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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맵 에란겔부터 설원맵 비켄디까지, '배그' 맵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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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가 '비켄디' 등장으로 다시금 활력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배틀그라운드'가 '비켄디' 등장으로 다시금 활력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인기가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설원 맵 '비켄디' 출시에 힘입어 2개월 만에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설원 맵이 이렇게 인기를 얻는 데엔 겨울에 맞는 배경과 독특한 풍경도 이유로 꼽힐 수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 맵과는 다른 방식의 전투 양상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 주요했다. 안정적인 파밍도 가능하면서 적극적인 전투가 일어날 수 있도록 구성한 디자인이 통한 것이다. 

이렇게 '배틀그라운드'는 그 동안 게임의 양상, 쉽게 말해 '메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맵 구성과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때로는 식생을 줄이고 개활지를 만들어 저격전을 유도하기도 했었고, 때로는 식생과 거주지가 많은 좁은 맵을 이용해 쉴새 없는 근거리 전투가 벌어지도록 계획하기도 했었다. '비켄디'가 나오기 전까지 '배틀그라운드'에는 어떤 맵이 있었으며, 그 맵은 각각 어떤 메타를 주도해 왔을까?

맵의 기준이 되다, 국민맵 에란겔의 탄생

'에란겔'은 과거 소련의 군사기지이자 실험용으로 활용됐었다고 한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에란겔'은 과거 소련의 군사기지이자 실험용으로 활용됐었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태초에 '배틀그라운드'에는 오직 한 개 맵만 존재했다. 게임 출시와 함께 제공된 국민맵 '에란겔'이 그것이다. 1950~60년대 소련이 각종 실험을 벌이고 내팽개친 군사지역을 모티브로 만든 맵인 '에란겔'은 초창기 맵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지형을 구현해 지금까지도 많은 유저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11곳의 크고 작은 도시와 핵 발전소, 채석장, 지하벙커, 수몰된 마을, 군사기지에 항구랑 유적지, 여기에 산과 바다, 암초가 어우러진 지형까지 끼고 있어 나름대로 맵을 보는 재미와 생존게임으로서의 재미를 모두 갖추는 데 성공했다.

확실히 '에란겔'은 맵 구성이 꽤 잘 잡혀있는 편이다. 무엇보다 들판이나 곡창지대에서 벌어지는 야전이나, 도심에서 벌어지는 시가전, 산속에서 벌이는 유격전투 등 다양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장이 다양하다 보니 근거리 전투부터, 중거리, 원거리 전투가 모두 일어나고, 덕분에 게임 내 다양한 총기가 각자의 쓰임새를 갖게 됐다. 이런 특징들이 조합돼 '에란겔'은 후에 나오는 맵 밸런스와 디자인 기준점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한동안 '배틀로얄' 장르를 표방한 게임에선 대부분 에란겔과 비슷하게 생긴 맵을 꼭 하나씩
▲ 한동안 대부분의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선 이와 비슷하게 생긴 맵을 하나씩은 볼 수 있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배틀그라운드' 표준맵이자 배틀로얄 장르를 상징하는 맵이지만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너무 많은 전장환경 덕분에 뒤늦게 게임을 시작한 초보 유저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고, 주요 지역이 아닌 곳은 쓸만한 아이템이 거의 나오지 않아 소위 말하는 '짤파밍'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3인칭 위주로 개발이 되어 있어 건물 크기와 사물 및 캐릭터 비율이 비현실적이거나 멀미를 유발한다는 유저 불만도 있다. 초창기 맵이라 텍스처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소한 문제도 종종 제기됐다.

개활지에서 펼치는 저격전, 미라마 등장

사람이 더이상 살지않는 사막의 도시 '미라마'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사람이 더이상 살지않는 사막의 도시 '미라마'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배틀그라운드' 정식 출시와 함께 업데이트 된 '미라마'는 펍지 본사가 만들었던 '에란겔'과 달리 미국 지사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맵이다. 그래서인지 남미 멕시코에 있는 사막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나온 '배틀그라운드' 맵 중 유일하게 섬이 아니다. 원래는 사람들이 많이 찾던 관광지였으나 전쟁으로 인해 경제와 치안이 엉망이 되면서 점차 사막화가 진행됐다는 설정이 있다. 맵 전체 크기는 에란겔과 똑같은 8X8km지만 해안 지역이 적다 보니 실제 활용 면적은 에란겔보다 훨씬 넓으며, 사막답게 식생도 적고, 건물도 적다. 

보다시피 활용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보다시피 활용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상대적으로 탁 트인 공간이 많다 보니 해당 맵은 자연스럽게 저격전이 자주 일어나게 됐다. 도심과 도심 사이에 숨을 곳이라곤 둔턱과 조그만 바위 정도가 전부이다 보니, SR과 DMR 총기를 획득한 유저가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소규모 마을이나 건물이 적은 대신 큰 도시에 고층 빌딩이 많아서 초반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곧바로 많은 킬로 연결됐다. 덕분에 몇몇 주요 장소에서 격렬한 초반 교전이 벌어진 후 자리를 차지한 채 버티는 유저가 우승하는 양상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개활지가 넓은 맵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맵이 넓고 이동거리가 긴 탓에 교전보다는 이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됐으며, 개활지 위주의 단조로운 맵 패턴으로 다양한 형태의 교전이 아닌 뻔한 저격전만 반복되는 것이다. 결국 지난 5월 '배틀그라운드'는 미라마에 소규모 마을과 건물을 대폭 늘리고 총기도 다양하게 구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수정을 가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개가 늘어지는 부분은 나아지지 않아서 현재 일반 유저는 물론 대회에서조차도 미라마는 잘 쓰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결국 미라마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대부분 혹평으로 이어졌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결국 미라마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대부분 혹평으로 이어졌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4X4km, 새로운 도전, 동남아 맵 '사녹'

동남아의 더위가 물씬 느껴지는 '사녹'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동남아의 더위가 물씬 느껴지는 '사녹'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미라마가 혹평 속에서 '배틀그라운드' 대저격 시대를 야기했다면, 이후 등장한 4X4km 맵 사녹은 대AR 시대를 만든 맵이다. 동남아를 배경으로 한 맵 답게 식생이 넘치도록 많고, 나무로 된 작은 민가도 많다. 인원은 그대로 100명이지만 맵 넓이가 에란겔과 미라마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보니 소규모 교전이 매우 잦으며, 게임 진행시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짤파밍도 잘 되고, 스코프도 8배율까지만 얻을 수 있는 등 여러모로 미라마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신경 쓴 티가 많이 난다.

결과적으로 미라마의 단점 만큼은 확실하게 보완됐다. 소규모 교전이 쉴새 없이 일어나다 보니 게임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으며, 저격전보다도 소총을 이용한 유격전이 더욱 자주 일어난다. 맵이 좁아지면서 똑같은 지형이 반복되고 덕분에 유사한 형상의 전투만 벌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를 상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날씨가 도입됐다. 에란겔에서 최초로 시도됐던 '날씨'는 사운드 플레이와 시야에 방해가 된다는 유저 지적으로 잠시 삭제됐던 시스템이다. 몇 가지 단점들이 보완돼 사녹에 삽입된 것. 덕분에 좁은 맵에서도 시가전, 야전, 유격전과 비와 안개 속에서 전투 등 다양한 전투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좁은 맵이 독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맵은 좁고 엄폐물은 많다 보니 사실상 사방에 적이 있다고 생각해야 할 만큼 전투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당연히 이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보이는 수풀이나 엄폐물마다 수류탄을 사용해 견제를 하면서 이동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이런 문제점 덕분에 실제로 프로대회에선 아예 사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라마와는 다른 의미로 극단적인 맵 디자인인 셈. 결국, '사녹'은 일종의 콘셉트 맵이 되어 하는 사람들만 하는 맵으로 취급 받고 있다. 

이토록 외진 곳에 있는 조그만 오두막에도 총기가 놓여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너무 많은 식생과 좁은 맵 덕분에 금방 피로를 느끼는 유저도 적지 않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생존과 탐험에 집중한 새로운 메타, 설원 맵 '비켄디'

23곳의 주요 스폿을 자랑하는 '비켄디'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23곳의 주요 스폿을 자랑하는 '비켄디'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에란겔 이후에 등장한 맵들이 너무 극단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만큼, 이번에 새로 등장한 '비켄디'는 미라마와 사녹의 딱 중간을 노리고 기획됐다. 사이즈도 두 맵의 중간인 6X6km 이며 주요 지역의 개수를 눈에 띄게 늘려 초반 교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높이되 짤파밍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건물의 개수도 덩달아 늘렸다. 쉽게 말해 아무데서나 벌어지는 쉴새 없는 유격전보단 주요 장소를 끼고 벌어지는 적당량의 전투를 유도했으며, 원한다면 안정적인 짤파밍 플레이도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셈이다.

실제로 이는 유효했다. 극단적인 플레이 대신 유저가 원하는 대로 짤파밍을 위시한 생존 위주 플레이와 대도시 파밍을 선호하는 여포 플레이 등 모든 것이 가능해 진 것이다. 아이템 드랍 확률도 다른 맵과는 달리 상당히 섬세하다. 8X8km 맵에서 자주 벌어지는 저격전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SR과 DMR 총기 드랍확률을 눈에 띄게 낮추고, 3레벨 헬멧을 다시 드랍되도록 만들어 저격총 헤드샷 한 방에 허무하게 죽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 주요 스폿을 늘리고 자기장 타이밍을 유동적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근거리 전투가 자주 벌어지게 됐으며, 눈밭에선 발자국이 남기 때문에 적 수색과 유인이 편리해져 전략전술도 강화됐다. 현재까지 출시된 맵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특징까지 더해진 셈이다.


▲ '비켄디'는 발자국을 이용한 전략 전술이 더해져 새로운 재미까지 추가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반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은 만큼 비켄디는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혹자는 가장 완벽한 맵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맵도 단점이 아예 없지는 않다. 일단 설원이 배경인 탓에 맵이 전반적으로 너무 밝아 눈의 피로가 상당한 편이다. 제작자가 직접 비켄디에선 밝기를 낮추는 것을 추천할 정도. 또한 복층구조 건물이 많아서 건물에 자리를 잡은 사람이 유리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맵이라서 그런지 일부 지역의 최적화가 안되어 있다는 세세한 문제점도 있다.

비켄디 다음 맵은 과연 어떤 맵?

'배틀그라운드'는 이렇게 여러맵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나가면서 다양한 게임 양상과 메타를 구현해왔다. 때로는 저격위주의 메타를, 때로는 근접전투 위주의 메타를 펼치기도 했으며, 총기를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 등장 확률을 통해 해당 맵에 최적화된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역대 최고의 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비켄디'도 후에 연구가 지속되고 대회에서 쓰이다 보면 슬금슬금 불만과 문제점이 제기될 것이고 그를 반영한 새로운 맵이 등장할 수도 있다. 여느 게임이 그렇듯이 '배틀그라운드'의 메타도 돌고 돌기 때문이다.

'비켄디' 다음에 나올 맵은 어떤 메타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까?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비켄디' 다음에 나올 맵은 어떤 콘셉트가 될까?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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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에서 개발한 FPS 신작으로, 고립된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플레이어는 마치 영화 ‘배틀로얄’처럼 섬에 널려있는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 최후의 1인이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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