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 몇 년간 게임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라고 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PC게임이 나온 이래로 초고속 통신망과 맞물리면서 전국은 멀티플레이 바람이 불었고 강력한 한국의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게임 시장은 점차 MMORPG기반의 온라인 게임과 포털 중심의 웹 게임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반비례로 패키지 기반의 PC게임은 자기중심을 잃어버리고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용산 등 재래게임시장의 매장에서 이제 패키지 게임구매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정신 나간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이고 게이머들은 아주 쉽게 불법복제게임을 다운로드받아 쓰고 있다.
많은 게임유통업체들은 기울어진 이 시장에서 조금 더 살아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기획하지만 한번 떠나간 게이머들은 좀처럼 돌아올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필자 역시 기자와 게임업계 마케팅 담당을 거치면서 PC게임의 절대 강세기와 암울한 쇠퇴기를 겪어오면서 수많은 자기반성과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왜….?”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과 반성은 때로는 자포자기와 자괴감 때로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분연한 결연감과 희망이 수차례 교차하기도 했다.
필자가 처음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게임전문지 필자 일을 하면서다. 삼국지, 대항해 시대, 울티마 등 식음을 전폐하고 매달린 게임을 조금이라도 용돈을 벌면서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낭만적인 바람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8년 전 지금은 PC파워진으로 이름이 바뀐 PC챔프라는 곳의 기자로 첫 직장을 다니면서 본격적인 직업으로 나의 일을 시작하게 됐다.
참 생각해보면 그 당시 게임 개발 업체분들과 유통 업체분들의 대부분은 정말 단지 게임이 좋아서 시작한 분들이 많았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이 그 시절에 수많은 꿈들이 PC게임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그 당시에도 게임업체가 부도나고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에 비한다면 그것은 정말 아주 작은 사건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개발업체들이 이제는 대부분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그 인기에 삶이 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PC게임은 재미가 없어진 것일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중 흔히 말하는 내용 중 하나가 ‘손맛’이다. 헤일로(Halo) 등 여러 FPS게임이 콘솔로 나와서 인기를 끌었지만, 아무래도 FPS게임을 즐기는 참 맛은 마우스에서 느껴지는 원샷의 쾌감이 제일일 것이다.
FPS타이틀들은 콘솔 타이틀이나 온라인 게임들에서 느낄 수 없는 PC게임만의 박진감과 긴박감을 제공해 준다. 이는 이미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레인보우 식스(Rainbow Six) 시리즈나 지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 Strike) 그리고 정통 FPS인 퀘이크(Quake), 언리얼 토너먼트(Unreal Tournament) 시리즈 등에서 충분히 입증해주고 있다.
또 다른 PC게임의 참맛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현해 내는 롤플레잉 게임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많은 게이머들은 쉽고 편한 MMORPG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PC게임의 역사를 만들어낸 RPG의 깊은 장맛과 같은 즐거움은 주지 못한다.
나의 세계관이 나의 선택에 의해 구현되고 판타지 세계관에서 얻었던 꿈과 스토리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재미는 다른 어떤 게임 포맷에서 줄 수 없는 재미이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게이머들이 울티마(Ultima), 마이트 앤 매직(Might & Magic), 발더스 게이트(Baldur’s Gate) 시리즈, 네버윈터 나이츠(Neverwinter Nights)를 통해서 느낀 감동은 다른 어떤 포맷에서 줄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이것을 만들면 어떤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이윤 발생의 재미와 다른 감동일 것이다.
이렇듯 PC게임은 자신만의 도시, 자기만의 세계관, 자기만의 방식에 따른 기쁨을 제공해준다. 심시티(Simcity)의 거대한 도시를 보면서 느끼는 뿌듯함과 그 심시티 세계에서 한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심즈(Sims)가 주는 삶의 즐거움, 발더스게이트의 선과 악, 중립의 세계관을 통해 얻어진 나만의 엔딩 그리고 마우스로 느껴지는 한발의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게임업계 종사자 분들과 전문가분들은 “이제 PC게임의 시장은 끝났다”고들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PC게임의 전에 누리던 영광은 다시 구현하기 힘들지만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재미와 감동은 여전히 키보드 끝에, 마우스 끝에 묻어난다. 그리고 그 느낌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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