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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의 DNA, 라이젠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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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갑자기 요청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진짜 올 줄은 몰랐다. 갑작스럽게 인터뷰 요청에 일단 볼멘소리를 늘어놨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AMD의 데스크톱 CPU 마케팅 매니저가 다나와 본사에 방문한다니 살짝 흥분되고 설레는 기분은 감출 수가 없었다. 물론 통역을 거쳐서지만, 살다가 언제 AMD 사람(?)과 독대를 해보겠는가! 숱한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거쳐 2018년 9월, 다나와 리서치 기준 CPU 판매량 점유율 45%의 기염을 토하고 있는 AMD 라이젠. 그 라이젠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돈 윌리그로스키(Don Woligroski)씨와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을 정리해본다. 


※ 통역된 내용을 다시 상황에 맞게 각색했으므로, 100% 녹취가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다나와의 도사마, 아니 정도일입니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한국어) 돈 윌리그로스키입니다. AMD의 클라이언트 BU(Business Unit)에서 PR팀과는 별개로 테크놀로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품 홍보는 물론이고 엔드-유저와의 직접적인 소통, 그리고 플랫폼까지 관여하여 여러 업무를 맡고 있죠. 전 세계에 라이젠과 라데온을 널리 알리는 여러 가지 PR의 구심점, 즉 스타팅 포인트가 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온갖 마케팅 용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가장 주목할 점은 그가 AMD PR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AMD의 라이젠이든 라데온이든 엔드-유저, 즉 실제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방법으로 다가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임이 분명하다.


: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이번엔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셨나요?


잘 알다시피 이번 IGC2018 메인 세션에서 라이젠과 라데온에 대한 소개와 함께 게임 관련 최적화 방안을 개발자들과 논의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마침 행사장에는 개발자들 이외에 일반 게이머들도 많이 참석하여 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전 세계 e-스포츠의 대세라 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유저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한국의 각 파트너사와 만나는 일도 매우 중요하겠죠? 짧은 일정에 많은 만남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어리석은 질문일 수도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솔직히 고사양 게임은 아닌데, AMD의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캐쥬얼 게임에 대해 마케팅 포인트를 달리 가져가시는지요?


: 북미 시장은 좀 다릅니다. LOL같이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없어도 개인적인 취미나 소유 목적으로 AMD 라이젠, 라데온을 구매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또한, 레이븐 릿지 계열의 제품은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LOL을 충분히 구동시키며, e-스포츠에서도 각광을 받기 때문에 따로 고민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PUBG의 배틀그라운드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역시나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PC를 취미생활의 한 부류로 여기는 북미 시장에 대한 사전 고찰이 없었다. 덕분에 레이븐 릿지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부각되지 않았겠는가! 단순히 게임, 사무용이라는 목적성을 가진 PC가 아닌 건전한(?) 취미생활의 한 부류로서의 PC 시장이 확고히 구축되길 기원하는 수밖에.



▲ 얼마 전 라이브로 방송한 라이젠3 2200G PC 조립(6분 34초부터 보자)


: 얼마 전에 쿠킹PC 라이브로 라이젠3 2200G PC를 조립했습니다. 실제 시골집에 계신 아버지를 위한 PC였는데요. 최근 주목받아 이슈가 되고 있는 게이밍 시장 말고 이런 범용성을 지닌 CPU에 대해선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우선 AMD CPU를 라이브로 조립해주시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일단 AMD는 모든 제품군, 모든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본사에서는 그저 경쟁사의 동급 제품에 비해 AMD 제품이 얼마나 성능을 더 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와 팀원들은 그에 맞는 마케팅 포인트를 잡고 전략을 세우는 거죠. 


: 그렇다면, 가장 애착(?)이 가는 AMD 제품은 무엇입니까? 


: 물론 라이젠5 2600 피나클 릿지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CPU는 4코어 4쓰레드가 대세였어요. 하지만, 그를 송두리째 바꾼 CPU가 라이젠5 2600입니다. 헥사(6)코어에 12쓰레드의 혁명을 일으킨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시장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고 영향력이 큰 제품을 좋아합니다. 2년 전과 같은 비용으로 AMD의 DNA가 담긴 더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니까요. 


문득 속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생각났다. 국수를 싫어하는데 국수를 파는 그 사장님. 반면 돈 윌리그로스키씨는 자사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애착이 남다른 듯 보였다. 역시나 장사꾼은 좋아하는 제품을 팔 때가 제일 열정적이지 않겠는가! AMD의 DNA가 그에게 확실히 흐르는 느낌.



: 기습적으로 훅 들어가 보겠습니다. 라이젠 출시 당시엔 경쟁사보다 게이밍 성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 잘 아시다시피 그래픽카드 성능 발달로 인해 프레임 레이트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그 와중에, 즉 100프레임이 넘는 환경에서 경쟁사에 비해 10~20프레임 떨어진다고 절대적인 가치까지 폄하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100프레임이든 90프레임이든 쾌적한 게이밍 환경은 마찬가지니까요. 이런 차이로 제품간 우열을 가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과 동시에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멀티 태스킹 상황에서 얼마나 쾌적한가에 대한 결과죠. 그리고 멀티미디어 계통에서의 인코딩, 렌더링 속도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 엔드-유저들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성능이 가치 척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최근 떠도는 'AMD 4nm 돌입설' 같은 루머에 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없나요? 항간엔 미국 정부가 납치한 외계인을 AMD가 도로 납치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던데. 


: 마케팅 담당자로 썬 딱히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저 AMD가 물리적인 한계까지 넘나들며 차세대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밴더라인에서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고 굉장히 흥분됩니다. AMD는 엔드-유저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마치 경주하는 것 같이요. 물론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죠?


주어진 시간이 짧아 'AMD에게 인텔이란?' 등의 TV 예능 프로그램 농담 같은 질문은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철저히 엔드-유저들에게 굉장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AMD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는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식사 후 티타임처럼 가진 돈 윌리그로스키 씨와의 인터뷰. CPU 시장의 거센 파도를 몰고 온 AMD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다나와 유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들어보자. 





보너스 질문 : 라이젠의 그 오렌지 컬러는 누가 선택한 것인가!



: 특정한 누군가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쟁사 제품들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컬러를 고르는 작업이 한창일 때 디자인 팀에서 시계 모양의 색상표를 가져와 회의를 했죠. 거기서 결정된 것이 지금의 라이젠 패키지의 컬러입니다. 하지만, 컬러보다는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바로 균형(Balance)이죠! 라이젠 하면 떠오르는 원형의 엠블렘을 좌우로 나눠보면 픽셀 수가 같다는 거 아셨나요? 그만큼 라이젠은 균형을 중시하는 프로세서입니다! 



글 / 정도일 doil@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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