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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필독! 강의보다 유익한 전공별 추천게임

매년 이맘때쯤 전국 대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이다. 근 10년 만에 교복을 벗은 새내기들이 한층 더 성숙한 교우를 나누는 자리. 방금 전까지 얼굴도 모르던 동기가 소주 몇 잔에 “아~ 공동묘지에! 아~ 올라갔더니!” 외치고 나면 관우, 장비급 의형제가 돼있는 기적. 어차피 술 깨면 다시 어색해지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함께여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카더라.

하지만 즐거운 OT에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자처럼 붙임성 없고 존재감도 없고 인기 역시 없을 예정인 천상 아웃사이더는 괜히 가봤자 시간 낭비, 돈 낭비다. 그보다 차라리 따뜻한 집에서 교육적인 게임을 하며 신학기를 맞이하자. 그런 독자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다. 신입생 필독! 어지간한 강의보다 유익한 전공별 추천게임이다.

건축학과 (마인크래프트)


▲ 수지 대신 크리퍼와 함께 하는 즐거운 캠퍼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지금이야 철 지난 영화가 됐지만 2012년 개봉 당시만 해도 ‘건축학개론’ 인기가 장난 아니었다. 국민 첫사랑 ‘수지’를 앞세워 뭇 새내기가 꿈꾸는 캠퍼스 멜로를 제대로 보여줬으니. 물론 여러분 강의실에 ‘수지’가 있을 확률은 극히 낮지만 어쨌든 ‘마인크래프트’로 러브하우스나 미리 지어놓자. 형형색색 블록을 쌓다 보면 어느새 건물은 올라가고 번뇌는 사라질 것이다.

경영학과 (트로피코)


▲ 국가경영 뭐 그까이꺼 대애충~ 독재하면 되는 것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경영학과는 일반적으로 크든 작든 기업 운영에 대해 배운다. 하지만 꿈은 클수록 좋은 법. ‘트로피코’에선 저기 어디 섬나라 독재자가 돼 마음껏 경영의 꿈을 펼칠 수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번듯한 선진국 합류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굳이 독재를 할 이유가 없으니 횡령도 하고 계엄령도 때려보라. 참다 못한 시민들의 죽창에 찔리며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배우게 된다.

국어국문학과 (마이트 앤 매직)


▲ 분명 한국어인데 도통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사실 게임에서 국어국문학을 심도 깊게 익히긴 어렵다. 암만 새내기라도 전공자인데 게임에 쓰이는 쉬운 표현도 모르려고. 그보다 아예 난이도를 높여서 ‘마이트 앤 매직’ 덫 사냥꾼 ‘왈도’를 만나길 추천한다.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왈도”라는 소릴 듣고 있노라면 우리말과 글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불타오를 것이다.

고고학과 (언차티드 & 툼레이더)


▲ 고고학이라 쓰고 도굴이라 읽지만 아무래도 좋아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고고학만큼 현실과 이상이 괴리되는 전공도 없다. 해리슨 포드처럼 오지의 유적을 탐험하며 채찍을 휘두를 줄 알았겠지만 대부분 시간을 책상머리에서 보내게 된다. 정녕 더 이상 인류의 미개척지는 존재치 않는단 말인가! 그래도 언젠가 남의 나라 유적을 도굴할 일이 있을지 모르니 남학생이라면 ‘언차티드’, 여학생이라면 ‘툼레이더’를 숙지하도록 하자.

기계공학과 (비시즈)


▲ 정작 만들라는 공성병기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중세시대 공성병기는 당대 기계공학의 정수였다. 더 이상 새내기에게 때려부술 성벽 따위는 없지만 대신 게임을 즐기며 자기 성적이라도 무너뜨리자. ‘비시즈’는 물리 법칙에 기반해 직접 공성병기를 제작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게임이다. 능숙해지면 공성은 뒷전이고 변신로봇부터 여자친구까지 뚝딱 만들어내더라. 어차피 모니터에서 꺼낼 순 없겠지만.

컴퓨터공학과 (핵넷)


▲ 화면만 봐서는 절대 놀고 있는 걸로 안 보인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컴퓨터공학과라면 역시 손가락이 피아노치듯 키보드를 누비며 능수능란하게 코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철통 같은 보안을 파쇄하고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낱낱이 해부하고픈 욕망이랄까. 그러자면 본격 해킹 시뮬레이션 ‘핵넷’을 통해 평범한 개발자를 넘어 해커로 거듭나야 한다. 여담이지만 게임 화면이 꼭 개발 프로그램 같아서 부모님을 속여넘기기도 좋다.

농학과 (파밍 시뮬레이터)


▲ 이때 아니면 비싼 경운기를 또 언제 몰아보겠나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요즘은 농업생명과학이니 더 그럴싸한 간판으로 바뀌긴 했지만 여하간 농학은 문자 그대로 농업을 발전시키는 학문이다. 좋은 기술을 얻으려면 손수 마우스를 움직이며 피땀 흘려 농사짓는 경험이 중요할 터. ‘파밍 시뮬레이터’는 260여 농기구가 지원되는 아주 진지한 농업 게임이다. 유일한 문제점은 배경이 서양 대농장이라 국내에 적용할 건더기가 없다는 것 정도.

도시공학과 (심시티)


▲ 도시공학도라면 UFO와 화산 폭발 정도는 대비해야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도시공학을 배우는데 ‘심시티’만한 게임이 또 있을까? 본래 맵에디터였던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아예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장르를 창시했다는 전설적인 일화의 주인공이다. 먼저 도로를 깔고 전력과 상수를 공급하며 산업, 상업, 주거 구역을 발전시키는 부분이 자못 현실적이다. 어째선지 이 게임의 백미인 UFO 침공과 화산 폭발은 강의에선 안 나오더라.

미술과 (캐치마인드)


▲ 특히 초현실주의를 지향한다면 강력 추천하겠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미술은 워낙 분야가 다양한지라 뭘 꼭 집어 추천하기 어렵다. 애당초 기자가 예술에 대해 뭘 알겠나. 다만 모든 그림의 기초는 대상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느냐 아닌가 싶다. 숨겨진 단어를 그림으로 그려 맞추게 하는 ‘캐치마인드’야말로 그림 실력은 물론 창의력 향상에 제격. 다만 대학생이 이런 거 한다고 따돌림 당해도 기자는 모른다.

법학과 (역전재판)


▲ 법정공방에서 중요한 것은 탁자를 내려치는 박력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법학도는 평소에 법령과 판례를 달달 외는 모양인데 앞으로는 힘들게 그러지 말자. 인기 법정공방게임 ‘역전재판’에 따르면 법조인에게 필요한 자질은 직접 사건을 수사하며 단서를 찾는 행동력과 멋지게 탁자를 내려치는 박력이다. 증거 제출은 꼭 판사에게 강속구로 던져야 주의를 끌 수 있다. 검사가 반박이라도 할라치면 목청높이 외쳐라. “이의 있음!”

사회학과 (배틀그라운드)


▲ 문명인들이 서로 보자마자 찌르고 쏘고 아주 그냥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사회학과는 사회 발생부터 계층 분화, 관계 형성까지 전반적인 현상을 다룬다. 따라서 작은 사회라 불리는 MMORPG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최근 더 손쉬운 방법이 나왔다. 바로 100명이나 되는 인간을 좁은 섬에 던져놓고 경과를 지켜보는 ‘배틀그라운드’. 독고다이로 버티거나 조직화하는 이들, 두더지마냥 끝까지 숨어있는 간디 메타까지 온갖 인간군상이 다 보인다.

생명공학과 (전염병 주식회사)


▲ 전염병균도 생명이다.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생명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2013년 MBC 일일 연속극 ‘오로라 공주’는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라는 공전절후의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가짐인가. 그렇다. 암세포도 생명이다. 그리고 전염병균 또한 훌륭한 생명인 것이다. 생명공학도라면 ‘전염병 주식회사’에서 스스로 만들고 강화시킨 전염병으로 인류 멸절을 추구하며 새삼 생명의 신비로움에 취해보도록 하자.

신문방송학과 (아웃라스트)


▲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기자는 죽었다고 전해진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신문방송학은 언론과 광고홍보, 영상이 한데 모인 속칭 ‘잡탕’과다. 부끄럽지만 기자 또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선 이러고 있다. 오늘날 뉴스는 절반 이상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보도자료일 정도로 발로 뛰는 탐사보도가 부족한 실정인데 ‘아웃라스트’는 전공자의 경종을 울릴만하다. 혼자서 귀신들린 정신병동 취재한답시고 죽을 고생하는 거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신학과 (파이트 오브 갓)


▲ 니 내가 누군지 아니? 나사렛의 몽키스패너란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신학은 교의를 해석하고 계승하며 형이상학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이긴 한데, 이러면 너무 복잡하니까 단순하게 가보자. ‘파이트 오브 갓’은 예수, 부처, 제우스, 오딘, 아누비스까지 동서양 신들이 서로 턱주가리를 날리는 대전격투게임이다. 앞으로는 다른 종교와 교리로 다투지 말고 그냥 조용히 패드를 내밀어라. 그리고 필살콤보로 그의 신 곁으로 보내주라.

정치외교학과 (시드마이어의 문명)


▲ 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지난해 우리는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대격변을 겪었다. 자고로 정치외교란 몇 수 앞을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며 민심에 힘입어 사회를 움직이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온화한 미소 뒤에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숨긴 ‘시드마이어의 문명’ 패왕 ‘간디’가 바로 뭇 전공자가 본받아야 할 시대의 지도자감이라 하겠다.

영어영문학과 (더 타이핑 오브 더 데드)


▲ W, a, g, o… o 어딨어!? 아 안돼, 흐갸아아악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수능을 목표한 영어 교육은 독해에 비해 작문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심지어 전공자가 ‘스타크래프트’에서 “SHOW ME THE MONEY”를 못 쳐서 패배할 정도니 말 다했다. 더 하우스…가 아니라 ‘더 타이핑 오브 더 데드’는 좀비 가슴팍에 영어 문장을 빠르게 따라 써야만 살아남는 이색 공포게임으로, 살고 싶어서 아주 공부가 쏙쏙 될 것이다.

유아교육과 (프린세스 메이커)


▲ 청소년보호법이 있었으면 바로 잡혀갔을 아버지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궁극의 유아교육이란 역시 부모된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는 것 아닐까? ‘프린세스 메이커’는 수양딸이 한 명의 어엿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보조하며 자연스레 유아교육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굳이 위험천만한 무사수행을 보내는 것도 허리가 휠 정도로 아르바이트를 돌리는 것도 다 강인한 어른이 되라는 배려다. 판타지 세계는 청보법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

의학과 (서전 시뮬레이터)


▲ 몸 속에 시계가 떨어진 것 같지만 신경쓰지 말자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내과냐 외과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의학도에게 가장 절실한 교육이 실습이다. 개론적인 부분은 고등학교에서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지만 실습은 대학에 가야만 가능하니까. ‘서전 시뮬레이터’는 각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구현해 일단은 외과 수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뭐, 망치로 뼈를 부수고 메스로 장기를 써는 게 수술이라면 말이지만.

축산학과 (포켓몬스터)


▲ 포켓몬은 친구지만 개체값이 낮으면 바로 버린다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축산이라고 전공으로 소 여물 먹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좁은 의미에선 가축의 사육뿐이지만 넓게 보면 번식, 개량, 영양, 사료, 가공, 유통까지가 축산학의 범주. 따라서 야생 동물과 사귀어 함께 모험하는 아동용 게임인척하며 뒤로는 개체값, 노력치, 특별한 색을 뽑고자 우생학적인 교배를 반복하는 ‘포켓몬스터’야말로 전공자에게 어울리는 게임이지 싶다.

ROTC (오버워치)


▲ 저기서 궁 날리는 파라와 닥돌 루시우라니 발암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번외편으로 학군사관 즉 ROTC도 살펴보자. 군사훈련 받고 장교로 임관한다니까 무슨 ‘콜 오브 듀티’라도 할지 모르지만 이런 게임이 정말 위험할 수 있다. 자대에서 구를 만큼 구른 상, 병장에게 헛바람 잔뜩 든 초임장교만큼 괴로운 존재도 없기에. 그보다는 팀플레이에 특화된 ‘오버워치’ 그것도 부디 ‘라인하르트’를 하며 지휘관으로서 인내심을 기르길 바란다. 거 수레 좀 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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