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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대 OG 더 문 드웰러즈, 매니아에겐 ‘강추’ 입문자는 ‘비추’

▲ '문 드웰러즈'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건담’이나 ‘가오가이거’, ‘그렌라간’ 등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봇은 언제나 ‘로망’을 자극한다. 이러한 자극의 결정체가 바로 반다이남코의 ‘슈퍼로봇대전’이다. 1991년 게임보이로 첫 작품이 출시된 이후, 60개 가량의 작품을 선보인 ‘슈퍼로봇대전’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수많은 로봇들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1, 2개씩 추가되던 오리지널 로봇도 어느덧 별개 시리즈를 구성할 정도로 많아졌다.

하지만 ‘슈퍼로봇대전’ 앞길이 마냥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로봇이라는 소재도 다소 매니악해졌고, 특유의 높은 난이도도 진입장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처지다. 2015년 ‘제 3차 슈퍼로봇대전 Z 천옥편’이 나왔을 때, 시리즈를 총괄하는 테라다 타카노부 프로듀서는 ‘앞으로 알파나 Z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리즈 2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최신작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이하 문 드웰러즈)’는 좀더 많은 유저에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최초로 한국어화 및 중문화, 영문화가 진행돼 해외로 진출하고, 튜토리얼이라 할 수 있는 ‘가이던스 시나리오’, 초보자 모드인 ‘비기너스 모드’, 역대 시리즈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등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도 제공된다. 과연 이번 작품은 ‘슈퍼로봇대전’의 저변을 넓힐 수 있을까?

▲ 로봇 가득한 전장으로!

멋진 로봇들의 전쟁, ‘슈로대’ 기본은 탄탄하다

일단 ‘슈퍼로봇대전’이 지닌 최대 매력 포인트, ‘로봇’은 확실히 발전했다. 오리지널 로봇만 등장하는 OG시리즈 특성상 ‘건담’이나 마징가’는 나오지 않지만, ‘슈퍼로봇대전 J’에 나왔던 ‘그랑티드’와 ‘벨제루트’가 새롭게 OG세계관에 편입되어 주인공을 맡았다. 이외에도 ‘슈퍼로봇대전 XO’의 ‘소울세이버’나 ‘레오니시스 하가’ 등이 추가됐다. 여기에 ‘알트아이젠 리제’, ‘SRX’, ‘다이젠가’ 등 지난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로봇도 빠짐없이 출연한다. 아울러 RPG ‘무한의 프론티어’에서 찾아온 ‘하켄 브라우닝’까지 ‘게슈펜스트 하켄’으로 참전해 상상치도 못한 기술을 펼치는 등 호화 캐스팅을 선보인다.

▲ 왼쪽부터 '벨제루트'와 '그랑티드'


▲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알트아이젠 리제'

▲ 충격적인 연출을 보여준 '게슈펜스트 하켄'까지...

또한 ‘문 드웰러즈’는 시리즈 최초로 현세대 콘솔인 PS4로 출시돼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높은 해상도를 지원한다. 따라서 한층 발전한 그래픽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액션 연출이 펼쳐져 눈이 즐겁다. 이외에도 로봇간이 격돌하는 이벤트 컷신은 로딩없이 3D로 구현된 해당 로봇들이 움직이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처럼 ‘문 드웰러즈’는 PS4라는 시리즈 특징을 살리면서도 발전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이벤트 컷신도 더욱 발전했다

높은 난이도가 문제? 전통과 배려 조화 잡았다

이처럼 시리즈 장점은 확실히 전달됐다. 그렇다면 가장 큰 문제인 진입장벽은 어떨까? 만약 초심자를 의식해 시리즈 전통을 버린다면 기존 팬이 반발할 것이고,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도 없다면 ‘매니악한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문 드웰러즈’는 절충안을 택했다. 기본적으로 체스판을 연상케 하는 격자무늬 맵 위에서 턴제 전투를 즐기고, 전투 사이사이에 등장인물간 대화를 보거나 파일럿 양성, 기체 개조 등 전투 준비를 하는 인터미션이 주어지는 등, ‘슈퍼로봇대전’하면 떠오르는 게임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 '슈로대'하면 딱 떠오르는 화면

▲ 인터미션도 여전하다

여기에 초심자를 배려하기 위한 색다른 모드가 추가됐다. 먼저 일종의 튜토리얼인 ‘가이던스 시나리오’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이를 통해 조작이나 전투방법 등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본편보다 난이도가 낮아 초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비기너스 모드’가 더해졌다. ‘비기너스 모드’는 본편과 큰 차이는 없지만, SR포인트를 획득해도 난이도가 올라가지 않고, 초반부 시나리오를 ‘토우야 시운’ 중심으로 고정해 세계관 설명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또, 적을 쓰러트리고 얻는 보상도 훨씬 많아 쉽게 진행할 수 있다.

▲ 처음으로 상냥하게 조작법을 가르쳐준다

기존에도 있던 ‘트윈 배틀 시스템’이나 ‘맥시멈 브레이크’ 등도 훨씬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먼저 ‘트윈 배틀 시스템’의 경우, 2개 유닛을 한 부대로 묶는 것이다. 기존에는 인터미션에서만 부대를 편성할 수 있어 다소 융통성이 떨어졌지만, 이번 작에서는 전투 중 자유롭게 부대를 해체하고 새로 편성할 수 있다. 여기에 4개 유닛이 한꺼번에 필살기를 퍼붓는 ‘맥시멈 브레이크’는 파일럿이 ‘MB 발동’ 스킬만 가지고 있어도 발동할 수 있도록 조건이 완화되는 등, 플레이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 편성을 잘 못하면 공격에 애로사항이...

▲ 그럴 땐 부대를 해산하고 다시 편성하자

물론 게임이 쉬워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등장하는 적들도 초반부터 강력한 방어막을 두르고 있어 쉽사리 쓰러지지 않고, 개중에는 주변 타일에 있는 로봇을 ‘전투불능’ 상태로 빠트리거나 '정신' 커맨드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악랄한 적도 있다. 이처럼 상대하기 까다로운 적과 더 많아진 선택지를 통해 기존 팬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막 하다가는 위기에 처하기 일쑤

평행세계? 조보크? 이게 다 뭔 소리야?

이처럼 ‘문 드웰러즈’는 진입장벽을 충분히 낮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에 있다. 정식 한국어화를 했고, 번역 완성도 역시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방대한 설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문 드웰러즈’로 처음 ‘슈퍼로봇대전’을 시작했다면 진행되는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어렵다.

특히 OG시리즈는 2002년 게임보이로 출시된 ‘슈퍼로봇대전 OG 1’부터 ‘OG 2’, ‘OG 외전’, ‘2차 OG’, ‘다크프리즌’ 등 5작품이 나왔고, 이들 시리즈가 전부 이어지고 있다. 또, 외계인부터 평행세계, 정체불명의 생물병기 등 시공간을 아우르는 사건이 더해지며 방대한 설정이 쌓였다. 때문에 어지간한 팬이 아니라면 전체 세계관을 파악하고 있기 어렵다.

▲ 프롤로그부터 갑갑해지는 것이 사실

그런데 ‘수라’, ‘조보크 성간연합’, ‘골라이큰르’ 등 전작에 등장했던 몇몇 세력들과 사건은 이번 작에서도 언급된다. 그리고 ‘칼비나 클랑주’, ‘토우야 시운’ 등 OG시리즈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까지 이러한 사건을 겪은 인물로 바뀌었다. 과거에 있던 사건을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 게임 자체는 ‘설명충’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만, 전작을 잘 알지 못한다면 인물들의 대화를 봐도 맥락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 '칼비나'는 어느새 OG 세계관 주민이 됐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OG 세계관을 요약해서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다. 이번 작에 새롭게 추가된 ‘아카이브’는 게임 내에서 슬라이드 형식으로 지난 작품의 스토리를 요약해서 볼 수 있는 모드로, 스크린샷과 함께 간략한 설명이 실린다.

▲ 트레일러에도 있지만 정작 게임엔 없는 '아카이브'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게임 내부에 실리지 않고 별도의 디지털 북으로 배포된다. PC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야한다는 중간 과정이 생겨 조금 불편해진 셈이다. 게다가 구성도 문제다. 상황을 보여주는 스크린샷은 일본어 그대로 적혀 설명과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설명도 큰 줄거리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챕터별로 중구난방 배치되어 있다. 또, 이번 작에 처음으로 등장한 ‘무한의 프론티어’ 관련된 내용은 ‘아카이브’에도 실리지 않았다. 만약 사전지식이 없다면 ‘젠가 존볼트’와 함께 차원을 이동해온 ‘하켄 브라우닝’이 무슨 인물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아카이브’는 스토리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잘 되지 않을 뿐더러, 현지화 수준도 그렇게 높지 않다.


▲ '슈로대 OG 1' 디지털 북 일부 (사진출처: 반다이남코)

이 밖에도 대화 중에 볼 수 있는 몇몇 키워드는 단어사전을 호출해 의미를 파악할 수 있지만, 고유어가 너무 많아 일일이 확인하면서 진행하면 스토리에 몰입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문 드웰러즈’는 스토리 텔링 측면에서 초심자를 배려하지 못했다.

멀고도 험한 대중화의 길, ‘슈로대 V’에서 완성하길

‘문 드웰러즈’는 ‘슈퍼로봇대전’ 최신작으로서의 위용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PS4에서 보여지는 로봇들의 전투는 박력 넘치고 화려하고 멋있다. 로봇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다. 또, SRPG로서의 게임성도 전작 시스템을 발전시키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더듬더듬 대사집을 읽어가며 게임을 즐겼던 팬들은 당연히 환호했고, 사전예약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하지만 ‘슈퍼로봇대전’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언어 문제와 난이도의 장벽까지 넘었는데, 아쉽게도 스토리와 설정의 산을 넘지 못했다. 전작들을 ‘공부’하려는 각오가 있지 않다면 ‘문 드웰러즈’로 ‘슈퍼로봇대전’에 입문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은 보이지만, 아쉽게도 제 몫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대중에게 호응을 얻으려는 시도는 충분히 보였다. ‘마징가’나 ‘건담’ 등 친숙한 로봇이 출연하는 ‘슈퍼로봇대전 V’가 이러한 단점을 해소해 ‘문 드웰러즈’가 이루지 못한 대중화를 이뤄내길 바란다.

▲ 멋있는 로봇이 나온다는 건 확실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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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디오 | PS3 , PS4
장르
SRPG
제작사
반다이남코게임즈
게임소개
‘슈퍼로봇대전 OG THE MOON DWELLERS’는 ‘슈퍼로봇대전 OG’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으로, 25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기종으로는 시리즈 최초로 PS4를 채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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