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크3에서 어나더데이까지. 퀸즈소프트 정형준 개발실장

/ 2
퀸즈소프트 정형준 개발실장은 FPS 게임계의 전설로 불리 우는 ‘퀘이크3:아레나(이하 퀘이크3)’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로, 이드소프트(IDsoft)에서 테크니컬 아티스트로서 재직했다.

퀸즈소프트 정형준 개발실장은 FPS 게임계의 전설로 불리 우는 ‘퀘이크3:아레나(이하 퀘이크3)’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로, 이드소프트(IDsoft)에서 테크니컬 아티스트로서 재직했다. ‘퀘이크3’가 3D FPS 게임사에 한 획을 그었던 게임인 점을 생각하면, 정실장 역시 그 한 획에 일조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온라인 FPS게임에 도전한다. 바로 SF 온라인 FPS 게임 ‘어나더데이’로 말이다. 정실장이 목표로 하고 있는 ‘어나더데이’의 참 모습은 웰메이드(well­made), 즉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다. 그가 머리 속에 그려둔 ‘어나더데이’의 로드맵은 흔히 보아왔던 게임 개발자들과는 달랐다.

또 정실장은 인터뷰 중간중간 다양한 FPS게임들에 대해 분석한 내용들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는 이미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퀘이크’, ‘언리얼’ 시리즈의 장단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게임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지 그 자신만의 명확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거기에 해외 유명 게임 개발사에서 게임을 개발해본 경력자답게 국내 게임 개발 절차에 대해서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 `어나더데이` 홍보동영상

국내 게임 개발사에는 다리가 없다

그가 현재의 퀸스소프트에 입사해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테크니컬 아티스트라는 직책이 없다는 점이었다.

보통 해외 게임 개발사에는 테크니컬 아티스트라는 직책이 존재한다. 이 직책은 심도 있는 3D 그래픽 지식을 바탕으로 게임 그래픽 전반을 개발, 관리하며 주로 프로그래머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즉, 3D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능력을 고루 갖춘 하이브리드 개발자인 것이다. 쉽게 말해 이들은 게임 개발에 있어 그래픽 파트와 프로그래밍 파트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보통 게임의 개발방향이 본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요상한 방향으로 헛나가기 시작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각 팀들의 커뮤니케이션 단절에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기자만 만나온 게임 개발자들 역시 기획, 그래픽, 프로그램 파트 간에는 항상 미묘한 벽이 존재함을 느낀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러한 벽이 만들어 지는 이유는 서로가 요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영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두 사람이 서로 대화하려 애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각 파트 간의 번역기다. 특히, 마찰이 잦은 그래픽 파트와 프로그래밍 파트 사이의 전문 통역사다.

그는 이런 중요한 직책이 빠져있는 대부분의 국내 게임 개발사의 조직체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개발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분야 외에 다른 분야의 일은 전혀 모르는 상황인데, 중간 다리 역할을 해주는 테크니컬 아티스트가 없다니. 통역사 없이 외국인과 함께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실장이 개발 실장을 맡고 있는 퀸스소프트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가 처음 퀸스소프트에 입사한 20006년 11월 당시 그의 직책은 그래픽 팀장이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려 하니 각 팀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물론 그 이유는 명확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발벗고 나섰다. 이드소프트에서의 이력을 살려 직접 테크니컬 아티스트 역할까지 함께 수행한 것이다.

 

물론 처음엔 낯선 개발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 동안 국내에서 해오던 개발 방식과는 상당부분 달랐기 때문이다.

IMG_2473_ma90384--39483.gif

▲ 퀸즈소프트 정형준 개발실장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실장이 제시하는 개발방식의 필요성을 개발자들 역시 깨닫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그래픽 팀장에서 게임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지금은 스튜디오 내에 자체적으로 테크니컬 아티스트들을 배치했습니다. 이 친구들 덕에 개발팀에 투입되면서 과거보다 개발 속도가 빨라졌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습니다. 특히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코딩을 시작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을 잡아먹는 시행착오는 거의 없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들, 해외 유명 엔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워

또 그는 많은 국내 개발사들이 고가의 해외 유명 엔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엔진구입으로 얻는 이득으로 마케팅적인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를 보면 그 엔진 능력의 10%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게임은 엔진과 함께 제공되는 모델을 그대로 사용한 것도 있더군요. 그래픽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게임의 전체적인 재미요소 구현에서 엔진의 성능을 활용도가 높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것이 게임에서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가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해외에서 엔진에 사용되는 용어와 정의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말하는 레벨 스크립트(맵 제작)를 국내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잘못하고 이해하고 있다. 보통 해외에서 레벨 스크립트란 특정 위치에 캐릭터가 도달했을 때 일어나는 이벤트를 말한다. ‘퀘이크3’에서 필드에 놓여있는 포탈(맵의 다른 위치로 순간 이동시켜주는 장치)이나 점프 장치(높이 점프를 뛸 수 있게 해주는 장치) 등이 레벨 스크립트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단순히 ‘맵을 만든다’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의 유명 엔진을 고가에 들여와도 그 엔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FPS 게임에선 게임 엔진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재미있는 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정실장은 바로 배경에 있다고 말했다.

quake028394894934.gif

“FPS 게임의 큰 재미요소 중 하나는 바로 배경의 리액션(배경의 물체가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해 반응하는 것)입니다. 한 예로 ‘메달오브아너’, ‘콜오드뷰티’, ‘퀘이크3’ 등은 이런 배경 리액션이 뛰어납니다.

 

결국 해외 게임들이 ‘배경의 퀄리티가 뛰어나다.’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이러한 배경 리액션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실장이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개발에 참여했던 `퀘이크3: 아레나`

즉, 게임엔진의 용어 혹은 성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을 개발하려 하면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이러한 배경 리액션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게 되고, 그것이 게임의 재미를 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나더데이’의 경우엔 작업파트를 막론하고 22명의 개발자 모두가 게임에 사용된 엔진을 직접 조작하고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훈련했습니다. 기획자들 역시 직접 게임엔진을 조작하면서 혼자서 맵 구조물을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개발자들이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져서 콘텐츠 구현이 매끄럽게 이루어지고,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은 기획자가 핵심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국내 게임 개발 환경에선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아는 지인 중엔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게임 개발자가 여럿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이야기한다.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으면 프로그래머가 되라.’ 이 말은 현재 국내 게임에 종사하는 게임 기획자들이 얼마나 찬 밥 신세인지 명확하게 나타내 준다.

“저를 포함한 엔지니어(3D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들은 게임 기획자를 보조해주는 어드바이저일 뿐입니다. 게임이 재미와 방향성을 명확하게 이어 나가기 위해선 기획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퀘이크3’ 개발 당시 이드소프트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바로 ‘퀘이크3’의 성공이 우연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퀘이크3’ 개발 당시 존 카맥(이드소프트의 핵심 프로그래머)과 콤비로 유명했던 존 로메로(둠1과 2, 퀘이크1 디자이너)는 게임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드소프트를 떠난다. 존 로메로가 떠나자 이드소프트는 어쩔 수 없이 기존의 방식(‘둠’ 시리즈처럼 스토리 진행형 FPS)을 버리고 멀티플레이 게임 형태로 ‘퀘이크3’를 개발한다. 즉, ’퀘이크3’는 결과적으론 성공했지만 프로젝트 자체를 놓고 봤을 땐 실패한 것이란 말이다.

“솔직히 ‘퀘이크3’는 퍼블리셔와의 계약 때문에 억지로 개발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존 카맥의 뛰어난 프로그래밍 능력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었지만, 이후 작품들은 존 로메로가 근무했을 당시 개발했던 게임들처럼 획기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존 로메로는 흥미롭고 획기적인 콘텐츠를 생각해내고, 존 카맥은 그것을 구현해낼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정실장의 말을 쉽게 풀이해보면 기획자는 배의 키를 잡는 사람이고 엔지니어는 노를 젖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키 잡는 사람이 없는 배가 어디로 갈지는 뻔하지 않은가?

AnotherDay_GM-(2).gif

‘어나더데이’의 목적은 밀리터리와 하이퍼의 조화

‘어나더데이’는 이번 1차 CBT에선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을 공개할 예정이다. ‘어나더데이’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이루어진 게임이다. 바로 밀리터리 FPS와 하이퍼 FPS다. 쉽게 말해 밀리터리 FPS의 재미와 하이퍼 FPS의 재미를 모두 살리는 것이 ‘어나더데이’의 개발 목적인 것이다.

“개발 방향을 사격 시스템이 잘 갖춰진 ‘카운터스트라이크’ 형식으로 갈지, 캐릭터 무브먼트(이동)이 자연스러운 ‘퀘이크’, ‘언리얼’ 형식으로 갈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두 형식의 차이는 유저가 느끼는 재미의 차이와도 연관이 있거든요.”

정실장은 두 형식의 차이를 유저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퀘이크’, ‘언리얼’ 같은 하이퍼 FPS 게임을 즐길 때, 유저의 오른손보단 왼손이 바쁘다. 캐릭터의 순간적인 조작에서 캐릭터의 무브먼트, 즉 움직임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밀리터리 FPS 게임은 마우스를 쥔 오른손이 바쁘다. 사격능력이 게임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AnotherDay_GM-(3).gif

과연 상반되는 이 두 가지 형태의 FPS를 혼합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정실장은 그 답을 다양한 게임모드와 맵, 총기에서 찾았다고 한다.

“어나더데이는 크게 두 가지 맵 형태의 맵이 있습니다. 플래닛과 유니버스죠. 플래닛은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 즉 밀리터리 유저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반대로 유니버스는 하이퍼 FPS에 어울리는 배경 맵입니다.”

쉽게 말해 상반된 두 가지 FPS 형태를 무리하게 함께 끼워 넣으려 하면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특화된 무기와 맵, 환경을 제공하고 유저들이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맵과 총기류만 쏟아 붓지는 않을 겁니다. ‘어나더데이’의 업데이트 방식은 기존 FPS 게임과 다릅니다. 무엇보다 콘텐츠 즉, 재미요소를 추가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맨날 하는 게임이지만 들어와서는 항상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항상 다른 재미를 위해선 아케이드 게임적인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몸에 달아 붙으면 폭발하는 수류탄으로 배구를 하거나 피구를 하는 등의 독특한 콘텐츠로 추가될 예정이다.

‘어나더데이’는 이번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선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만을 선보일 계획이다. 본격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는 오픈베타테스트를 전후해 추가될 예정이다.

“아, 그리고 이번에 공개되는 ‘어나더데이’는 전체 게임의 일부분입니다. 저희는 3인칭 슈팅 형태로 콘솔게임과 PC 패키지 게임으로 ‘어나더데이’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두 플랫폼의 게임 개발입니다.”

IMG_2468_nomal-94938834.gif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출시일
게임소개
장애물을 뛰어넘는 ‘월 점프’, 특수 장치인 백 팩을 활용한 ‘임팩트 부스터’ 등, 다양한 액션이 가장 큰 특징인 ‘어나더데이’는 벽에 ... 자세히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6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