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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기획. 게임에 나온 스타들을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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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잭슨, 성룡, 금성무, 장 르노, 이병헌…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들에게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게임 캐릭터로 등장했던 스타라는 점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남부럽지 않았던 그들도 게임 안에서는 유저들의 손 안에서 놀아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재탄생되는 스타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유저들의 노리개가 되는 수모(!)를 감수했던, 스타들이 주연을 자처했던 게임들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되었다.

 

옛날 게임속의 스타 캐릭터

과거의 게임들을 돌아보면 스타가 등장하는 게임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격동의 80년대가 지나면서 게임 시장은 장르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도기적 단계를 막 벗어난 상태였다.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들의 출현은 캐릭터의 존재가 희미했던 이전의 게임들보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창조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 중 하나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이클잭슨의 문워커’는 외계인에게 납치된 아이들을 구한다는 내용의 게임으로 아케이드와 메가드라이브 두 종류로 출시되었다. 메가드라이브 판에서 필살기를 사용하면 춤을 추게 되는데, 이때 화면에 있는 적 캐릭터들 모두 마이클잭슨과 함께 춤을 흥겹게 추가다 전멸(!)하는 흥미로운 연출이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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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마이클잭슨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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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도 들개도 좀비도 다 함께 춤을! 사실 마이클잭슨은 최면술사였다(?)

사형도수, 취권 시리즈 등의 유쾌한 활극 액션으로 가오잡는 이소룡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벗어난 성룡도 게임의 캐릭터로 등장한 바 있다. 성룡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큼, 게임의 장르는 당연히 액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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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작 액션게임 ‘스파르탄X’는 이소룡과 성룡이 절묘하게 결합된 느낌이다. ‘스파르탄X’라는 제목은 성룡 주연의 영화 쾌찬차의 일본 개봉명이고 스테이지 구성은 이소룡 주연의 사망유희와 비슷한 구성이다. 국내에서 통칭 ‘이소룡’으로 통하긴 하지만 족보를 따졌을 때는 구별이 참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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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콤으로 발매된 ‘잭키찬의 액션쿵푸’, 타이틀 화면의 이미지를 통해 ‘성룡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약간 의외의 인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현존하는 영화감독이 등장하는 게임도 존재한다.

그 주인공은 자토이치, 기쿠지로의 여름 등으로 유명한 기타노 타케시 감독. 과거 비트 타케시라는 이름의 코메디언으로 활동했을 시절, ‘타케시의 도전장’이라는 게임이 패미콤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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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지향하는 방향성은 다르지만 걸어왔던 길은 비슷하다.

‘타케시의 도전장’은 위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어드벤처 게임으로,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거나, 게임을 켜 놓은 상태에서 한 시간동안 기다린 후에 플레이를 해야 하는 괴악한 구성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심지어 게임 진행에 필요한 힌트를 찾는것도 굉장히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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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오버 화면. 타케시의 영정 화면을 볼 수 있다.

또한. 지금으로 치자면 ‘임요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격의 게임도 존재했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시리즈는 일본 게임계의 스타 타카하시 명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이다. 초당 16타의 버튼 연타로 게임명인의 칭호를 얻은 타카하시 명인은 프로게이머의 시초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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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콤으로 총 4개의 시리즈가 나온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시리즈. 타카하시 명인의 특징이 캐릭터에 잘 반영되어 있다.

3D의 시대- 2D를 버리고 간지나는 모습으로!

이후 세월은 흐르고 흘러, 바야흐르 3D의 시대가 도래했다. 스타를 캐릭터로 활용했던 기존 게임들의 약점이었던 기술적인 문제(그래픽 구현)들은, 영화 ‘파이널 판타지’처럼 실제 인간과 같은 3D 캐릭터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 시기에 실존 인물을 모델로 제작된 게임이라면 이미 많은 이야기가 되었던 ‘귀무자’ 시리즈, 간지짱 한류스타 이병헌을 모델로 제작된 ‘로스트 플래닛’은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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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 ‘귀무자’의 더빙은 금성무 본인이 직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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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는 채찍든 아저씨가 ‘귀무자’3 에서 잭 블랑으로 등장하는 장 르노. 개인적으로 화분과 우유, 라이플의 3가지 무기구성을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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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당시, ‘귀무자에서 재미 좀 보더니 맛들렸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귀무자’ 시리즈, ‘로스트 플래닛’ 이전의 게임이 ‘스타’가 가지고 있었던 캐릭터성이 충분히 활용된 경우라면 위의 게임들은 스타의 비주얼적인 이미지가 게임의 판타지성과 결합되어 재창조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SF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이병헌이나, 악당들을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장 르노의 모습은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 테니, 게임에서의 이러한 모습들은 유저들과 팬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번외- 국내 스타의 게임진출 사례

앞서 소개했던 게임 중 이병헌을 모델로 한 게임이 나왔다. 그럼 원조 한류스타 욘사마, 배용준의 경우는 어떨까? 배용준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드라마 겨울연가 빠찡코가 있다고 한다. 그것도 2편씩이나! 게임의 제목에는 겨울연가의 일본판 제목이 써 있지만, 게임의 패키지를 장식하고 있는 건 마치 승천할 것 만 같은 욘사마의 화사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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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게임개발사 옐로우엔터테인먼트는 배용준의 초상권과 그를 모델로 한 캐릭터 ‘준베어’를 활용해 두뇌개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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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베(어)용준이라고 이름붙여주고 싶다.

또한 한류스타를 논할 때 빠지면 섭섭한 보아도 스타 게임에서 빼 놓으면 섭섭하다. 보아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 ‘보아인더월드’가 바로 그것. 방송계의 다양한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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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으로, 90년도의 초 중반을 후끈하게 달궜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컴백태지보이스’라는 게임도 있었다. 당시 게임을 접하지 않고 공략만 봤던 필자의 기억에는, 필승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복장으로 각자의 악기(일렉트릭, 베이스, 드럼스틱)를 무기로 사용해 적을 공격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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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희귀해 구하지 못한 관계로 위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게임 내 캐릭터들은 대략 이런 이미지와 흡사합니다.

온라인- 스타 마케팅의 일환인 게임 캐릭터

이제 콘솔, 패키지 게임에서 눈을 돌려 국내 온라인 게임들을 한 번 살펴보자. 국내 게임시장이 성장해가면서, 유명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한 마케팅 또한 활발해졌다.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의 스타 캐릭터는 스타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좀 더 직접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인상이 강하다. 보통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경우를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여기서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 방법이 될 경우, 게임 내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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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속사의 유명 아이돌 그룹이었던 HOT의 계보를 잇는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경우는 ‘슈팅대전 탄’의 OBT 때 캐릭터로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원더걸스도 동방신기 이전 CBT때 사용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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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원더걸스는 최근 ‘프리스타일’ 원더걸스 CF와 함께 자신들의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해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캐릭터의 능력치도 높은 편이고 높은 수준의 모델링으로 프리스타일 유저 및 원더걸스 팬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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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나오는 족족 전부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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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노라면 나도 미칠 것 같다. 내가 미쳤어~ 너도 미쳤어~

‘프리스톤테일2’에 등장하는 손담비의 경우는 위의 경우처럼 같은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 NPC 캐릭터로 게임에 등장했다.

게임 내에서의 손담비 캐릭터는 마을에 존재하는 NPC로, 경험치와 아이템 드롭률을 높여주는 마법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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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준수하지 않은가?

 ‘서든어택’에는 월드스타 ‘비’가 등장한다.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비는 캐주얼, 정장 스타일의 복장을 착용, 후즐근한 특수복 차림의 다른 캐릭터들을 비웃는 듯 하다. 레드팀의 비는 코드네임 레드로빈의 레인 캐릭터로, 블루팀의 비는 코드네임 더케이브의 레인 캐릭터로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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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도 비도 같은 ‘비’ 인데 왠지 극과 극을 달리는 모델링이다. 그래도 경험치 추가획득 때문에 빛을 보는 케이스다.

상부상조의 정신- 게임 속 스타들의 등장은 계속된다!

요즘 잘 나간다 하는 게임들, 혹은 오픈한 게임들의 스타 마케팅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는 게임시장이 제법 큰 규모로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실제로 스타마케팅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

오픈한 게임들의 경우, 게임의 스타 마케팅을 통해 게임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도 하고, 해당 스타의 팬들이 게임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반대로, 스타의 입장에서는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어필해 인지도를 올리거나 팬으로 흡수하는 효과도 있다. 정말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스타를 앞장세운 게임들은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스타를 ‘한번 불러다 놓는’ 식의 마케팅 전략이나, 부실한 게임 구성을 스타의 인지도와 이미지로만 극복하겠다는 발상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게임 안에 스타가 녹아들어야 게임도 스타도 빛을 발하는 법이다. 앞으로도 좋은 스타들을 좋은 게임에서 더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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