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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에만 8,000명 끌어모은 ‘네코제’ 인기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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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코제에 몰린 수많은 사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단순히 게임사가 제공하는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본인의 주장을 강하게 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본인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공유’의 힘이 역대 최대로 강한 게이머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네코제’는 거대한 공유의 장이다. 유저 아티스트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손수 만든 굿즈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게임을 즐기며 함께 웃고, 즐거웠던 추억이 담겨 있다. 상품과 함께 그 동안 게임을 즐기며 겪었던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게임 2차 창작물을 사고 파는 행사는 많지만 게임사가 직접 이를 주최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네코제가 거의 유일하다. 넥슨이 2015년부터 키워온 ‘네코제’가 7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공유의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5년에 넥슨 아레나에서 시작된 네코제는 현재 7회째를 맞이했으며 유저 아티스트 325명이 참여하는 거대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네코제’는 첫 날에만 방문자 8,000여 명을 모았다.

창작자와 게이머가 ‘게임’으로 공감한다

‘네코제’에 8,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모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 뒤에는 ‘게임’이라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 ‘네코제’에 참여한 유저 아티스트 역시 넥슨 게임을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이며, 이는 상점에 찾아온 사람도 마찬가지다. 전혀 남남이지만 ‘게임’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는 것이다.

손수 상품을 만들어 참여한 유저 아티스트도 이에 공감했다.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을 소재로 제작한 수공예품을 출품한 ‘[로단테&뫼초] 악세/포션/잡템 팝니다’를 운영하는 ‘뫼초’ 아티스트는 “예전에 게임 내에서 유행하던 문구를 담은 배지를 판매하고 있는데 상점에 방문한 유저들도 이를 보며 굉장히 즐거워했다”라고 말했다. 게임 속에서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로 만든 상품을 통해 유저 아티스트와 게이머가 추억담을 나눈 것이다.


▲ 직접 만든 수공예 상품으로 출전한 '뫼초' 아티스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이퍼즈’와 ‘엘소드’를 소재로 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영문모를 아틀리에’의 주인장 강은비 아티스트 역시 “제가 그냥 판매자가 아니라 게임을 하던 사람이기 때문에 현장에 찾아오는 유저와도 이러한 부분에서 공감대가 있다”라며 “이러한 부분도 다른 형태의 소통이라 생각한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사실 유저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적다고 생각하는데 네코제는 유저와 소통하며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행사라서 긍정적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사이퍼즈'를 즐겨온 강은비 아티스트는 이를 소재로 한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스항구 피규魚시장’에서 손수 만든 ‘메이플스토리’ 피규어를 판매 중인 한정호 아티스트는 “진열해둔 피규어에 이름을 붙여놓지 않아도 유저들이 무슨 캐릭터인지 알아보기에 이런 부분에서 유저와의 교감이 느껴진다”라며 “이러한 상품을 만드는 커뮤니티 내에서도 점점 ‘네코제’에 대한 입소문이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 준비한 피규어를 모두 판매한 박현 아티스트(좌)와 한정호 아티스트(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아티스트와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만난 시너지도 엄청나다. 가장 단적인 부분은 상품 판매율이 높다는 것이다. 네코제 외에도 케이크스퀘어 등 다른 동인행사에도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강은비 아티스트는 “다른 동인행사의 경우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네코제는 확실히 넥슨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판매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 걱정 없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다

▲ 함께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상점 주인과 손님으로 만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저 아티스트 입장에서 ‘네코제’는 더 특별한 행사다. 가장 큰 부분은 저작권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굿즈를 만들어 팔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2차 창작물은 가려진 시장과 같다. 게임 자체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이기에 이를 소재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것이 사실이다. ‘네코제’는 음지에 있던 2차 창작 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렸다.

‘뫼초’ 아티스트는 “이러한 시장을 일명 ‘그레이존’이라 한다. 2차 창작물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저작권으로 인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임사 자체가 이를 허용해준다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만든 굿즈를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데 이에 맞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넥슨의 네코제는 이러한 사람들을 끌어올려 게임 속에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아이템을 실제 물건으로 만나보는 경험을 전달하는 장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강은비 아티스트 역시 “네코제의 경우 행사 준비에 대한 부담이 적다. 가장 큰 부분은 넥슨에서 상점에 대한 자리세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행사에 대한 홍보도 있고 유저 아티스트에 대한 지원도 있기에 상대적으로 참여하기 수월하다”라며 “다만 아직도 1인이 참여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장 큰 부분은 혼자 상점을 보기에 6시간 동안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배려가 조금 더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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