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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강화했다. 전투는 연속되는 강적들과 확실한 보상 체계를 통해 재미를 더했고, 새로운 스킬과 장비 아이템으로 전략을 더했다. 비록 잡몹은 여전히 반복되지만, 강한 적과 만날 일이 많아 이 부분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본편을 플레이할 때는 여전히 단점이 보이겠지만, 노르간을 탐험하는 순간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숨막히는 박진감을 선사했다.
▲ 드래곤즈 도그마 2: 다크 어리즌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드래곤즈 도그마 2(Dragons Dogma 2)'가 처음 출시됐을 때 기쁨을 기억한다. 오래 기다린 게임이었고, 그만큼 많은 기대도 했다. 그리고 게임을 실제 플레이 했을 때, 만족했지만 또 한편에는 실망스럽기도 했다. 콘텐츠가 상당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DLC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1년이 넘어도 관련 소식이 나오지 않았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게임을 떠나 보낸 상태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드래곤즈 도그마 2 DLC '다크 어리즌(Dark Arisen)'의 소식이 들렸다. 심지어 타이틀명마저 전작과 동일했고, 게임스컴에서 체험 했을때는 흑주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큼의 긴장감을 받았다. 이에 오매불망 DLC 출시만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이번 기다림은 순수하게 기쁨을 선사했다.
▲ 드래곤즈 도그마 2: 다크 어리즌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
가혹한 얼음과 눈의 나라 '노르간'
다크 어리즌의 배경은 새로운 지역 '노르간'이다. 노르간은 눈폭풍과 강력한 마수들이 그득한 공포스런 공간으로, 40레벨 이후 플레이를 권장하는 지역이다. 물론 후술하겠지만 드래곤즈 도그마 2는 레벨보다 장비가 더 중요하기에, 레벨 제한은 큰 의미가 없었다. 종결 무기, 중급 방어구를 갖춘 레벨 180 도적이 노르간에 도착해 첫 전투를 마치기도 전에 바닥에 누워버렸기 때문이다. 적 공격력, 체력, 방어력이 가공할 정도로 높았다.
그렇게 낯선 천장에서 일어난 주인공은 자신과 또 다른 각성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드넓은 노르간을 탐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심장이 없는 거대한 용과 싸우게 되고, 이 용의 정체를 알아내고 처치하는 것이 첫 목표가 된다. 그 과정에서 독특한 분위기의 여기사 '에어'와도 만난다.
▲ 방어구를 갖추지 못하면 빨리 눕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어, 매력적인 기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노르간의 운명을 건 스토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반적인 스토리나 스토리텔링은 본편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이다. 즉 있으면 좋지만, 깊은 철학적 성찰이나 탁월한 개연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메인 퀘스트 도중에도 '이렇게 되는 것이 맞나?' 싶었던 순간이 상당히 많았다. 대신 '에어'라는 캐릭터 자체는 잘 만들어져, 그녀의 확고한 충심을 DLC 전반에 걸쳐 확인할 수는 있었다. 전작 DLC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슬픔과 애절함이었다면, 이번 DLC에서는 눈보라 속에서도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굳셈이 두드러진다.
서브 퀘스트는 주로 노르간 작은 마을 주민들을 돕는 것으로 구성됐다. 특별한 약초를 구해달라거나, 사라진 애완 늑대를 찾아달라는 등 본편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유의미한 보상을 줘 플레이할 가치가 있었다. 대장장이에게 약을 가져다주면 '생산' 기능이 개방되고, 이후 일련의 퀘스트를 통해 특별한 책을 가져다주면 장비 외형을 바꾸는 이른바 '덧입기'가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마을 수호자의 큰아들 '드웨인'의 성장과 관련된 서브 퀘스트는 훈훈함을 전했다.
▲ 마을에서 여러 퀘스트를 받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드웨인, 성장형 캐릭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크 어리즌의 알파이자 오메가 전리품
다크 어리즌의 재미를 단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바로 '전리품'이다. 전작의 '정화'처럼 '전리품'을 획득하고 특수 재화를 소모해 감정해 아이템을 얻는 식이다. 3단계로 구분됐던 전작과 다르게 5단계까지 있고, 무기와 방어구에 특수 능력이 붙는 등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 전리품 파밍이 다크 어리즌의 시작이자 끝을 담당한다.
전작과 차이점은 감정에 소모되는 RC의 가격이 더 저렴하고, 드랍되는 전리품의 수가 더 많다는 점이다. 즉 마음껏 파밍해서 마음껏 무기와 방어구를 얻는 수집형 게임의 재미가 구현됐다. 또 처음에는 자신 직업의 무기를 파밍했다면, 이후에는 '광전사의 피' 등 대미지를 올려주는 패시브가 붙은 것을 얻기 위한 긴 파밍의 시간이 이어진다. 5레벨 전리품은 게임의 최종 보스와 최종 콘텐츠에서 파밍할 수 있어, 3레벨이나 4레벨 무기와 장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제법 된다.
▲ 적, 상자, 바닥의 잔해에서 전리품을 얻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구조가 지닌 장점은 드래곤즈 도그마 2 전투의 재미를 직접적인 보상으로 잇는다는 점이다. 드래곤즈 도그마 시리즈에서 전투는 분명 재미 요소지만, 여기서 얻는 보상은 강화 재료와 약간의 돈, 경험치가 전부다. 즉, 장비 강화가 마무리됐다면 드래곤과 전투 외에 강한 적과의 전투는 의미 있는 보상을 주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노르간 지방에서는 적을 공략하는 과정과 더불어 나오는 보상 역시 유의미하기에 재미를 한층 더 끌어 올린 셈이다.
다소 사소한 단점이 있다면, 본편과 다르게 변한 강화 시스템이 지닌 구조적인 문제를 짚을 수 있다. 전작과 다르게 다크 어리즌에서는 전리품 획득으로 얻은 장비를 강화할 수 없다. 대신 2레벨 무기부터 본편 종결무기 최종 강화형보다 강하고, 1레벨 무기도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이는 DLC를 플레이하며 강화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는 유저들을 위한 배려지만, 본편 엔딩을 보기 전 노르간에 당도한 유저가 지나치게 쉽게 강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유저는 매우 드물겠지만.
▲ 1레벨 전리품조차 최종 무기에 맞먹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패치와 신스킬로 향상된 전투력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출시 초 상당히 부족한 편의성으로 비판 받았다. 하지만 다크 어리즌 출시 직전 이뤄진 여러 패치는 게임을 상당히 쾌적하게 바꿨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직업별 스킬과 마이스터 스킬, EX 스킬은 비단 전투뿐만 아니라 파밍•탐험과 연계되며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EX 스킬은 장비에 붙은 스킬 강화다. 일부 정해진 스킬의 등급을 끌어올리는데, 대부분 단순히 피해량만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추가 효과들이 더해져 효용성을 한 차원 더 끌어 올렸다. 예를 들어 매직 아처 '무진마살' EX는 발사 후 버튼을 연타해 최대 4번까지 연속 발사할 수 있다. 연사가 어려운 무진마살의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한 셈이다. 이외에도 전작에는 있었던 도적의 '단두대' EX 등이 사라졌고, 개발진이 최소한의 밸런스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무진마살 4연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은총의 석탑, 직업별 스킬 획득처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 직업별로 추가된 스킬 역시 궁수를 빼고는 멋있거나 효용성이 높았다. 각각 직업별 은총의 석탑에서 획득할 수 있어 노르간 전 지역을 꼼꼼하게 돌아다녀야 모두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궁수 신규 스킬은 사용처를 찾지 못했으나, 보스까지 느리게 만드는 매직 아처 신스킬, 강력하고 멋진 폭발을 보여주는 도적 신스킬, 빠르게 적을 베어넘기는 파이터의 신스킬은 쓸모가 많았다. 여기에 스킬 역시 최대 6개를 장착할 수 있도록 패치해 전략의 풀을 크게 늘린 점도 전투력 상승에 기여했다.
DLC를 후반부까지 진행하면 새로운 마스터 스킬, 일종의 궁극기도 추가로 습득할 수 있다. 본편 마스터 스킬은 대부분 직관적으로 강했는데, 신규 스킬은 사용하는 방식을 익혀야하는 대신 그만큼 높은 고점을 보였다. 매직 아처는 '성천 마궁'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아군에게 성속성 버프를 주는 약하고 단순한 효과인 줄 알았다. 하지만 버프 화살을 최대치까지 아군에게 주면 플레이어의 마도궁이 1회 강화되고, 이때 일반 공격을 사용하면 적을 연속으로 타격하는 매우 강력한 성속성 화살이 나가는 구조였다. 잘 사용한다면 DLC 최종보스의 체력을 순식간에 갈아내는 훌륭한 스킬이었지만, 손에 익을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 성천마궁, 화려한 장전 모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스터 스킬은 직업 마스터와 싸워 얻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 사람이 어떻게 살아요? 높은 전투력의 노르간 몬스터
새로운 무기와 방어구, 추가된 스킬, 특수 성능, 6개의 스킬창까지 더해졌으니 각성자는 사실상 더할 나위 없이 강해졌다. 그렇기에 본편의 허약한 적들을 생각하고 당차게 노르간 눈산에 돌진한다면 순식간에 바닥에 눕기 십상이다. 강한 무기와 스킬을 줬다는 것은, 그만큼 적이 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작 DLC 초반에 느낀 공포에 가까운 긴장감을 다시 한 번 만끽할 수 있었다.
일단 평범한 잡몹조차 강한데, 게임 초기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인간형 적 '벨칸'은 길들인 늑대와 함께하는데, 강한 체력과 여러 무기로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지역을 넘어가면 더 강력한 '벨칸'이 등장하는데, 늑대가 아니라 무려 와르그를 길들여 데리고 다리는 충격적인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냉기를 뿜는 패턴이 더해진 사우리안 '녹켄', 점프하는 고블린 '부가부' 등이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 갑작스럽게 날아드는 스노우풋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가가나, 불주머니에서 화염을 내뿜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본편에 등장한 대형 몬스터의 강화종은 새로운 패턴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한다. 노르간 자이언트는 본편의 사이클롭스를 생각하고 덤비면 큰 코 다칠 정도로 높은 체력을 지녔고, 강력한 브레스를 내뿜어 주변을 얼린다. 오우거의 변종인 스노우풋은 전리품을 강탈해 도망치고, 용종 '핌블'은 냉기 브레스와 마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리치의 강화형인 바르바토스는 악마 마법을 사용하고 계속해서 순간이동하며 체력을 갉아낸다.
여기에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는 완전 새로운 대형 몬스터들도 등장해 전투 난도를 높인다. 전작 코카트리스를 연상케하는 불새 가가나, 몸에 거대한 입이 돋아난 아케파로이 등 기괴한 보스들이 판을 친다. 특히 레서 데몬은 후반부 난도를 크게 올리는 주범으로, 세 종류가 각기 다른 특기 마법과 버프를 사용하고, 간혹 폭주 상태에 돌입해 패턴이 완전히 변하며 당혹감을 선사한다. 성속성 무기나 버프가 필요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이외에도 DLC 최종 보스 역시 설정에 걸맞는 강력함과 다양한 패턴, 웅장한 연출을 선보인다.
▲ 레서 데몬, 강력한 마법과 공격을 사용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본편에 나온 몬스터도 노르간 출신은 체급이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여전히 일반 몬스터의 가짓수가 적다는 단점은 극복하지 못했다. 심지어 여전히 본편에서도 지나치게 자주 만났던 '도마뱀, 도적, 고블린'에 구울이 더해진 정도라 반복적이다. 그나마 개선된 부분은 본편과 달리 밤에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강적이 다시 나오고, 응어리에서 강적이 계속해서 출몰하는 등 게임의 핵심 재미인 '강하고 거대한 적과의 싸움'이 끊임없어 이런 단점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드래곤즈 도그마 2 다크 어리즌은 본편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강화했다. 전투는 연속되는 강적들과 확실한 보상 체계를 통해 재미를 더했고, 새로운 스킬과 장비 아이템으로 전략을 더했다. 비록 잡몹은 여전히 반복되지만, 강한 적과 만날 일이 많아 이 부분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본편을 플레이할 때는 여전히 단점이 보이겠지만, 노르간을 탐험하는 순간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숨막히는 박진감을 선사했다. 본편을 즐긴 유저는 플레이하길 권하며, 편의성도 많이 개선된 만큼 신규 플레이어에게도 이제는 추천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