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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GSL] 정종현VS김정훈, 해뜰때까지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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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GSL 시즌 테란 최강자는 누구? 김정훈(좌)와 정종현(우)

‘스타1’과 마찬가지로 ‘스타2’의 테란 VS 테란 전은 장기전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화력이 강한 대신 기동성이 부족한 ‘메카닉’ 체제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가 자신이 잡은 라인을 조금씩 전진시키며 상대를 압도하는 운영이 자주 펼쳐져, 양 쪽의 세력이 팽팽하면 서로의 빈틈을 찾기 위한 마라톤 눈치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별도의 전투 없이 장기간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오는 9월 10일 열리는 GSL 결승전에 출전하는 두 선수, 정종현과 김정훈의 주 종족은 모두 테란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길고 지루한 대결이 될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 선수 역시 이러한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가 아니라 ‘우승`이다. 따라서 테란 최강자를 향해 조심스럽게 천천히, 경기를 운영하는 양 선수를 차분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승전을 이틀 앞둔 9월 8일, 그래텍 본사 지하 까페에서 결승에 오른 정종현과 김정훈, 그리고 양 선수의 감독인 IM 강동훈 감독과 oGs 박상익 감독이 참석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많은 관계자들이 결승 경험도 풍부하고, 이번 시즌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정종현의 우승을 점치고 있으나,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김정훈의 패기도 만만치 않다. 유난히 테란이 강했던 이번 시즌, 테란 최고의 플레이어 자리에 누가 오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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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전 미디어데이 인터뷰 현장

아래를 통해 결승에 대한 출사표를 던진 정종현과 김정훈, 그리고 양 감독과 함께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테란이 유독 강세를 보였던 이번 시즌, 수많은 선수를 뚫고 결승에 올랐다. 양 선수와 감독, 소감이 어떠한가?

김정훈: 무대에 아직 서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박상익 감독: 김정훈 선수가 4강을 치를 때, 중국에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있어서 아쉽게도 가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경기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화로 물었더니 2:1로 이기고 있는데, 4세트가 약간 불리하다고 해서 마지막 세트까지 갈 줄 알았다. 그런데 고맙게도 4세트에서 승리를 거둬 3:1로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어 매우 기뻤다. 감독도 곁에 없는 통에 부담도 컸을 텐데 스스로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김정훈 선수가 대견하다.

정종현: 그 동안 공백이 좀 길었다. 오랜만에 올라온 결승이니만큼 꼭 우승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강동훈 감독: 좀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정종현이 임재덕을 16강에서 꺾은 뒤부터 내심 정종현 선수가 당연히 결승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다. 두 선수가 같이 결승에 올라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 기회가 잠시 뒤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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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참석 중인 결승 출전 선수와 감독
왼쪽부터 강동훈 감독, 정종현, 김정훈, 박상익 감독

정종현 선수의 경우, 전성기 시절의 실력이 돌아왔다는 평이 많을 정도로 기세에 물이 올랐다. 본인 스스로도 이번 시즌에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정종현: 32강부터 4강까지 굉장히 강한 상대만 꺾으며 올라온 것 같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한 명씩 이겨나가며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이 자신감을 기반으로 이번 시즌에는 또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김정훈 선수는 이번 시즌 결승 진출이 처음이지만, 사실 GSL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실력파 선수다. 주변에서 너무 늦게 결승에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정훈: 노력에 합당한 경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많은 공을 들이면 이기고, 연습이 다소 부족했을 때는 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늦게 결승에 도달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김정훈 선수는 이번에 3회 우승에 도전하는 정종현 선수와 비교했을 때, 결승 경험이 부족해 마인드컨트롤적인 면에서 부담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모색 중인가?

박상익 감독: 그 상대가 정종현 선수여서가 아니라, 김정훈 선수가 결승이 처음이니만큼 아무래도 긴장을 좀 할 것 같다. 그 부분을 어떻게 잡아줄 지 생각 중이다. 청심환도 좀 먹이고 이야기도 많이 해서 최대한 마음가짐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승 무대 경험을 제외하고, 실력 상으로는 김정훈 선수가 정종현 선수에게 밀리는 면은 없기 때문에 자신 있다.

강동훈 감독: 정종현 선수가 워낙 테란 VS 테란 전을 잘해서 이번 대진이 매우 만족스럽다. 우승하는 데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결이다. 결승 무대는 긴장감이 배가되는 만큼, 한 번의 패배에 평상심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에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김정훈 선수에 대해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정종현 선수가 많은 부분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판단한다.

김정훈 선수는 다전제에서 1세트를 잡으면 무조건 이겨왔다. 이번에도 1세트가 본인의 승부처로 자리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정훈: 이번 시즌의 경우에는 패승승(1세트를 지고 2,3세트를 승리하는 것)이 많아서 설사 1세트를 지더라도 이길 자신 있다. 따라서 딱히 승부처가 있다기 보다는 한 세트라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32강과 4강 때, 각각 위기가 있었는데 운이 잘 따라주어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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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트 져도 자신 있다! 첫 우승에 대한 패기를 보여준 김정훈

그렇다면 정종현 선수는 몇 세트가 승부처가 되리라 예상하는가?

정종현: 항상 이야기하지만 첫 경기를 잡는 사람이 유리하다. 이번 결승 첫 번째 맵이 ‘여명’인데 이 경기를 잡는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같은 팀원 외에도 결승 준비를 위해 특별히 섭외한 스파링 파트너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정종현: TSL의 한이석 선수랑 김동원 선수, 한규종 선수가 도와줬지만, 보통 팀원들하고 많이 연습하는 편이다.

김정훈: 사실 4강 때 한이석 선수한테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은 이미 정종현 선수 쪽으로 가버려서 어려울 것 같다. 정종현 선수와 마찬가지로 나도 팀원들과 주로 연습하고 이호준 선수에게 도움을 받았다. 우리 팀원들의 테테전 실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팀과의 연습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승전 스코어를 몇 대 몇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가?

정종현: 솔직하게 말하지만 4:0이다. 특히 이번에는 4:3이 나온다면 경기가 다음 날 끝날 것 같다. 팬 및 관계자 분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라도 빨리 끝내야 할 것 같다.

김정훈: 4:0 아니면 4:3이 나올 겉 같다. 만약 4:0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승전 다음 날에 집에 가셔야 할 듯 하다.

정종현: 4:3까지 간다면 중간에 식사를 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 (웃음)

강동훈 감독: 빨리 귀가해야 하기 때문에 4:0이 아니면 안 된다. 경기가 길어지면 끝나고 회식할 시간이 나올 수나 있을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얼마 전에도 박상익 감독과 이 자리에 앉았었는데, 그 때도 4:0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 때 문득 송준혁 선수와 박 감독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는데, 지금 김정훈 선수에게도 그 기운이 느껴진다.

여기에 박상익 감독은 얼마 전까지 홍진호 선수의 프로젝트 A 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oGs가 황신의 가호를 받고 있으니, 우리의 우승은 거의 확정적이지 않나 싶다.

박상익 감독: 마지막 회를 찍은 지 좀 되었기 때문에 황신의 가호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된 거 4:3으로 이겨서 집에 늦게 보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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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나오면 다음 날 집에 가야되요! 예상 스코어에 대해 인터뷰 중인
강동훈 감독과 정종현(상), 박상익 감독과 김정훈(하)

전통적으로 테란 VS 테란은 장기전이 많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이 이기는 것이지만 장기전을 싫어하는 팬들이 의식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점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궁금하다.

김정훈: 많은 팬들 중에 장기전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는 것보다 이기는 방법이 있다면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정종현: 일단 우리는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최대한 하는 것이 맞다. 팬분들이 장기전이 많이 나오면 싫어하는데,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불리한 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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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란 VS 테란에서 장기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한 정종현

실제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힘들지만, 연습을 돕는 팀원들의 고충도 많으리라 짐작된다. 가장 우호적으로 장기전 연습을 도와주는 팀원은 누구인가?

김정훈: 나는 재미있는데 도와주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 팀의 최연식 선수가 불평불만 없이 부르면 바로 도와줬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종현: 우리 팀의 김지훈 선수가 참 열심히 연습해주었다. 다른 선수의 경우 부르면 갑자기 잠수를 타거나, 식사를 하러 가서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연습 경기 중 최장기전과 최단기전의 플레이 시간은 각각 어느 정도인가?

김정훈: 래더에서 한 2시간 정도 게임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이처럼 긴 경기는 나오지 않으리라 전망한다. 빨리 끝나면 6분에서 7분 사이에 경기가 마무리되는데, 이 경우는 내가 잘 한 면보다는 다른 선수가 실수한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

정종현: 최장기전의 경우 홀드해 놓은 뒤, 식사하고 온 적도 있다. 짧은 경기는 앞서 김정훈 선수가 말했듯이 주로 한 선수가 실수해서 빨리 끝나는 것 외에는 없었다.

최근 테란 VS 테란의 경우 바이오닉보다는 메카닉이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두 선수가 생각하기에는 바이오닉과 메카닉, 둘 중 어떤 체제가 강한 것 같은가?

김정훈: 둘 다 할 만 하다. 체제는 메카닉이 좋지만 바이오닉도 여러 방법을 통해 약점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종현: 김정훈 선수가 바이오닉, 내가 메카닉 체제를 선택한다면 절대로 안 질 것 같다. 그 정도로 메카닉이 바이오닉보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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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카닉이냐, 바이오닉이냐...테란의 체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김정훈(좌)와 정종현(우)

다음 시즌 중에 ‘스타2’ 밸런스 패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후 테란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정종현: 코드S에 테란 선수가 워낙 많아서 패치가 되어도 갑자기 암울해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만약 테란이 너무 많이 하향된다고 가정하면, 그 때는 같은 테란 선수를 지명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김정훈: CBT부터 시작해서 그 동안 테란이 정말 많이 너프되어 왔는데, 다들 잘 극복하더라. 따라서 또 다시 테란이 하향되어도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실력 없는 분들은 나가떨어지겠지만 기본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어려워도 다들 나중에는 잘 살아남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과 결승에 대한 각오를 남겨주길 바란다.

김정훈: 결승 관련 촬영을 하며 약간 친해졌는데 아직은 좀 어색하다. 이번 결승을 기회로 친해졌으면 좋겠다. 서로 후회 없는 경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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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결승을 통해 더 친해지길 바란다....동갑내기 테란 정종현(좌)와 김정훈(우)

정종현: 나는 김정훈 선수와 벌써 친해졌다고 생각한다. 김정훈 선수가 결승이 처음인데 긴장하지 말고 재미있게 경기하고 싶다. 이전 코드S 결승전에서 내가 이’정훈’ 선수를 이겼는데, 이번에도 상대가 ‘정훈’이라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정훈: 그 분은 이정훈 선수이고, 나는 김정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2등은 안 할 것 같다. 이 와중 거론되는 이정훈 선수가 조금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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