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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에서 PS4로, 사양만큼 보는 맛 늘었다 'SD건담 제네시스'

▲ 'SD건담 G 제너레이션 제네시스'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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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달린 V자의 뿔과 3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몸체, 그리고 빔으로 된 검과 총을 사용해 적을 물리치는 ‘건담’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건담을 소재로 하는 게임만 해도 대부분의 장르를 댈 수 있을 정도다. 직접 파일럿이 된 것처럼 기체를 조종하며 싸우는 액션게임인 ‘건담 VS 건담’이나 ‘건담 무쌍’ 시리즈도 있고, 직접 한 세력을 지휘하며 우주의 패권을 잡는 전략게임 ‘기렌의 야망’도 있다. 여기에 ‘슈퍼로봇대전’처럼 격자무늬 맵 위에서 턴제 전투를 벌이는 SRPG ‘SD건담 G 제너레이션’ 시리즈 등, 지금도 다양한 건담 게임이 차례차례 등장하고 있다.

특히 2016년은 이러한 건담이 게임화 된지 30주년을 맞이한 해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건담의 본 고장인 일본에서도 ‘TGS 2016’을 맞아 건담게임 30주년 행사가 진행되며 이를 축하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행사만으로는 신작을 염원하는 팬들의 갈증을 달래줄 수 없다. 이에 반다이남코가 준비한 선물이 바로 ‘SD 건담 G 제너레이션 제네시스(이하 제네시스)’다.

▲ '건담' 게임화 30주년을 기념해 게임 스크린샷으로 만든 '퍼스트 건담'

9년 만에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원작의 주요 전투를 따라가는 ‘원작 체험계’를 채택한 이번 작은 ‘건담’ 중에서도 성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우주세기’ 작품만을 엄선했다. 여기에 대응기종 역시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현세대기 PS4로 바꿔 전작보다 강화된 그래픽과 연출을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일본과 같은 11월 22일, 국내에서도 한국어로 정식 발매가 결정되며 ‘건덕후’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과연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일본에서 진행된 ‘TGS 2016’에서 체험해보았다.

▲ 'SD건담 G 제너레이션 제네시스' 로고 (사진제공: 반다이남코)

더 이상 난쟁이라 놀리지 마라! PS4에서 펼치는 전투

‘제네시스’는 제작을 총괄한 우스이 코타로 프로듀서가 밝혔듯이, 전작과 비교해 기본적인 뼈대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여전히 개발이나 생산, 적 기체 포획 등을 통해 다양한 기체를 모으고, 육성한 파일럿을 태워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전투 역시 턴마다 출격한 기체를 움직이거나 공격하는 등, 익숙한 SRPG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적을 쓰러트리면 추가 행동 기회가 주어지는 ‘찬스스텝’, 한 번에 여러 적을 공격하는 ‘멀티 록온’이나 거대 유닛의 약점을 공격하면 더욱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핀 포인트 공격’ 등은 전부 유지된다. 만약 전작에 해당하는 ‘G 제너레이션 오버월드’를 해봤다면, 튜토리얼을 진행하지 않아도 별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게임 자체는 익숙한 모습 그대로 (사진제공: 반다이남코)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주세기 100년의 역사를 담는다는 슬로건 아래, ‘기동전사 건담 F91’이나 ‘크로스본 건담’, ‘V건담’ 등 전작에도 있었던 일부 기체들이 등장하지 않아, 되려 기체 수가 줄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점은 캐릭터 매력을 내세운 게임 치고는 꽤나 뼈아픈 단점이 될 수 있다. 특히 ‘G 제너레이션’ 시리즈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기체와 파일럿을 조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런 아쉬움이 어느 정도는 사라지게 된다. PSP 타이틀이었던 전작에 비해 그래픽이나 연출 등 ‘보이는 것’이 대폭 강화되어 전투를 보는 맛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먼저 등장하는 기체인데, 전작의 2D에서 풀 3D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등신대까지 훨씬 더 인간에 가까워졌다. 머리와 몸이 거의 1 대 1 비율로 묘사되던 전작과 달리, 팔과 다리를 빠트리지 않고 묘사하기 때문에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쏘는 액션이 훨씬 더 보기 좋아졌다. 여기에 3D 모델링의 수준을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를 비추며 훨씬 더 역동적인 액션을 보여준다.

▲ '오버월드' 모델링(좌)와 '제네시스'(우)의 차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새롭게 추가된 ‘그룹 공격’ 역시 집단 전투로써 보는 재미를 배가하였다. 그룹 공격은 전함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아군 기체의 숫자만큼 적을 선택해서 발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함 주변에 3기의 아군기체가 있다면, 주변에 있는 적 3명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룹 공격’ 시의 전투 애니메이션은 평상시와는 다른데, 전함을 중심으로 선택한 아군 기체가 전부 모여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한 화면 내에 다양한 기체가 모여서 집단전을 펼치는 모습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장면이어서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등장하는 기체나 캐릭터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PS4의 성능을 살린 그래픽은 건담 팬이라면 놓칠 수 없을 정도로 멋있다.

▲ 아군기 만큼 적을 선택하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 모두 함께 공격!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V작전 친구들을 한 자리에 모아볼까? 

‘제네시스’의 또 다른 특징은 우주세기의 역사를 직접 체험해나간다는 점이다. ‘건담’ 시리즈의 원점이 된 1979년의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부터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UC’까지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형식 (사진제공: 반다이남코)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아무로 레이’가 ‘샤아 아즈나블’에 맞서 지하 기지를 지켜야 되는 ‘자브로 습격’, 거대병기 ‘빅잠’을 조종하며 지구연방군과 싸우는 ‘솔로몬의 석양’, ‘네오 지온’과 지구연방 양 쪽의 공격을 견뎌내야 하는 ‘우주와 지구와’ 등 3가지 시나리오 중 1가지만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3가지 전부 우주세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인 만큼,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원점이라는 점에 집중하기 위해 시기 상으로 가장 앞서는 ‘자브로 습격’을 선택했지만, 시간이 된다면 나머지도 즐겨보고 싶었다.

▲ 이 녀석을 처치하는 것이 목표 (사진제공: 반다이남코)

오리지널 스토리를 채택하지 않은 만큼, 우주세기의 사건들을 얼마나 잘 재현하고 있는지가 기대되었다. 일단 이 역시 합격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데, 작중에서 서로 인연이 있는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무로’와 ‘샤아’는 ‘건담’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라이벌 관계인데, 게임에서 이 둘을 싸우게 하면 서로 특수한 대사를 하며 라이벌이라는 느낌을 부각시킨다.

여기에 동료와의 상호작용도 충실하다. 특히 특정 조합을 맞췄을 경우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컷신까지 나오는데, ‘기동전사 건담’에서 한 솥 밥을 먹었던 ‘아무로’와 ‘카이 시덴’, ‘코바야시 하야토’를 함께 공격시키면 이들이 한 화면에 등장해 대화를 나눈다. 대화 내용 역시 ‘건담’으로 혼자 적을 정리하겠다는 ‘아무로’에게 ‘카이’가 “우리에게 맡겨달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원작에서도 볼 수 있던 것이다.

▲ 감격적인 특수 컷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또, 한 미션에서 다양한 서브 미션이 주어진다. ‘자브로 습격’에서는 정해진 턴 안에 ‘아무로’로 ‘샤아’를 격퇴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이에 성공하면 ‘히스토리컬 모멘트’가 발동하며, 해당 전투의 다른 국면을 보여주게 된다. 기자 역시 서브 미션을 클리어하며, 애니메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지온공국군’의 ‘자브로’ 강습이 진행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서브 미션은 단순히 원작의 사건을 폭넓게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적의 강습이 시작되자 예상치 못했던 지역에서 적군이 증원돼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이 기습을 어떻게 막아낼지 고민하게 되고, 시연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이전 반다이남코 컨퍼런스에서 우스이 프로듀서는 “한 맵에 다양한 서브미션이 주어질 것이며, 약 1~2시간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5분의 플레이에서 그 분량을 전부 느끼긴 무리였지만, 콘텐츠 면에서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다음 'G 제너레이션'이 나올 때까지 즐길 수 있다던 우스이 프로듀서

건담의 매력, 여기에 가득하다!

4년 동안 ‘G 제너레이션’ 시리즈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전작인 ‘오버월드’가 PS비타에서도 꽤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긴 했지만, PSP 타이틀이라는 한계점은 명확했다. 이에 ‘제네시스’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모든 건담팬이 환호했다. 하지만 출전하는 작품 수가 줄어들었다는 정보가 공개되며, 기대감에도 먹구름이 스멀스멀 밀려왔다. 우주세기에 소속되지 않는 ‘건담’도 많은데, 우주세기 전체가 담기지도 않는다니…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본 ‘제네시스’는 최신작이라 부르기에 합당한 게임이었다. PS4에서 재탄생한 ‘건담’은 환상적이었다. 풀 3D로 구현된 기체들은 하나같이 높은 완성도로 무장하고 있었고, 더욱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시연대 앞에서 넋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만약 등장하는 기체가 적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네시스’를 하지 않는다면, ‘건덕후’로서 평생 아쉬움이 될 것 같다.

▲ 다음엔 빅잠도 써보고 싶다! (사진제공: 반다이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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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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