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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쾌적해진 지스타, 관람객 수 집착 버릴 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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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입장객을 3,500명으로 제한한 지스타 2021 중앙 통로 풍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전 입장객을 3,500명으로 제한한 지스타 2021 중앙 통로 풍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 십 몇 년 간, 지스타 주최측의 1차 목적은 행사 규모 확대였다. 벡스코가 좁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규모와 관람객 기록을 경신(도중에 집계 방식을 바꾸긴 했지만)해 왔고, 2019년엔 24만 4,309명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사실 주최측인 지스타조직위원회나 부산시 입장에서야 입장객 기록을 발표하며 흐뭇했겠지만, 관람객들은 이런 상황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게임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 같다" 같은 비판이 이어졌다. 참여 업체들도 부스 수용 가능 인원을 아득히 뛰어넘는 인파를 그저 덮어놓고 반길 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관람객을 받겠다는 주최측의 의지는 굳건해 보였다. 사실 지금 와서 스스로 행사 규모를 줄이는 것도 힘들었을테니 이해한다.

그 와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2020년 오프라인 행사는 전격 취소됐고, 2021년엔 겨우 치러지긴 했지만 방역상 이유로 규모를 대폭 줄였다. 부스 수는 절반 가량으로 감소했고, 일반 입장객은 하루 6,000명. 4일 간 2만 4,000명이 최대치로 기록될 것이다. 2019년 대비 1/10 수치다. 

입장객이 줄자 지스타의 풍경이 바뀌었다. 주말이 되면 사람들로 꽉 차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통로는 순식간에 쾌적해졌고, 부스마다 늘어섰던 수백 명 단위 줄도 수십 명으로 줄었다. 1~2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았던 대기시간은 길어야 10분 안팎이었고, 매표소에서 표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광장에 수천 명이 줄을 서던 풍경도 사라졌다.

2018년 지스타 입장권 구매를 위해 줄을 선 인파 (사진제공: 지스타조직위원회)
▲ 2018년 지스타 입장권 구매를 위해 줄을 선 인파 (사진제공: 지스타조직위원회)

지스타 2019 셋째 날 중앙 통로 풍경, 10만 명이 넘는 일 방문객이 몰리면 그야말로 행사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스타 2019 셋째 날 중앙 통로 풍경, 10만 명이 넘는 일 방문객이 몰리면 그야말로 행사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는 관람환경적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다. 일반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은 보다 여유를 갖고 게임쇼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고, 사람에 치여 피로를 느끼는 경우도 줄었다. 일반적인 수용 인원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받아 과부하를 일으켰던 벡스코 역시 훨씬 쾌적한 상태로 유지됐다.

기자가 직접 들어본 관람객과 관계자들의 소감도 꽤나 호평이었다. 관객들은 사전예약제로 줄을 서지 않고도 빠른 입장이 가능하고,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던 예년에 비해 줄 서는 시간이 대폭 단축돼 편하다고 말했다. 일부 부스에서는 거리두기 영향인지 대기표를 뽑는 시스템이 등장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돼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스 관계자들도 관람객이 한정돼 있어 지나치게 바쁘지 않고, 그에 맞춰 물건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뽑았다. 특히 예년의 경우 주말 등에 사람이 많이 몰려 일부 부스에선 기념품 등이 다 떨어져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가 적어 감정적 피로가 많이 줄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와 같은 의견을 종합해 보면, 향후 지스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는 듯 하다. 행사 규모는 2019년 수준으로 회귀 혹은 확대하고 다양한 게임사를 참여시켜 볼거리 즐길거리를 늘리되, 입장객 수 제한과 사전예약제를 유지해 행사장 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는 것이다. 여기에 야외 부스 규모를 예년보다 대폭 키워 전시장에 입장하지 않더라도 즐길거리가 많게 만든다면 금상첨화다.

2019년 야외 광장 부스 전경, 입장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야외부스는 지속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2019년 야외 광장 부스 전경, 입장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야외부스는 지속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입장 제한 규모에 대해서는 보다 세세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대략 현재의 3배(1만 8,000명 가량) 정도로 입장객을 제한하고 출입 시간을 4~5개로 분산시킨다면 적당히 많은 사람이 방문하면서도 보다 쾌적한 게임쇼로서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최측 입장에서는 20만 명 중반대를 넘나들던 입장객을 7~8만 명 대로 줄이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일반인 입장을 허용한 미국 최대 게임쇼 E3의 2019년 입장객이 6만 6,000여 명이었다. 같은 해 지스타에 비해 1/4 수준이지만, 게임쇼의 수준이 관람객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미 명확한 사실이다.

해외 게임쇼 취재를 많이 다니다 보면, 사람이 너무 많은 행사는 참가도 취재도 힘들고 곳곳을 둘러보기도 어렵다. 게임업계 관계자들 역시 비슷한 고충을 토로한다. 그래서 다수의 해외 게임쇼 주최측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미디어데이를 마련해 여유롭고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지스타가 2021년을 거울삼아 이러한 배려를 미디어 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도 열어 준다면, 단순히 사람만 많이 몰리는 행사가 아닌 '프리미엄급 게임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평소라면 갑자기 입장 제한을 도입할 경우 많은 반발이나 부작용이 염려되지만, 이미 올해 한 번 진행했으니 이것을 유지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관람객이나 업계 관계자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반발도 적을 것이다. 고질적인 벡스코 제1전시관 공간부족 문제 역시 입장객 제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프리미엄 게임쇼로 거듭나는 지스타 '시즌 2'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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