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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캠페인 첫 시연회 리뷰! 돌아온 자유의 투사 짐 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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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명백백히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대작 중 대작이다. 때문에 그 후속작의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소문만 무성했던 `스타크래프트2`가(이하 스타2) 수면 위로 떠오르고 정보가 공개되면서 유저들의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 8월 12일, 서울 청담동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최초로 싱글플레이(캠페인 모드)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 제한으로 많은 캠페인을 즐겨볼 수는 없었지만, `스타2`의 전반적인 스토리의 흐름과 진행 방식은 충분히 느껴볼 수 있었다.

자, 그럼 거두절미하고 국내 최초라는 역사적인 순간에서 보고, 들었던 `스타2` 캠페인 모드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어드벤처와 롤플레잉, 그리고 전략시뮬레이션의 신선한 만남

많은 이들이 캠페인보다 멀티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지루함 때문이다.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는 특성상 머리를 써가며 상황에 맞는 전략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성취감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캠페인 모드는 이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따라서, 바로 멀티플레이로 다른 유저와 대전하는 것이 다반사다.

`스타` 역시 멀티플레이가 재미있었지 캠페인 모드가 재미있던 것은 아니다. 때문에 시연회 전 `스타2`도 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스타2`는 대작답게 개성적이고, 색다른 것들이 상당량 준비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미션이 주어지고 그 목표를 수행하는 것은 같지만, 그 안에 또 다른 미션이 존재한다. 원래 목적은 저그 기지를 파괴하는 것이지만, 추가 미션으로 위험에 빠진 아군을 구하는 형태의 서브 미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추가 미션은 선택일 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거 하랴, 저거 하랴, 눈과 손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당연히 지루함을 느낄 겨를도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와우`에서 봐왔던 `업적`시스템이 `스타2`에서 등장한다. 업적은 미션당 4개씩 존재하고 완료하면 보상으로 골드를 얻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반드시 미션을 한번 이상 수행해야만 어떤 업적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도 스토리를 먼저 알면 재미가 반감되는 것처럼 업적도 미리 알면 흥미가 떨어질 것이다. 이를 고려한 기색이 엿보인다. 업적은 몇 분 안에 미션 끝내기와 같은 난해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는 끊임없이 성취욕을 자극해 한번 더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션이 끝난 뒤에는 더 놀라운 것이 기다리고 있다. 미션 결과와 함께 일정량의 `골드`를 얻고 짐 레이너의 우주선함으로 화면이 바뀌게 되는데, 바로 여기서 무기고, 휴게실, 연구소, 함교와 같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단번에 알아차렸겠지만 이는 RPG에서 흔히 봐왔던 것들이다.

무기고는 미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닛들의 기술을 구입하는 장소다. 해병의 스팀팩이나 약탈자의 공격 범위 증가와 같은 기술들이 있으며, 한번 구입하면 캠페인 내내 사용할 수 있다(공격력과 방어력 업그레이드 제외). 구입에 필요한 골드는 미션 완료를 통해 획득 가능하지만, 기술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미션당 보통 5만-7만 골드를 얻을 수가 있었고, 기술은 개당 3-5만 골드 선이었다(물론 추가 미션이나 업적을 달성하면 더 많은 골드를 얻을 수 있다).

휴게실에서는 용병 고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종류의 용병이 있는데, 초반에는 해병의 강화판인 ‘캘모리안 용병’을 고용할 수 있다. 당연히 고용 시에는 일정 골드가 필요했으며, 미션 내에서는 총 4명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대신 한번 죽으면 미션 종료 직전까지 재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용병은 한번 계약하게 되면 캠페인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미션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잃어버린 프로토스의 유물을 찾거나, 숨겨진 저그의 번데기를 채집하면 과제가 달성되고 군대 전체에 영향을 주는 업그레이드를 잠금 해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프로토스의 유물로는 프로토스를 상대할 때 조금 더 유리하게 전투를 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함교는 미션을 선택하는 장소다. 기동실 가운데에 있는 대형 우주 지도를 클릭하면 다음 미션 목록과 함께 브리핑이 시작되면서 임무를 알려주고, 지도 뒤에 있는 사각형 콘솔 기기를 클릭하면 지금까지 수행했던 미션 목록이 펼쳐지면서 업적이나 연구과제를 추가적으로 다시 하게끔 설정돼 있다.

이 시스템은 난이도 모드와 연관돼 있다. 미션을 진행하기 앞서 총 4개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하드모드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동행한 기자분이 하드모드를 진행해 보았는데 구슬땀을 쉴새 없이 흘리시더라. 결국 성공하긴 했지만, 뒤에서 지켜보던 블코 관계자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여튼 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하드모드는 차근히 골드를 모아서 무기 업그레이드와 용병 구입을 꾸준히 해줘야 쉽게 깰 수 있다는 말이다.

 

스타크래프트 스토리, 한번 느껴보지 않겠어?

캠페인 모드는 진행방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게임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재미가 크다. 이것은 `워크래프트3(이하 워3)`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알다시피 기존 ‘스타’는 게임성에 비해 스토리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게다가 직관적이지 못하고 이끌어 가는 부분이 부족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스타2`는 세심한 부분까지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우선 컷 신과 함께 진행되는 스토리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대단히 높았다. 게다가 음성이 풀로 지원되기에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만큼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 쉬워진다.

이는 미션을 준비하는 짐 레이너의 우주선함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부에서는 오브젝트를 클릭함으로써 돌아다닐 수 있는데, 각 장소에 있는 주변 인물이나 분위기에 맞는 오브젝트를 통해 대화를 하고 스토리와 관련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휴게실에 있는 TV를 클릭하니 지금까지 자신이 수행한 미션이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뉴스로 보도되고 있었는데, 참 신기하더라.

블리자드는 ‘스타2’를 처음 공개했을 당시 각 종족 패키지마다 캠페인을 나누어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첫 스타트가 테란이고, 그 다음에 다른 종족이 발매될 것이다. 이것으로 미루어보건대, 그만큼 각 종족마다 준비돼 있는 스토리가 상당히 방대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스타2’가 스토리에 강하게 부각시킨 것으로 보아 향후 MMORPG로 발전할 가능성도 가늠해볼 수 있게 됐다. ‘워3’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큰 성공을 거둔 ‘와우’를 생각해보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항상 깜짝 소식을 전하는 블리자드이니 한번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메딕과 종이비행기, 어? 살아 있었어?

‘스타2’가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에 경계선을 확실히 그었다는 것은 바로 이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공개된 멀티플레이에서는 전작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메딕이나 파이어뱃, 레이스와 같은 일등 공신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아니다 다를까 캠페인 모드에 등장해 반가움을 안겨줬다. 물론 이 내용은 이전에 공개된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로 보니까 정말로 반갑더라.

이렇듯 캠페인 모드에서는 신규 유닛은 물론 기존 유닛까지 생산이 가능하니 더 다양한 방식으로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멀티플레이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전략을 캠페인에서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용이 아닌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게 구성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이러한 유닛들의 제약을 캠페인에서 풀어둔 이유는 좀더 쉽게 미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미션은 스토리 소개의 목적도 있지만 초보자를 위한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모든 유닛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유닛이 등장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대행하니 말이다. 그래서 미션 초반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유닛만으로 미션을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테란은 종족 특성상 메딕이 없으면 진행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스타2’에서 치유 역할을 해주는 메딕박드랍쉽은 일정 수준의 테크트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초반에 생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초 유닛인 메딕을 생산함으로써, 미션 진행에 무리가 없도록 했다.

 

한글화, 어라?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시연회에서 체험했던 캠페인 모드는 이미 대부분 한글화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음성은 아직이었지만, 유닛이나 건물, 도움말 등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칼날 여왕’과 ‘자유의 투사 짐 레이너’라는 말은 여전히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한글화가 잘 되어있다 보니 미션은 어려움 없이 진행이 가능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총 5개의 미션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이해까지 쏙쏙 되니 정말로 즐거웠다.

첫 번째 미션은 맹스크의 독재정치 횡포로 지칠대로 지친 시민들을 짐 레이너가 구해내는 스토리로 간단히 마린 몇 명으로 적의 손에서 시민들을 구하는 내용이다. 초보자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간단한 조작법과 팁이 함께 설명된다.

두 번째 미션은 본격적으로 기지를 건설하고 마린 또는 메딕을 생산하면서 맹스크의 기지를 전멸시키는 내용이며, 곳곳에 공격받고 있는 아군을 구하는 추가 미션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세 번째 미션은 전작에서도 보았던 버티기 미션이다. 30분 동안 저그의 침략을 막아내는 내용으로 후반에 갈수록 저그의 공격이 매서워 진다. 여기서도 조난 당한 아군을 구하는 추가 미션이 있으며, 제한 시간이 끝나기 전에 저그의 기지를 먼저 전멸시키는 업적도 있다. 미션이 끝나면 짐 레이너가 배틀 크루저를 타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멋진 영상도 볼 수 있다.

네 번째 미션부터는 진행 방식이 약간 달라진다. 자신이 직접 미션을 선택하는 방식인데, 최대 4개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하게 된다. 선택한 미션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다음 유닛이 달라지므로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미션을 선택하면 파이어뱃을, B라는 미션을 선택하면 약탈자를 배울 수 있는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해병과 메딕의 조합으로만 미션을 수행해야 했지만, 새 유닛이 추가되면 훨씬 더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다섯 번째 미션에서는 황금 미네랄, 풍부한 자원에 대한 개념을 알려준다. 한번에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는 있지만 풍부한 자원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근처에 있는 용암이 주기마다 자원 근처를 덮쳐와 주변에 있는 모든 대상을 녹여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하던 SCV가 용암에 피해입지 않도록 때가 되면 본진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인터페이스 오른쪽 상단에 용암이 솟아 오르는 시간을 표시해주며, 풍부한 자원을 8000까지 모으면 미션은 종료된다.

완역된 유닛과 건물의 명칭은 생각보다 거부감이 덜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친숙한 느낌까지 받았다. 사실 B+S, B+M 등의 단축키를 더 많이 사용했기에, 기존 ‘스타’를 했던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고, 신규 유저는 한글화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겠다란 생각을 했다.

문제는 e스포츠 중계의 난해함이다. 해설자나 청취자 양측 모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10년 넘도록 말하거나 들어온 용어가 금새 바뀔 수 있냐는 것이다. 때문에 완역/음역의 문제는 아직도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스타2의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한글화에 대한 용어 통일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제 발매일만 남았다!

요약 정의하자면, ‘스타2’ 캠페인 모드는 진화했다. 싱글플레이가 단순히 멀티플레이를 위한 초석으로 쓰이고 버려지기 보다,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창조하고 조합했다. 결과는 기대이상의 괴물이 돼버렸다. 캠페인 만의 색다른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도 변모했다.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약간의 흠집이 나있다. 09년 연말로 잡혀있던 발매 목표는 여지없이 2010년으로 연기되었고, 조만간 실시예정이었던 베타테스트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런 언급이 없다. 완성도를 위한 것이라 말하기 전, 발매일 발표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신뢰다.

끝으로, 재미없으면 만들지도 않았다는 그 말, 그 말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짊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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