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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도 많고 장식도 많은 게임속 갑옷! 실제로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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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라는 말을 했을 때 바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바로 갑옷을 입은 전사 또는로브를 입은 마법사일 것이다. 특히, 육중한 갑옷을 입은 전사 모습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RPG 게임에는 항상 전사가 등장한다. 게임에 따라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멋진 갑옷을 입고 있다는 점에선 한결같다.

그렇다면, 그 갑옷들의 실제 효용성은 얼마나 될까? 입고만 다녀도 몸살이 올 것 같은 차림새를 하고 새처럼 가볍게 뛰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며 누구나 한번쯤 속으로 그런 의문을 품어봤을 것이다. 이제 한번 톡 까놓고 이야기 해보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갑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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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리니지2’의 임페리얼 크루세이더 세트를 보자. S급 중갑이며 그 이름에 걸맞게 무척이나 화려한 모양새와 단단한 방어력을 자랑한다. 어깨 부분이 높아 위압감이 있고, 빈 틈이 없다. 실제 구현을 한다 쳐도 방어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신 사람이 압사당해 죽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무거운데다 팔과 허리, 다리까지 금속제이기에 움직이기는커녕 걸음 한번 떼는 것도 힘들다. 임페리얼 크루세이더 세트를 입고 실제 전투를 해야 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 취급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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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차 대전중에 쓰였던 중갑

실제 전쟁에 쓰였던 중갑을 보면 장신구나 문양등 미학을 고려한 요소가 전혀 없다.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임페리얼 크루세이더 세트에 비해 비교적 가볍고, 머리, 가슴, 배, 생식기의 급소 부위는 전부 가렸다. 따라서 총알이 튀어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한방에 즉사할 가능성은 적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때에는 귀금속이 무척 귀해져, 최소한의 금속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이 전쟁을 하는 나라마다의 과제였다. 때문에, 화려한 장식은 평화로운 시기의 의례용 갑옷이나 신분이 높은 귀족들만 입는 갑옷에 조금 들어가는 정도였다. 일반 군인의 전투용 갑옷에 무늬가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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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거라고 다 가려주는게 아니지 말입니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에 비하면 남자 캐릭터 갑옷은 차라리 양반이다. 갑옷이라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허점을 완전히 드러내놓고 있다. 특히, 심장으로 직결되는 가슴 부위와 배를 드러내놓아 칼 한 방에 비명횡사하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엘프 여성의 높고 넓은 어깨 방어구는 시야를 가려 양 옆으로 오는 적의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어 전투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미인계를 위한 갑옷이라면 딱 적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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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성전 시절에는 지존이었으나 이제는 평민

이제 다른 형태의 기사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속 성기사 티어6 세트를 보자. 힐러를 위한 세트임에도 불구하고 판금이기 때문에 방어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성별의 구분없이 몸 전체를 가리고 있어 실제 방어도도 높다.

문제는 어깨와 그 윗부분에 있다. 어깨에서 빛이 나와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쉽게 노출 시킨다. 특히, 밤에 전투를 할 경우 가장 먼저 보여서 집중 공격을 당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바로 죽음이다. 투구가 머리 위에 떠 있어서 실제 투구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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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어깨와 팔꿈치, 무릎에 여러 개의 금속판을 덧대어 최대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한 부분이다. 또한, 목과 어깨 사이, 허벅지 사이를 촘촘한 사슬로 덮어,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했다.

십자군 갑옷의 경우 다리 뒷 부분에는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지만, 말을 타고 여럿이서 싸움을 벌였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이는 오히려 합리적이다. 뒷 다리는 급소도 아닐 뿐더러 굳이 거길 쳐보겠다고 말과 사람이 뒤엉킨 곳에서 몸을 숙인다면 치기전에 죽을 위험이 더 높다.

터미네이터도 이 무게는 못버텨

RPG 속 캐릭터들은 여러 종류의 무기를 다룬다. 그러나, 무기만 쓰는게 아니라 강력한 데미지를 주는 스킬과 함께 구사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모션들을 취하는데, 과연 갑옷을 입고 싸울 수 있을지 알아보자.

우선 무게를 생각해야한다. 중세 시대의 갑옷 무게는 20kg에서 심하게는 40kg까지도 나갔다. 이후 가볍게 발전해 10kg정도로 줄었지만 이 역시 만만찮은 무게다. 이정도를 입고 돌아다닐려면 최소한 이정도 근육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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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되고 싶으면 연락해~

‘디아블로2’는 스킬을 쓸 때 빙 돌면서 쓰는 경우가 있다. ‘뮤’에서는 검을 크게 들었다가 바닥에 찍으며,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는 사람을 쳐서 올려 공격하기도 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사에겐 ‘디아블로2’ 바바리안의 휠윈드와 스킬이 있다. 계속 빙빙돌며 주위 적들에게 모두 데미지를 준다. 당장 보기엔 별 것 아니지만, 이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무기가 무거울수록 원심력으로 인해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무거운 갑옷을 지탱해야 하는 힘이 팔쪽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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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있으면 이런 옷 입고도 가능하지만

무거운 쇠공을 던지는 투포환 선수들은 육상 선수처럼 가벼운 옷을 입으며, 세바퀴 이상 스핀을 도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갑옷을 견딜만한 역도 선수의 경우 빠르게 스핀을 도는 것이 불가능하다.

갑옷을 입고 역도 연습을 하며 스핀 연습도 겸한다면 불가능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느니 차라리 적의 허점을 노리는 방식이나 전략적인 면을 공부하는게 훨씬 나을 것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 사람을 위로 쳐내는 것을 생각해보자. 경량화된 장비로 10kg가량 무게를 감당하며, 맞는 사람 몸무게까지 넘겨야지만 쳐낼 수 있다. 보통 군인의 몸무게를 80kg이라고 할 때, 90kg가량의 무게를 부담해야 한다. 거기에 갑옷을 걸친 몸을 움직이기 위한 힘과 원심력까지 더해진다면 실제 체감하는 무게감은 100kg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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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기 전에 갑옷이 무거워서 죽고 세계는 멸망했다

뿐만 아니라, 갑옷이 무척 유연해서 어깨,팔,허리,무릎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야 한다. 중간에 아무런 장치가 없는 게임속 갑옷들로는 택도 없는 말이다.

즉, 현실적으로 갑옷을 입고 도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게임속에서 처럼 자유자재로 스킬을 구사하기도 힘들다. 스킬 구사는 커녕 적에게 칼질이나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속 방어구들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다 하더라도, 아바타들은 현실의 전쟁에 나가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게임에 등장하는 방어구들은 전투를 위한다기보다, 유저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면이 더 크다. 현실적으로 무리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용적이라고 하지만 깡통같은 갑옷을 게임속에서 입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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