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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노무사가 알려주는 회사 공략법 ③ 근로계약 2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법에 맞나’라고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다양한 법을 살펴보지만,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해 어떤 것이 맞는지 한 번에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업체에서 일하는 수많은 ‘게임인’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게임메카는 게임업계 출신, 동화노무법인 이은솔 노무사와 함께 ‘구직부터 퇴사까지’ 확인해볼 법적 이슈를 <만렙 노무사가 알려주는 회사 공략법> 코너를 통해 단계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 근로계약, 대충 서명하면 큰일날 수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 ▲ 근로계약, 대충 서명하면 큰일날 수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 사연1- '내가이러려고전사경험치쌓았나' 님

출근 첫 날에 계약직 근로계약서 썼고요. 분명 제 역할은 ‘전사’로 알고 있었는데 ‘힐러’를 하라면서 인수인계자료를 넘기네요. 근로계약서를 쓴 상태에서 그만두면 저에게 불이익이 있을까요?

다음 중 ‘내가이러려고전사경험치쌓았나’ 님에게 적합한 행동은?

① 인수인계도 받았는데 장래희망을 힐러로 바꾼다.
② 계약이고 뭐고 인수인계 자료 싹 삭제하고 잠수 탄다.
③ 근로계약체결 단계에서 서로 약속한 업무가 ‘전사’였고, ‘힐러’로는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회사와 직원이 근로계약을 맺을 때는 어떠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되는지 서로 이야기하는게 일반적이죠. 법에서도 근로계약서에 직원이 맡는 업무를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그러나 회사에서 직원에게 입사 전에 알렸던 채용계획이나 근로계약을 맺을 때 서로 협의했던 것과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요.

무슨 일을 할지를 서로 정하고, 근로계약서에도 적었다면 맡은 업무를 바꿀 때도 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근로계약서에 ‘회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담당 업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여기에 직원이 동의했다면 회사가 직원의 담당업무를 변경하더라도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법원에서는 회사가 직원에게 내린 업무변경 명령이 정당했는지를 판단할 때, 회사에서 직원에게 맡기는 일을 바꿔야 할 필요성과 맡은 업무가 바뀔 때 직원이 받을 불이익 중 어떤 것이 더 큰지를 살펴봅니다. 아울러 회사가 업무변경 명령을 하기 전에 직원과 일을 바꾸는 것에 대해 사전에 협의했는지도 참고합니다.

이처럼 회사가 직원에 업무를 바꿀 것을 지시하는 것은 ‘인사권 행사’에 포함되는데요, 직원에 대한 회사의 조치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다루려 합니다.

만약, 직원 입장에서 바뀐 업무가 나와 도저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와 상관 없이, 근로계약기간이 남았어도 회사를 나갈 수 있습니다. 직원에게는 퇴사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죠. 근로기준법 제7조에서도 회사가 협박 등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이러려고전사경험치쌓았나’님의 경우 ③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사연2- '야근탈출각' 님

포괄임금제 폐지된 게임회사 직원입니다. 어차피 내년 초에 연봉계약서 새로 쓸 예정인데 지금 연봉협상 다시 하고 연봉계약서 다시 써야 하나요? 

다음 중 ‘야근탈출각’ 님에게 적합한 행동은?

① 바뀐 조건에 따라 모든 직원이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으니 가만히 있는다.
② 변경된 부분만 새로 쓰자고 한다.
③ 종이 아까우니까 안 써도 된다. 

최근 게임업계에도 '포괄임금제' 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근로계약 체결 1편에서 다룬 것처럼 법에서는 근로계약서에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을 반드시 ‘서면(문서)’으로 적어서 직원에게 나눠주도록 정하고 있는데요. 

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근로조건이 바뀐 경우, 회사는 직원이 요구한 경우에만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와 달리 회사와 직원 개개인이 각각 협의해 근로조건이 바뀌었다면 회사는 직원이 요구하지 않아도, 회사는 반드시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직원에게 주어야 합니다. 회사와 직원이 일하기로 정한 시간(소정근로시간)을 줄이자고 협의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포괄임금제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를 두고 시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원 요구가 없다면 회사에서 바뀐 근로계약서를 줄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회사 방침에 따라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경우에도 연봉 액수나 연봉을 이루는 항목이 달라지기 때문에 근로계약서도 달라지고, 직원이 바뀐 근로계약서를 요구하면,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주어야 합니다. 근로계약서 전체를 다시 쓸 필요는 없고, 변경된 사항을 별도로 작성해 회사와 직원이 사인한 후 나눠가지면 됩니다.

그러므로 ‘야근탈출각’님은 ②대로 변경된 부분만 새로 쓰자고 회사에 요구하면 되겠습니다.

#사연3- '프로싸인러' 님

회사가 연봉 올려준다더니 올해보다 줄어든 연봉계약서를 내밀더라고요. 사인 거부하면 저는 이번 달 월급 못 받나요?

연봉계약서 사인을 거부한 ‘프로싸인러’ 님에게 닥칠 미래는?

① 취업규칙에 연봉제를 적용한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삭감된 연봉계약서가 적용된다.
② 연봉이 낮아지기 전의 연봉계약서에 적힌 금액대로 월급 받는다.
③ 연봉계약서 사인을 거부했으니 자동으로 퇴사 처리된다.
 


회사와 직원이 매년 협상을 통해 연봉계약을 새롭게 맺는 경우, 회사는 삭감된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요구하고 직원은 이를 거부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곤 합니다. 

법에서는 회사와 직원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요(근로기준법 제4조). 일방적으로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직원에게 서명 또는 날인할 것을 요구한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이 근로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만약, 직원 개인에 대한 업무평가 결과를 연봉 계약에 반영하거나, 회사 실적이 나빠져서 연봉이 삭감된다면, 이는 회사와 직원이 합의했던 근로조건이 낮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 개인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만 합니다. 만약 직원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삭감된 연봉이 서로가 합의한 근로조건이 될 수 없어 회사는 낮아지기 전의 연봉을 그대로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프로싸인러’님은 사인을 거부해도 낮아지기 전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삭감된 금액을 지급할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임금 체불에 대한 진정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프로싸인러’님은 ②번대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근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례들을 알려드렸는데요. 이미 사인해버린 근로계약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의심할만한 부분이 있다면 개별적으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라는 주제로 ‘프리랜서 계약’을 썼더라도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언제 일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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