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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3D 입체 영상의 시대를 연 영화 '아바타'
영화 ‘아바타’ 를 시작으로 3D 입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캐릭터나 배경 등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3D 입체 영상은 영화, TV,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게임 분야는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3D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3D 입체 기술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이다.
한편, 키보드나 게임 패드, 조이스틱 등을 통한 2차원적 컨트롤러는 닌텐도 Wii를 시작으로 소니의 PS무브, MS의 키넥트까지 ‘입체적 모션’ 을 통한 3차원적 컨트롤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낚싯대를 던지기 위해 게임 패드를 휘두른다거나, 볼링 게임을 하며 스텝을 밟는 광경은 이미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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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Wii는 모션 컨트롤러를 본격적으로 채용한 대표 기기이다
이처럼 실사에 가까운 입체 영상을 몸으로 직접 컨트롤하는 이른바 ‘포스트 가상현실’ 은 이미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내일 3D 입체 영상에 모션 컨트롤을 동시에 지닌 기기가 출시되더라도 이젠 별로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번뜩 ‘3D 입체 영상과 체감형 모션 컨트롤 기술이 각종 게임 장르에 적용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 격투 게임, 저에게 쿵푸를 가르쳐 주세요!
올해 초, ‘키넥트’ 의 전신 ‘프로젝트 나탈’ 의 작동원리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대전격투는 힘들겠군’ 이었다. 내 동작이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에 그대로 적용되는 모션 캡쳐 컨트롤러의 특성 상 화려한 몸동작을 선보이는 대전격투 게임은 좀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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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할 줄 아시는 분?
실제로 ‘스트리트 파이터’,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등의 2D 격투 게임은 높은 점프,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빠르기, 각종 원거리 타격기 등이 많아 실제로 따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철권’, ‘버추어 파이터’ 같은 3D 격투 게임은 그나마 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긴 하지만 썸머쏠트 킥, 카포에라 등 일반인이라면 따라할 엄두도 못 낼 동작이 많다. 심지어 단순한 펀치 공격도 제대로 따라하려면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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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사실적이라고 불리우는 3D 격투 게임도 이정도 모션은 기본
이는 격투 게임의 기술이 미리 입력되어 있는 커맨드에 따라 일정한 빠르기와 모션, 파워로 발동되기 때문이다. 느릿느릿 팔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데 게임 캐릭터는 빠르게 한 방의 펀치를 먹인 후 원래 자세로 돌아와 있다거나, 온 힘을 쏟아서 순식간에 몇 방의 펀치를 뻗었더니 내 캐릭터는 기껏해야 한 두 방의 펀치를 느릿느릿 뻗고 있다. 이래서야 몸과 캐릭터 간의 괴리만 느끼게 될 뿐이다.
한마디로, 모션 컨트롤러를 적용하는 대전격투 게임은 현재의 커맨드 입력 방식으로는 안 된다. 플레이어의 스피드와 파워, 모션에 맞춰 캐릭터가 움직여 상, 중, 하단 공격과 방어를 하는 방식의 실제 격투(K-1 같은 프로경기가 아닌)와 같은 플레이 스타일이 가장 좋을 듯 하다. 물론, 100% 실제 동작만 따라하면 재미가 덜 할테니 어느 정도의 옵션은 적용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의 실제 동작에 게임 속 캐릭터가 맞춰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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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모션 캡쳐된 기술이 아니라 그때그때 내 모션을 캡쳐해서 기술로 사용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캐릭터의 강약이 결정되기 때문에, 보다 멋진 동작이나 고급 기술을 사용하려면 자연스레 신체 능력을 키워야 한다. 밤낮 게임만 하던 아이가 갑자기 빠른 하이킥이나 날아차기 등을 연습한다거나 조깅을 시작하고, 다리를 찢는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시작하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런 광경을 상상하다 보니,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베스트 키드’ 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베스트 키드’ 의 주인공인 ‘드레’ 는 낮선 중국으로 이사와 힘 센 동네 소년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괴롭힘을 당하던 소년을 구해준 것은 쿵푸의 마스터 ‘미스터 한’ 으로, 쿵푸를 배워 대회에 참가해 자신을 괴롭히던 소년들을 통쾌하게 이기는 성장 스토리가 영화의 주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 다양한 방식의 수련과 대련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드레’ 는 불과 몇 달 만에 놀랄 만큼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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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저씨, 저에게 쿵푸를 가르쳐 주세요!
영화만큼의 급진적 성장은 없더라도, 모션 컨트롤 대전 격투 게임은 ‘미스터 한’ 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습 모드를 통해 킥과 펀치를 연습하고,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적 캐릭터의 공격을 피하며 반사 신경을 단련한다. 온라인 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운다. 게임으로 무술계를 평정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어느 정도의 호신 능력은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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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 Fit'의 복싱 트레이너,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쿵푸 트레이너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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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싸움의 기술' 포스터, 게임기만 있으면 저렇게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어드벤처 게임, 진정한 감정 이입이란 이런 것!
올해 출시된 어드벤쳐 게임을 보면 드라마틱한 연출이 대세다.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인물들을 보여주고, 박진감 있는 장면에서는 역동적인 화면 움직임을 선보인다. 때문에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느끼던 감정 이입을 게임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 초 출시된 ‘헤비 레인’ 의 경우 찬장의 문을 여닫고, 키를 꽃고 돌려 시동을 거는 등의 다양한 동작을 아날로그 스틱과 모션 센서를 통해 간단한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하여 마치 게임 속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 듯 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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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실제처럼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하여 동작을 하는 '헤비 레인'
여기에 체감형 모션 컨트롤러와 3D 입체 화면이 적용되면 그야말로 진정한 인터랙티브 드라마 장르를 완성시킬 수 있다. 내 앞에 놓여 있는 책상의 서랍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서류철을 꺼내 펼쳐 보다 내팽개치는 일련의 과정은 더 이상 조그마한 게임 패드에서만 조작되지 않는다. 범인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는 온 힘을 다해 상대방을 밀쳐야 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에선 총의 반동을 재현해야 한다. 캐릭터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몇몇 중요한 선택지에서는 직접 대사 일부를 외치며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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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는 아니지만 '매스 이펙트2'의 대사 선택 장면, 이 부분을 직접 외치면 더욱
실감날거다
발달된 3D 입체 영상은 공포 게임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화면에서 튀어나올 듯 등장, 다가오는 좀비나 귀신은 쳐다보는 것 만으로 피부에 와닿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i아오는 귀신을 피해 도망가고, 장애물을 쓰러뜨려 좀비를 막는 등의 행동은 ‘진정한 감정 이입이란 무엇인가’ 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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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극한의 공포를 느꼈던 본격 추격(?) 공포물 '화이트데이', 3D 입체와 모션
센서가 연동된다면?
기능성 게임, 게임과 교육의 경계가 무너진다
3D 입체영상과 체감형 모션 컨트롤 기술이 만나면 공공 기관이나 학교, 기업 등에서의 교육 자료로서의 기능도 강화될 것이다. 아나운서, 모델, 동물 조련사, 의사 등의 직업활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초등학교의 직업 체험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정확한 발음을 익히고, 모션 센서로 정확한 자세를 연습하고, 3D 입체로 표현된 동물을 다루고 사람의 상처를 치료하는 등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면 미래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게임은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국가기관 요원 교육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폭탄 제거, 증거물 보존과 수사, 각종 돌발상황 대처 등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순발력과 스피드, 숙련도를 높인다면 업무 효율이 극대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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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피탈: 6인의 의사' 의 수술장면, 이런 걸 위모트 컨트롤러가 아닌 직접 손으로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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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넥트로 동물을 키우는 게임 '키넥티멀즈', 동물 조련사의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성인용 게임, 내가 바로 복병
인간의 3대 욕망은 식욕, 수면욕, 성욕이다. 특히 일본의 성인용 게임 시장은 따라올 나라가 없을 정도로 발달해 있으며, 이러한 3D 입체 영상과 모션 컨트롤이 결합된 최신 기기를 가만 내버려둘 리가 없다. 실제로 플레이어의 시점을 웹캠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탑재한 게임, 휴대용 게임기의 모션 센서를 활용해 여성 캐릭터의 가슴 흔들림을 표현해내는 게임 등이 출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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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보다 야한 게임' 으로 유명세를 탔던 '리얼그녀(리얼카노조)'의 한 장면
웹캠
인식 시스템을
채용해 현실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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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용으로 출시된 본격 연예 시뮬 '러브플러스' 어플
게임기에서 '흔들지 마' 라는
대사가 나올 때가 멀지 않았다.
만약 성인용 게임에 3D 입체 영상과 모션 컨트롤이 적용된다면 그 사회적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는 여성 캐릭터를 꾸미는 부분유료화 게임 아이템이나 촉감을 만족(?)시켜주는 전용 컨트롤러가 등장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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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합성되어 돌아다니는 모션 컨트롤러와 성인 게임의 만남 이미지
FPS, RPG, 레이싱, 영향은 받겠지만
위에 사례를 든 장르와 달리 FPS나 RPG, 레이싱 장르의 게임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FPS는 실제로 총이라도 쥐고 있지 않으면 동작만으로 총을 쏘는 재미가 나지 않으며, 레이싱 게임의 경우 핸들 없이 핸들링을 해 봐야 핸들 컨트롤러의 재미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그러한 컨트롤러는 이미 옛날옛적에 출시되었다. RPG의 전투 장면에서 굳이 팔을 휘두르고 싶어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3D 입체 영상을 탑재한 FPS나 RPG 등은 시각적인 관점에서 보면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다. 실제로 개발 중인 ‘크라이시스2’, ‘그란투리스모5’ 등의 고성능 그래픽 게임들은 유행처럼 3D 입체영상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 자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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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그란투리스모5' 와 '크라이시스2'
이미 극한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들이
3D 입체를 지원한다는 것은 좋지만 혁신까진 아니다
여태까지 3D 입체 영상과 체감형 모션 컨트롤러를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적용시켜 보았다. 아직은 상상에 불과하고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장르에서 혁명적인 진화를 불러일으킬 것은 확실해 보인다.
3D TV는 서서히 보급되고 있으며,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상당수 출시되었고 개발 중에 있다. 또한 3D 영상을 휴대할 수 있는 닌텐도 3DS는 내년, 모션 캡쳐 컨트롤러인 ‘키넥트’ 는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에 언급한 많은 게임들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그리 먼 미래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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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 정도로 멀리 바라보는 예측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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