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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게임’ 영향? 전투 중심으로 빨라진 A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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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지스타에서도 인기 있는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해 '보는 재미'를 앞세운 부스가 많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보는 게임’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 중에도 AOS는 그 어떤 장르보다 ‘보는 게임’에 익숙하다. 개인방송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전부터 AOS는 e스포츠 중심에 있었다. 많은 개발자들이 AOS 신작을 내놓으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보는 재미’다. 보는 맛이 있어야 e스포츠로 저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개인방송이 유행하기 전부터 수많은 제작자들이 ‘보는 재미’를 높일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왔다는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후 출격한 후발주자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강점은 ‘빠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더 짧은 플레이 타임에, 더 자주 한타가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 대표 주자가 2015년에 출시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다. 블리자드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항해 앞세운 강점 중 하나는 짧은 한 판이었다. 제작진이 초기에 목표로 한 플레이 시간은 한 판에 20분이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20분’은 중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을 상당히 압축한 것이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초기에 앞세운 강점 중 하나는 짧고 굵은 한타였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이후에도 ‘짧고 굵은 게임성’이라는 방향성은 남았다. 넥슨이 2016년에 내놓은 ‘하이퍼유니버스’는 기존 성장, 전투, 운영까지 AOS의 진미를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한국 게임사, 리로리드 스튜디오가 올해 4월에 스팀에 출시한 ‘더데이 온라인’은 마나 압박 없이 스킬을 쓸 수 있도록 해 초반부터 후반까지 끊임 없이 전투가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작년과 올해 롤드컵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시점에서 궁금해지는 것은 ‘전투 위주의 짧은 플레이’가 AOS 후발주자의 차별화 전략에만 머물렀냐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도 ‘짧고 굵은 전투’로 나아가고 있다. 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작년과 올해 롤드컵이다.

작년 롤드컵을 지배한 것은 원거리 딜러에 버프를 불어넣는 아이템 ‘불타는 향로’였다. ‘향로 메타’의 단점은 단순히 경기가 길어진다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시간임에도 보는 사람이 지루해지는 경기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향로’ 버프를 입은 원거리 딜러 캐리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향이 짙어지며 초중반에는 반반싸움을 한 다음에 ‘향로’ 맞추고 승부를 보는 플레이가 고착화됐다. 실제로 ‘향로 메타’가 휩쓸었던 작년 롤드컵이 역대급으로 보는 재미가 없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올해 롤드컵은 정반대였다. 라이엇게임즈가 작심하고 ‘전투’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초중반에 버티다가 운영으로 승부를 보는 플레이는 통하지 않았다. 기회가 보일 때마다 부지런히 싸움을 걸고, 이를 바탕으로 킬과 중요 오브젝트를 챙기며 빠르게 격차를 벌려나가는 팀이 이긴 경우가 많았다. 후반보다는 초중반에, 버티기보다는 싸우는 쪽이 유리했다. 탑-정글-미드로 이어지는 상체가 키포인트로 떠오른 이유도 초반부터 잘 싸우는 팀이 경기에서도 강했기 때문이다.


▲ 올해 롤드컵에서 우승한 IG도 상체가 강한 팀으로 평가됐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작년과 올해 롤드컵을 비교하며 알 수 있는 점은 라이엇게임즈도 ‘보는 재미’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보는 재미’는 e스포츠와 개인방송을 아우른다. 개인방송 측면에서 생각해도 전투 위주 플레이가 더 유리하다. 20분 동안 싸움 없이 파밍만 이어지는 것보다, 초반부터 쉴 새 없이 공방을 주고받는 쪽이 보는 재미를 살리는데 유리하다. 다른 방송에서는 본 적 없는 색다른 상황을, 더 자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분도 길다, ‘보는 재미’ 겨냥해 더 압축한 ‘배틀라이트’

이처럼 온라인 AOS는 ‘보는 재미’가 중요해지는 유행을 타고 짧고 굵은 승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지난 5일부터 국내 서비스에 돌입한 ‘배틀라이트’는 이 방면에 최적화된 게임이라 말할 수 있다. ‘배틀라이트’에서 20분이나 되는 전투는 없다. 라인전과 파밍을 아예 없애버리고 초반부터 싸움에만 집중한 온라인 AOS이기 때문이다. 한 판 당 플레이 타임은 최대 1분 30초다.

하지만 개인방송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짧다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짧다는 특성이 보는 재미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배틀라이트’가 앞세운 무기는 ‘전투의 합’이다. ‘배틀라이트’는 2명 혹은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여기에 챔피언 스킬이 서로 물고 물리게 구성되어 있다. 적 공격을 반사로 튕겨내 역전의 기회를 잡거나, 같은 팀과 타이밍을 맞춰 작심하고 한 명을 쓰러뜨리는 전술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 짧은 승부에 '합의 묘미'를 더한 '배틀라이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여러 명이 ‘원킬 콤보’를 완성해낼 수 있다는 특징은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짜릿함을 준다. 특히 보는 입장에서는 액션 영화와 같은 ‘합의 묘미’를 영상을 통해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배틀라이트’를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상당히 손을 타는 게임이다.  레벨도, 파밍도 없이 시작부터 전투에 돌입하기 때문에 순수 피지컬로 상대와 겨루게 된다. 개인방송 진행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남다른 컨트롤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끌어 모으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온라인 AOS보다 확연히 짧은 플레이 타임과 전투에 모든 것을 올인한 게임성, 짧은 한 판 속에서도 상대와의 실력 격차를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은 모두 개인방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출퇴근길에 모바일로 영상을 보는 사람을 종종 마주칠 수 있다. 이러한 시청자에게 5분 안에 승부가 나는 짧고 굵은 전투를 앞세운 ‘배틀라이트’는 부담 없이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다.

넥슨 역시 이를 눈치채고 있는 분위기다. ‘배틀라이트’ 출시 전부터 넥슨이 집중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부분은 개인방송 진행자를 앞세운 ‘보는 재미’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는 게임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풍월량, 우왁굳을 동원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으며 오는 16일부터는 스트리머 30명이 출전하는 ‘로얄’ 모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한다. 여기에 e스포츠에서도 프로 리그와 별개로 개인방송 진행자가 중심을 이루는 대회를 따로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배틀라이트’가 날고 기는 신작이 쓰러진 AOS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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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라이트 2017년 11월 8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액션
제작사
스턴락스튜디오
게임소개
‘배틀라이트’는 스웨덴 개발사 스턴락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으로, 2 대 2 혹은 3 대 3 단위의 팀 대전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다양한 스킬을 지닌 캐릭터를 골라 전투를 펼친다는 점에서는 AOS와 유사하지만,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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