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이요한, 황제 문호준의 아성을 위협하다!

▲ 2차 예선에서 문호준을 꺾고 1위를 차지한 이요한

이번 시즌 다크호스 이요한이 `카트황제` 문호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만우절을 하루 앞둔 3월 31일,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넥슨배 카트리그 13차 리그의 마지막 예선전이 펼쳐졌다. 경기에 참가한 C조와 D조는 승부를 예상 밖으로 몰고 가며 보는 맛을 살렸다. 이번 2차 예선의 가장 큰 이슈는 문호준이 단 2점 차이로 이요한에게 1등 자리를 내준 것이다. 만약 지난 1차 예선에서 문호준이 충분한 점수를 벌어놓지 않았다면 총점에서도 이요한에게 뒤져 최종 2위로 밀려났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랜 기간 문호준이 손에 쥐고 놓지 않던 최강자 자리를 위협하는 이요한은 카트리그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대회 전체를 환기시켰다. 6차 리그를 마지막으로 잠시 은퇴했다가 다시 돌아온 이요한이 승자전에서 문호준을 비롯한 출중한 실력의 선수들과 겨뤄 얼마나 높은 성적을 거둘지, 이목이 집중된다.

D조의 승부는 중계진들조차 섣불리 예상 결과를 내놓지 못할 정도의 혼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D조의 2차 예선은 격투 레이싱`이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로 거친 몸싸움에 이은 대형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승부의 재미와 긴장감을 드높였다. 2위 김택환과 3위 조성제는 지난 1차 예선에 이어 확실한 천적 관계를 구축하며 경기 구도를 흥미롭게 이어나갔다.

치열한 순위 싸움의 핵으로 자리한 김택환, 조성제, 이중대 중, 유리한 기회를 틈 타 짭짤하게 점수를 챙긴 이중대가 111점으로 아슬아슬하게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4일, 전대웅의 뒤를 이어 2위로 승자전에 올라간 이중대와 이중선은 사실 쌍둥이 형제 사이다. 먼저 올라간 이중대의 당부대로 승자전에 따라 올라간 이중선, 승자조 경기에서 펼쳐질 형과 동생의 대결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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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를 잠시 쉬는 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이요한

C조 2차 예선에서 다크호스 이요한이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카트리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문호준을 누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첫 세트를 1등으로 마무리하며 시작선을 순조롭게 끊은 이요한은 추후 세트에서도 문호준과의 대결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상대를 압도해버리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2세트에서 문호준에게 뒤지는 상황에서도 이요한은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해 끝까지 상대의 뒤를 추격하는 뒷심까지 선보였다. 이어진 3세트도 1위로 마감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이요한은 이후 꾸준히 포인트를 획득해 52점으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사실 이요한이 카트리그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2007년 개최된 카트라이더 5차 리그였다. 당시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이요한은 집안 사정 때문에 6차 리그를 마지막으로 잠시 대회를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욕심을 잊지 않고 꾸준히 연습한 덕택에 이번 13차 리그에서는 승자조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요환의 노력은 지난 1차 예선부터 엿보여 관계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1차 예선을 잘 해놓고, 다음 경기에서 못하면 중계진의 실망이 클 것 같아 열심히 연습했다."라고 전했다. 그 결실이 2차 예선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요한의 장점은 공수/주행 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 잡힌 플레이 스타일이다. 어느 한 군데도 뒤떨어지는 부분이 없기에 큰 위험부담 없이 상중위권 순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승자조에서 문호준을 다시 만나도 이길 자신 있다."며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문호준을 제압할 정도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이요한이 승자전에서 어떠한 기량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한편 문호준은 1세트에서 2위를 차지한 이후, 이요한을 비롯한 뒤에 있는 선수들을 너무 의식해 긴장을 떨치지 못했다. 실수가 발생해서는 안 되는 트랙에서 벽에 부딪치거나 몸싸움에 밀려 사고에 휩쓸리는 모습이 경기를 통해 많이 노출되었다. 하위권으로 처진 불리한 입장에서도 치고 올라와 매 세트에서 중위권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운영을 선보였으나 `퍼펙트` 승리를 밥 먹듯 했던 예전 커리어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 이요한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한 문호준

문호준 본인 역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경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표정이 밝지 못했다. 이번 예선전을 통해 헛점을 드러낸 그가 승자조 경기를 맞아 어떠한 대비책을 준비해올 지 관계자 및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4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인 박준혁(상)과 고규정(하)

패자조 진출 커트라인, 4위 자리를 놓고 벌어진 경쟁 역시 치열했다. 5위로 1차 예선을 마감한 고규정은 이번 2차 예선에서 총 18점을 쓸어 담으며 바로 위에 있는 4위 박준혁을 위협했다. 마침내 박준혁은 5세트에서 5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진 최대 위기 상황에 봉착한다. 하지만 초반에 충분히 벌어들인 점수를 기반으로 박준혁은 무사히 4위를 지켜 패자조 경기에 진출할 수 있었다. 고규정 외에도 마지막 예선을 앞둔 중하위권 선수들의 맹추격이 C조 경기 내내 이어졌다.

최종 순위 및 점수

1위 문호준 107PT
2위 이요한 74PT
3위 최영훈 48PT
4위 박준혁 45PT
5위 고규정 38PT
6위 박도형 27PT
7위 윤헌상 -4PT
8위 채정민 -13PT

이중대와 이중선, 쌍둥이 형제 나란히 승자조 직행!

▲ 영리한 전략으로 험난한 D조를 뚫고 1위를 차지한 이중대

`쌍둥이 형제` 집안에 경사가 났다. 넥슨배 13차 카트리그에 출전한 이중대와 이중선이 나란히 승자조 직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중대는 잦은 몸싸움에 이은 대형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D조의 경기 스타일을 이용해 승점을 챙기는 영리한 전략으로 `진흙탕 싸움`을 헤치고 나아가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그는 "앞 선수들이 실수하면 주워먹기만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했으나, 경기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 역시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할 역량 중 하나다. 깔끔한 주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포진된 승자조 경기를 맞이한 이중대가 어떠한 전략을 구상해 들고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승자조에서도 "상대가 너무 세서 패할 것 같다."고 말하며 약한 모습을 보인 이중대, 과연 그가 승자조 경기에서도 1위를 차지해 세 번 연속 인터뷰에 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꼽은 강자 중에는 지난 24일, 형보다 일찍 승자조에 오른 동생 이중선도 포함되어 있다. 동생에 대해서 이중대는 "아무래도 내가 질 것 같다. 동생이 나보다 출중한 카트 실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히며 뒤로 한 발 물러났다.

▲ 이중대의 쌍둥이 동생으로, 현재 카트리그에 출전 중인 이중선

쌍둥이인 이중대와 이중선은 외모는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지만 성격에서 차이를 보였다. 인터뷰에서 동생 이중선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약간 부끄러워하는 태도를 보인 만면 형 이중대는 시원스럽고 털털한 인상을 남겼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쌍둥이 형제, 이번 시즌 신성으로 급부상한 이중대와 이중선 형제가 얼마나 높은 곳까지 비상할 것인지 기대된다.

D조 예선은 그 어떤 조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특히 다음 라운드 진출이 유력한 상위권 선수들 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김택환과 조성제, 그리고 이중대는 매 세트 결과에 따라 1위부터 3위 사이를 왔다 갔다하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전망을 알 수 없는 혼전으로 몰고 갔다. 나란히 붙어앉은 세 선수는 세트가 종료될 때마다 뒤를 돌아보며 총점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승부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스릴 넘치는 레이스를 펼친 상위권 세 선수
좌부터 김택환, 이중대, 조성제

숨가쁜 순위 싸움에 대해 이중대는 "세 선수의 점수가 너무 비슷해 승자조 커트라인 2위 안에만 들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지난 1차 예선에서 김택환의 발목을 잡고 늘어진 조성제는 2차 예선에서도 맹활약하며 확실한 `천적` 관계를 구축했다. 초중반 세트에서 김택환이 자신의 앞에 나설 때마다 조성제는 어김 없이 몸싸움을 걸며 상대의 앞길을 막아섰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가 없다! 조성제를 대한 김택환의 심정은 아마도 이러할 것이다. 조성제의 페이스에 말며 경기 초반에 만족할 점수를 얻지 못한 김택환, 하지만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조성제와의 정면승부에서도 꾸준히 이기며 2위로 승자전에 안착했다.

▲ 카트리그의 스타급 선수, 김택환

▲ 그리고 김택환의 강력한 천적으로 등장한 조성제

승자전과 패자전으로 갈린 김택환과 조성제, 그들의 박진감 넘치는 싸움을 이번 시즌에서 다시 한 번 보기 위해서는 조성제가 패자전을 뚫고 상위 라운드인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따내야 한다.

▲ 막강한 뒷심을 발휘한 신하늘의 맹추격을 뚫고

▲ 패자조 커트라인, 4위에 안착한 김경훈

지난 1차 예선에서 4위로 출발한 김경훈은 상위권 선수들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1,2세트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한 이후, 차후 경기에서도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5위 신하늘을 17점 차이로 따돌리고 제 자리를 지켰다. 반면 온라인 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신하늘은 2차 예선에서 분전했으나 패자조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고 탈락해 관계자 및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이중대 111 PT
2위 김택환 96 PT
3위 조성제 86 PT
4위 김경훈 78 PT
5위 신하늘 61 PT
6위 노종환 47PT
7위 음높이 40PT
8위 송민규 -3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