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에는 거래가 가능한 일반 서버와 거래가 불가능한 리부트 서버가 있다. 일반 서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평범한 메이플로, 메소를 모아 장비를 구매하거나 과금을 통해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곳이다.
한편, 2015년 출시된 리부트 서버는 거래가 불가능하며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캐시 아이템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메소 획득량과 경험치 획득량을 비롯한 요소들이 일반 서버보다 높게 설정되어있다. 모든 아이템을 직접 제작해야 한다는 점과 몬스터 체력이 일반 서버보다 높은 것이 초기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유저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서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동일한 시간 투입 대비 리부트 서버의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말이 돌며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사실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은 자주 발생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반 서버에 지속적으로 교환 불가 장비가 추가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올라갔다. 이 논란은 단순히 커뮤니티에서 그치지 않고 각종 인터넷 방송으로 확대되어 유저 이탈로까지 이어졌다. 운영진이 실시간 방송과 사과문, 추가 영상을 통해 유저 분노를 잠재우려 했지만 사태는 여전히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해당 사건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일반 서버와 리부트 서버 유저들을 만나 최근 일어난 일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인터뷰를 진행한 유저들의 닉네임은 비공개 처리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린다
일반 서버 유저(이하 일반): 2018년도에 메이플을 시작해 현재 281레벨 윈드브레이커를 육성하고 있다. 보스 콘텐츠는 칼로스 파티격 및 하드 세렌 솔격까지 경험해봤다.
리부트 서버 유저(이하 리부트): 2015년도에 1년 정도 즐겼다가, 2019년에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 현재 279레벨 아란을 육성하고 있다. 보스 콘텐츠는 검은 마법사 2인격 및 하드 세렌 파티격까지 경험해봤다.
일반 서버와 리부트 서버의 시스템이 같지 않은 만큼 느끼는 매력도 각기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해당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 점차 강력해지는 내 캐릭터의 성장을 보는 것이 RPG를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서버의 캐릭터 성장 한계치가 리부트 서버보다 더 높기 때문에 일반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리부트: 보스 트라이가 일반 서버보다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과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는 재미가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물론 직접 제작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지만, 아이템을 싸게 구매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느껴 리부트에서 플레이 하고 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양쪽 서버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 평소 상대 서버쪽 유저에게 어떤 생각이 있었나?
일반: 2021년 고객간담회 이전의 리부트 서버 유저들은 들이는 시간이나 비용에 비해 비효율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계치 상승이나 편의성 개선이 많이 이뤄진 지금은 운 좋게 적은 과금액으로 최종콘텐츠까지 즐기게 된 유저들이라고 생각한다.
리부트: 주변에 일반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지인도 있는 만큼, 대부분의 일반 서버 유저에게 별다른 감정은 없다. 다만, 커뮤니티에서 리부트 서버 유저를 싸잡아 비하하는 일부 유저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전에도 이런 주제로 커뮤니티에서 말이 많았지만 이번에 유독 사태가 커졌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일반: 지금까지는 같은 콘텐츠를 즐기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리부트 쪽이 더 적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번 논란으로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리부트: 게임을 진행하며 상대 서버의 실황을 알 필요가 없고, 커뮤니티 게시판도 분리되어 있어 양쪽 서버의 구체적인 차이를 몰랐던 유저가 많았던 것 같다. 일반 서버의 캐릭터 성장 구조가 워낙 기형적이다 보니, 이번 논란으로 리부트 서버의 구조를 보고 박탈감을 토로하는 일반 서버 유저가 유독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했나?
일반: 직접 리부트 서버를 해본 것도 아니고, 딱히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리부트: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거래 가능 여부를 비롯해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을 인지하고 각자 서버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지난 2월 16일 강원기 디렉터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의견을 처음 말했다. 이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일반: 너무 섣부르게 방송을 킨 것으로 보였다. 좀 더 언행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리부트: 직접적인 리부트 서버 너프 얘기가 없어서 안도했다. 다만, 패치 예정안도 없고 개선 의지도 안 보였기 때문에 일반 서버 유저 입장에서는 화가 날만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논란일 뿐인데 방송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일반: 어처구니 없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논란이라도 충분히 방송으로 이어질 만한 주제였다.
리부트: 커뮤니티에서 공론화된 내용이 자주 패치에 영향을 미쳤던 선례를 본 만큼,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방송 후 논란이 거세지자 강원기 디렉터가 사과문을 올렸다. 보고 어떤 감정이었나?
일반: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 방송을 보면서 사과문이 올라오겠다고 생각했다.
리부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일반 서버 유저들이 박탈감을 토로하는 상황임에도, 게임 자체의 재미를 언급하는 등 논점을 흐리는 듯한 모습이 보여 아쉬웠다. 실수였던 의도였던 간에 뉘앙스가 워낙 공격적이었던 만큼 후속 조치가 필요했다.
이후 2월 23일 메이플 측에서 사태에 대한 해결을 리부트 서버 너프 방향으로 다시 잡은 듯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 때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
일반: 역시 ‘일반 서버 유저들 과금력은 포기하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리부트: 특정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와서 너프를 한다는 게 황당했고, 개발진 내부에 제대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김창섭 기획 팀장이 예시로 들었던 큐브나 환생의 불꽃 가격 인상 등은 근본적인 원인 해결은 등한시한 보여주기식 패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일반: 구체적으로 다 알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리부트: 커뮤니티에서 떼 좀 부렸다고 이걸 진짜 너프한다며 황당해하는 반응이 있었고, 본인은 이미 고인물이라 상관 없는데 리부트 서버 신규 유저들은 힘들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만약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 보는가?
일반: 충분히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만약 못한다면 일반 서버 유저는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 같다.
리부트: 아무래도 거래제한이 주는 거부감과 단종 코디 아이템 획득 불가와 같은 요인 덕에 한계는 있겠지만, 지금보다 확실히 리부트 서버 유저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메이플 측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반: 현명하게 잘 대처해주실 거라 믿고 기다리겠다.
리부트: 일반 서버와 리부트 서버간 수익 차가 얼마나 나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지만,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한 유저로서 이런 식의 불쾌감을 느끼고 싶지는 않다. 게임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개발해주시길 바란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반: 최종 콘텐츠 즐기겠다고 억 단위로 쏟아 부은 유저들도 많기 때문에, 일반 서버 유저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내용이 모든 고스펙 유저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니,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유저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리부트: 커뮤니티에서 과격한 언행을 일삼는 유저들은 어딜 가나 있으니 서로 무시했으면 좋겠다. 모두 행복한 메이플스토리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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