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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미소스의 신뢰, `서비스`로 다시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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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소프트의 ‘미소스’가 오랜 공개 서비스를 거치고 17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헬게이트:런던’의 실패로 무너지면서 ‘미소스’도 함께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한빛소프트는 ‘미소스’의 게임성과 작품성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보이겠다며 지난 몇 년간 공을 들였다. 얼추 모양새를 갖추고 작년 6월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공개 서비스 이후 심각한 버그와 서버 불안정 문제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했던 것. 결국 유저들은 다 떠나고, 핵심 개발진마저 내부 갈등으로 퇴사했다. 상황을 보면 ‘답’이 없어보였다. 이렇게 잊히나 했다.

그러나 ‘미소스’가 다시 돌아왔다. 이대로 물러서기에는 너무 아까운 게임이라는 게 그 이유다. 공개 서비스 이후 이미 유저들의 신뢰는 바닥을 기고 있고, 개발자들의 사기는 뚝 떨어졌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나온 ‘미소스’가 제대로 활약이나 해볼 수 있을까? 그러나 새로 개발 총괄을 담당한 T3 엔터테인먼트의 최진 부장은 “안 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까지 털어놨다. 대체 어떤 의미일까? 모두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T3엔터테인먼트 첨단게임연구소 최진 부장

프로젝트를 중간에 넘겨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미소스’를 하면서도 잘 된다고 생각을 해왔지,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중간에 몇 번 좋지 않은 사건 때문에 팀 분위기가 나빠지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수만 가지 이유가 쏟아져 나왔지만 지금까지 된다는 생각만으로 개발에 전념해왔다. 외부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솔직하게 묻겠다. ‘망가진’ 프로젝트라 좋은 감정으로 받아들이기엔 힘들었을 거 같은데.

솔직하게 대답하겠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기존 핵심 개발진이 퇴사하면서 내부 개발진 대부분도 교체된 걸로 알고 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텐데, 어떤 식으로 팀을 이끌었나?

일로써 이끌었다. 사실 분위기를 잡을 수가 없다. 오히려 막 잡으려고 하면 더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했다. 중간에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고, 갖가지 트러블도 있었지만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정신교육도 많이 했다. ‘우리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식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 거다. 개발진 대부분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받아들였는데, 기회가 올 때마다 이야기를 해온 결과 좋은 영향을 미친 거 같다. 일단 지금까지 잘 돼 왔고, 이제 상용화에 돌입하니 이것만으로 충분히 감회가 새롭다고 생각한다.

▲ 스튜디오 내부 전경, 상용화 하루를 앞둔 상황이라 분위기는 엄숙해 보였다

개발 과정 중에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미소스’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 게 가장 어려웠다. 덕분에 ‘미소스’ 공부를 참 열심히 했다. 여기에 개발진의 의욕이 너무 많이 꺾여있다는 부분도 힘든 요소로 작용했다. 서로 부딪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를 이뤄내려고 노력한 끝에 앞서 말했듯 현재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애초에 기본적인 테스트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서버를 내렸기 때문에, 최초 공개 서비스를 할 때와 지금은 좀 다른 분위기가 있다.

이번에 상용화되는 ‘미소스’는 크게 어떤 부분에서 손질을 본 건가?

사실 다 손질 봤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가장 큰 건 온라인 게임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꾼 거다. 기존에서 수정해서 패치하는 데까지 무려 5시간이 걸렸다. 게임 내 글자 하나만 수정을 해도 5시간이 지나서야 적용이 됐던 거다. 별 거 아니면 괜찮은데 당시 ‘미소스’는 서버가 다운돼버릴 정도로 심각했다. 5시간이 걸려 하나를 수정해 놨더니, 저쪽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것을 수정하면 저것이 문제고, 저걸 손보고 나니 또 이게 말썽을 부렸다. 이를 모두 수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려 유저들의 불만이 굉장히 컸다. 다행히 지금은 안정성도 갖추었고, 패치할 수 있는 시간도 상당히 단축시켰다.

게임 쪽으로는 PvP 콘텐츠에 신경을 좀 썼다. 이번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조만간 다대다 PvP 콘텐츠가 도입될 예정인데 이게 좀 재미있을 거다. 엄청나게 큰 용이 있는데, 이를 서로 잡기 위해 경쟁하는 구도로 설계된 지역이 있다. 유저들은 파티를 하고 용을 잡아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PvPvE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이 밖에 게임 밸런스를 다시 잡는 등 소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그렇다면 상용화되는 ‘미소스’는 외관상으로 기존 ‘미소스’와 큰 차이가 없을 거 같다. 유저들이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의 콘텐츠 업데이트는 언제쯤 될까?

사실 준비는 많이 돼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상황에 따라 느낌 차이가 있을 거 같다. 새로 추가되는 얼음풀고원이나 프란츠성 등의 콘텐츠는 게임 전반적인 느낌이 확 달라져, 고렙 유저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주기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 갓 시작한 유저나 중렙 정도의 유저는 이번 콘텐츠 추가로 인해 “와아~”하는 느낌은 주기 힘들 거 같다.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부분이 답인 거 같다.

그리고 재미있는 콘텐츠 하나를 기획 중이다. 바로 ‘인게임 매거진’인데, 유저들이 직접 편집장이나 기자가 돼 다른 유저들을 취재하는 내용이다. 강력한 보스를 때려잡는 파티가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하겠지만 따라가 취재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될 거다. 당연히 기자 이름도 나오고 주급도 준다. 사실 게임문화라는 게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다. 나의 숙원 사업(?)인 만큼 중요한 사항부터 처리한 뒤에 도입할 계획이다. 다른 게임에서 먼저 나오면 안 되는데(웃음).

▲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 `프란츠 성`

서비스에는 자신이 있나?

앞서 말했지만 안 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 될 것이라 확신한다.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의 경우 “왜 안 되느냐”를 대체 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좋게 바뀌었고, 앞으로도 좋게 바뀔 것이니 전혀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미소스’는 공개 서비스 이후 한번 엎어지면서 유저들의 신뢰가 많이 꺾였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서 회복이 될까?

리뉴얼로 회복한다기 보다 지속적인 서비스를 통해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꾸준히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고,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해결하고, 갖가지 문제점에 즉각 대응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뢰는 자연스레 쌓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바른’ 서비스를 위한 프로세서는 잘 갖춰져 있나?

당연히 모니터링은 꾸준히 하고 있고, 내부에는 GM이 외부에는 별도의 Q/A팀이 잇다. 상호간 협력이 긴밀하게 유지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개발진 대부분이 일반 유저가 만든 길드에 소속돼 있다. 함께 게임을 하면서 이런저런 소식을 듣고, 이를 케어해주는 프로세서는 충분하다고 본다.

캐시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판매되나?

밸런스에 문제되는 아이템은 전혀 팔 마음이 없다. 불편한 부분을 도와주는 종류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밸런스에 영향이 있을 만한 부분은 경험치 추가 획득 아이템뿐이다. 코스튬 아이템 등을 내놓을 계획은 있지만 밸런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다.

마지막으로 미소스 기다려주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유저들의 신뢰를 많이 잃은 게임이 ‘미소스’인데, 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아주 대단하고 엄청난 게임이니 꼭 해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많은 준비를 했으니 앞으로 나올 콘텐츠를 기대하면서 플레이해주셨으면 한다. 확실한 건 앞으로 추가는 내용들은 ‘미소스’의 지금까지의 행보와 전혀 다른 방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라도 알게 될 내용이니, 앞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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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액션 RPG
제작사
한빛소프트
게임소개
'미소스'는 핵앤슬래시 방식을 극대화한 액션 RPG다. 플레이어는 인간과 세티르, 그렘린, 사이클롭스 등 4가지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하여 야만과 무질서, 전쟁을 즐기는 종족 '디스코디아'와 대립하고 신이 되기 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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