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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영호 시대` 이영호 이제동 꺾고 MSL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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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이영호가 드디어 양대리그 석권에 성공했다.

29일 개최된 하나대투증권 MSL 2010에서 이영호가 이제동을 상대로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MSL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손꼽히는 이영호와 이제동의 대결, 소위 `리쌍록`이라 명명된 오늘의 결승전은 총 9천명의 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함께 활기차게 개최됐다. 경기 전부터 이어진 팬들의 응원 대결은 박진감 넘치는 두 선수의 대결을 미리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비록 경기 자체는 짧았으나 집에 돌아가는 길, 팬들이 얻어간 여운은 매우 길었으리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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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양대리그에서 우승을 거둔 선수는 이영호까지 총 7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영호는 2004년 양대리그 석권을 달성한 최연성 이후, 6년 만에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또한 이영호 본인에게도 이 날의 우승은 지난 주, 스타리그 결승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마지막 3경기, 이제동의 앞마당 및 본진을 다수의 팩토리 병력으로 점령한 이영호의 얼굴에는 우승을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다. 총 8번의 도전 끝에 MSL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이영호, 그 자세한 경기 결과를 아래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철저히 준비한 1가지 전략, 10개 전략 부럽지 않다!

오늘 이영호가 경기를 이끌어간 전략은 매우 확고했다. 1경기부터 3경기까지 모두 노배럭 더블을 감행하며, 초지일관 동일한 빌드로 이제동을 상대했다. 이영호는 추후 인터뷰에서 "1경기에는 아예 작정하고 노배럭 더블을 선택했으나 2경기와 3경기에서는 이제동 선수의 상황에 빌드를 맞춰가려고 했다."라며 3경기 모두 노배럭 더블을 선택한 연유를 밝혔다. 이영호는 2,3경기에서 이제동의 초반 빌드를 보고 자신이 준비한 노배럭 더블커맨드로 상대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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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에서 이영호는 빠른 디파일러 및 울트라리스크를 준비하는 이제동의 병력 공백기를 날카롭게 찔렀다. 노배럭 더블커맨드 뒤, 테크를 올리는 데에 집중하는 이영호의 의도를 드론 정찰을 통해 파악한 이제동은 2곳의 추가 멀티를 가져가며 빠르게 하이브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소수 뮤탈로 이영호의 본진 및 병력을 견제해 자신의 의도를 최대한 숨기기 위한 노력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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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영호는 이제동이 디파일러를 확보하기 직전, 탱크와 배슬이 조합된 바이오닉 병력으로 상대 앞마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제동은 다수의 성큰콜로니와 디파일러를 활용하며 이영호의 병력을 막았다. 그러나 재차 공격 끝에 이제동의 앞마당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이영호는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제동의 본진을 압박했다. 또한 드랍쉽을 확보해 이제동의 추가 멀티를 견제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드랍쉽 플레이로 울트라리스크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던 에볼루션 챔버 2기를 파괴한 것은 1경기에서 이영호가 승기를 손에 쥐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결국 이제동은 본진과 멀티, 양 쪽으로 쇄도하는 이영호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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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진행된 2경기에서 이영호는 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노배럭 더블커맨드를 선택했다. 이에 이제동은 노스포닝 3해처리 빌드를 선택하며 맞불을 놓는 전술을 사용했다. 레어 이후 스파이어를 가며 다수의 뮤탈 활용을 예고한 이제동을 상대로 이영호는 터렛 등의 방어타워 건설 대신 빠르게 테크를 올리며 발키리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제동 역시, 3시 멀티 안정화를 위해 발키리의 존재를 확인한 이후에도 이영호의 앞마당 지역에서 신경전을 펼치며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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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이영호가 다수의 바이오닉 병력과 발키리로 타이밍 러쉬를 감행한 때였다. 이영호는 다수의 저글링과 스커지, 뮤탈로 병력 제압에 나선 이제동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대처한 뒤, 3시 멀티까지 어려움 없이 진격하는 데 성공했다. 3시 멀티 방어를 위해 나선 러커 2기도 다소 빠르게 도달한 이영호의 바이오닉 병력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파괴되고 말았다. 결국 3시 멀티가 이영호의 러쉬에 의해 파괴되자 이제동은 경기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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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경기, 이제동은 다수의 히드라를 활용해 초반에 승부를 결정짓는 강수를 뒀다. 이전 2경기와 동일한 노배럭 더블커맨드를 시도하는 이영호에 대해 이제동은 레어를 포기하고 빠르게 3해처리와 히드라 리스크 덴을 확보해 다수의 히드라를 생산했다. SCV와 벌처를 통한 정찰을 모두 저지한 이제동은 다수의 히드라로 이영호의 앞마당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맵 중앙에서 이제동의 병력을 확인한 이영호는 2 벙커를 건설하고 다수의 SCV를 활용해, 일명 `수리신공`을 선보이며 탄탄한 방어 능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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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공격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제동은 뒤늦은 레어 테크를 타며 추가 멀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영호는 이제동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빠르게 팩토리를 확보해 다수의 병력으로 러쉬를 감행했다. 이제동은 직접적인 전투를 자체하며 멀티 활성화에 집중했으나 이영호의 러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영호는 소수 벌처로 5시 멀티를 견제하며 본 병력으로 이제동의 앞마당과 본진을 점령하는 데 성공하며, 이제동에게 이 날의 마지막 GG를 받아냈다.

이영호, "이제는 이영호의 시대가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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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의 도전 만에 MSL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쥔 이영호, 전 MSL 결승과 지난 주 스타리그 결승전에서의 다소 아쉬운 결과 때문에 오늘의 우승은 이영호 본인에게 그리고 이영호의 우승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더욱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 우승 직후, 부모님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이영호의 모습에서는 그동안 MSL 우승을 갈망해온 노력과 진심이 우러났다. 또한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로 손꼽히는 이제동에게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 역시 이영호 본인에게 더욱 뿌듯하게 느껴질 것이다.

MSL 우승을 차지하며 `양대리그 석권`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한 이영호와 경기 직후,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이제동 선수와의 대결에서 우승 했다. 소감이 어떤가?

이영호: 정말 강한 상대인 이제동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 지난 주,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이전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같다. 이번 우승을 통해 더욱 더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겠다.

Q: 지난 스타리그 결승에서의 패배가 이번 결승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나?

이영호: 기본적으로 승부에 독기를 품게 된 것 같다. 패배 뒤, 무엇이 부족해 역전패를 당했나 생각한 결과, `방심`이 결정적 패인이었다는 답을 얻었다. 그것을 계기로 앞으로는 2:0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졌고, 그 결과가 오늘 경기를 통해 드러난 것 같다.

Q: 이번 결승의 연습이 특별했다고 들었다.

이영호: 우리 팀 저그 선수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또한 웅진의 김명운 선수 역시 많은 도움을 줬다. 김명운 선수는 마치 자기가 경기를 치르는 것 마냥 열심히 연습을 도와줬다. 심지어 이재균 감독님은 꼭 우승을 차지하라며 김명운 선수의 프로리그 연습을 빼주기까지 하셨다. 만약 나중에 웅진 선수들이 연습을 요청한다면 나 역시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Q: 경기 전, 이번 결승전의 승자가 현존 최강이라는 말을 했다

이영호: 이제동 선수는 나보다 좀 더 위에 있는 선수다. 오늘 이제동 선수의 금배찌 획득을 저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이제동 선수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갈 길도 멀고 앞으로 이제동 선수와 대결할 기회도 많이 주어지리라 예상한다. 나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Q: 이제 이영호의 시대가 온 것인가?

이영호: 솔직히 말해, 나는 "나의 시대가 왔다"라는 말이 더욱 좋다. 팬 여러분들의 입장에서는 나와 이제동 선수가 `리쌍`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나는 `이영호의 시대`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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