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플래툰 2' 소개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Wii U가 한창 암울한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찬란하게 빛나는 형광색 물감과 함께 등장한 대작이 있다. 닌텐도가 만든 색다른 TPS ‘스플래툰’이다. 인간 모습으로 진화한 오징어 ‘잉클링’이라는 개성 넘치는 주인공, 살벌한 총알 대신 형형색색 물감을 쏜다는 특이한 게임성, 그리고 Wii U 게임패드와 딱 맞는 조작까지. 닌텐도가 Wii U를 겨냥하며 마련한 ‘스플래툰’은 암담하기만 하던 Wii U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지난 7월 21일, 정식 후속작 ‘스플래툰 2’가 출시됐다. Wii U에서 닌텐도 스위치로 옮겨간 ‘스플래툰 2’는 기존의 재미를 충실히 물려 받았다. 오징어 인간들이 물감을 뿅뿅 발사하며 맵 곳곳을 형광색으로 칠하고 다니는 플레이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그 재미는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과연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 하이칼라스퀘어로 떠나보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2편에서도 여전한 ‘스플래툰’, 초심자에게도 쉽고 재밌다!
‘스플래툰 2’는 ‘배틀필드’,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슈팅게임과 비슷하다. 혼자서 AI를 상대하며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모드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대전 모드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플래툰’ 시리즈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닌텐도의 철학이 반영되어 다른 슈팅게임에 비해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 FPS, TPS라면 몸서리치는 사람이더라도 ‘스플래툰 2’는 쉽게 도전할 수 있다.
▲ AI를 상대하는 1인용 모드도 있지만, 핵심은 대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기본적인 대전 모드 ‘나와바리 배틀’이다. ‘나와바리 배틀’은 전장을 아군의 색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채우는 것이 목표다. 다시 말해 ‘0킬 10데스’처럼 다른 게임에서는 처참한 스코어를 기록했어도, 우리 팀 색으로 맵을 더 많이 칠하면 이긴다는 것이다. 물론 적에게 많이 당할수록 색칠할 기회가 줄어 이기기 힘들어지지만, 여느 게임에 비해 교전 중요성이 덜하다.
▲ 킬을 못하겠으면 색칠을 열심히 하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나와바리 배틀’은 초심자들도 흥미를 느끼게 만든다. 킬을 못해도 바닥에 물감을 쏘기만 하면 승리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내내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재빠르게 움직이는 적을 제대로 조준하지 못해 킬을 못 따고 계속 죽고만 있어도, 색칠을 하면 팀의 승리에 기여하게 된다. 이기기 위해선 싫어도 교전에서 이겨야 하는 다른 슈팅게임과는 확연히 다르다.
▲ 많이 칠하면 이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상대방 역시 색칠에 열심이기 때문에 위치를 분간하기도 쉽다. 맵에 칠해진 물감 색에 따라 적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초심자도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나와바리 배틀’을 통해 어느 정도에 게임에 익숙해졌다면, 승패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가치매치’에 도전할 수 있다. ‘가치매치’는 3가지 룰 중 하나로 진행된다. 어떤 룰이냐에 따라 특정한 목표가 주어지고, 이를 달성하는 팀이 승리하게 된다. 이 모드에서는 여느 슈팅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협동과 전략, 치열한 교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와바리 배틀’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게임이라면, ‘가치매치’는 좀 더 본격적인 느낌이다.
▲ 승리조건이 보다 까다로운 '가치매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가치매치’는 1편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스플래툰 2’는 1편에서 제공됐던 룰까지 그대로 가져오며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특정 지역을 아군의 색으로 채우며, 승리 포인트를 얻는 ‘가치에어리어’, 수레를 점령해 골인 지점까지 가도록 하는 ‘가치야구라’, 맵 중앙에 위치하는 금색 무기를 적진으로 옮겨야 하는 ‘가치호코’ 3가지 룰을 만나볼 수 있다. ‘나와바리 배틀’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신규 유저에게도 매력적이고, 룰이 크게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작을 해봤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새로운 무기 대폭 추가, 전작 해봤어도 신선
콘텐츠 면에서도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대전의 핵심인 ‘무기’다. 전작 ‘스플래툰’에는 범용성이 높은 총기 ‘슈터’, 잉크를 모아서 강력한 한 방을 쏘는 ‘차저’, 적을 일격에 처치할 수 있는 근접무기 ‘롤러’, 한 번에 많은 잉크를 흩뿌리는 ‘슬로셔’, 개틀링건처럼 잉크를 연사하는 ‘스피너’ 5종이 주어졌다.
‘스플래툰 2’에서는 기존 5종 무기에 더해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한 쌍권총 ‘매뉴버’가 추가되었다. ‘매뉴버’는 사격 중에 구르기를 사용해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통해 한층 더 스피디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잘만 다룬다면 ‘데빌 메이 크라이’처럼 스타일리쉬한 물총 싸움까지 가능할 정도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우산 형태의 독특한 무기 ‘셸터’도 추가될 예정이라, 더욱 더 다채로운 배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매뉴버'만 있으면 나도 스타일리시 거너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필살기에 해당하는 ‘스페셜 웨폰’은 모두 새로운 무기로 변경되었다. 특히 ‘스플래툰 2’에서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바주카를 쏘는 ‘제트팩’이나 발 밑 넓은 지역을 한 번에 공격하는 ‘슈퍼 착지’, 적을 추격하는 미사일을 난사하는 ‘멀티 미사일’ 등 기존에 없던 스페셜 웨폰이 많다. 따라서 전략도 크게 바뀌었다. 예를 들어 ‘제트팩’을 쓰면 지형을 무시하고 이동하며, 사용 시간이 끝나면 처음 ‘제트팩’을 쓴 장소로 돌아간다. 따라서 ‘제트팩’이 있다면 평소라면 위험해서 돌입하기 힘든 깊숙한 곳까지 돌진하고,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 이처럼 색다른 무기를 활용해 기존에 없던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즉, 전보다 전술 폭이 넓어진 것이다.
▲ 제공권을 잡는데는 '제트팩'이 좋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새로운 PvE ‘살몬런’, 협동하는 재미 높였다
이번 작에서 새롭게 추가된 게임 모드 ‘살몬런’도 완성도가 높다. ‘살몬런’은 최대 4명이 협력하는 PvE 콘텐츠다. 게임은 라운드제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밀려드는 연어 웨이브를 격퇴하고, 연어알을 회수해 주어진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사용하는 무기는 매 라운드마다 무작위로 주어진다.
▲ 설정상 연어알을 모으는 아르바이트 '살몬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 핵심은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거물 연어(大物しゃけ)’를 처치하고, 금 연어알을 모으는 것이다. 그런데 ‘거물 연어’마다 공략법이 독특하다. 예를 들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어깨패드’의 경우, 공격 시에 열리는 미사일 포트 내에 폭탄을 던져 넣어야 한다. 머리에 있는 폭발물을 맞추지 않으면 피해를 입지 않는 ‘폭탄’도 있다.
▲ '거물 연어'를 잡고 금 연어알을 납품하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독특한 공략법을 앞세운 ‘거물 연어’들은 ‘살몬런’ 특유의 무작위성과 결합되며 팀원간 협동하도록 유도한다. ‘살몬런’에서는 매 라운드마다 바닷물이 밀려와 움직일 수 있는 지역이 줄어드는 ‘만조’, 물이 빠져 새로운 지역에서 연어가 출몰하는 ‘간조’ 등 무작위 이벤트가 발생한다. 여기에 사용하는 무기까지 무작위로 주어진다. 다양한 공략을 요구함과 동시에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대전과는 다른 협동의 재미가 쏠쏠하다.
▲ 아군과의 협력은 필수 불가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예를 들어, 머리 끝의 폭발물을 노려야 하는 ‘폭탄’ 연어의 경우, 근접전에 특화된 ‘롤러’로는 상대하기가 까다롭다. 따라서 ‘롤러’ 사용자는 바닥에 물감을 칠해 아군의 움직임을 돕고, ‘슈터’나 ‘차저’ 사용자가 ‘폭탄’을 제거해야 한다. 대전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 룰을 기반으로 한다면, ‘살몬런’은 무작위성을 강조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만드는 셈이다.
Wii U에서 닌텐도 스위치로, 성공적인 진화
이처럼 ‘스플래툰 2’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전작 콘텐츠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탄탄한 기본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기술적인 발전이 두드러진다.
‘스플래툰 2’는 닌텐도 최신형 콘솔 ‘닌텐도 스위치’로 기기가 바뀌었다. Wii U보다 성능이 뛰어난 콘솔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그래픽이다. 스위치로 넘어오며 기기 성능이 올라간 만큼, 그래픽이 깔끔해졌다. 거치기 모드에서는 전작보다 높은 1080p 해상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해상도가 높아진 만큼 큰 화면에서도 계단 현상 없이 매끄러운 화면을 볼 수 있다.
▲ '스플래툰 2' 그래픽은 확실히 발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스플래툰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든 상황에서 60fps을 보장하기 때문에, 그래픽이 높아졌어도 끊김 현상이 없다. 캐릭터가 앞으로 이동하거나 발사한 잉크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모습 등, 전체적인 애니메이션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이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는 콘솔이 달라졌지만, 바뀌지 않은 점도 있다.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작은 전작과 거의 같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에는 Wii U와 마찬가지로 자이로 센서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특유의 자이로 조준 기능도 지원한다. 이처럼 ‘스플래툰 2’는 닌텐도 스위치로 옮겨가며 그래픽 상승이라는 장점을 선택하고, 조작은 그대로 가져왔다. 외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 '시오카라즈'를 잇는 아이돌 '텐타클즈'도 귀엽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탄탄한 기본기, 더욱 업그레이드시켰다
‘스플래툰 2’ 첫 인상은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였다. 전작이 Wii U 판매량을 견인했다고 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장점을 전부 계승한다는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그 결과, ‘스플래툰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슈팅 초심자에게 친절한 게임이라는 포지션을 지켰다. 전작을 해보지 않았다면 적응하기 어려운 후속작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스플래툰 2’는 여전히 쉽고 재밌다.
여기에 기존 플레이어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새로운 무기가 주어진 만큼 대전 양상이 전과 크게 달라졌다. 여기에 대전 외에도 ‘살몬런’이라는 독특한 PvE가 추가되었다. 이를 통해 전작을 해본 사람들도 ‘스플래툰 2’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볼 수 있다. Wii U에서 ‘스플래툰’이 ‘필구’ 타이틀이었다면,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스플래툰 2’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 이번 작 역시 '필구' 타이틀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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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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