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2006년 게임교육기관, `이대로 괜찮나?`

/ 2
국내 게임 교육기관은 크게 사설 교육기관,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이 포함된 대학급 교육기관 그리고 대학원급 교육기관으로 나뉜다. 이 중 2~4년의 교육기간을 가진 대학급 게임교육 기관이 제일 큰 규모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전문화된 교육기관에서 게임제작을 배우는 것이다.

국내 게임 교육기관은 크게 사설 교육기관,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이 포함된 대학급 교육기관 그리고 대학원급 교육기관으로 나뉜다. 이 중 2~4년의 교육기간을 가진 대학급 게임교육 기관이 제일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유행 따라 피었다 지는 게임학과      

한국 게임산업개발원이 200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대학 게임관련 학과는 약 50여 개. 대학의 게임관련 학과들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불어닥친 `게임열풍`을 타고 개설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 각 게임교육기관 비율

 

▲ 지역별 대학급 게임교육기관 비율

(사이버 대학 제외)

▲ 국내 게임교육은 대부분 지방의 대학기관에서 담당하고 있다

양적인 면에서 대학급 게임 교육기관은 게임인력 양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대학급 게임교육기관의 전문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게임학과 중 상당수가 전산학과나 디자인 계열의 전공을 명칭만 바꿔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90년대 후반 불었던 게임열풍에 편승한 대학기관이 `신입생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프로그래밍, 디자인 관련학과들을 게임학과로 변경 했다는 것. 이런 경우 명칭은 바뀌었지만 교수진, 커리큘럼 등에서 기존 학과의 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강사 확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방대학의 경우, 커리큘럼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태. 게임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교·강사는 현업에 종사하는 게임 개발자들이지만, 대부분이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어 사실상 지방대학 강의는 무리"라고 말했다.      

▲ 수업중인 게임학과 학생들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대학급 게임 교육기관의 대부분을 지방대학 게임학과가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인력, 커리큘럼의 부실함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게임학과의 부실한 커리큘럼은 배출되는 인력의 전문성과 더불어 관련업체 취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방대학 게임학과 출신의 한 학생은 “400명에 가까운 졸업생 중, 게임업체로 진출한 선배를 딱 3명 봤다”며 “졸업생 대부분 전공관련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진로를 찾아나간다”고 말했다.

선배가 관련업계로 진출하지 못할 경우 해당 대학의 ‘빈곤한 전문성’은 악순환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대학 게임학과 관계자 역시 “게임업계로 진출하는 선배가 없으면, 남아있는 아이들의 사기가 현저히 저하될 뿐 만 아니라 교·강사, 기자재, 시설 확보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기존 학과로의 회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 게임학과의 한 관계자는 “신입생 유치의 일환으로 게임학과를 개설한 일부 학교 중 몇몇은 다시 전산학과나 디자인 계열로 명칭을 다시 변경한 상태”라며 “이런 대학들은 애초부터 신입생 유치가 목표였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지면 또다시 변신을 요구한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게임을` 가까이 하기엔 너무 짧은 ‘교육기간’

대학 보다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바로 사설 게임 교육기관들이다. 국내에서 게임 개발을 교육하는 사설기관으로는 KGCA 게임 아카데미(이하 KGCA), 게임산업개발원 산하 게임 아카데미, 게임스쿨 등이 있다. 프로그래밍, 기획, 그래픽 등을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이들 기관 외에 게임관련 과목이 있는 학원들을 합치면 사설기관의 숫자는 더욱 많아진다.

2년의 교육과정을 가진 게임 아카데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설 교육기관들은 1년 안팎의 과정을 거쳐 게임개발인력들을 양성해 낸다. 대부분 서울에 위치한 이들은 산업체의 지원을 받아 전문성이 확보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양질의 교·강사 확보가 수월하고, 소속된 학생들이 가진 목표가 뚜렷하다는 점은 사설 교육기관이 대학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1년여 남짓의 기간을 교육과정을 가진 사설 교육기관들이,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 게임개발자 협회가 지원하는 KGCA의 이찬경 원장은 “전문화된 인력을 양성해 내는데 1년이란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1년 이상의 교육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키려면 전문성 이외의 `무엇`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한국에서 학위를 주지 않는 1년 이상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구미를 자극하지 못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두기 쉽지 않다는 것.

또 사회적으로 게임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 일 자체가 환영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1년 이상의 교육이 힘든 이유 중 하나다.

▲ 실습중인 KGCA 게임아카데미 학생들

2~4년의 교육과정을 가진 대학도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긴 마찬가지. 특히 대학 게임학과들은 전문화된 기술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도 교양과목 이수, 방학 등 ‘대학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교육기간은 짧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학 게임학과의 한 관계자는 “2년 과정의 게임제작학과라면 1학년 1학기는 교양/기초과목 이수, 2학기 에는 프로젝트 결성, 2학년 1학기에는 프로젝트 실행, 2학기에는 취업 준비의 과정이 보편적”이라며 “실질적으로 게임을 만들고 집중 교육받는 기간은 8개월에서 12개월 정도”라고 말했다.

게임제작학과 출신의 한 현직 게임 개발자 역시 “현업에 뛰어들어서도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교육기간이 부족하다는 인식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인력 양성’ 위해선 체계화 된 시스템 필수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추세를 볼 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가진 ‘게임전문인력’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게임전문인력 양성시스템은 상당히 부실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임업체 인사담당자들 역시 "필요한 인력은 많은데 뽑을 사람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기관에서 배출하는 인력이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기준점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게임인력 양성시스템의 문제점으로 ▲ 게임 교육기관의 난립 ▲ 게임제작에 대한 충분한 이해 부족 ▲ 짧은 교육기간과 부실한 커리큘럼 ▲ 산업체와 교육기관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 병역 등을 꼽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 박찬일 교수는 "그동안 한국의 게임개발은 특출한 몇몇 개발자들이 주도해 일으켜 왔다. 하지만 게임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인력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양질의 게임전문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발자를 희망하는 개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것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의 정착 역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6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