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학위논문 발표한 신대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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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최초로 게임 비즈니스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광운대학교와 게임 아카데미에서 외래 교수로, 한국게임마케팅포럼의 사무국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대영 박사를 만나 논문을 쓰게 된 계기와 국내 게임계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게임센터, 속칭 오락실이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초로 기억된다. 동키콩, 방구차, 갤러그 등으로 대표되는 인기게임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지능계발’이라는 문구로 애써 자신을 포장하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정당화시키려 했던 그 당시의 오락실들. 어둡고 음습하며 불량학생들이나 다니는 곳으로 어른들에게 인식되던 오락실은 숱한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꿋꿋이 명맥을 이어왔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80년대의 그 ‘게임’이 아니다. 미취학 아동부터 시작해 초, 중, 고등학생들은 물론 회사원, 주부,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게임은 단순히 놀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게임산업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한 해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총 규모가 수 조원으로 집계되는 지금,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게임을 한낱 애들의 오락거리로 치부하며 무시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엔터테인먼트 중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갖고 있으며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여지를 갖고 있는 산업이 바로 게임산업이라며 치켜세우기에 바쁘다.

이처럼 급성장한 한국의 게임산업. 그러나 게임산업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요 몇 년 사이 게임산업이 너무나 급속히 팽창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장밋빛 환상을 꿈꾸며 이를 좇기에 급급할 뿐, 천천히 뒤돌아보며 본질을 연구하는 걸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잘 성장하면 됐지, 무슨 연구가 필요하냐고? 모르는 말씀이다. 게임산업이 왜 이렇게 성장하게 됐는지, 성장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가지 현상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소비자들의 needs를 앞으로 어떻게 만족시킬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갈지 등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혹시 게임산업이 위기를 맞더라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나올 수 있으며, 다른 산업들도 게임산업을 참고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을 개발해 이제는 어엿한 한 회사의 사장이 된 관계자를 만나 진지하게 “어떻게 이런 큰 성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필자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요소를 다양한 조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게임으로 구현했다’거나 ‘운영상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우리만의 독특한 노하우를 통해 해결했다’, ‘과금체계를 결정한 과정’ 등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런데 그 관계자는 ‘게임이 좋아서, 열심히 만들어서’라고 대답했다. 다시 정색을 하고 그런 의례적인 대답이 아닌 진지한 대답을 원했다. 돌아온 대답은 ‘운이 좋았던 거죠’였다. 아니, 그럼 다른 온라인게임들은 게임이 안 좋아서, 빈둥빈둥 만들어서, 운이 없어서 망한 건가?  

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는 사실은 아직 우리나라 게임산업과 관련해서 정형화된 모델이나 확립된 이론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만약 제대로 된 학문적 연구가 있다면 신규 회사들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 그 이론을 참고로 더욱 높은 퀄리티의 게임 또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보다 수십 배는 큰 해외 게임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에 대한 이론적 연구가 필요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게임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것도 연구논문이 아니라 학위논문이라 그 희귀성은 더하다. ‘게임산업에 있어서 온라인 유통경로 활용정도의 결정요인과 성과’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게임산업의 마케팅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처음 나온 학위논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론적인 뒷받침을 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대로 된 객관적 자료를 만들고 싶었다

앞서 말했듯 게임 비즈니스와 관련된 학위 논문은 신대영 박사가 쓴 논문이 처음이다. 제대로 된 자료를 찾기도 힘들 텐데, 왜 굳이 게임과 관련된 논문을 쓰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저는 GOD(Game on Demand) 방식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회사의 상무로 재직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스트리밍을 이용한 GOD라는 새로운 방식은 당시 아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았고, 사업을 전개해나가는 초기 시장이라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어느 층을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사람들이 원하는지, 요금의 결제는 어떻게 해야 최적의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참고로 할 수 있는 자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비즈니스 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 새롭게 게임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죠.”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던가? 마침 학위와 관련해 주제를 찾고 있었던 신대영 박사는 보편적인 경영학 관련 논문보다 자신이 사업을 하며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논문을 통해 제시해주면 후배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게임 비즈니스 쪽으로 주제를 잡고 집필을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게임산업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유통경로 활용정도의 결정요인과 성과’라는 논문이다. 제목이 길어 복잡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이해하기 쉽게 말을 바꾸면 ‘게임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그 회사의 온라인 활용 정도가 바뀌는데, 그 온라인 활용 정도에 따라 회사의 수익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2분이면 아는 박사 논문
우선 아래 <그림 1>을 보자. 왼쪽에 보이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성향’, ‘기술수용’, ‘ 신기술 수용능력’ 등 5가지 항목은 온라인 유통경로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대해 영향을 끼치는 인자들이다. +로 표시된 것은 가설 단계에서 활용 정도를 활성화시킬 걸로 기대되는 인자들을 표시한 것이며, -로 표시된 것은 활용 정도를 위축시킬 걸로 기대되는 인자들이다. 그리고 온라인 유통경로의 주 활용 정도로 커뮤니티 기능, 주문대금결제기능 등 3가지 항목을 꼽고 있으며 이것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가정한 상황을 모델화했다.

▲ 표 1

이제 <그림 2>를 보자. 논문의 결론을 알기 쉽게 모델화한 것이다. 5가지 인자들을 기존의 이론과 설문, 자료 수집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온라인 유통경로 활용 정도에 어떤 인자는 긍정적인 영향을, 어떤 인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커뮤니티 기능, 주문대금결제기능, 물류와 A/S 기능을 온라인으로 활용했을 때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결과 등을 나타내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은 -표기 내에(+)로 표기된 부분이다. 커뮤니티 기능이 매출 증대에 미치는 영향이 -(+)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것은 종합적으로는 -를 나타내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다. 논문에서는 커뮤니티 기능이 너무 많이 활성화되면 게임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노출되어 관심유도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불법복사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는 타이틀 구입이 아니라 불법복사를 통한 획득으로 이어져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다.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이야 봐도 이해가 어렵고 너무 복잡하므로 생략하고, 이 결론을 통해 우리는 게임 비즈니스에 있어 온라인 활용 정도가 매출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걸 알 수 있다.

▲ 표 2

 

게임산업은 영화산업을 닮아가야 한다
논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우리나라 게임산업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로 화제가 옮아갔다. 외형적으로 계속 커져가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와 다양성 면에서는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 거세지는 해외 게임의 도전을 물리치고 우리나라, 나아가 전세계에서 게임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게임산업은 영화산업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아주 주저함 없이 그가 내뱉은 말이다. 대체 어떤 부분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소릴까?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화산업은 제작자와 감독, 배급사가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하나로 뭉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일이 끝나면 다시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감독 또는 시나리오 작가가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자를 찾아가 투자를 먼저 요청합니다. 제작자는 흥행이 기대될 경우 돈을 투자하기로 하고 작품으로 이끌어낼 감독을 섭외하죠. 이렇게 해서 섭외된 감독은 기타 촬영, 조명, 미술 등 세부 분야의 인선을 끝내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된 영화는 전문 배급사를 통해 전세계에 배급되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영화산업과 게임산업의 진행과정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기획자(감독 또는 시나리오 작가)가 기획서를 가지고 퍼블리셔(제작자, 배급사)를 찾아가 투자 요청을 한다. 퍼블리셔는 흥행을 기대할 수 있으면 기획자에게 OK 사인을 내리고, 그 기획자는 자신이 팀을 꾸리거나 외주 팀을 섭외해 게임을 제작한다. 그리고 완성된 게임은 퍼블리셔를 통해 시판된다.

이런 시스템은 게임산업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퍼블리셔를 맡은 배급사가 내부에 사람을 두고 모든 과정을 같이 진행한다.

신대영 박사는 내부 개발 시스템과 외부 개발 시스템 중 우리나라에서 지금 필요한 건 외부 개발 시스템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회사의 입맛대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내부 개발 시스템보다 자유로운 사고와 독특한 발상력을 뽑아낼 수 있는 외부 개발 시스템이 컨텐츠의 다양화와 개발사간의 경쟁을 통해 내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A사가 내부 개발팀 a를 통해 (가)라는 롤플레잉게임을 만들었다. 컨텐츠의 다양화가 필요했던 A사는 a팀에게 (나)라는 스포츠게임을 만들도록 지시를 내렸다. 과연 이 게임이 얼마나 높은 퀄리티를 보여줄까? A사 역시 a팀이 롤플레잉게임만 만들어봤기 때문에 스포츠게임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많은 개발인력을 놀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다른 롤플레잉게임을 만들자니 (가)와 비슷한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B사는 외부 개발팀 b를 통해 (다)라는 롤플레잉게임을 만든 후 스포츠게임에 노하우가 있는 외부 개발팀 c에게 (라)라는 스포츠게임의 제작을 맡겼다. b팀과는 계약이 끝나 더 이상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으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c사가 스포츠게임을 만드니 더욱 믿음이 간다.

이 두 가지 개발 모델 중에 어느 쪽이 효율적일까? 당연히 두 번째 사례다. 외부 개발사들은 프로젝트 단위로 보수를 받으므로 더 좋은 클라이언트를 만나기 위해 제작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더 많은 노력을 들일 것이다. 그리고 제작 노하우가 쌓였으므로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전문화된 분업화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다행스럽게도 초창기 우리나라 게임시장과 달리 요즘은 이런 분업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자체 개발한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하는 회사보다 외부 개발팀이 만들고 퍼블리싱만 전문으로 맡는 이른바 게임 포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뭉친 군소 개발사들이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한 게임을 내놓으면서 MMORPG 일색이었던 온라인게임 컨텐츠들도 스포츠, 레이싱, FPS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불안요소는 있습니다. 돈 좀 있다는 게임 포털들은 외부 개발팀의 핵심인력을 빼내어 회사 내로 편입시켜버리고, 뜬다 싶은 게임을 만든 개발사는 퍼블리싱 업체와 손을 끊고 독자 퍼블리싱을 추진하는 사례도 종종 보이고 있으니까요. 근시안적인 작은 이익에만 매달려 게임산업의 대승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독버섯 같은 요소들입니다.”

신대영 박사는 도의를 저버리고 결국에는 자기 무덤을 파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따끔하게 충고한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분업화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PS2용으로 나온 마그나카르타와 Xbox용으로 나온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는 분업화에 의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은 가장 좋은 예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개발사가 배급력을 갖춘 퍼블리셔를 만났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지, 개발사가 직접 퍼블리싱하려 했다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임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게임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게인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과연 신대영 박사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할까?

“현재 광운대학교에서 게임과 경영학을 접목시킨 강의를 하고 있고, 게임아카데미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목표는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죠. 그것만으로도 게임산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임박물관을 세워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생생한 자료를 통해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리고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다.

“지금 게임이라면 컴퓨터나 TV를 통해 즐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게임이란 해서 재밌는 행위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스톱, 바둑, Ÿ교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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