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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맑음·게임업계는 미세먼지, 2016년 상반기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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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는 ‘격동’의 시기였다. 국회에서는 희소식이 2개나 날아들었다. 하나는 현업 게임인 출신 국회의원의 탄생, 또 하나는 업계가 바라온 자율심의 시대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웹젠 의장 출신 김병관 의원은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총선에 나서 당선까지 도달하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19대 국회 막바지에 박주선 의원이 발의한 ‘게임 자율심의 확대법’이 통과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 내부 상황은 미세먼지가 잔뜩 낀 것처럼 흐릿했다. 온라인게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승승장구하며 한국 시장에서 국산 게임 입지가 좁아졌다. 모바일에서는 중국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올해도 중국 게임사 코스닥 러쉬가 이어졌으며 ‘천명’과 ‘검과마법’을 앞세워 모바일 MMORPG가 대세 장르로 떠올랐다. 작년에는 한국 시장 입성에 집중하던 중국이 이제는 업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업계는 온라인과 모바일 양쪽에서 밀려드는 외산 게임 군단에 맞설 묘수를 찾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상반기에 상황을 살피며 힘을 비축해둔 국내 게임사가 하반기에는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메카는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1일에 맞춰 상반기에 업계의 시선을 끌었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게임인 출신 첫 국회의원, 김병관 의원 당선


▲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 참석 중인 김병관 의원 (사진제공: 김병관 의원실)


게임업계에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웹젠 김병관 의장이 20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까지 성공한 것이다. 바쁜 일정은 국회 입성 후에도 이어졌다. 당선 후,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배정된 김병관 의원은 본인이 약속했던 ‘창업날개법’에 이어 게임업계 대표 규제로 손꼽히는 ‘셧다운제 폐지법’ 준비까지 숨쉴 틈 없는 일정을 보내고 있다. 

업계의 바람은 제 2, 제 3의 김병관 의원의 등장이다. 올해 초에 업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보건복지부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신설’처럼 게임에 대한 공격은 아직도 거세다. 따라서 소위 ‘게임업계 1세대’라 불리는 리더들이 나서 수세에 몰린 게임산업을 대변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즉, 외부에 끌려 다니지 않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게임업계 리더의 활동이 절실해지는 때다. 그 포문을 연 김병관 의원의 뒤를 잇는 ‘게임업계 리더’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해본다.

2. 20년 만에 풀린 족쇄, 게임 자율심의 시대 열렸다


▲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출처: 국회 공식 홈페이지)


국회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게임 자율심의 확대법’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20년 동안 이어진 정부 주도 사전심의가 드디어 풀릴 조짐을 보인 것이다.

이 법안에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인 업체는 페이스북이다. 정부와의 마찰 후 2014년부터 자사 소셜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지 않고 있는 페이스북은 법 통과 후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어렵게 마련된 ‘자율심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자율심의가 허울로 남지 않도록 정부의 심의 권한을 게임업계에 부드럽게 넘기는 절차도 필요하다. 또한 반대로 자율심의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를 강화해 자유로운 심의가 무책임한 출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3. 블리자드의 준비된 한 방, 오버워치 열풍


▲ '오버워치'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리자드)


블리자드의 강력한 한 방이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짧고 경쾌한 게임성으로 무장한 ‘오버워치’가 그 주인공이다.

첫 등장부터 픽사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트레일러로 눈길을 끈 ‘오버워치’는 출시 후 전세계를 강타했다. 출시 열흘 만에 700만 장이 판매됐으며, 유저 1,0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상태다. 한국 시장에서 ‘오버워치’의 영향은 미묘하다. 독보적인 1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끌어내려 독식 체제를 무너뜨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롤’을 함락시킨 주인공이 국산 게임이 아닌 미국에서 물 건너온 ‘오버워치’라는 점이 국내 게임업계의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한다.

국산 게임의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에 등장한 ‘메이플스토리 2’, ‘트리 오브 세이비어’, 올해 초에 출발한 ‘문명 온라인, ‘블레스’, ‘창세기전 4’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롱런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와중 터진 ‘오버워치’ 열풍은 국내 시장에 거세게 밀려 오는 외산 게임 홍수를 뼈저리게 실감케 했다. ‘롤’과 ‘오버워치’, 양쪽에 밀리고 있는 국내 업계가 하반기에는 분위기를 뒤집을 비장의 카드를 꺼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 동시 접속자 10만 달성, 서양에서 한 방 터트린 ‘검은사막’


▲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진)


‘오버워치’ 열풍이 불기 전, 국내 게임업계에 예상치 못한 서양발 ‘훈풍’이 불었다. 지난 3월에 북미, 유럽에 출시된 ‘검은사막’이 동시 접속자 10만 명을 달성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엔진의 발표에 따르면 ‘검은사막’의 현재 유료 가입자 수는 80만 명이다. ‘검은사막’ 전에도 ‘아키에이지’, ‘테라’ 등이 서양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현지에서 국산 MMORPG를 찾는 수요가 있다는 사실은 익히 증명된 바 있다. 여기에 ‘검은사막’까지 흥행에 오르며 새로운 유저를 발굴하기 위해 서양 시장 문을 두드리는 국내 업체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검은사막’ 입장에서는 서양 흥행을 발판 삼아 국내에서도 예전 기세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5. 대세는 MMORPG, 모바일 업계 주도하는 중국 게임사


▲ 지난 2월에 열린 'K게임 컨퍼런스' 현장에서
중국 게임 시장 포화 현상을 나타내는 프레젠테이션 화면


온라인에서 서양 돌풍이 강했다면 모바일은 중국발 강풍에 거세게 불었다. 특히 중국 게임사의 위치는 한국 진출, 코스닥 상장을 넘어 유행을 주도해가는 주축으로까지 급부상했다.

특히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신스타임즈, 왕설컴퍼니 등 중국 게임사의 코스닥 입성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다. 중국 업체의 움직임은 비단 ‘상장’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모바일 MMORPG가 있다. 중국산 MMORPG가 구글 플레이 상위권에 오르며 주력 장르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구글 플레이 게임 최고 매출 4위까지 올랐던 이펀컴퍼니의 ‘천명’과 매출 3위를 기록한 바 있는 룽투코리아의 ‘검과마법’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이 웹 기반 RPG를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가 모바일 MMORPG에서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은 왜 중국 게임사가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느냐다. 이 점은 중국 현지 상황과 맞물려 있다. 중국 주요 마켓과 퍼블리셔, 게임사는 모두 현지 시장이 ‘꽉 찼음’을 어필했다. 특히 안드로이드의 경우 신작이 나와도 기존작에서 유저들이 움직이지 않아 뼈를 깎는 출혈경쟁이 심하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의견이다.

한국 역시 중국 정부 정책 등으로 진출장벽이 높아지며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설 타이밍이 왔다. 신흥 시장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곳이 바로 ‘인도’다. 인도는 현재 중동과 함께 큰 성장이 기대되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13억에 가까운 거대한 내수 시장에 경제 성장이 빠르고, 모바일 기기 보급률도 상승 중이라 빠른 타이밍에 포텐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6. 잘 키운 IP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


▲ '열혈강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룽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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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중국 게임사의 최대 관심사는 ‘IP’에 있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게임이나 유명 소설을 확보해 이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 이득을 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로코조이는 유명 판타지 소설을 소재로 한 ‘드래곤라자’를 시장에 내놨으며, 룽투코리아는 중국에서 잘 먹히는 IP로 알려진 ‘열혈강호’를 확보했다.

중국과 손을 잡은 국산 게임도 줄지어 등장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와 ‘블레이드앤소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 와이디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 조이시티의 ‘프리스타일’, 한빛소프트의 ‘클럽 오디션’ 등 중국과 손을 잡은 국산 게임 IP가 올해 상반기에 줄줄이 등장했다. 중국 게임사가 IP에 집중하는 이유는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며 단번에 유저를 끌어들일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르의전설’ IP를 두고 정면충돌한 위메이드와 샨다게임즈는 경쟁력 있는 IP에 얼마나 많은 시선이 몰려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IP에 대한 욕심은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국내 게임사 역시 이름값 높은 원작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진삼국무쌍 7’을 확보한 넥슨, ‘앵그리버드’와 손을 잡은 NHN엔터테인먼트, DC의 대표 영웅 ‘배트맨’을 확보한 네시삼십삼분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을 넘어선 협업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웹툰 ‘치즈인더트랩’부터 국민 드라마로 사랑 받은 ‘미생’,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 등 분야도 다양하다.

7.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도전, 카카오가 변했다


▲ 지난 1월에 열린 2016년 게임사업 전략 기자간담회 당시 카카오 남궁훈 부사장


‘탈 카카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모바일게임 사업에 맥을 못 추던 카카오가 변했다. 게임업계에서 뼈가 굵은 경영인으로 손꼽히는 남궁훈 부사장을 영입하고 주춤하던 모바일게임 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의 모바일게임 사업 변화는 3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큰 것은 퍼블리싱이다. 카카오는 올해 신작 10종 이상을 직접 서비스하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에 첫 도전한다. 두 번째는 광고 수익을 개발사와 카카오가 7:3으로 나누는 새로운 광고 플랫폼 ‘카카오 애드플러스’다. 이 ‘애드플러스’는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며 7월 1일 정식 런칭된다.

여기에 카카오는 ‘카카오게임하기’로 출시되는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그 중심에도 앞서 이야기된 MMORPG가 있다. 현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검과마법’에 이어 ‘촉산’ 등이 대기 중이다. 특히 ‘검과마법’이 쾌조를 달리며 현재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역대 최대 게임 매출을 달성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격한 변화를 시도한 카카오가 제대로 여문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8. 텐센트의 10조 빅딜! 해외 거물의 모바일 행보 가속


▲ 텐센트와 슈퍼셀 CI (사진출처: 각 업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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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거물’의 빅딜이 화제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텐센트가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을 약 10조 원에 사들인 것이다. 텐센트 빅딜은 업계에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 게임즈에 이어 모바일의 절대강자 ‘클래시 오브 클랜’을 손에 거머쥐며 두 분야의 영향력을 크게 넓힌 것. ‘클래시 오브 클랜’ 하나로 10조 원에 가깝게 회사를 키워낸 슈퍼셀의 역량. 그러한 슈퍼셀이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핀란드 정부의 움직임이다.

텐센트가 ‘빅딜’로 눈길을 끌었다면 일본의 큰 손 ‘닌텐도’는 실적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3월에 ‘미토모’를 출시하며 모바일게임에 첫 발을 들인 닌텐도는 첫 작품으로 주요 모바일게임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에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것이다. ‘미토모’로 모바일게임 성공 가능성을 엿본 닌텐도는 더욱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심에도 IP가 있다. 자사의 대표작 ‘동물의 숲’과 ‘파이어엠블렘’을 앞세운 것이다.

9.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프 출격, VR 원년 열렸다


▲ 올해 출시를 앞둔 VR 기기 3종
왼쪽부터 오큘러스 리프트, 바이브, PS VR (사진출처: 각 기기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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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VR’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가 출시되며 본격적인 VR 붐을 예고한 것이다. 여기에 소니의 VR 기기 PS VR도 10월 출격을 예고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 ‘PS VR’의 강점은 각각 다르다. 게임 쪽만 놓고 본다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질 높은 독점작으로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앉아서 즐기는 정적인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다. 반대로 ‘바이브’는 밸브의 ‘스팀’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범용성’에 포커스를 뒀으며 이용자가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즐기는 ‘룸스케일’ 체험을 제공한다. 소니의 ‘PS VR’은 게임 콘솔 PS4에 맞춰 ‘게이머를 위한 VR’을 추구하고 있으며 PSN이라는 안정적인 글로벌 유통망을 갖췄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도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중견기업에 VR 게임을 준비 중이다다만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PC나 콘솔 VR 열풍이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 모두 시중에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반대로 ‘모바일’에서 먼저 VR이 급부상했다. ‘기어 VR’이나 ‘폭풍마경’과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며 ‘모바일 VR’이 먼저 성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 K 알파고 추진, 게임 주력 기술 ‘인공지능’에 주목


▲ '블레이드앤소울' AI VS AI 훈련 영상 (영상출처: 엔씨소프트 공식 블로그)


지난 3월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세기의 대결이 한국에서 열렸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4:1로 누르고 승리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실감케 했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기술이 관심사로 떠오르자 한국 정부에서도 'K-알파고'를 추진하겠다며 눈길을 모았다.

게임은 인공지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사냥이나 물약 사용, 이동 등을 스스로 하는 '자동' 기능과 RTS, FP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AI 대전', 유저를 돕는 '도우미 캐릭터', 스스로 싸우는 법을 익혀나가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무한의 탑'까지 등 다양한 인공지능이 게임에 적용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원한다면 그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는 '게임'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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