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체제 위기? 카트라이더 리그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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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 리그에도 `콩라인` 계보가 존재한다?

▲ 매주 목요일 카트리그가 생중계되는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

카트라이더 리그의 엘로우 라이더(노란색을 배정받는 선수)는 그 조의 유력한 1위 후보다. 지난 개막전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으며 5세트만에 경기를 끝낸 `카트황제` 문호준은 옐로우 라이더 자리의 단골 손님 중 하나다. 이번에 옐로우 라이더로 출전한 유영혁, 전대웅, 노진철 역시 큰 무리 없이 1등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다른 흥미진진한 경기 양상이 펼쳐져 관계자 및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0월 6일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넥슨배 카트라이더 14차 리그의 B,C,D조 1회차 경기가 진행되었다. 치열한 난전이 예상되는 D조와 달리 카트리그의 대표적인 빅 3로 손꼽히는 유영혁, 전대웅이 각각 속한 B조와 C조는 지난 문호준의 경기처럼 일방적인 승부가 나리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문호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승리 뒤에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특히 전대웅은 특유의 `무결점 플레이`가 타 선수의 집요한 견제에 막혀 빛을 발하지 못하며 1위를 놓칠 뻔한 위기에 봉착한다. D조의 옐로우 라이더, 노진철 역시 2위 이중선의 맹렬한 추격이 이어지며 마지막 세트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번 시즌에는 카트리그의 판을 뒤엎을만한 다크호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까지 전대웅을 위협한 이요한과 신하늘, 노진철과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벌인 이중선과 박준혁 등 다수의 선수가 이번 경기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을 선보여 카트리그계의 지각변동을 예기했다. 문호준, 유영혁, 전대웅을 위시한 카트리그 빅 3의 독주를 끊을 신성이 이번 시즌에 등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여곡절 끝에 유영혁과 전대웅, 노진철, 각 조의 옐로우 라이더 모두 조 1위를 지키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다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유영혁과 달리 전대웅, 노진철은 중위권 선수와의 점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아 다음 경기에서 고전한다면 순위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 여기에 유영혁과 전대웅은 라이벌 문호준이 이미 퍼펙트 승리를 달성한 뒤에 그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크게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유영혁과 전대웅 역시 인터뷰를 통해 퍼펙트 승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유영혁, 퍼펙트 승리를 놓친 것이 가장 안타깝다

▲ 아쉽게 퍼펙트 승리를 놓친 유영혁

시작은 좋았다. 문호준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디펜딩 챔피언` 유영혁은 3세트까지 1위로 독주하며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불허했다. 첫 세트에서 안정적으로 부스터를 모으면서 가뿐하게 1등에 오른 유영혁은 2세트 원상원과의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카트를 선택했다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며 2연속 1위에 오른다.

바로 이어진 3세트에서 중하위권 선수들이 서로 뒤엉켜 몸싸움하는 틈을 이용해 트랙을 질주하며 다시 한 번 최상위에 오르며 퍼펙트 승리를 예고했다. 다른 선수와의 격차를 더욱 벌이기 위해 난이도 높은 트랙 중 하나인 `광산 위험한 제련소`를 선택한 승부수가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각 세트 1위 선수에게 원하는 트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카트리그의 룰을 영리하게 이용한 결과다.

하지만 4라운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빈틈 없는 블로킹에도 집요하게 자신의 뒤에 바짝 따라붙은 김경훈에게 결승선 바로 코앞에서 밀려 1등을 놓친 것이다. 안타까운 패배의 기분은 5세트에도 영향을 끼쳐 유영혁은 뚝심 있는 플레이로 밀어붙인 박현호와의 승부에서 밀려나 연속 2위에 머물고 만다. 퍼펙트 승리 기록이 깨진 것은 물론, 첫 경기에서 두 번이나 연속으로 1등을 놓쳤다는 사실은 카트리그 빅 3로 손꼽히는 유영혁 본인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 유영혁의 독주를 저지한 김경훈과 박현호

마지막 세트에 접어들며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한 유영혁은 결국 1위의 자리를 지켜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인터뷰를 통해 유영혁은 "퍼펙트 승리도 가능했는데 하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1등했으니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유영혁은 전 경기에서 퍼펙트 승리를 달성한 문호준에 대한 경쟁심을 표하며 다음 라운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 반드시 퍼펙트 승리를 거두고 말겠다!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진 유영혁

유영혁에 이어 B조 2위에 오른 박현호는 경기 중반에 들어 순위권에 들며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아갔다. 반면 초반 세트에서 연속으로 2등을 차지하며 남다른 기세를 선보인 원상원은 중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뒤로 쳐지며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4세트에서 유영혁을 2위로 밀어내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경훈은 그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후반 세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4위에 자리했다. 인터넷TV 사이트 아프리카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김택환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충돌에 휘말리거나 다른 선수와의 몸싸움 때문에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해 5위에 머물렀다.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유영혁 54PT
2위 박현호 29PT
3위 원상원 22 PT
4위 김경훈 16 PT
5위 김택환 13 PT
6위 박정렬 12 PT
7위 박민수 10 PT
8위 배종훈 2 PT

전대웅, 데뷔 이래 오늘처럼 안 풀리는 날이 없었다!

▲ 견제가 너무 심해 힘들었어요! 데뷔 이래 최악의 페이스였다고 밝힌 전대웅

오늘처럼 페이스가 안 좋은 날이 없었다. 전대웅은 승자 인터뷰에서 이러한 말을 남겼다. 카트라이더의 교과서를 보는 듯한 흠 없는 주행 실력으로 `무결점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전대웅은 이번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의 심한 견제에 밀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카트리그의 대표적인 다크호스 이요한은 물론 이번 시즌을 통해 남다른 경기력을 뽐낸 신하늘과 오랜만에 복귀한 문명주가 전대웅을 위협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가까스로 1등을 지킨 전대웅은 다른 선수의 견제를 좀 더 대비하고 나와야겠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C조의 파란은 이요한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세트에서 막판에 전대웅을 따돌리며 1위에 오른 이요한은 2세트에서도 자신의 앞에서 달리던 김승태의 실수를 기회로 삼아 치고 올라가며 2연속 1등을 차지했다. 반면 1세트에서 안타깝게 이요한에게 1위를 빼앗긴 전대웅은 2세트에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며 레이스 초반 중하위권까지 밀려났다. 위기의 순간에도 전대웅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2위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 초반에 기세를 타며 2연속 1위에 오른 이요한

3세트에서도 전대웅을 향한 견제는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전대웅은 몸싸움과 충돌에 휘말려 자신의 장기인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일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전대웅이 부진한 틈을 타 상위권을 치고 올라간 신하늘은 앞서 달리고 있던 김동환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기세를 탄 신하늘은 다음 세트에서도 평소와 달리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전대웅의 빈틈을 파고 들어 2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신하늘은 옆에 앉은 문명주와 함께 승리를 만끽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과시했다.

▲ 패기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신하늘

5세트에 들어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전대웅, 그러나 바로 이어진 6세트에서 신하늘의 거센 몸싸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그 결과 전대웅과 신하늘, 문명주, 이요한 등 상위 4명의 선수들이 최종 1위 자리를 놓고 승부하는 치열한 구도가 형성되었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진행된 7세트에서 문명주는 선두로 달리던 이요한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대미지를 안기며 시원스럽게 1위에 올랐다. 단 한 번의 충돌로 7위까지 밀러난 이요한은 이후 레이스에서도 사고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뜻대로 안 풀리네...마지막까지 고전을 면치 못한 전대웅

결국 승부는 8세트까지 왔다. 2위 문명주와의 총점 차이가 1점밖에 나지 않는 불안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한 전대웅은 이요한과 신하늘을 따돌린 뒤, 자신의 장기인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 가까스로 최종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 경기를 통해 진땀승을 거둔 전대웅, 다른 선수들의 심한 견제를 저지하기 위해 그가 어떠한 비책을 준비해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전대웅 50 PT
2위 문명주 44PT
3위 이요한 36 PT
4위 신하늘 30 PT
5위 오찬호 15 PT
6위 김승태 8 PT
7위 소재현 0 PT
8위 김동환 -1 PT

노진철, 카트리그 빅 3 체제를 뒤엎고 말겠다!

▲ 카트리그 빅 3 체제를 뒤엎겠다! D조 1위를 차지한 노진철

카트리그에는 문호준과 유영혁, 전대웅을 위시한 강력한 빅 3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D조 1라운드 예선 1위에 오른 노진철은 견고한 빅 3 체제에 대한 도전의지를 내비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18살,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리그를 마지막 대회로 생각하고 있는 노진철은 "결승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현재의 빅 3 체제를 뒤엎고 말겠다"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비장한 각오로 이번 리그에 임하고 있는 노진철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 지 기대된다.

다른 조에 비해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된 D조는 난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예상대로 D조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흘러갔다. 1위로 달리던 이중선을 밀어내고 첫 세트에서 선두에 오른 노진철은 2세트에서 박준혁에게 바로 1위 자리를 내어주며 3위에 머물렀다. 1세트에서 몸싸움에 휘말려 8위로 내려앉은 이중선은 빈틈 없는 블로킹으로 노진철의 추월을 저지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 세트 초반부터 치열한 대결을 펼친 노진철과 이중선

3세트에서는 다시 한 번 1위가 바뀌었다. 박준혁과 이중선을 중심으로 치열한 선두 싸움이 벌어지는 틈을 타 3위로 달리고 있던 최영훈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1위에 오른 것이다. 바로 이어진 4세트에서는 첫 세트 이후 거친 몸싸움에 휘말리며 상위권으로 올라오지 못한 노진철이 다시 한 번 전력을 다하며 선두로 달리던 이중선을 한 끝 차이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1등을 차지했다. 노진철은 5세트에서도 이중선과의 몸싸움에서 크게 이기며 2연속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6세트부터 이중선의 맹추격이 시작되었다. 후반 세트로 갈수록 이중선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6세트와 7세트에서 연속으로 1등을 차지했다. 반면 노진철은 6세트에서 박준혁과의 몸싸움 도중, 회복하기 어려운 사고를 당하며 7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7세트에서도 노진철은 잦은 충돌 때문에 중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이중선은 7세트가 종료된 시점 한 번만 더 1위를 차지하면 조 1위로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마지막 행운은 노진철에게 주어졌다. 8세트에서 초반 사고로 인해 하위권으로 떨어진 이중선이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리타이어(시간 내에 트랙을 완주하지 못함) 판정을 받아 5점 감점 처리를 당한 것이다. 반면 8세트에서 선두를 차지한 노진철은 1점만 더 따면 자신이 조 1위에 오르며 경기를 종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노진철은 이를 놓치지 않고 9세트에서 2위를 차지해 안정적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며 최종 1위를 달성했다.

▲ 이것이 승자의 웃음...경기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중인 노진철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노진철 56 PT
2위 이중선 48PT
3위 박준혁 45 PT
4위 최영훈 30 PT
5위 김광래 23 PT
6위 김현민 21 PT
7위 박도형 9 PT
8위 최영민 -6 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