20대) 이상 보이는데요, 미처 사진에 나오지 않은 기기까지 하면 그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사진을 보고 있자미, 규모에 비해 사람들이 조금 적어 보이지 않나요? 사실 제가 ‘철권 뮤지엄’ 을 방문한 시간이 밤 10시 반에 가까운 늦은 밤이었는데요, 이 때만 해도 ‘일본은 대중교통과 택시 등의 요금이 비싸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11시 이후까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찾기 어렵구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아래에서 공개합니다.




 매장 내 경기를 생중계해주는 모니터(위)와 '철권' 의 과거 기록을 보여주는 TV(아래)

한켠에는 ‘철권’ 실황중계를 위한 전용 모니터도 놓여 있습니다. 위쪽의 실황중계 모니터는 신논현 ‘철권 카페’ 등에서도 볼 수 있는 기기지만, 아래의 ‘철권 무비 갤러리’ 모니터에서는 ‘철권 1’ 부터 ‘철권 태그 2’ 까지 삽입된 다양한 영상이 차례차례 흘러나오고 있어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철권’ 팬이라면 한 2시간 쯤은 가만 앉아있을 수도 있겠더군요. 제가 그러고 싶었거든요.


 한 게임당 100엔,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어째 상대가 없다?

플레이 요금은 역시 1플레이 100엔. 일본에서는 평균 혹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국내에 비교하면 2~3배 이상 비쌉니다. 일본 철권 게이머들의 실력을 알아보고 싶었는데, 플레이하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그나마 한 분 있던 플레이어는 금새 컴퓨터에게 지고 자리를 떠버렸고 말이죠. 아무래도 너무 늦게 방문해서 그런가 하며 발걸음을 옮겼는데…


 바로 옆의 건담 게임 코너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레이싱 코너에는 아예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가득 차 있습니다

맙소사! ‘철권 태그 2’ 지역을 벗어나자 사람이 이렇게 꽉 차 있습니다. 남는 자리 하나 없이(심지어 뒤에 줄 서 대기하면서까지)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요, 건담 게임이나 ‘이니셜 D’ 등이 특히 성황리에 가동되고 있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철권’ 존에 사람이 없던 이유가 시간 때문이 아니고,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의 일본 내 인기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쩐지 ‘철권’ 존에 사람이 그렇게 없더라니… 국내에서도 ‘철권’ 의 인기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본토에서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세가 게임센터와 달리, ‘철권 뮤지엄’ 에 있는 게임은 대다수가 반다이남코가 개발한 게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규모 자체가 작고 남코 게임으로도 이 공간을 채울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신 슈팅이나 리듬게임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왠지 위에서 본 풍경같은 느낌이 들지만 착각입니다

세가의 ‘조이폴리스’ 와 마찬가지로, 반다이남코 게임센터에도 인형뽑기 기계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반다이남코 자체가 완구로도 유명한 만큼, 상품 배치에서 반프레스토 제품 등 다양한 차별점을 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철권 뮤지엄’ 에서 인형뽑기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백화점 건물에 위치한 ‘조이폴리스’ 와 달리 전용 건물 한복판에 있는지라 억지로 찾아오지 않고 우연히 들르는 고객이 적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헤이하치 피규어, 아무래도 '철권' 의 진짜 주인공은 헤이하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코 공식 '철권' 피규어 및 하라다 PD의 사진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역시 성지답네요

‘철권 뮤지엄’ 을 나오는 길에는 ‘철권’ 과 관련된 다양한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로 ‘리리’, ‘아리사’, ‘아스카’, ‘크리스티’ 같은 여성 캐릭터 위주지만, 그 와중에서도 우리의 헤이하치 옹은 포스를 뽐내고 있습니다. ‘철권’ 시리즈의 하라다 PD의 사진도 함께 전시되어 있네요. 아무쪼록 ‘철권’ 시리즈가 과거처럼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메인 축이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지금까지 세가와 반다이남코가 직접 운영하는 게임센터 두 곳을 살펴봤습니다. 아케이드게임 개발사가 밀집해 있는 일본에서만 가능한 형태의 점포인데요, 개발사로서는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바로 얻을 수 있어서 좋고, 게이머들에게는 좋아하는 게임사의 게임을 마음껏 즐기며 게임 외적인 재미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은 일석이조의 시스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처럼 해외에서 찾는 관광객까지 생길 정도니까요. 물론 게임센터가 유지될 수 있는 유저 풀이 뒷받침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요. 국내 게임업체들도 자사 온라인게임을 메인으로 한 PC방을 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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