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떠오른 국내 게임 유통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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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RPG 「파이널 판타지 X-2(이하 FF X-2)」 한글판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그 동안 속으로 곪아왔던 국내 게임 유통의 문제점이 겉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대작 RPG 「파이널 판타지 X-2(이하 FF X-2)」 한글판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그 동안 속으로 곪아왔던 국내 게임 유통의 문제점이 겉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최고의 게임으로 꼽히는 FF 시리즈가 최초로 국내에 한글화되어 출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FF X-2 한글판은 게임 팬들의 기대 속에 지난 4월 20일 출시됐다. 그러나 게임관련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출시와 관련된 게임 유통 구조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게임에 대한 평가는 찾아볼 수 없고 유통과 관련된 불만점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

FF X-2 한글판 출시와 관련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문제점은 정식 출시일 전인 17일, 일부 매장에 물량이 퍼지면서 야기됐다. 온라인 예약 주문을 통해 게임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정식 출시일 하루 전에 게임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돈을 미리 입금, 출시일을 기다렸다”면서 “하지만 17일부터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이 풀리면서 예약구매를 했던 사람들은 헛물만 켜고 말았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실제로 국제전자상가의 일부 매장에서는 17일부터 FF X-2의 판매가 시작됐으며 가격도 온라인 예약판매 58,000원보다 저렴한 5만원 내외에 형성됐다.

이 상황은 모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 매장에 미리 물량을 풀면서 시작됐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고객에게 제품을 발송하는 기간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정식 출시일 3~7일 전에 제작사나 유통사로부터 물품을 인수하는 것이 보통.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은 이렇게 미리 인수한 제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배송기간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배송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모 온라인 쇼핑몰은 미리 인수한 물품을 온라인 구매자들에게 보내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 넘겨준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게임 관계자들은 해당 온라인 쇼핑몰의 얄팍한 상혼을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과당 경쟁으로 인해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해당 쇼핑몰은 다른 쇼핑몰이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 물량을 미리 품으로써 수익을 만들어내려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모 온라인 쇼핑몰의 얄팍한 상혼으로 인해 고생하며 FF X-2 한글판을 출시한 유통사와 부푼 마음을 졸여가며 예약 상품을 고대하던 소비자들은 큰 손해를 본 셈이다.

이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해당 쇼핑몰에 있겠지만 각 쇼핑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EA코리아의 책임도 무시할 순 없다. EA코리아는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을 일일이 감독하기에는 벅찬 게 사실”이라며 “어떤 경로를 통해 제품이 흘러나왔는지를 현재 파악하고 있으며 이후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문제점은 FF X-2의 온라인 특전과 오프라인 특전이 따로 구성되면서 이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시작됐다.

FF X-2의 국내 유통사인 EA코리아는 FF X-2의 출시에 앞서 온라인 예약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FF X-2 한글판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예약한 사람에게는 특전으로 언리미티드 사가를 무상으로 증정한 것. 물론 이 행사는 FF X-2를 기대해 온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켜 행사시작 불과 수시간 만에 한정 수량 5,000장이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EA코리아는 이와 같은 반응에 고무되어 오프라인 구매자들을 위한 특별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FF X-2와 FF X-2의 공식 공략집을 하드 케이스에 담은 ‘특별판’을 68,000원에 내놓은 것. 하지만 막상 발매일이 되어 특별판이 오프라인 매장에 풀리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미리 예약구매한 온라인 구매자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이 오프라인 구매자들에게만 메리트를 주는 특별판은 말도 안된다”며 EA코리아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FF X-2와 함께 판매되는 공식 공략집 세트에는 하드 케이스가 빠져있다는 것도 불만의 원인.

이에 대해 EA코리아는 “원래 가격이 58,000원인 FF X-2를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5,000명에게 언리미티드 사가를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메리트를 준 것”이라 밝히고 오프라인 매장에만 유통시킨 공식 공략집과 하드 케이스에 담긴 FF X-2에는 언리미티드 사가가 빠져있으며 수량도 5,000개 한정이고 가격도 68,000원으로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공략집과 FF X-2 세트는 EA코리아가 기획한 것이 아니며 각 온라인 쇼핑몰이 독자적으로 기획, 판매를 시작한 것이라 하드 케이스가 포함되지 않았고 가격도 각 쇼핑몰이 독자적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공략집이 포함된 FF X-2의 세트를 오프라인 매장에만 메리트를 주도록 기획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FF X-2 공식 공략본을 출판한 담당자는 “EA코리아에서는 오랜만에 나오는 대작 타이틀에 대한 기대도와 가이드북에 대한 특전으로 특별판에 사용될 공식 공략집을 구입했다”면서 “EA코리아 이외에 각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자체 행사를 위해 일정 수량씩 구입해갔다”고 설명해 EA코리아 측의 해명을 뒷받침했다.

즉, 공식 공략집이 포함된 하드 케이스 특별판과 관련된 게이머들의 불만은 EA코리아와 각 쇼핑몰이 비슷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비롯된 소비자들의 오해에서 발생한 것. 하지만 비록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유통사인 EA코리아는 비슷한 행사가 진행되면 이런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음을 간과한 사실과 미리 소비자들에게 행사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지 못한 점, 불만이 나온 후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 등의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FF X-2 한글판의 출시를 통해 그 동안 쉬쉬하며 숨겨져왔던 국내 게임유통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밖으로 드러났다. FF X-2의 출시과 관련되어 생긴 이번 사태는 주먹구구식 행사진행, 얄팍한 상혼 때문에 지켜야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도덕적 해이 등은 국내 게임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유통사와 판매점들이 반드시 고쳐야할 문제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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