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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맥북, 얼마나 바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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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난 얘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좀 지난 얘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그날 말입니다. 솔직히 전 그냥 잤습니다. 요즘 애플 발표회는 루머를 확인하는 수준이니까요. 발표회 전날 IT 매체나 블로거가 쏟아내는 루머 총정리 기사만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죠. 그래서 그냥 잤습니다.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12인치 맥북 에어 레티나 얘기가 돌 테죠.

 

그런데 와우! 이건 뭐죠? 더 이상 바뀔 것 같지 않던 외형도 바꾸고 새로운 기능도 여럿 보입니다. SNS에선 난리가 났더군요. 따지고 보면 12인치 맥북 에어 레티나지만 애플은 맥북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맥북 에어도 아니고 맥북 프로도 아니고 그냥 맥북이랍니다.  

 

 

바로 그 맥북을 손에 넣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써봤는데요. 쓸수록 감탄이 터지네요. 낯선 기능에 익숙해지는 쾌감도 쏠쏠합니다. 아, 사진은 종로의 어느 카페에서 찍었습니다. 전망은 참 좋았는데 사진이 참 안 나오더군요. 먼저 사과드려요.

 

 

"맥북 에어보다 더 가볍다고?" 정말 작고 가벼운 맥북

 

맥북의 출발점은 휴대성입니다.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앞으로 얘기할 모든 변화의 이유가 바로 휴대성이니까요. 정말 작고 가볍습니다. 크기는 280*196.5*3.5~13.1mm. 디스플레이는 12인치지만 맥북 에어 11인치보다 더 작습니다.

 

무게는 920g. 애플의 첫 번째 그램입니다. 좀 아이러니하죠? ‘에어'보다 더 가볍다니. 한 손으로 들어보면 아이패드 에어2보다 가벼운 느낌입니다. 물론 느낌만 그럴 겁니다. 사양 상으로는 분명히 더 무거우니까요. 어쨌든 들고 다니기에는 더없이 좋습니다. 백팩이던 크로스백이던 토트백이던 전혀 부담 없습니다.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골드 '촌스럽지 않은 3色'

 

맥북도 색을 입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까지는 실버만 있었는데요. 이번엔 스페이스 그레이와 골드를 추가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처럼요. 솔직히 처음엔 걱정되더군요. 골드 말이에요. 아니, 금색이라뇨? 그런데 매장에서 실제로 보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골드와는 약간 다르더군요. 로즈골드에 가깝다고 할까요. 다행입니다. 골드도 예쁩니다. 아, 저는 스페이스그레이입니다.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일편단심입니다.

 

 

 

진정한 알루미늄 유니보디로 태어나다

 

한가운데 있는 애플 로고가 메탈 재질로 바뀌었습니다. 자체 발광이 없어졌죠. 이제 빛이 있어야 빛이 납니다. 당시 이 부분이 굉장히 화제였죠? 사실 저는 무슨 상관이냐는 쪽입니다. 어차피 노트북을 쓰는 동안 나는 못 보니까요. 뭐, 카페나 도서관에서 빛나는 사과의 아우라를 풍길 수 없다는 건 좀 아쉽지만 배터리를 위해 포기한 거라고 하니 전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변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뒷면 힌지 쪽을 보시죠. 플라스틱이 없어졌습니다. 무선 통신 안테나를 스피커 그릴 쪽으로 옮겼기 때문이죠.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알루미늄 유니보디가 됐습니다.  

 

 

시대를 너무 앞선 USB3.1 타입C

 

가장 화제가 됐던 부분이죠? 왼쪽에는 USB3.1 타입C, 오른쪽에는 3.5mm 헤드폰 단자와 듀얼 마이크가 있습니다. 데이터 입출력 단자가 하나뿐입니다. 맥북 에어만 해도 3개는 됐는데 말이죠.

 

 

아마도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무선 환경에 익숙해졌으니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특히 스마트폰 충전할 때가 곤욕입니다. 저는 보통 노트북 들고 나갈 때 보조배터리 빼고 라이트닝 케이블만 가지고 나가는데요. 맥북을 들고 나갈 때는 타입A 어댑터나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 은근히 까먹는 경우가 많네요. 벌써 타입C 액세서리들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편하게 쓰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SD메모리 슬롯이 없는 것도 좀 아쉽네요. 한번은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을 급하게 옮겨야 할 일이 있었는데 메모리카드 리더기가 없어서 와이파이로 스마트폰에 옮겼다가 에어드롭으로 맥북에 옮겼습니다. 번거롭더군요.

 

이미 잘 알고 계실 테니 USB3.1 타입C에 대한 이야기는 살짝만 하겠습니다. 단자는 작아졌지만 충전, 데이터 전송, 화면 출력 등 다재다능합니다. 속도는 10Gbps. 단 맥북에 있는 건 5Gbps만 지원하는 1세대입니다. 사실 그것도 USB3.0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릅니다. USB3.0 외장하드와 연결하고 데이터를 옮겼더니 USB3.0이 달린 맥북 에어(2013 mid)보다 2배 이상 빠르더군요.

 

전력은 최대 100W를 전달합니다. USB3.0은 최대 10W였는데 10배나 늘었습니다. 그래서 노트북 충전도 충분하죠.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의 호환성 측면에서 훨씬 이득인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3.1 타입C를 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국내 주요 포털들도 레티나 해상도를 지원했으면...

 

12인치짜리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처음 보네요. 맥북 프로처럼 베젤 크기를 확 줄이고 검은색으로 처리했습니다. 최대 해상도는 2304*1440이고 화면 비율은 16:10입니다. 그래서인지 13인치 맥북 에어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글씨도 선명하고 화면도 밝고 정말 최고죠. 이거에 익숙해지면 다른 모니터 못 봅니다. 아쉬운 건 우리나라 웹 브라우징 환경입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대표 사이트도 레티나 해상도에 대응을 안 하고 있어서 흐릿합니다. 언제쯤 고칠까요? 아마 한참 걸리겠죠?

 

 

 

두께를 줄이기 위해 냉각팬을 희생하다

 

맥북은 팬리스 노트북입니다. 냉각팬이 없다는 말이죠. 냉각팬이 없으면 발열을 제대로 해소할 수 없어서 성능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각팬을 없앤 이유. 그렇습니다. 두께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쓰다 보니 USB 단자 부분에 열이 있긴 한데 맥북 에어나 프로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물론 충전할 때는 더 뜨거워지지만 신경 쓰일 수준은 아닙니다. 키보드나 팜레스트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거든요.  

 

 

CPU는 1.1GHz 클록 속도(최대 2.4GHz)의 인텔 코어M입니다. 소비전력도 낮고 발열도 적죠. GPU는 CPU 안에 있는 인텔 HD그래픽 5300을 쓰고 메모리는 8GB, SSD는 256GB입니다.  

 

물론 CPU가 코어i 시리즈보다야 떨어집니다만 애플이 어떤 회삽니까? 소프트웨어와의 최적화 측면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곳 아니겠습니까? 풀HD 영상 2개 정도 동시에 재생하는 건 문제도 아닙니다. 단 10GB가 넘어가는 블루레이는 좀 버겁네요. 그래도 그보다 작은 블루레이 영상은 얼마든지 부드럽게 재생합니다. 아, 다운로드 받는 영상은 모두 풀HD로 해야 합니다. 720은 너무 작아서 전체화면으로 하면 흐릿해 보이니까요.

 

저는 가끔 영상 편집하기 위해 아이무비나 파이널컷을 쓰는데요. 혹시나 해서 돌려봤습니다. 풀HD 영상의 경우 컷 편집이나 간단한 효과는 괜찮습니다. 단 효과를 마구 넣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네요. 포토샵에서도 DSLR로 찍은 큰 해상도 사진에 레벨이나 색 보정 효과를 넣으니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그래도 코어M의 성능은 잘 뽑아낸 것 같습니다. 우려했던 것만큼 성능이 나쁘지 않습니다. 문서나 웹서핑은 문제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펜타그래프 박식을 버리고 나비식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아까부터 이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키보드입니다. 키캡 길이가 넓어지고 키 간격은 줄었습니다. 기존 애플 키보드보다 17% 더 커졌다지만 체감상 그보다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애플은 이번에 기존 애플 키보드나 맥북 계열에서 사용하던 펜타그래프 방식을 버리고 새로 개발한 나비식 메커니즘을 적용했습니다. 키 핀치, 그러니까 키가 눌리는 깊이를 줄여 두께를 줄이기 위함이죠. 가장자리를 눌렀을 때 인식이 안 되는 기존 방식의 단점도 개선했다고 합니다. 전 솔직히 감동받았습니다. 어느 PC 제조사가 키보드 방식까지 신경 쓰던가요? 애플을 조롱하기 전에 이런 부분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솔직히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했습니다. 분명 클릭감은 있는데 터치 키보드를 쓰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누른 줄 알았는데 안 눌리고, 안 누른 줄 알았는데 키가 입력돼 있고. 힘 조절이 잘 안 되더라고요. 특히 약지와 새끼손가락 부분이 그랬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그런데 한 3~4일 지나니 자연스럽게 힘 조절이 되고 나니 오타는 확 줄어들고 굉장히 편합니다. 특히 힘이 확실히 덜 듭니다. 이제는 오히려 다른 키보드를 쓰기가 힘듭니다.

 

블로그나 SNS에서 이 키보드에 대한 찬반이 커서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좋습니다. 겨우 몇 번 아니 몇 시간 써보고 판단하는 분들 때문에 지레 겁부터 먹었던 게 창피하네요. 뭐, 이해는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그냥 며칠 동안 써보고 다시 얘기하길 바랄 뿐입니다.

 

 

 

두 얼굴의 트랙패드가 자랑

 

개인적으로 굉장히 보고 싶었던 게 바로 트랙패드였습니다. 포스터치 트랙패드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일단 기본은 터치패드입니다. 여기에 포스 센서와 탭틱 엔진으로 가상의 클릭감을 줬는데요. 그런데 이게 정말 감쪽같습니다. 정말 클릭하는 거 같거든요. 하지만 전원을 끄면 다시 터치패드로 변합니다. 클릭감이 완전히 사라지죠. 다른 사람들한테 자랑하려고 몇 번을 껐다 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트랙패드는 압력 강도까지 측정합니다. 트랙패드를 클릭한 후 더 강하게 누르면 한 번 더 클릭하는 느낌이 나는데요. 이것이 바로 포스클릭이라는 기능입니다. 쓰다 보니 기존에 세 손가락으로 하던 제스처 기능을 대체하는 것 같더군요. 특정 앱의 여러 창을 한 번에 보여주는 앱 익스포즈와 단어 사전, 파일 미리보기, 이벤트 생성 등의 기능을 합니다. 이것도 적응하니 엄청나게 유용하더군요. 아직은 애플 앱에서만 쓸 수 있는 수준인데요. 앞으로 더 많은 앱에 적용되길 바랍니다.

 

 

 

충분한 배터리와 새로운 충전기

 

요즘 나오는 모바일 기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무래도 배터리겠죠. 아무리 휴대성을 강조한들 배터리 수명이 짧으면 소용 없습니다. 애플은 이번에 배터리팩을 얇게 만들고 계단형으로 배치한 등고선 디자인을 개발했습니다. 가장자리까지 배터리로 채워 35% 많은 양을 넣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애플이 밝힌 건 일반 브라우징 9시간, 아이튠스 영상 10시간입니다. 실제로 써보니 6~7시간 정도 쓰더군요. 영상을 보면 더 줄어듭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충전기를 들고 다닐 일이 거의 없더군요.

 

아, 충전기의 변화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기존 맥북 계열이 아니라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그것처럼 생겼습니다. 크기도 작고 심지어 케이블 분리형입니다. 물론 양쪽 모두 USB3.1 타입C입니다. 애플은 맥북을 모바일 계열로 생각하는 걸까요? 어댑터를 꽂으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소리가 납니다. 배터리 표시도 똑같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완벽한 서브 노트북으로 제격

 

이제 다 살펴봤습니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무엇보다도 못 찍은 사진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눈치채셨습니까? 왜 맥북 에어나 맥북 프로가 아니라 그냥 맥북인지.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기존에 있던 맥북 카테고리가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라는 거죠. 그러니까 맥북 프로나 에어를 기준으로 볼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어찌 보면 맥북은 맥북이 아니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쓰다 보니 태블릿에 키보드를 붙인 것의 개선판이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레티나 디스플레이,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하는 하나뿐인 단자, 충전기, 자체 발광하지 않는 사과 등이 그 이유입니다. 여기에 노트북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비식 메커니즘과 포스클릭 터치패드, 맥OS를 추가한 것이죠.

 

그래서 저는 맥북을 하나의 독립된 노트북이 아니라 서브 노트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PC나 아이맥, 맥북 프로/에어를 처분하고 맥북으로 넘어올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러면 안 됩니다. 그들은 그냥 두고 서브용으로 사용할 분을 위한 제품인 거죠.

 

 

개인적으로는 이번 맥북도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다음이 더 기대되는 제품입니다.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고 2~3 세대 앞선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시간 들여 써보면 편리함으로 바뀌니 성급하게 판단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이제 저는 맥북의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습니다. 저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애플이죠. 저도 신경숙 작가 패러디 한번 해 봤습니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조선혁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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