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할인마트보다 온라인쇼핑을 선호하는 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추석대목까지 겹쳐 지금 온라인쇼핑몰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은 채 잠적하는 이른 바 ‘먹튀’ 판매자들도 또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그간 가장 많은 사기유형은 ‘폭탄세일’형이었다. 눈에 띄게 낮은 파격가를 제시해 우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뒤 “주문폭주로 조기품절이 예상되오니 재고파악을 위해 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결제하기 전에 반드시 전화 한 통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문구를 삽입한다.
이렇게 전화를 건 소비자에게 오픈마켓에 내건 가격보다 한층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오픈마켓 결제계좌가 아닌 판매자 개인계좌를 통해 직접 현금 구매하면 판매자는 오픈마켓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손님은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윈윈”이라며 개인통장에 입금을 유도한다. 결국 소비자가 꼬임에 넘어가 오픈마켓 결제계좌가 아닌 판매자 개인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판매자는 배송지연, 재고부족 등 갖가지 이유로 제품을 발송하지 않다가 끝내 잠적하게 된다.
또, 일찌감치 조기매진을 시켜 추가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전화를 하게 유도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어떻게든 그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문의전화를 하면 재고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몇 번 하다가 "그러면 손님 사정도 딱하고 미리 재고를 확인 못하고 물건을 올린 저희 책임도 있으니 다른 물건을 빼다 주겠다. 개인계좌로 입금하라."며 유도하는 경우다.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픈마켓 및 가격비교사이트들이 자체적인 단속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이들의 수법은 한층 교묘해졌다. 즉, 누가 봐도 이상한 파격가가 아닌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보다 살짝 낮은 가격으로 바뀐 것이다. 출몰시기도 더욱 다양해져 ‘치고 빠지는’(등록-탈퇴) 게릴라식 업체들도 늘었다. 특히, 주말 관리인력이 허술한 틈을 타 금요일 저녁, 토요일 오전부터 출근 전인 다음 월요일 새벽 시간대를 이용, 허위상품을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말에는 아예 상품등록을 못하게 해도 주중에 미리 상품을 올려놔 대기하다가 주말에 가격을 급락시켜 소비자를 유인, 잠적한 피해사례도 종종 접수된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들도 이러한 사기행각을 근절하기 위해 판매자 등록기준을 강화하고 실시간 가격 모니터링,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한 배너공지 게재 등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먹튀 판매자들의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을 모두 잡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한다. 사기행각이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데다 평소에는 정상 판매자와 구별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이 수상하다고 해도 ‘심증’만 갈 뿐 막상 잠적하기 전까지는 물증이 없다. 또한 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현금, 전화 등의 단어를 제제해도 상품이미지 올리는 곳을 악용해 현금구매를 유도하는 등 사기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G마켓 등 일부 오픈마켓 담당자들은 아예 주말에도 출근해 이런 사기판매자들을 찾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오픈마켓들의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 정보를 알려주는 가격정보사이트 역시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잘못된 가격정보가 오픈마켓에서 걸러지지 않을 경우 가격비교사이트에도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비교사이트들 역시 오픈마켓과는 별도로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가격신뢰성을 대해 자체 모니터링 및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오픈마켓, 가격비교사이트 등 업계관계자들은 모두 이러한 사기판매자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지나치게 싼 가격에만 혹한 나머지 판매자 개인계좌에 직접 돈을 입금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사기판매업자들도 계속 양산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정된 결제계좌가 아닌 판매자 개인계좌로 송금한 경우 오픈마켓 약관 상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을 뿐더러 소액분쟁이라 소비자보호원 등 유관 기관을 통해서도 현실적으로 환불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보다 안전한 온라인 쇼핑을 위해 소비자들이 숙지해야 할 주의점은 무엇이 있을까? 다나와 가전담당 김우중 팀장은 “사기유형은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결국 공통점은 판매자 개인계좌에 입금 요구”라며 다음과 같은 사항만 준수해도 사기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 판매자 개인계좌 입금은 절대 피한다. 판매자 개인계좌 입금만 피해도 사기피해의 90% 이상을 원천방지할 수 있다. 오픈마켓 지정계좌로 입금한 경우 소비자의 결제대금은 각 쇼핑몰이 제휴한 보증금융기관에 안전하게 보관되므로 판매자가 물품을 발송하지 않거나 잠적하더라도 100% 결제대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오픈마켓에서 지정한 결제계좌에 입금해야 하며 특히 아무리 파워셀러라 해도 개인계좌 이용은 절대 피한다.
둘째, 판매자 신용도 조회는 필수다. 사기피해가 주로 대형가전에서 발발하는 만큼 파워셀러 등 오픈마켓 판매이력이 성실하고 오래된 업체를 이용할 것. 모든 오픈마켓에는 소비자들이 판매자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별점, 판매만족도, 등급, 소비자 평가 등을 표시해놨으므로 이를 꼼꼼히 챙겨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셋째, 급조하거나 대강 만든 듯한 ID를 조심해야 한다. 가게를 개업할 때 상호 하나 짓는 데도 심사숙고하듯 성실하고 장기간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하고자 하는 판매자들의 ID는 대부분 의미가 있다. 반면 사기판매자들은 곧 해지할 ID이므로 대충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무의미한 영문자나 숫자로 조합된 ID들은 한번 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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