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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최강 혈맹 가리는 진검승부, 리니지 e스포츠 'L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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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e스포츠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불린다. 과거 골수 팬들만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경기 현장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직관(직접 관람)러’라는 용어가 따로 생길 정도다. 그래서 요즘은 플랫폼을 막론하고 e스포츠에 도전하는 게임이 많다. 전통적 강자인 PC 온라인은 물론이고, 콘솔, 그리고 모바일까지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한다. 애초에 기획 단계부터 e스포츠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 출시와 함께 리그를 출범하는 타이틀도 많다. 그런 와중, 의외의 게임이 e스포츠화를 선언했다. 올해로 정식 서비스 18년 차에 접어드는 1세대 온라인게임 ‘리니지’다.


▲ 'LFC' 타이틀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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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상금 8,000만 원! ‘리니지’ e스포츠 ‘LFC’ 문 열렸다

사실 엔씨소프트는 과거에도 ‘리니지’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경기를 몇 차례 진행한 적이 있다. 2002년부터 2006년 까지는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를 진행하는 랜파티 형식 ‘리니지 월드 챔피언십(이하 LWC)’를, 2013년과 2015년에는 혈맹간 전투를 조명한 ‘메티스 콜 클랜’을 각각 개최했었다. 이들 행사도 적지 않은 규모였지만, 당시에는 e스포츠화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그랬던 엔씨소프트가 2016년을 기점으로 ‘리니지 파이팅 챔피언십(Lineage Fighting Championship, 이하 LFC)’을 열고 e스포츠화에 도전한다.

‘LFC’는 ‘리니지’ 내 서버 간 PvP 콘텐츠 모드인 ‘콜로세움’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리그다. 총 상금 규모는 8,000만 원으로, 동일한 클래스가 진검승부를 벌이는 1:1 개인전과 8:8 팀전이 존재한다. 예선을 통해 47개 서버 대표자와 팀을 추리고, 최종적으로 ‘리니지’ 최강자를 선정하는 게 목표다. 이처럼 개요는 꽤 체계적임에도, ‘리니지’를 활용한 e스포츠는 사뭇 생소하게 느껴진다. 쿼터뷰 방식에 셀 형식 맵을 사용하는 게임인데다, MMORPG인지라 딜러, 탱커 등 클래스 간 역할 구분이 명확해 밸런스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LFC’가 발표됐을 때 항간에서는 ‘물약 빨면서 서로 때리다가, 먼저 죽는 사람이 지는 거냐’는 농담도 있었다.

물약 이야기는 농담일 뿐이지만, 그만큼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상상이 안 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엔씨소프트는 대체 어떻게 ‘LFC’를 진행할 계획일까. ‘LFC’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까지 도맡을 엔씨소프트 리니지사업팀 김대권 팀장과 류정민 과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리니지사업팀 류정민 과장, 김대권 팀장

“기본적인 룰은 킬 카운트(Kill count, 죽은 횟수를 세는 것)입니다. 한 경기당 5분 정도 시간이 주어지는데, 제한 시간 내에 상대를 더 많이 쓰러트린 선수가 이기는 방식이죠. 제자리에 서서 싸우는 건 아니고, 일반 필드처럼 디자인된 공간에서 도망도 가고 공격을 피하기도 하면서 싸우게 됩니다. 킬 수가 똑같은 경우에는 누적 대미지를 따져서 승자를 정합니다. 이 룰은 개인전, 팀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데스매치 같은 거죠. 물약 먹으면서 싸우다 먼저 죽는 사람이 지는 방식은 아닙니다(웃음)"

엔씨소프트 김대권 팀장은 ‘LFC’에 ‘리니지’ 고유의 매력을 녹여내기 위해 기획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즉, 경기 전체를 관통하는 킬 카운트 룰은 PK가 자유로운 ‘리니지’의 하드코어한 매력을 품은 셈이다. 그리고 경기에 참가자들의 장비도 통일하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고, 레벨 역시 상한선과 하한선을 뒀을 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맞추지 않고 경기를 진행한다.

그런데, 출발선이 다르다면 각 선수의 컨트롤과 전략이 묻히지 않을까? 엔씨소프트 류정민 과장은 되려 의도적으로 장비, 레벨을 통일하지 않았다는 말을 꺼냈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사업팀 류정민 과장

“‘LWC’에서 장비랑 레벨을 강제로 통일해서 PvP를 진행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유저들의 호응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유저들한테는 ‘리니지’를 하면서 자기가 모은 장비, 그리고 열심히 올린 캐릭터 레벨이 자산이자 실력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죠. 굳이 내 노력의 산물을 버리면서까지 PvP를 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요. ‘LFC’ 룰 발표 후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본선에서 만나는 유저들은 장비 수준과 레벨이 큰 차이가 없을 거에요. 그때부터는 정말 실력 싸움인 거죠"

결국 예선이 끝나야 선수들의 실력 싸움을 볼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독특한 관전포인트를 제시했다. ‘LFC’가 서버 간 대전인 만큼 각 서버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저와 혈맹이 참가하는데, 적대 관계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리니지’는 게임 특성상 혈맹 간 경쟁이 아주 도드라지는 경향이 강한지라, 서버 최강 혈맹 자리를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는 선수들의 모습도 백미가 될 거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8:8 팀전에는 다양한 모드가 도입되어, 보는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LFC’ 팀 경기에는 ‘몬스터전’과 ‘밀어내기전’, ‘애드전’까지 총 3가지 전장이 제공된다. 몬스터전은 일반 필드처럼 꾸며진 전장에서, 제한 시간 안에 상대를 더 많이 처치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필드에는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선수들은 의도적으로 몬스터를 캐릭터 주변에 붙여 방패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적 쪽으로 강력한 몬스터를 유인해 전열 교란을 도모하는 것도 가능하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사업팀 김대권 팀장

밀어내기전은 ‘리니지’ 공성전 형태를 빌려와, 각 진영 수호탑을 지키는 방식의 경기다. 일종의 미니 공성전으로, 자리를 지키면서 상대편을 더 많이 쓰러트리거나 전열을 뚫고 들어가 수호탑을 먼저 파괴하는 팀이 승리한다. 마지막으로 애드전은 다양한 트랩을 활용한 경기로, 처음에는 2:2로 싸우다가 순차적으로 두 명씩 더 난입해 전투를 펼치게 된다. 특히 이 경우는 어떤 클래스 조합을 투입하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바뀌기 때문에, 선수 투입 순서도 중요한 전략으로 작용한다.

김 팀장은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과거 진행했던 ‘LWC’나 ‘메티스 콜 클랜’ 모두 참가자들 위주의 행사였고, 따로 중계도 하지 않아 e스포츠라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그래서 ‘LFC’를 기획하면서 ‘보는 재미’를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앞서 언급된 다양한 모드 발굴도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고, 관전 모드 UI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우선 본래 ‘리니지’에서는 상대 체력을 확인할 수 없는데, 관전 모드로 들어가면 격투게임처럼 양 팀 선수 체력바가 상단에 뜬다. 그리고 캐릭터 위에도 작은 체력바가 따로 붙는데, 이 UI는 옵저버 판단에 따라 끄고 킬 수 있어 중요한 기술이 들어가거나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 등 중요한 포인트에서 보여질 예정이다.
 
"e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보는 재미라고 생각하는데, ‘LFC’에서는 확실히 관전하는 즐거움을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결승전은 상암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진행할 예정이고요. 이번에 좋은 성과를 거둬서,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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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1998년. 09.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리니지'는 만화 '리니지'를 기반으로 개발한 1세대 온라인 MMORPG다. 핵 앤 슬래쉬 방식을 채택하여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PVP부터 '공성전' 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유저 대결 콘텐츠...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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