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부천의 명물이 된 신흥 성지, 어택 게임센터

‘어택 게임센터’ 는 부천의 중심지인 1호선 부천역의 북부광장 출구 방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 곳은 수많은 게임센터가 격전을 벌이던 장소였는데요, 부천역사 내 ‘조이맥스’, 그리고 ‘펌프 잇 업’ 의 제작사 안다미로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엔터’, 그리고 얼마 전 폐업 게임센터 특집으로 나왔던 ‘꿈어린 게임장’ 등 굵직굵직한 메이저 게임센터가 늘어서 각축을 벌였죠. 그러던 중 ‘꿈어린 게임장’ 의 폐업을 시작으로 ‘조이맥스’ 까지 영업을 종료함에 따라 부천역 근처에는 오직 ‘엔터’ 한 곳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어택 게임센터’ 가 새롭게 오픈하면서 ‘엔터’ 와 ‘어택’ 의 2강 구도로 새롭게 재편되었죠.

위 사진은 ‘어택 게임센터’ 의 약도와 건물 전경입니다. 골목 사이에 위치하고 있긴 하지만, 입구 근처에 있기 때문에 큰길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어택 게임센터’ 의 전경을 보면 검은 바탕의 간판에 흰 글씨로 ‘ATTACK’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요, 고급스러운 유광 블랙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는 모습이 얼핏 보면 스포츠 매장 같다는 착각까지도 듭니다. ‘어택 게임센터’ 는 독립된 2층 건물 하나를 전부 사용하고 있는데요, 근래 찾아보기 드문 대형 게임센터입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동전교환기와 두더지게임 등이 보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00원 동전 교환기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체감형 게임의 증가와 함께 게임 플레이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차츰 500원 동전 교환기가 메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 역시 게임센터에서 100원 동전을 바꾼 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두더지 게임기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인데요, 역시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모습입니다.

한때 국내 정식 발매까지 되었건만, 지금은 전국에서도 고작 몇 대만 남아 있는 비운의 레이싱게임 ‘완간 미드나이트 맥시멈 튠 3’ 가 1조 2대 가동 중입니다. 일본의 동명만화 ‘완간 미드나이트(한국판: 논스톱 죽어도 좋아)’ 를 기반으로 제작된 레이싱게임인데요, ‘이니셜 D’ 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니셜 D’ 가 고갯길 공도 레이싱을 주제로 만든 게임이라면, ‘완간 미드나이트’ 는 고속도로 주행을 메인으로 한 것이라 게임성은 완전히 다릅니다.

‘완간 미드나이트’ 의 반대편에는 어느 게임장에나 한 조씩은 갖춰져 있는 국민 레이싱게임 ‘이니셜 D’ Ver.3 한 조가 보입니다. 현재 Ver.7 까지 출시되었지만, Ver.3 역시 완성도 높은 게임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위의 두 레이싱게임 바로 옆에는 코나미의 ‘더 비시바시’, 그리고 한국 최초의 E-amusement 대응 기기였지만 지금은 해당 서비스가 종료되어 존재감이 급속히 사라져버린 ‘드럼매니아 V8’, 그리고 남코의’ 태고의 달인’ 13대목이 각각 한 대씩 있습니다. 세 기종 전부 발매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차기작 소식이 없는지라, 그 존재감이 극히 희박한 편입니다.

‘이니셜 D’ 의 뒷편엔 ‘펌프 잇 업’ 시리즈의 최신작 ‘피에스타 2’ 가 1대 보입니다. 최근에 발매된 신형 게임인데요, 국내에 몇 대 없는 50인치 와이드 화면을 활용하는 TX기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기종은 ‘어택 게임센터’ 바로 옆에 있는 ‘엔터’ 에도 놓여있는 가장 최신 기종입니다. 부천 사람들은 참 좋겠어요. 기기 앞에는 전용 선풍기도 설치되어 있어 플레이 환경이 상당히 쾌적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댄스 게임은 몸을 격렬히 움직여야 하는 지라, 선풍기 한 대를 몇 명이 돌려 쓰다 보면 짜증이 나죠.

게임센터 안쪽으로 들어가면 농구 게임과 오락실 노래방(오래방)이 보입니다. 농구대는 두 대, 오래방은 4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게임센터 규모를 생각하면 그리 크지는 않은 편입니다.

1층 안쪽으로 들어가면 각종 스틱형 비디오게임들이 모여있는 구간이 보입니다. 게임 라인업을 보면 크게 특별한 게임은 없고, ‘철권 태그 토너먼트 1’ 이나 ‘라이덴 3’ 같이 오래 되었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위주입니다. 사실 1층에 있는 대부분의 게임이 이런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사진은 안쪽 가장 구석에서 바라본 어택 1층의 전경인데요, 검은색의 벽과 천장, 기둥 등 단색 위주의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건물 자체의 채광이 좋은 편인데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분위기라 어두침침한 느낌은 나지 않습니다.

다시 게임센터 입구로 나와 입구 옆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위에서 소개한 1층 게임들만 보면 어딘가 허전해 보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라인업만 보면 왠지 성지순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을 정도죠. 그러나 ‘어택 게임센터’ 의 진면목은 바로 2층에 있습니다.

2층에 올라서면 1층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BEMANI 음악게임들이 가장 먼저 유저들을 반겨줍니다. 1층에 있는 ‘펌프 잇 업’ 과 ‘드럼매니아’ 를 제외한 대부분의 리듬게임들이 2층에 몰려 있어, 하나의 ‘음악게임 존’ 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어택 게임센터’ 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낮 시간대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찾아온 많은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학교에 따라 아직 방학이 안 끝난 곳도 있나 보더군요.

한쪽 구석에는 ‘팝픈뮤직’ 의 국내 최신판 ‘판타지아’, 그리고 펜타비전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3’ 가 한 대씩 가동 중입니다. 다만 ‘팝픈뮤직’ 은 E-amusement 미대응 상태며,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3’ 는 업데이트 중단으로 유저들 대다수가 떨어져나간 비운의 게임들입니다. 그나마 ‘팝픈뮤직’의 경우 정식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반해,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3’ 는 후속작 발매에 대한 소식 하나 없으니, 두 게임의 미래가 서로 엇갈리고 있군요.

앞의 두 게임과 일약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며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BEMANI게임 최신작 ‘Beatmania2DX.20 TRICORO’가 두 대 보입니다. 플레이 요금이 1천원이라는 고액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잡은 게임이지요. 필자 역시 최근 이 게임 때문에 지갑에서 지폐가 빠져나가는 속도가 무섭게 빨라졌습니다.

다른 한 편에는 한국에서 BEMANI붐을 다시금 불러일으킨 일등공신 ‘유비트’. 최신작 ‘소서’ 가 창가쪽에 세 대 놓여있습니다. 한때 곡 삭제 등으로 많은 유저가 빠져나갔지만, 최근 타 기종과 연계되는 다양한 해금 이벤트 덕에 플레이 유저가 조금씩 회복되는 중입니다.

반대편을 돌아보면 등을 맞대고 있는 ‘리플렉 비트’, ‘사운드 볼텍스’, 그리고 ‘EZ2DJ’ 등도 모여 있습니다.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어택 게임센터’ 에는 상당히 많은 기기들이 서로 등을 기대며 붙어있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1층의 ‘이니셜 D’ 와 ‘완간 미드나이트’ 도 그렇게 배치되어 있었죠. 일반적인 게임센터에서는 기기를 일렬로 쭉 늘어놓는 데 반해, ‘어택 게임센터’ 의 배치 구도는 약간 낮설게 느껴지는 한편 옆 유저를 방해하지 않고 독립적인 플레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2층에 올라와서 리듬게임만 소개한 것 같은데, 사실 ‘철권’ 역시 2층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택 게임센터’ 의 ‘철권’ 은 모두 최신작인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기종(1층의 ‘철권 태그 1’ 제외)으로, 총 6조, 12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큰 게임센터에도 잘 보이지 않는 ‘철권 라이브 모니터’ 까지 설치되어 있어 놀라움을 자아냅니다. 쾌적한 플레이 환경 덕분에 부천 지역 ‘철권’ 유저들의 새로운 결투장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게임 라인업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잠시 게임센터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센터 벽면에 붙어 있는 ‘Beatmania2DX’ 의 메인 포스터 액자입니다. 사실 이 포스터는 미려한 일러스트 때문에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본토인 일본에서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장당 수십만 원에 호가할 정도로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아마 게임센터 내에 걸려있는 이 포스터를 보고 침을 질질 흘릴 유저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그렇구요.

‘액션 게임센터’ 는 외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채광 면에서는 어떤 게임센터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햇빛이 직접 내리쬐는 낮 시간대에는 반사광으로 게임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옛날 오락실이나 현재 게임센터 대부분이 괜히 어두운 것이 아니죠.

‘어택 게임센터’ 도 이 같은 반사광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창 쪽 벽면에 커다란 블라인드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재미난 것은 일반 블라인드가 아니라 각종 게임 캐릭터 및 게임기 사진이 프린팅되어 있는 특수 제작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게임센터 내부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지면서 햇빛도 가려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죠. 다만, 저 여고생들의 사진은 어떻게 가져온 것인지.. 거 참 너무 좋습니다.

‘어택 게임센터’ 의 또 다른 강점이 하나 있다면, 최근에 지어진 건물답게 쾌적하고 깔끔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강력한 냉방 장치와 깨끗한 화장실 시설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먼저 냉방 장치의 경우 매장 곳곳에 대형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유저들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 할 정도였습니다. 이 날은 유달리 더워 낮 기온이 32~33도까지 올라갔는데요, 특히 오락실의 경우 게임기에서 나오는 열과 열성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체온 탓에 특히 더 덥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러나 ‘어택 게임센터’ 는 강력한 냉방 시설과 일부 댄스 기기에 설치된 전용 선풍기 덕에 게임을 즐기면서도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리 게임 라인업이 좋아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게임센터라면 다시 가고 싶지 않기 마련인데, ‘어택 게임센터’ 는 이 부분만큼은 확실합니다.

화장실 또한 최신 건물답게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게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센터들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화장실인데요, 극장 옆이라던가 대형 건물에 입주한 게임센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게임센터는 화장실에까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그 동안 ‘성지순례’ 를 통해 소개된 곳들마저 화장실 시설은 매우 열악한 곳이 많았고 말이죠. 그러나 ‘어택 게임센터’ 는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깔끔한 화장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남녀공용이긴 하지만, 잠금장치는 확실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어택 게임센터’ 는 ‘꿈어린 게임장’ 과, ‘조이맥스’ 의 연이은 폐업으로 다소 위축되었던 부천 지역의 아케이드게임장에 새로 등장해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신흥 성지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대형 게임센터 못지않게 막강한 라인업을 갖췄으며, 쾌적하고 탁 트인 공간을 제공하며 유저들을 불러모으고 있죠. 게임이 더 이상 마니아들의 즐길거리가 아니라, 당당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합니다.

비록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불황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어택 게임센터’ 와 같은 신흥 게임센터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아직 국내 아케이드 게임은 살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신규 게임센터가 점점 많이 생겨서, 아케이드 유저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성지순례를 마치겠습니다.

혹시 초콜릿맛 치킨을 드셔본 적이 있으십니까? 도저히 상상조차 가지 않으신다구요? 그런데 그 음식을 파는 곳이 ‘어택 게임센터’ 근처에 있습니다. ‘치킨&꼬치사냥’이라는 이름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이 곳은 여덟 가지 다양한 맛의 순살치킨을 선보이는 가게입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기상천외한 메뉴들이 몇몇 있습니다. 초콜릿 치킨 말고도 생크림 치킨 등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음식 말이죠. 초콜릿 치킨의 경우 얼핏 보면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음식처럼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초콜릿을 그대로 바른 것이 아니라 초콜릿을 베이스로 치킨에 어울리는 전용 소스가 발라져 있어 의외로 맛이 괜찮습니다. 반전이 있는 음식이죠. 1천원 짜리 작은 컵으로도 판매하니 도전 삼아 가볍게 한 컵 드셔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 합니다.

위치: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천역 북부출구 하차 후 잼존 플라자 건물 바로 맞은편

부천역 근처에는 부천대가 있습니다. 특히 부천대학교 앞 식당가에는 대학생들을 위한 싸고 저렴한 식당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 가장 유명한 ‘석정분식’ 은 단돈 3,500~4,000원 정도의 가격에 각종 찌개를 비롯하여 덮밥, 돈까스 등 모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시간을 10년은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부천대 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가게가 다소 허름하고 복잡하긴 하지만, 한 번 빠져들면 그 복잡함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것이 특징이죠.

위치: 부천대학교 정문 앞

‘코코이찌방야’ 는 일본에서 건너온 카레 전문점으로,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매우 대중적인 카레 전문점입니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도 수많은 지점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부천에서도 이 카레를 맛볼 수 있습니다. ‘코코이찌방야’ 는 카레와 밥의 양을 조절할 수도 있고, 매운 정도와 다양한 종류의 토핑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는 카레 전문점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매운맛의 경우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1단계부터 정말 입에 불이 나도록 매운 10단계까지 다양하니, 도전 의식에 불타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위치: 1호선 부천역 북부출구 하차 후 잼존플라자 건물 왼편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