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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이겨낸 오락실 조이플라자, `게임만 좋으면 시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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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에서 언제나 ‘띠링띠링’ 시끄럽게 소리를 내던 오락실들은 다 어디간 것일까? 우리가 주변에서 오락실을 찾아볼 수 없게 된지 많은 세월이 흘렀다. 도대체 왜 오락실은 사라진 것일까? 아케이드 게임보다는 온라인 게임을 추구하는 한국의 특이한 사정 때문에? 물가가 치솟음에도 불구하고 한판에 100원을 유지하던 싼 가격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주변에서 오락실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살아남은 오락실들은 특유의 경쟁력을 보유하게 되었고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져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었다.

리듬게임의 성지라 불리는 ‘조이플라자’는 1997년에 오픈하여 1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압구정동의 명물이다. ‘조이플라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최신의 일본 아케이드 게임을 직수입하여 일본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 압구정뿐만 아니라 전주대, 강원랜드에도 직영점을 보유하게끔 ‘조이플라자’가 성공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찾아가 보게 되었다.

조이플라자의 ‘이성민’ 사장. 흔히 오락실 사장님 하면 동전 바꾸는 곳에 TV를 보며 있는 할아버지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성민’사장은 사업가다. 오락실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로 특유의 사업 마인드가 ‘조이플라자’를 성공하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조이플라자’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게임메카 : 오락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성민 사장(이하 이) : 처음에는 인건비 안드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97년 당시에 예측하길 앞으로 인건비가 올라, 미래엔 사람을 적게 쓰는 직종이 유망 사업으로 예상되어 가장 인건비가 적게 드는 오락실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인건비가 올라서 제 예상이 적중했지만 아케이드 시장에 전체적으로 불황이 올 거라곤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게임메카 : 왜 아케이드시장에 불황이 찾아오게 된 걸까요?

: 한국 특유의 비교만족 문화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PC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만큼 PC방 사용료가 싼 나라도 없어요. 싼 가격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경쟁력이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돈을 빨리 소모하게 하는 이쪽 사업이 많이 힘든 것 같습니다. 또한 업주들의 과잉경쟁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고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컴퓨터 온라인 게임의 발달로 오락실까지 직접 와서 게임을 하지 않는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시장에 불황이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해서 오락실을 한 것이 아닌 미래 유망 산업으로 예측하여 오락실을 열 마음을 먹었다는 이성민사장은 아케이드 시장이 불황을 겪어 동종 업주들이 모두 PC방산업 등으로 빠져나갔지만 본인은 자신이 믿었던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게임메카 : ‘조이플라자’는 어떤 노력으로 불황을 이겨냈나요?

: 철권6의 매출을 봐도 아케이드 시장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철권6는 기판의 가격이 가장 비싼 편에 속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플레이 하는 인기 기판입니다. 좋은 게임이 있으면 사람들은 게임을 한다는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특히 한국에서의 철권은 문방구 앞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어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친숙한 게임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불황을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게임’을 공급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조이플라자’에 있는 최신 기판은 그런 의도에서 들여놓게 된 것이고요. 불황을 이겨 내려면 이런 좋은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고, DDR이 출시되었을 당시와 같은 새로운 게임 장르의 개척이 필요합니다. 좋은 게임만 있다면 시장은 열려있거든요.

▲ 인형뽑기도 불황을 이겨낼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인터뷰 중간에도 사업가적인 그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시장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 보단,아직 가능성이 있는 오락실 산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습에서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임메카 : 입구에 대회 사진이랑 상품이 많이 있던데 게임 대회 같은 것은 자주 열리는 편인가요?

: 예전엔 자주 열었지만 요즘엔 별로 없어요. 1년에 15번 열리던 것이 6번 이하로 떨어졌으니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예전에 오락실에서 수익은 없지만 가게 홍보와 새로운 기판의 반응 등을 보고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이 좋아서 자주 열었고, 특정 게임 커뮤니티에서 대회 요청이 오면 함께 추진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드물고 새로운 기판도 드물어서 대회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있고 유저가 원하면 언제든 대회를 할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 입구에 붙어있는 수 많은 대회 사진들

▲ 카운터에는 판매하지 않는 특별 한정상품이 대회 상품으로 준비되어 있다

특히 최신 일본 아케이드 게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조이플라자’는 ‘사장이 부자인데 취미로 오락실을 하는 거다’라는 등 소문이 돌았다. 이에 관해서 이성민 사장은 그랬으면 이렇게 걱정도 안하고 들여놓고 싶은 게임이 많다고 미소 지었다. 본인 취향의 기판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조건에 의해서 기판을 들여놓게 되는 걸까? 평소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것을 물어보았다.

게임메카 : 다소 희귀한 기판을 수입할 때 어떤 기준에서 수입하게 되나요?

: 최신 기판을 들여놓을 때는 내부 스탭들과 상의하고 들여오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원해서 가져오는 기판도 있지만요. 또 저희 오락실 홈페이지에 유저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하기도 하고, 직접 유저가 요청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청이 온다고 모든 기판을 들여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역시 투자 가치입니다. 이 물건을 들여올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죠. 특히 최신 기판은 비싸기 때문에 들여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 국내에선 조이플라자 정도에서 볼 수 있는 '비트매니아 16th Empress'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오락실 사업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신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하며 오락실 산업에 대한 희망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이성민 사장은 약간 차가워 보이는 외면과 다르게 내면의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미래의 오락실 산업에 대한 희망을 물어보았다.

게임메카 : 사업가의 시각에서 본 오락실 사업의 비전은 어떻게 되는 지 마지막으로 알려주세요.

: 오락실의 미래는 두 가지 입니다. 침체되어 예전의 오락실로 회귀하거나, 발전하여 일본에서 발생하는 테마파크 식으로 진화는 경우입니다. 일본에선 오락실과 다른 가족 유흥시설이 접합된 가족 테마파크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볼링장, 영화관 같은 곳과 오락실이 함께 공존하며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시설이죠. 강원랜드에 있는 ‘조이플라자’도 도박장에 입장할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로 생각하여 들여놓은 거에요. 또 지금 하고 있는 휴게소 사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죠. 과거 게임 산업에서는 찾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만 좋으면 시장은 죽지 않는다” 이번 인터뷰의 핵심 내용은 아케이드 시장은 죽은 것이 아니라 잠자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이성민 사장이 본 아케이드 시장은 유저의 인식변화에서 오는 불황이 아닌 좋은 게임 공급의 미흡함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자들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지 않으면 불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였다. 유저는 솔직하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시장은 계속 잠자는 상태로 끝나게 될 것이다. 

▲ 간만에 보는 DDR! 한국에선 펌프에 밀려서 사라진 불운의 게임이다

▲ 국산 기판인 테크니카와 키보드를 치는 특이한 게임인 키보드매니아 정말 어렵다.

▲ 매니아층 공략을 위한 기판인 아이돌 마스터

▲ 전국 바사라와 북두의 권 같은 리듬 게임이 아니어도 희귀한 기판이 많다.

▲ 최신 격투 게임인 블레이 블루가 총 네대!

▲ 물론 게임을 아프리카로 방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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