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버그 Y2K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무사히 빗나간 2000년, 그 해 4월에 태어난 게임메카가 어느덧 10살을 맞이하였다. 10년 간 IT분야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진화해왔고, 그 중에서도 게임분야의 발전은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해왔다. 1년에도 몇 번씩 바뀌는 트렌드 속에서 수 많은 게임이 태어나고 사라지며, 영화나 출판, 음반에 이어 주요 콘텐츠 산업이 되었다. 아직 문화 콘텐츠로써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회의 인식에서 게임 업체의 노력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나 온 10년의 세월 또한 적지않은 사건과 변화가 있었다. 꾸준히 게임계 소식을 짚어 온 게임메카와 함께 지난 이슈들을 한 번 돌아보자.
2000년, 국내 PC패키지 게임의 마지막 발자취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PC패키지 타이틀들이 복사되어 불법 공유 사이트에 떠돌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디아블로2’등 해외 대작 타이틀은 흥행에 성공했으나, 2000년 말 출시된 국산 게임 ‘악튜러스’나 ‘창세기전3 파트2’의 경우는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였다. PC게임 타이틀이 저물어가는 시기였던 것이다.
PC패키지 시장이 축소되며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게임 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포트리스2’와 ‘리니지’, ‘바람의나라’ 등 온라인 게임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며, 게임업체들의 코스닥 등록이 줄을 잇는 등 게임계의 주류로 올라왔다. 한편, 비디오 게임 시장에는 PS2가 출시되며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PS2는 국내에 2002년이 되어서야 정식 출시되었으나, 음성적으로 보급되며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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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PC패키지 게임의 마지막 자존심, 악튜러스와 창세기전3 파트2
▲스타크래프트로 가득했던 PC방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포트리스2
2001년, 온라인게임의 급속한 성장
인터넷은 엄청난 속도로 보급되었지만, 거의 없다시피 한 저작권 관련 규제에 PC패키지 시장은 거의 사장 분위기였다. 어떤 게임은 4천장 판매에 패치 다운로드 수가 수 십만 건이라는 기형적인 현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PC게임이 극심한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의 유일한 돌파구는 온라인게임 시장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상당 개발사들이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리고, 엔씨소프트는 로드 브리티쉬 ‘리차드 개리엇’을 영입하는 등 상당한 활동력을 보여주었다.
PC패키지 게임을 대신해 등장한 온라인게임은 유명 개발사들의 온라인 진출에 불을 붙인다. 이 시기에는 ‘뮤’, ‘라그하임’, ‘크레이지아케이드’ 등의 다양한 온라인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지만, 유료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몇몇 메이저 게임을 제외하고는 수익성 면에선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포트리스2 블루’의 PC방 유료화 관련 사건은 당시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얼마나 수익 구조 창출에 애를 먹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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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 브리티쉬' 리차드 개리엇이 엔씨소프트에 영입된 것은 당시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였다
2002년, 온라인게임의 성공적 정착과 모바일&비디오 게임 강세
한일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2002년은 유료화 모델을 잡지 못해 허우적대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아이템, 아바타 판매 형식의 부분유료화 모델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전 부분유료화 모델은 일부 보드형 게임이나 웹사이트에만 적용되었으나 ‘거상’, ‘다크세이버’, '캐치마인드' 등의 게임이 유료화 대신 부분유료화를 채택하며 상당한 매출을 기록한다. 또한, ‘리니지’를 필두로 온라인 게임들이 심의등급 대상으로 적용되며 상당한 진통을 겪는다.
모바일과 비디오게임도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휴대폰 기능이 발달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게임을 다운받다가 몇십, 몇백만원의 정보이용료를 청구받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비디오게임 시장은 PS2의 정식발매와 게임큐브, Xbox가 3강 체제를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지만, 불법복제 시장도 덩달아 커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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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캐치마인드’ 부분 유료화 성공 조짐 보인다
▲2세대 콘솔 게임기의 본격 진출, 승자는 PS2였다
2003년, 비디오 게임은 활기를 띄기 시작하고 온라인 게임은 폭발적 상승세
PS2와 게임큐브, Xbox의 등장으로 비디오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고, 일본 성인등급 게임의 국내 출시가 허가되는 등 2003년은 비디오 게임에는 여러 모로 의미깊은 해였다. 특히 ‘철권4’ 같은 타이틀은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하였고, 하드웨어가 60만대 판매량 중 90% 이상을 PS2가 점유하는 등 PS2의 강세가 특히 돋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강세가 몇몇 메이저 게임에 집중되어 많은 개발사들이 비디오게임 시장에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가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제작사가 개발한 게임을 공급, 관리하는 대형 퍼블리싱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FPS, 아바타게임 등 비 RPG장르 게임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져 ‘온라인게임 강국’의 입지를 탄탄히 하는 시기였으나, 동시에 현지 제휴업체들과의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던 국내 PC게임 시장은 거의 고사상태에 이르렀다. 불법복제와 공유 사이트는 사그라들 줄 몰랐고 유저들의 인식도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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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10만장을 돌파한 '철권4', 그러나 게임성은...
2004년, 대작 온라인게임의 줄이은 등장에 아케이드와 PC게임은 눈물만…
2010년 현재까지도 인기순위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 등의 롱런 게임들이 속속 등장한다. 특히 MMORPG 위주의 게임 시장에 FPS, 스포츠, 레이싱 등의 장르가 돌풍을 일으키며 게이머들의 다양한 선택을 도왔다. 비디오게임 시장은 ‘마그나카르타’,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 같은 국산 게임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강세를 보였으나, 메이저급 퍼블리셔들에 이어 Xbox 국내유통 업체인 세중게임박스까지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철수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반면,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의 강세에 밀려 아케이드와 PC게임은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만큼 고사상태에 이르게 된다. 대형 오락실을 제외한 대부분의 오락실은 경품이나 상품권 등을 내건 성인오락실로 변신하였고,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끈 ‘하프라이프2’, ‘콜오브듀티’, ‘둠3’ 등의 PC패키지 게임도 겨우 2~3천장 내외의 판매량을 보이며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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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넘어 콘솔로 진출한 소프트맥스
2005년, 캐쥬얼 게임의 강세와 더불어 차세대 콘솔기기 발표
2005년엔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의 흥행에 힘입은 캐쥬얼 게임이 유난히 많이 출시되었다.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마구마구’ 등 낮은 사양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쥬얼 게임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전통적 강자인 MMORPG의 신작 출시 타이틀 수가 절반 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빅 매치가 벌어졌다. 소니, MS, 닌텐도가 E3에서 차세대 게임 콘솔을 동시 발표해 비디오게임의 퀄리티가 현실과 비슷해지는 기반을 마련했다. PS2의 차기작 PS3, Xbox의 차기작 Xbox360, 게임큐브의 차기작 레볼루션(현재의 Wii)의 동시 발표는 살짝 침체되어가던 비디오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휴대용 게임기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PSP가 정식 출시되어 본격 포터블 기기의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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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E3는 뜨거웠다. 올해 E3도 그만큼 뜨거울 듯
2006년,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 출현
MMORPG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있었으니, 사람들은 그들을 한데 모아 ‘빅3’라 불렀다. 넥슨의 ‘제라’, 웹젠의 ‘썬 온라인’,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이 세 게임들은 제작비 100억원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작 MMORPG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결국 ‘빅3’는 ‘리틀3’로 불리게 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게임계에는 거센 후폭풍이 몰아닥친다. 이는 갈 길을 잃은 아케이드 게임장들의 사행성 성인오락실 업종변경이 대대적으로 일어난 결과였다. 정부는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 게임 시스템 등이 사행성을 유도한다고 지적하며 많은 마찰을 일으키고, 정식으로 게임의 심의등급을 총괄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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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진법 2차 공청회, 사행성 기준안에 욕설과 비난 오가
▲WOW의 아성을 노린 빅3의 경쟁은 치열했으나 남은건 없었다
2007년, 온라인게임의 불황과 NDSL 흥행 이면의 서러움
2007년은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 전체에 걸쳐 불황이던 시기이다. 큰 히트작도 나오지 않았고,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던 온라인게임 업계의 성장률이 10% 정도로 내려가는 등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의 위기설’까지 나돌았다. 해외에서는 블리자드와 액티비전의 합병으로 EA가 업계 랭킹 2위로 밀려나는 사건도 있었다.
2007년엔 닌텐도DS 라이트(이하 NDSL)가 국내에 정식 진출하며 어린 유저층을 중심으로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NDSL은 장동건, 이나영 등 인기스타들의 TV광고와 두뇌개발을 테마로 내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2007년 한 해 70만대의 판매량을 보였지만, 게임의 불법복제가 공공연히 이루어지며 소프트판매량의 총합이 NDSL 판매량보다 적은 기현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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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 합병 공식화, 첫 분기 10억 달러 이상 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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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희비가 엇갈리는 온라인게임 업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폭이 줄어들면서 게임업계간에는 희비가 엇갈리는 진풍경이 많이 벌어졌다. 그 동안 온라인게임 시장의 상승세에 힘입어 계속 서비스를 감행해오던 수 많은 마이너 게임들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며 유저들의 곁을 떠났고, , T3와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와 판타그램, 넥슨과 네오플, NHN과 웹젠, EA와 제이투엠소프트 등 업계 간 인수합병 소식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았던 해였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4년의 시간과 290억의 제작비를 들여 개발한 ‘아이온’의 흥행에 성공하였고, 게임하이, 드래곤플라이 등 많은 업체가 코스닥에 상장되는 등 불황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2008년엔 국내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져, 게임산업 수출액이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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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자존심을 세워준 아이온
2009년, 웹게임과 아이폰! 온라인과 휴대용 게임의 새로운 강자
2009년은 웹게임이 유난히 강세를 보였다.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만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고, 시간이 날 때 잠깐씩만 플레이해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웹게임이 인기를 끌며 중국발 웹게임이 유난히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너무나도 많은 웹게임이 출시되었고, 삼국지나 중세 유럽등에 치우친 시뮬레이션 장르라는 점 때문에 ‘반짝 인기’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애플사의 아이폰은 휴대용 게임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PC,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들이 아이폰으로 리뉴얼되어 출시되었고,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닌텐도, 소니 등 휴대용 게임기 관련업체들은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며 모바일게임사들도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등 다방면에 걸친 영향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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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더 이상 휴대폰이 아니다
지금까지 지난 10년간의 게임계를 통해 게임메카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았다. 비록 정리하면서 빠뜨리고 넘어간 부분도 많고, 몇몇 이슈들은 짚지 못하고 넘어간 기사도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느낀 것은, 게임 업계는 한창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분야이고 그 발전 속도는 10년 전보다 빨라졌다는 것이다. 비디오게임 분야에서는 MS의 나탈, 소니의 PSP2, 닌텐도의 3DS가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3D게임이 한창 각광받고 있는 등 새로운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오고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와 거센 기술 발전 사이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 주는 게임메카와 함께 게임계의 미래를 지켜보자. 게임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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