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단과 아서스 죽지 않았다!- WOW 핵심 개발진 인터뷰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확장팩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이하 불타는 성전)’에 이어 두 번째 확장팩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리치왕의 분노(이하 리치왕의 분노)’가 곧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전 세계 1천 만 명이 7가지 언어로 즐기고 있으며, 2007년 블리자드에게 약 8억 2천만 유로(약 1조 1천 억 원)을 벌어다 줬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등장한 온라인 게임 중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없었다. 그야말로 MMORPG 절대왕좌에 올라선 게임이다.

블리자드는 ‘리치왕의 분노’로 현재의 MMORPG 절대왕좌를 다시 한 번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그렇다면 ‘리치왕의 분노’는 과연 어떤 콘텐츠로 게이머들을 유혹할까? ‘리치왕의 분노’ 핵심 개발자 삼인방에게 그 해답을 들어보자.

 하나의 레이드 던전에서 10인, 25인 레이드 콘텐츠 함께 즐길 수 있다

게임메카: 오리지날(월드오브워크래프트)과 ‘불타는 성전’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한 가지씩 말해달라.

제프 카플란: 비슷한 느낌의 지역이 반복되면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한 예로 칼림도어 대륙을 들 수 있다. 비슷한 색이 사용된 지역들이 연속되다 보니 쉽게 싫증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리치왕의 분노’에선 단순히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은 지양하고 다양한 지역이 등장해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불타는 성전’에선 PvE에 있어 10인과 25인 레이드 던전을 강제한 것이 실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리치왕의 분노’에선 두 가지 형태의 레이드 던전이 공유됨으로서 보다 유연하게 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5인 던전의 두 가지 모드(일반과 영웅)에 등장하는 아이템의 차별화가 부족했던 점도 꼽을 수 있다. ‘리치왕의 분노’에선 이런 점들이 개선될 것이다.

게임메카: 앞서 이야기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지역 개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제프 카플란: 우리가 지금까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개발하며 배운 것은 똑같은 지형이 반복되는 것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서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지역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물론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다른 느낌을 추구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알라스카와 그린란드는 둘 다 눈으로 덮여있지만, 그 느낌은 다르다.

게임메카: ‘리치왕의 분노’는 모든 레이드 던전이 10인과 25인 둘 모두를 소화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리치왕의 분노’의 최종 보스격인 리치왕 아서스도 10인 레이드 던전에 등장하는가?

제프 카플란: 그 점은 아직 논의중이다. 아서스는 ‘불타는 성전’의 일리단처럼(검은사원) 확장팩 업데이트 이후 패치로 추가될 예정이다. 아직 100%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불타는 성전’에 등장했던 일리단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일리단관 관련된 내용들은 새로운 콘텐츠로 추가될 것이다. 현재는 콘텐츠 추가에 중점을 두고 있어 10인 레이드 던전에서 아서스를 공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70레벨~80레벨까지 퀘스트 등을 진행하면서 아서스와 인터렉션(상호작용)을 가지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메카: 아이템 능력면에서 투기장 콘텐츠과 공격대 콘텐츠는 확연히 구분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두 가지 콘텐츠를 양분해 각각 다른 콘텐츠로 독립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톰 칠튼: 도적 직업은 둘 다 가능하다(웃음). 우리는 유저들이 자신이 흥미 있어하는 콘텐츠를 더욱 갈고 닦기를 바라고 있다. PvP를 좋아하는 유저는 PvP를, PvE를 좋아하는 유저는 PvE를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따라서 두 개 콘텐츠를 분리해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이다.

게임메카: 아서스와 일리단은 ‘월드워브워크래프트’의 직접적인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3’에서 핵심인물들이었다. 그들이 플레이어들에게 퇴치되어 사라진다면 스토리의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제프 카플란: 그렇다면 내가 새로운 리치왕이 되겠다(웃음)!!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적들을 계속 소개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다. 예로 ‘데스윙(검은용군단 수장)’이나 ‘사게라스(불타는 군단의 수장)’, ‘티탄(아제로스 대륙의 창조자들)’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아서스가 플레이어들에 의해 100% 사라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게임메카: ‘불타는 성전’이 추가되면서 기존 오리지날 지역(아제로스 대륙) 콘텐츠는 썰렁해 졌다. ‘리치왕의 분노’가 출시되면 ‘불타는 성전’ 역시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해결책을 가지고 있나?

제프 카플란: 좋은 질문이다. 그 점은 우리도 염려하는 바다. 이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단 레벨 업을 쉽게 해서 이전 콘텐츠를 즐기기 용이하게 했다. 또 새로운 콘텐츠도 몇몇 오리지날 지역에 추가됐다. 예로 ‘먼지진흙늪지대’를 들 수 있다.

또 베일에 쌓여있는 달라란이 노스렌드로 옮겨질 예정인데, 여기서 오리지날 지역과의 연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즉, 노스렌드는 지속적으로 올드랜드(오리지날)와의 관계를 유지해 가며 기존에 즐기지 못했던 콘텐츠를 확장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은빛소나무숲에 위치한 그림자 송곳니 성채에 등장했던 아루갈도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이것과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가 두 개 있지만 현재는 밝힐 수 없다.

게임메카: ‘불타는 성전’에선 레벨을 올리는 지역에 야외 PvP 콘텐츠가 배치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장가르 숲지대나 나그란드를 들 수 있다.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그러한가?

톰 칠튼: 그렇다. 노스렌드에선 더 많은 유저가 야외 PvP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지 지나치는 콘텐츠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 `리치왕의 분노` 신규 지역 트레일러 영상

게임메카: 플레이어들은 ‘불타는 성전’에 존재하는 야외 PvP 콘텐츠는 소외됐다고들 말한다. ‘리치왕의 분노’의 야외 PvP 역시 그렇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톰 칠튼: ‘리치왕의 분노’에서 등장하는 야외 PvP는 소외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퀘스트를 여럿 준비중이며 파괴 가능한 건물이 등장하는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야외 PvP에 적용될 탈 것에 관한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탈 것 시스템을 추가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내용이 적립되어 있지는 않다.

게임메카: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정의의 휘장(인스턴스 보스 몬스터를 퇴치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일정량을 모아 게임 내 NPC에게 가져다 주면 고급 아이템으로 교체해준다)이 사용되는가?

제프 카플란: 정의의 휘장을 대신할 새로운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다.

게임메카: 시연해보니 ‘리치왕의 분노’는 ‘불타는 성전’ 이전과 이후만큼 아이템 능력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 같다.

톰 칠튼: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강력한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 ‘불타는 성전’에서 플레이어들은 퀘스트 등을 통해 깜짝 놀랄 만큼 강력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다. 물론 아이템 격차는 전체적으로 ‘불타는 성전’ 이전, 이후와 비슷한 정도가 될 것이다. 현재는 아이템 밸런스 조정단계에 있다.

게임메카: 현재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아이템 수준이 상당히 평등화되어 있다. 즉, 레이드 유저와 비 레이드 유저의 아이템 차이가 과거만큼 확연하지 않다. 이것은 의도된 것인가?

톰 칠튼: 단적으로 말하면 그렇다. 우리는 보다 많은 유저들이 레이드 던전을 포함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길 바란다. 하지만 분명히 차이는 있다. 10인 레이드 던전의 아이템보다 25인 레이드 던전의 아이템이 분명 뛰어나다.

게임메카: ‘리치왕의 분노’에선 캐릭터 레벨을 80까지 올릴 수 있다. 80레벨을 달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톰 칠튼: 노스랜드 자체가 아웃랜드보다 넓고, 여러 가지 종류의 새로운 형태의 퀘스트가 추가됐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즉, 퀘스트 선택에 더 많은 선택권이 부여된 것이다. 시간적으로 따졌을 때, 80레벨을 달성하는데에 기존 60레벨에서 70레벨을 달성하는 것보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게임메카: 투기장과 관련해 기획중인 새로운 콘텐츠가 있는가?

톰 칠튼: 현재는 기획된 투기장에 관련된 새로운 콘텐츠는 없다. 단지 몇 개의 새로운 투기장 맵이 추가될 것이다.

게임메카: ‘불타는 성전’에 등장한 탄력도가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유지되는가?

톰 칠튼: 그렇다. 계속 유지될 것이다.

게임메카: ‘리치왕의 분노’ 출시일정에 대해 알려달라.

알렌 브랙: 지금은 정확한 출시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약 1년 이상 개발해 왔다. 현재는 직원과 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패밀리 테스트 중에 있다. 최대한 빨리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새로운 직업 ‘죽음의 기사’, 55레벨부터 육성 가능하다

게임메카: 죽음의 기사 설명을 보니 하이브리드 직업처럼 보인다.

톰 칠튼: 그렇다. 죽음의 기사는 탱킹과 데미지 딜링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직업이다. 룬(Rune) 조합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며, 전사처럼 세 가지 형상(Presence)를 가지고 있다. 세 가지 형상은 부정(Unholy), 냉기(Frost), 혈기(Blood)로 나눠지는데 상황에 따라 태세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현재 부정과 냉기는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며, 혈기는 현재 개발 중이다.

게임메카: 하이브리드 직업의 경우 아이템 세팅에 어려움이 따르곤 한다. 하나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일반 직업과 달리 모든 능력(전투력, 마법 데미지 증가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기사 역시 그러한가?

톰 칠튼: 죽음의 기사 아이템 세팅은 전사와 비슷하다. 아니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죽음의 기사는 직접공격과 마법공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근접 전투력을 마법 데미지 증가로 바뀌는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즉, 전투력이 높아지면 근접 데미지 뿐만 아니라 마법 데미지까지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게임메카: ‘죽음의 기사’ 기술을 보니 ‘워크래프트3’에서 많이 봐왔던 기술들이다. 죽음의 기사 이외에 앞으로 추가될 영웅직업들도 ‘워크래프트3’ 기술을 적극 활용할 예정인가?

톰 칠튼: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확정적이진 않다.

게임메카: 추가적인 새로운 영웅 직업은 언제쯤 등장할 예정인가?

톰 칠튼: 현재로썬 ‘리치왕의 분노’에서 죽음의 기사 이외에 새로운 영웅 직업 추가 계획은 없다. 차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게임메카: 저레벨 신규유저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 혹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나?

톰 칠튼: ‘죽음의 기사’ 생성 조건을 보다 낮춘 것도 저레벨 신규유저를 위해서였다.

제프 카플란: 새로운 시스템 추가 계획은 없다. 그리고 현재도 충분히 풍부한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치왕의 분노’가 업데이트 되면 저레벨 유저들도 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한 예로 ‘리치왕의 분노’가 업데이트되면 스톰윈드 같은 기존 오리지날 대륙의 대도시에도 새로운 무언가가 추가 될 것이다.

게임메카: 현재 가장 뜨겁게 논의 중인 내용 한 가지만 꼽는다면?

제프 카플란: 거의 모든 부분이다(웃음). ‘리치왕의 분노’ 거의 모든 콘텐츠는 현재 완성단계다. 핵심내용 한가지를 꼽는다면 10인과 25인 레이드 던전의 공유를 들 수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e스포츠화, 블리자드는 환영한다

게임메카: 현재 한국에선 다양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투기장(아레나)관련 대회가 열리고 있고, 이것이 게임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다.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투기장 e스포츠화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톰 칠튼: 우리는 분명히 e스포츠에 흥미가 있다. 플레이어들의 관심 정도가 우리의 관심거리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현재 투기장에도 e스포츠와 관련된 몇 가지 툴을 제공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생각이다.

알렌 브랙: e스포츠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게이머들은 강력한 경쟁을 통해 게임을 즐기기 좋아한다. 그리고 그만큼 게임에 있어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도 한다. 투기장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수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게임메카: e스포츠의 묘미는 고수들이 서로 대결을 관람하면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다. 하지만 투기장에서 힐러들 간의 대결은 박진감과는 거리가 있다.

제프 카플란: 우리는 그것을 시스템적으로 막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플레이어들에 의해 의도된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메카: 현재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애드온(부가적인 기능을 추가한 게임 인터페이스) 의존도가 높다. 개발팀은 애드온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톰 칠튼: 플레이어들이 애드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기본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나갈 것이다. 현재도 패치를 통해 인터페이스 설정을 추가해 나가고 있다.

게임메카: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일일 퀘스트를 만날 수 있나? 또 현재 ‘불타는 성전’의 일일 퀘스트 보상을 늘려줄 계획은 없는가?

톰 칠튼: 물론이다. 80레벨에 해당하는 일일 퀘스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불타는 성전’의 일일 퀘스트 보상은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게임메카: 성기사의 징벌특성은 레이드에서 외면 받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톰 칠튼: 우리가 조속히 처리해야 할 관건 중 하나다. 앞으로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

게임메카: 공격대와 투기장을 모두 즐기는 유저의 경우, 캐릭터 특성을 수시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다.

톰 칠튼: 우리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다. 그래서 특성을 바꿀 때, 특성 초기화 비용은 지불해야 하지만 기존에 배웠던 기술들을 다시 골드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 수정했다. 앞으로 캐릭터 특성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