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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일본 게임 마케팅 세미나에 다녀오다 -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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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 룸에서 제 2회 일본 게임 마케팅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과 일본의 게임산업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향후 한·일 양국의 협력을 통해 세계 진출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고자 열린 일본 게임 마케팅 세미나는, 이번으로 2회 째를 맞았으며 일본 유명 제작사들의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프로듀서들이 강연자로 참가해 국내 게임 관련 종사자들에게 유익한 강연을 해주었다. 이번 세미나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와 연계되어 개최되었으며 지난 1회 행사보다 행사준비와 강연내용에서 더욱 나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게임메카에서는 이날 강연된 내용 중에서 독자들이 흥미있을 부분을 요약해 소개한다.

 

강연 1. 스퀘어에닉스의 경영전략 및 주요 게임 제작 시스템 소개

강연자 : 사이토 요스케
- 스퀘어에닉스 집행간부
- 제 10 개발 사업부 겸 모바일 사업부장
- 스타오션 Still the End of Time 프로듀서

 

스퀘어에닉스의 경영전략

동경게임쇼 2003에서 발표, 전시된 타이틀을 예로 들어 4가지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각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 프랜차이즈(Franchise)의 지속적인 강화
- 킹덤 하츠 : PS2용으로 ‘킹덤 하츠 2(발매일 미정)’, GBA용으로 ‘킹덤 하츠 체인 오브 메모리즈(2004년 예정)’를 발매. 킹덤 하츠는 전세계적으로 330만장이 넘게 팔렸다.
- 파이널 판타지 : PS로 발매되었던 파이널 판타지 Ⅶ의 뒷이야기를 게임이 아닌 DVD 컨텐츠로 만든 ‘파이널 판타지 어드벤처 칠드런’이 2004년 여름에 발매될 예정. 파이널 판타지 Ⅶ은 전세계적으로 930만장이 팔렸다.
- 프론트 미션 : PS2용으로 프론트 미션 4를 2003년 12월에 발매하고, PS2와 PC용으로 프론트 미션 온라인을 개발할 예정.
- 드래곤 퀘스트 : 정통 후속작인 Ⅷ이 현재 PS2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체험 RPG 형식의 ‘신검 드래곤 퀘스트’가 2003년 12월에, GBA용으로 ‘슬라임 와글와글 드래곤 퀘스트 충격의 꼬리단’이 2003년 11월에 발매된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파이널 판타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킹덤 하츠

▲ 과연 이 새로운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히 궁금하다

▲ 스토리의 드라마성이 극대화되는 걸작 시뮬레이션. 온라인화도 진행중이다

▲ 드래곤 퀘스트의 마스코트인 슬라임이 주인공이다

 

2. 해외 전개의 강화
파이널 판타지 XI, Drakengard(일본명 드래그 온 드라군), 파이널 판타지 X-2, 스타오션 Till the End of Time이 북미지역에 계속해서 발매될 예정. 스퀘어에닉스의 게임은 기획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한 것들이 많고, 그 작품들은 일본 못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앞으로 스퀘어에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제작사들도 해외시장에 많은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발매를 위해 몇 곳의 업체와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

 ▲ FF XI는 모든 메뉴들이 영어로 구성되어있다. 당연한가?

 

3.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에 도전
게임이라는 디지털 컨텐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이번 동경게임쇼 2003에서 발표된 '파이널 판타지 어드벤처 칠드런'인데, 파이널 판타지 Ⅶ의 후일담을 게임이 아닌 DVD 컨텐츠로 제작한다는 이 기획은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최초의 시도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Ⅶ의 스토리를 이은 컨텐츠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스퀘어에닉스는 자사의 대표적인 게임인 드래곤 퀘스트를 소재로 전혀 다른 형태의 게임인 '신검 드래곤 퀘스트'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등장하는 전설의 검 ‘로토의 검’을 쥐고, 게임과 연결된 TV 화면을 보며 칼을 휘두르는 이색적인 느낌의 RPG로 특정 게임기에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TV에 연결하기만 하면 OK. 플레이어는 게임속의 주인공이 되어 실제로 검을 휘둘러 화면에 표시되는 몬스터를 무찌르는 독특한 방식이다.

      ▲ 파이널 판타지 어드벤처 칠드런의 웹 사이트는 곧 오픈 예정

▲ 화면을 보며 검을 옆으로 휘두르면 게임 내에서 횡베기가!!

▲ 마찬가지로 검을 대각선으로 휘두르면 게임 내에서 대각선 공격이 펼쳐진다

 

4. 온라인 사업 / 모바일 사업 확대
스퀘어에닉스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 세부적인 부분은 아래에 따로 설명했다.

PlayOnline의 확장
온라인게임의 커뮤니트 서포터를 기반으로 3가지 멀티를 실현한다는 전략. 그 첫 번째가 멀티 플랫폼(Multy Platform)으로 PS2와 PC를 구분하지 않고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파이널 판타지 XI이 대표적인 예로 PC용 사용자와 PS2용 사용자가 데이터를 호환할 수 있고 같은 서버에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는 하드웨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최종적으로는 휴대폰과 연결한 플레이 온라인 포 모바일(PlayOnline for Mobile)까지 계획하고 있다.
두 번째는 멀티 컨트리(Multy Country). 파이널 판타지 XI이 북미 지역에서 2003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온라인 커뮤니트를 공유하게 된다. 하나의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나라의 사용자가 만나게 하는 전략으로 최종적으로는 전세계의 사람들을 스퀘어에닉스의 고객으로 삼는다는 포부다.
마지막 세 번째는 멀티 컨텐츠(Multy Content)로 커뮤니티 서포트를 통해 여러 컨텐츠를 통해 게임을 즐겨온 사람들이 하나로 모이게 만드는 전략이다. 액션롤플레잉게임인 앰브로시아 오디세이와 프론트 미션 온라인이 그 대표적인 예다.

온라인게임의 글로벌 서비스
스퀘어에닉스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크로스 게이트’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크게 어필하지 못했지만 중국과 대만에서는 크게 히트해 현재 약 1,20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정크 메탈(Junk Metal)'은 3D 로봇 액션에다 MMORPG 타입을 접목시킨 게임으로 온라인게임 대국인 한국에서도 서비스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또 그리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등 큰 기대와 포부를 드러냈다.

▲ 스퀘어에닉스가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정크 메탈. 자신의 유니트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가장 단적인 예가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를 휴대폰으로 서비스한다는 것. 기존의 휴대폰은 성능상의 이유로 불가능했지만 이후 NTT 도코모의 차세대 FOMA용 단말기는 ‘i 어플리’의 소프트웨어 보존 영역, 이름하여 스크래치 패드의 사이즈가 더욱 확장되어 서비스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 휴대폰으로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를 즐길 수 있다…. 감회가 새롭다.

 

▲ 모바일용 드래곤 퀘스트의 화면사진

▲ 모바일용 파이널 판타지의 화면사진

 

강연 2. 드래그 온 드라군으로 보는 게임 제작의 한 형태

시바 타카마사
- 스퀘어에닉스 게임 개발 프로듀서
- 발키리 프로파일 어시스턴트 프로듀서
- 드래그 온 드라군 프로듀서

스퀘어와 에닉스, 서로 다른 두 회사가 지난 4월 1일부로 합병했다. 이 두 회사는 게임을 제작하는 시스템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는데, 스퀘어는 회사 내부에 개발팀을 두어 스퀘어 직원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반면 에닉스는 외부 개발팀이 실질적인 개발을 담당하고 에닉스 직원은 전체적인 조율 등의 프로듀싱을 맡는다. 이런 에닉스 제작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가 드래곤 퀘스트인데 주요 크리에이터들인 호리이 유지, 토리야마 아키라, 스기야마 코우이치는 모두 외부인력이다. 스타오션 시리즈 또한 개발은 트라이에이스라는 회사가 맡고, 프로듀싱만 에닉스 직원이 맡았다.
현재 스퀘어에닉스에는 10개의 개발부가 있다. 1개발부부터 8개발부까지는 과거 스퀘어 개발팀에 소속되었던 인원들이 재배치되어 있고, 9개발부와 10개발부에는 에닉스 직원들이 주로 배치되어 있다. 9개발부는 현재 드래곤 퀘스트 Ⅷ을 맡고 있으며 10개발부가 바로 이번 강연자인 드래그 온 드라군의 프로듀서 ‘시바 타카마사’ 씨가 속해있는 부서. 아래 내용은 시바 타카마사 씨의 강연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강연내용을 통해 시바 프로듀서는 어떻게 개발 컨셉을 잡고 어떤 부분을 강조했는지, 어떻게 홍보했는지를 알 수 있다.

 

◎ 개발 컨셉
완전 오리지널 시스템은 요즘 일본에서 어필하기가 힘들다. 오리지널 신작보다 전에 히트를 기록했던 대작의 시리즈물이 많은 것도 그런 추세. 따라서 드래그 온 드라군을 프로듀싱할 때 많은 작품들의 장점을 하나로 응축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 개발 동기
현재 독립 개발사 캐비어에 소속되어 있는 이와사키 씨(전에 남코에서 에이스 컴뱃을 만들었음)와 개인적인 자리에서 어떤 게임을 만들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나온 이야기가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사의 이야기였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컨셉의 게임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차별화 방안으로 용을 탄 기사(드래곤 나이트)에 초점을 맞추어 상공, 저공, 지상 모드에서 드래곤 나이트가 싸우는 모습을 그렸다.  

 ◎ 어필 전략
무비를 통해 작품의 스케일이 크다느 점을 강조하기로 결정했다. 많은 비용이 필요했지만 업계의 유명한 사람(파이널 판타지 무비 프로그래머, 애니 매트릭스 프로듀서, 디노 크라이시스 스탭) 등 호화 스탭을 구성했다. 다음으로 어떤 장면을 무비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했는데 강조할 수 있는 부분, 어필할 수 있는 부분,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더욱 높은 퀄리티의 CG 무비로 보여주어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이 좋아지도록 꾀했다.

 ◎ 시나리오
세계의 파멸과 관련된 봉인을 다루고 있는 스토리라 음산하고 암울한 스토리로 결정. 주인공은 세상을 구한다는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수천 명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사람, 어린 소년을 좋아하는 아저씨, 아이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다른 사람의 아이를 먹어버리는 엽기적인 여자 등 자신의 에고만을 추구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나리오의 음산함을 더한다.

 ◎ 주인공 설정
100% 완벽한 꽃미남으로 하면 애니메이션적인 느낌을 주게 되어 오히려 매니아들만 좋아하게 된다는 생각에, 매장에서 영상을 보고 구입을 결심하게 되는 게이머들을 목표로 90~95% 정도의 꽃미남으로 만들었다.

 ◎ 발매 전 홍보 계획
TV CF, 잡지광고 등 많은 매체에 최대한 노출을 시도했다. 전작이 없는 오리지널 게임(시리즈가 아닌)이므로 그만큼 홍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간 패미통과 협력해 최대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는 페이지를 잡고 광고도 집중적으로 게재했다. 그러나 그 광고들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무슨 게임인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잡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소개용 영상을 만들어 게임 매장에서 집중적으로 틀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이전에 잡지에서 소개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찾아보았고, 게임을 확실히 인지시킬 수 있었다.

 ◎ 결과
초기 출하량은 17만개였는데, 모든 소매점에서 3일만에 매진되었다. 오리지널 게임으로서는 요즘 일본 시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추세였다. 현재 계속 추가로 출하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25만 개가 출하되었고, 약 90%의 매장 소진율을 나타내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곧 미국과 유럽에서도 발매할 예정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약 100만 장 정도 팔릴 것 같으며, 현재 한국 버전도 모 회사와 협의 중이다. 그리고 처음 밝히는 내용이지만 다른 관점으로 프로듀싱한 속편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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