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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AI 연구, 게임 넘어 생활까지 침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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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판고 사옥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인공지능은 게임과 매우 밀접한 기술이다. 게임을 하며 만나는 몬스터나 NPC에도 인공지능이 들어가며 모바일게임에서 대중적으로 자리잡은 자동이동, 자동사냥 역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캐릭터가 움직인다. 더 넓게는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반복작업을 줄여주는 역할을 맡기도 하고, 플레이 중 발생하는 비매너 행위를 잡아내는데 인공지능이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게임사가 만든 인공지능이 게임을 넘어 일상까지 침투하고 있다. 이 영역에서 엔씨소프트는 올해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했으며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 산하에 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두 센터에서 근무 중인 전문 연구인력은 150여 명에 달한다.

엔씨소프트가 연합뉴스와 AI 날씨기사를 제공한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성과는 지난 4월부터 선보인 머신러닝(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반 날씨기사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연합뉴스와 2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이 기간에 인공지능은 3년 치 날씨 기사를 학습하고, 기사 작성법을 훈련했다. 이를 통해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AI가 모든 문장을 자체적으로 작성한 날씨 기사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자연어처리 기술이 미디어에 도입된 국내 첫 사례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기사 작성을 돕는 AI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사 내용에 맞는 사진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술, 이슈 흐름을 파악해 자동으로 연표를 만들어주는 기술 등이다. 기사 작성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AI가 기자의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현장 취재, 심층 인터뷰, 탐사 보도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 AI가 작성하는 날씨기사를 제공한다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공식 블로그)

또 다른 영역은 프로야구 정보 제공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보유한 구단주이기도 하다. 이를 살려 엔씨소프트는 2018년부터 인공지능이 취합한 야구 정보를 보기 쉽게 전해주는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를 서비스해왔고, 지난 5월에는 인공지능이 편집한 야구 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영상은 프로야구 경기가 종료된 후 5분 내외로 인공지능이 편집하며, 3분 하이라이트, 홈런 모아보기, 선발투수 모아보기 등 다양한 주제로 영상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마치 친구와 야구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AI에게 주요 내용을 물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홈런을 쳤어?’라고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좋아하는 구단 홈런 기록과 영상을 확인해 알려주는 식이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인공지능이 이용자에게 말을 걸어 기쁨이나 아쉬움 등을 표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선수, 경기 프리뷰, 선발투수 비교, 선수 활약상 등 야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뉴스도 제공한다.

▲ 인공지능이 편집한 야구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는 엔씨 페이지 앱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연세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 수업과 연구 진행한다

날씨기사나 프로야구 정보 제공이 일상에 연관된 내용이라면 올해 2월에 연세대학교와 시작한 인공지능 강의는 산학연계에 해당한다. 연세대학교와 함께 한국어를 인공지능에 활용하는데 필요한 언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기술과 접목된 인문학 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연세대학교와 관련 수업을 함께 진행하며, 수업과 함께 AI 챗봇 서비스 향상을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AI 인재 육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지난 2018년부터 AI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2020 NC 펠로우십’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 AI∙전산 동아리가 참여해 AI 연구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2020년 역시 국내 대학 8개 동아리에서 16팀이 참여하며, 사전과제, 온라인 AI 교육, AI 개발 과제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우수 참가자는 엔씨소프트 AI 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 엔씨소프트 펠로우십 3년 간 성과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공식 블로그)

마지막으로 공개 채용을 통해 인공지능 인재를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28일부터 시작된 2020 신입사원 공개채용에도 인공지능 개발 관련 직무를 수행할 인재를 영입 중이며, 지난 몇 년간 공개채용 및 인턴십을 통해 AI 인력을 채용해왔다. 아울러 2018년과 2019년에는 국내 대학원 교수 및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자사 AI 연구 내용을 공유하는 NC AI 데이 컨퍼런스를 열었다.

게임 튜토리얼 읽어주는 인공지능 목소리가 등장했다

앞서 소개한 내용은 게임이 아닌 분야지만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인공지능 AI 기술은 게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음성인식∙합성 관련 국제학회 ‘인터스피치 2020’에 발표되는 뉴럴 보코더 ‘VocGAN’이다. 뉴럴 보코더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엔씨소프트 AI 산하 스피치 AI랩에 있는 음성합성팀에서 개발했다. 게임에 이 기술이 접목된 대표적인 사례는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프론티어 월드에 들어간 튜토리얼 영상 안내서다. 플레이에 필요한 정보를 영상으로 볼 수 있는데, 여기 들어간 여성 목소리가 음성합성 기술로 만들어낸 AI 음성이다. 들어보면 기계음 특유의 어색한 음정이 없고, 성우가 녹음한 듯 자연스러운 억양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 인공지능 목소리가 도입된 블소 튜토리얼 영상 (영상제공: 엔씨소프트)

기존에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게임 AI는 2016년에 등장한 무한의 탑과 2018년 블소 월드 챔피언십 현장애서 공개된 비무 AI다. 무한의 탑은 유저 실력에 맞는 NPC가 등장해 플레이어와 놀아주는 AI로, 비무 AI는 프로게이머를 이길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지닌 인공지능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2019년에 출시된 리니지2M에는 주변 상황을 파악해 보다 강한 혈맹 편을 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보스 ‘여왕개미’가 등장했고, 리니지M에는 터치 없이 목소리로 전투, 이동, 아이템 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보이스 커맨더를 넣었다.

아울러 지난 7월에 발표한 엔트리브 모바일 신작 ‘프로야구 H3’에도 엔씨소프트 인공지능이 들어간다. 인공지능을 토대로 플레이 중 진행된 경기 리포트와 하이라이트, 뉴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게임 분야에 있어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인공지능 AI는 블소 무한의 탑, 리니지2M 보스처럼 콘텐츠적인 부분부터 리니지M 보이스 커맨더나 블소 튜토리얼처럼 게이머를 도와주는 것까지 영역이 확대되어 왔다.

▲ 플레이어를 상대하는 AI NPC가 등장하는 무한의 탑 (영상제공: 엔씨소프트)

여기에 그 영역을 게이머를 넘어 게임 개발 영역까지 넓히려 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반복작업을 줄여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선 앞서 소개한 음성인식 기술은 블소 튜토리얼은 물론 신작 개발에도 쓰이고 있다. 신작에 들어가는 캐릭터 대사 음성을 인공지능 목소리로 테스트하며 내용과 분량을 조정하는 것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목소리를 따로 녹음할 필요가 없기에 실제 성우 녹음 전에 대사를 전체적으로 더 빨리 점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게임 캐릭터 제작을 도와주는 기술이 공개된 바 있다. 우선 ‘모션 스타일 트렌스포’는 특정 동작을 인공지능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벽을 올라가는 동작’을 만들고 싶다면 인공지능이 벽을 올라갈 때 지형에 맞는 동작을 만들어준다. 이어서 텍스트 투 애니메이션은 캐릭터 대사에 맞춰서 입 모양이나 몸동작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NPC 얼굴 모델링은 ‘귀여운 얼굴’과 같은 추상적인 묘사만으로 이에 맞는 캐릭터 얼굴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 추상적인 표현으로 캐릭터 얼굴을 만들 수 있는 NPC 얼굴 모델링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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